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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자들의 거리









 커다란 소리를 내며 문을 열고 들어온 남자둘은 '아싸, 내가 더 빨랐다. 박지훈', '아 뭐래, 내가 더 빨랐거든.'이라며 유치하게 싸워댔다. 한참을 내가 먼저 문손잡이를 잡았네, 발은 내가 먼저 들어왔네라고 하며 투닥거리다가 둘이서 말을 하는 걸로는 결론이 나지않겠던지, 지성오빠를 동시에 쳐다보며 '형 내가 더 빨랐죠?'라고 질문을 던졌다. 지성오빠는 이런 상황이 익숙한지 또 치킨내기했냐며 고개를 젓더니, 오늘은 지훈이이라고 말을 했다. 그와 동시에 지훈이라는 애는 '역시 지성이형!'이라며 활짝 웃어보였고 옆에 있던 애는 인상을 구기더니 '형, 나이들어서 눈도 침침해진거 아니에요?'라며 투덜거렸다. 그리고는 다니엘오빠를 기대에 찬 눈빛으로 쳐다보며 '형! 누가 더 빨랐어요?'라고 물었다. 다니엘오빠는 그 애의 간절한 눈빛을 외면못하겠는지 그럼 난 우진이로 할게라고 말을 했다. 그 말이 끝나자마자 튀어나온 입을 쏙 집어넣으며 덧니를 보이며 활짝 웃더니 '역시 다녤형이 뭘 좀 안다니까, 지성이형은 안경이라도 좀 맞춰요.'라며 다니엘오빠에게는 엄지를 세워주고, 지성오빠에게는 면박을 주었다. 졸지에 나이가 들어서 눈이 좋지않은 사람이 된 지성오빠는 어이가 없다는 표정을 짓으며 우진이라는 애를 향해서 '야, 너랑 나랑 8살차이밖에 안나거든 내가 나이가 들긴 어디가 나이가 들었다고 그래! 밖에 나가면 다들 20대 초반으로 보거든!'이라며 잔뜩 흥분을 하며 말을 뱉어냈지만, 꿈쩍도 하지않고 '아이고 참 좋겠습니다.'라고 말을 하며 지훈이라는 애를 향해서 '야, 그럼 지금 일대일인거다.'라고 하며 지성오빠를 철저히 무시했다.


 누구한테 물어보지라고 고민을 하던 둘은 그제야 앉아있는 나를 발견한건지, 내게 다가와서 '야, 누가 더 빨랐어?'라고 말을 물으며 눈을 빛냈다. 내 선택에 따라서 승자가 정해지기에 뭐라고 답을 하기 곤란해서 둘이 동시에 들어온거같은데라고 말을 했더니, 그게 뭐냐며 좀 진지하게 대답을 해보라며 인상을 찡그리며 나를 봤다. 아니, 이게 질문자체가 진지하지않은데 무슨 진지한 질문을 내놓으라는 건지. 그러나 이 둘에게는 심각한 문제인지 빨리 대답을 하라며 내 대답을 재촉했고, 결국 '그럼..그 먼저 발이 들어온사람?'이라고 말을 했다. 내 대답이 끝나자 상반된 둘의 반응이 즉각나왔다. 덧니를 가지고 있던 애는 또다시 덧니가 보이게 활짝 웃으며 '오, 너 좀 마음에 든다.'라고 말을 하며 강아지를 쓰다듬듯이 내 머리를 쓰다듬었고, 눈이 예쁘던 애는 '진짜 보는 눈없네.'라면서 내가 앉아있는 자리에서 가장 멀리 떨어져 있는 쇼파에 앉아서 계속 나를 탐탁치않은 눈빛으로 쳐다봤다. 그리고 애는 눈치가 없는건지, 아니면 장난기가 심한건지 누가봐도 토라져있는 애한테 다가가서 '에, 내가 이겼다. 박지훈 오늘 치킨 당첨! 오늘은 어느 걸로 먹을까요, 박지훈이 사는 치킨, 치킨'이라며 옆에 붙어서 노래를 부르며 놀려대다가 결국 지성오빠에게 한대 맞고 나서야 조용히 입을 다물었다. 우진이라는 애는 입을 삐죽거리며 지성오빠를 째려봤지만 오빠가 한대 때린걸 고맙다고 생각해야 될텐데, 아니면 아까 열심히 놀려댈때 조용히 입을 닫고 있던 지훈이의 부들거리던 주먹에 맞을 뻔했었으니까.




[워너원/퇴마물/역하렘] 망자들의 거리 02 | 인스티즈







 어수선하던 상황이 정리되고나서야, 내가 왜 여기 있는지 궁금해진건지 다니엘오빠를 보며 '쟤, 의뢰하러 왔어요? 나이도 어린것같은데 얼마나 힘들었으면 여기까지 왔대요? 보니까 얼굴도 안좋은 것같은데.'라고 말을 하는 애를 보며 그냥 손잡이를 먼저잡은 사람이 빨랐다고 얘기할걸하는 후회가 들었다. 내 꼴이 안좋은건 사실이었지만, 면전에 대고 얘기를 들으니 기분이 좋지않았다. 그래서 티나지않게 살짝 째려봐주고는 복수를 했다는 생각에 혼자 뿌듯해했다.



 다니엘오빠가 의뢰인이 아니라, 앞으로 우리랑 같이 일하게 된 사람이야라고 말을 해주자, 우진이는 깜짝 놀라며 '저렇게 어린애가 우리랑 같이 일한다고요? 귀신을 보기만 해도 도망갈것같이 생겼는데요.'라며 솔직하게 말을 했고, 아직도 내게 기분이 상한건지 혼자 딴짓을 하고 있던 지훈이도 나를 살짝 쳐다보며 놀란표정을 지어보였다. 내가 같이 일을 한다는게 그렇게까지 놀랄일인가, 하긴 나도 같이 일을 하게 될거라고는 생각도 못했으니까.


 


"저 근데, 다니엘오빠는 어떤 역할을 하시는 거에요? 그러니까 그 퇴마할때 말이에요."




 또 다른 곳으로 얘기가 새는 바람에 말을 끊으며 질문을 던졌다. 보기와달리 다니엘오빠도 은근히 말이 많아서 토라진 지훈이빼고 셋이서 말을 하는데 무슨 할말이 그렇게 많은지, 중간에 다른 사람이 끼어들지만않으며 밤도 샐것같았다.

 내 질문에 오빠는 말을 하다말고 나를 돌아보며 '어, 내가 말안해줬던가?'라며 머리를 한번 긁적이더니, '난 직접적으로 귀신을 없애는 역할..? 부적을 쓸때도 있는데, 보통은 그냥 이 손으로' 아주 평이한 말투로 말을 하며 왼손을 펼치는데, 아무것도 없던 손에서 새하얀 빛이 조금씩 올라오더니 손을 다 감쌀정도로 밝아졌다. 환하는 빛나는 깨끗한 빛에 놀라서 오빠의 손만 뚫어져라 쳐다보는데 얼마지나지않아서 손으로 빛이 흡수되더니 사라져버렸다. '와, 오빠 이거 엄청 대단한 거 아니에요? 어쩐지 첫인상이 범상치않다 싶었는데 오빠생각보다 더 능력있는 사람이었네요.' 오빠가 방금 사용한 능력은 진짜 영능력을 가진 사람중에서도 손에 꼽을 정도로 희귀한 것이었다. 노력에 의해서 가질 수 있는게 아닌, 선천적으로 타고 나야지 가질 수 있는. 내 말에 오빠가 '오빠 생각보다 더 능력있는 사람이다'라고 말을 하며 자랑스럽게 말을 했지만 이순간만큼은 재수없지않고 멋있어보여서 계속 박수를 치며 칭찬을 했다. 



 오빠를 칭찬하던게 조금 불만이었던건지 우진이가 갑자기 '야, 그거 그렇게 대단한 능력 아니거든,'이라고 말을 하며 돌연 어디서 총을 꺼내서 내게 겨누었다. 그리고 뭐라고 반응할새도 없이 내게 그대로 총을 겨누었다. 너무 깜짝놀라서 눈을 감지도 못하고 소리도 치지못한채 얼어있는데, 시간이 지나도 아픔이 느껴지지않기에 천천히 고개를 숙여서 내게 총을 겨누었던 심장쪽을 바라보는데 피가 흐르기는 커녕 총을 맞은 흔적조차없었다. 그리고 이게 무슨 일인가 싶어서 몸을 더듬거리며 상황파악을 하고 있는데 앞에서 웃음소리가 들려왔다. 뭐가 그렇게 웃긴건지, 들고 있던 총도 바닥으로 떨어뜨리며 웃음을 터트리는 우진이의 머리를 쥐어박으며 '그런 장난 좀 치지말라니까'라고 말을 하는 지성오빠의 말에 조금씩 상황파악이 되기시작했다. 다니엘오빠가 한숨을 쉬며 '박우진 오늘 저녁 니가해'라고 말을 하며, 내게 괜찮냐며 연신 물어보며 머리를 쓰다듬어 주었다. '우진이 무기가 총이거든, 퇴마할때 쓰는거. 그래서 여주 너한테는 상처를 못내기는 하는데, 많이 놀랐지? 괜찮아?' 다니엘오빠의 말을 들으니 지금 박우진이 내게 어떤 짓을 했는지 완벽하게 이해가 갔다. 그러니까 지금 나를 놀리겠다고 나한테 총을 쏜거라는거잖아. 나한테 해를 못끼친다고는 했지만 그래도 어떻게 그렇게 위험한 장난을 치냐. 아직도 덜덜떨리는 손에 분노를 느끼며 박우진을 쳐다보는데, '아 형, 머리때리지마, 머리 나빠진다고.' 전혀 내게 미안함을 느끼지도 않는지 때리려면 다른데를 때리라며 등을 지성오빠에게 갖다댔다. 계속 나를 못마땅하게 보던 지훈이마저 떠는 내 모습을 보고 '괜찮냐?'라고 물어봐주었는데 앞으로 박우진과는 친하게 지내기 힘들것같은 느낌이 들었다. 등을 내미는 박우진의 모습에 지훈이까지 합세해서 '그래 어디한번 실컷 맞아봐라.'라고 말을 하며 박우진에게 발길질을 해댔다. 바닥에 넘어져서 발길질을 당하는 모습이 꽤나 불쌍했지만, 지성오빠나 지훈이를 말리지는 않았다.




 박우진은 꾀죄죄한 모습으로 내게 와서 미안하다고 사과를 했다. 내게 정말로 미안해서 사과를 한다기보다는 더 맞기싫어서 사과를 하는 모습이 눈에 선했지만, 아까 말리지않은게 미안하기도해서 그냥 사과를 받아주었다. 내가 사과를 받아주자마자 바로 지성오빠에게 다가가서 '형, 쟤가 사과받아줬으니까 이제 그만 때려요. 진짜 더 때리면 신고할거야'라고 말을 하는 모습에 바로 말을 바꾸고 싶어졌지만.


 꽤나 무섭게 생긴 인상과는 다르게 하는짓은 초딩인 박우진을 보며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아까 들어보니까 두세명씩 같이 활동을 할때도 있다고 하던데 제발 박우진만 피해갔으면하는 생각을 했다. '쟤가 원래 좀 철이없어서 이해해.' 이제 삐친게 다 풀린건지 내 옆에 앉으며 말을 하는 지훈이었다. 아까 서로 자기가 먼저왔다고 싸울때 너도 되게 유치했는데 조금전의 기억은 잊은건지 박우진만 어린애취급하는 지훈이었다.


 서로의 이름은 다른 사람에게 들어서 알고 있었지만, 제대로된 인사는 이제야 처음했다. '박지훈이고 나이는 20살'이라고 말을 하던 지훈이는 손을 내게 내밀었다. 조심스럽게 손을 잡는데 '아, 나는 신체접촉을 하면 속마음을 읽을 수 있어'라고 말을 하는 지훈이의 말에 놀라서 손을 뺐다. '헐,,그럼 너 내가 유치하다고 한 것도 읽었어?"라고 말을 하자, 지훈이는 뻥이었는데 속으로 나를 유치하다고 생각하고 있었구나라고하면서 의기소침한 표정을 지어보였다. '아 여주는 나를 유치하고 뒤끝도 길다고 생각하고 있었구나, 그렇구나.' 지훈이의 말에 난 뒤끝이 길다고는 말안했는데라고 대답했지만, 한껏 어두운분위기를 뿜어대며 '나는 유치하니까 그냥 유치원이나 가야겠다 그치?'라며 자책을 하는 지훈이에게 진짜 미안하다고 너 하나도 안유치하다고 말을 하며 계속 사과를 하였다. 그럼에도 들리지않는 지훈이의 고개에 미안해서 어쩔줄 몰라서 손가락을 꼼지락거리는데, 다니엘오빠가 지훈이의 머리를 한대 때리고 지나가면서 '그만들 좀 놀려라, 너네 때문에 여주 도망가면 책임질래' 라고 하는 말에 지훈이가 고개를 들며 '아, 김여주 진짜 잘 속아'라고 말을 하며 참았던 웃음을 터트렸다. 나 또 농락당한거야?...





[워너원/퇴마물/역하렘] 망자들의 거리 02 | 인스티즈







 이번에는 내가 삐쳐서 그냥 집에 간다고 하니, 지훈이가 미안하다며 내 팔을 잡아왔다. 이런다고 내가 계속 있을것 같아, 진짜로 기분상했다고. 그러나 마음과 달리, 지훈이의 초롱초롱한 눈을 보는 순간 마음이 약해져서 다시 자리에 앉아버리고 말았다. 저번에 다니엘오빠한테도 그렇고 지금도 그렇고 나 진짜 거절못하네.



 기분상한 내 표정을 본 지훈이는 다시 한번 내게 사과를 하며, 그래도 나도 아까 자신의 편을 안들어줬으니까 셈셈으로 치자며 내게 애교를 부려왔다. 남자의 애교를 받는 것은 처음이라 부담스러워서 사과를 받아줄테니까 그만 좀 떨어지라고 말을 하며 지훈이와 조금 거리를 뒀다. '오, 여주 지금 부끄러워하는거?'라며 내 팔을 콕콕 찔러오는 지박지훈은 애써 무시했다.


 어렵게 들은 박지훈의 능력은 예지력이었다. 조금 더 정확하게 말을 하자면 예지몽. 항상 큰 사건을 해결하기전에 꿈을 꾸는데, 그 꿈이 너무 상세하고 정확해서 꿈을 토대로 계획을 짜면 거의 99%는 일이 성공한다고 한다. 또 촉이 굉장이 좋은 편이라서 영안을 가지지는 않았지만, 사건을 해결하는데 꼭 같이 다닌다고 한다. 말하자면 이 사무실에서 없어서는 안될 중요한 존재라고 해야하나, 다들 능력이 좋아서 없어서는 안될 존재였지만, 항상 어떤일이 일어날지 모르는 곳을 가야하는 이들에게 박지훈은 유독 더 든든한 존재였다.



 하나같이 화려한 이들의 능력에 비해서 나는 고작 귀신을 볼 수 있다는 것, 그리고 그것을 직접적으로 만질 수 있는거. 굳이 하나 더 덧붙이자면 귀신을 끌어들인다는 것 그게 다였다. 셋중 하나라도 어디가서 능력이 있다고 자랑하기 부끄러운 것들뿐이었지만, 내 능력을 들은 이들은 다른 반응을 보였다. 다니엘오빠의 말이 거짓말은 아니었던건지, '오 진짜 우리한테 딱 필요한 애를 데리고 왔네.', '오 귀신도 볼 수 있고 부럽다'라며 내게 말을 해왔다. 어디가 부럽다는 건지 전혀 이해를 할 수 없지만, 박지훈은 정말 부럽다는 표정으로 나를 바라볼뿐이었다.







 분명, 오전에 만났던거 같은데 사무실을 나오니 캄캄해져있었다. 다니엘오빠가 데려다주겠다고 했지만, 여기서 집이 멀리 떨어져있는것도 아닌고 폐를 끼치고 싶지않았기에 차키를 들고 금세 따라올것같은 자세를 취하는 오빠에게 극구 사양을 하며 재빨리 인사를 하고는 사무실을 나왔다. 그런데 건물을 나오자마자, 하나둘씩 보이는 귀신들에 바래다달라고 할걸하는 후회가 살짝 들었다. 귀신이 하나도 없는 쾌적하던 사무실에 오래있었다고 그새 밖에 귀신이 우글거린다는 것을 잊고 밤에 혼자 집에 걸어갈 생각을 하다니 대단하다 김여주.


 가뜩이나 걸어다니는 사람도 거의 없는 거리를, 밤이라서 더욱 빛나는 섬광을 번뜩이며 나를 쳐다보는 귀신들을 애써 못본척하며 걸음을 바삐옮겼다. 그런데 갑자기 스산한 바람이 불어오는 것과 동시에 바람을 타고 역한 냄새가 코끝을 스치고 지나갔다. 아, 이 냄새는. 역겨운 냄새보다 두려운 마음이 더 커서 주위를 살펴보았지만, 나를 쳐다보며 낄낄거리는 귀신들만 있을뿐, 악귀는 없었다. 너무 긴장해서 잘못맡은 걸꺼야. 요즘은 악귀를 만난적도 없잖아, 괜찮아 아무일도 없을거야. 괜찮다며 스스로를 달래면서도 발걸음을 바쁘게 움직였다. 그리고 한 발짝씩 움직일때마다 옆에서 입이 녹아서 흘러내린 귀신이 한쪽 눈알이 튀어나온채로 나를 빤히 응시하며 내 발걸음 속도 맞춰 따라걸었다. 

 코너를 도는데 갑자기 앞에서 튀어나온 귀신에 소리를 질러버리고 말았다. 몸과 분리되어 있던 머리는 계속해서 눈알을 굴리며 무언가는 찾았고, 이내 앞에 있는 나와 눈을 마주치더니 깔깔깔깔하고 소름끼치게 웃음소리를 내며 웃었다. 귀를 찌르는것같은 웃음소리에 섬뜩해져서 두 손으로 귀를 꼭 막고 보이는 길로 막 뛰었다. 정신없이 뛰다가 이제는 따라오지않겠지라고 생각을 하며 뒤를 돌아봤는데 안보는게 좋았었다. 머리가 없는 몸은 눈이 없어서 비틀거리면서도 전속력으로 나를 향해서 다가오고 있었고, 기이한 웃음소리를 내던 머리는 바닥을 빠른속도로 굴러서 내게 다가오고 있었다. 더불어서 내가 저들이 보인다는 것을 알아챈 다른 귀신들까지도 시선을 내게 고정시킨채로 웃음을 흘리며 바닥을 기고 있었다.


 최악이었다. 얼마나 달렸는지 다리에는 힘이 풀려서 지금 제대로 뛰고있는지도 모를정도였고, 제법 쌀쌀한 날씨였음에도 불구하고 얼굴에는 땀이 쏟아지듯 흘러내리고 있었다. 귀신들에게 잡히지않기 위해서 필사적으로 앞만 보고 다니다가 앞에 버려진 캔을 밟고 바닥으로 넘어지고 말았다. 방어도 하지못하고 바닥으로 그대로 엎어져버려서 턱부터 다리까지 그대로 쓸려버리고 말았다. 빨리 일어나서 도망을 가야하는데, 바닥에 붙어버린 몸은 일어날 생각을 하지못했다.


 최소한의 방어로 팔로 얼굴을 감싸며 바닥에 엎드려 있었다. 언제 아까 그 끔찍한 것들이 올지몰라 미칠듯이 심장은 뛰어대고 있었다. 얼굴을 가리고 있어서 아무것도 보이지않은 상황에, 청각에만 신경을 곤두세우며 바짝 엎드려 있는데 아무소리도 들리지않고 보이지도 않으니 더 미칠것같았다. 차라리 일어나서 어떤 상황인지 확인을 하는게 좋을것 같다는 생각이 들정도였다. 고개를 들어야하나 말아야하나 한참을 생각하다가 결국, 손을 치우며 살며시 고개를 드는데 '꺍리꺍 일어난다 낄릭'하는 귓가에 선명하게 들리는 소리와 함께 나를 보고 있는 두 눈과 마주쳤다.


 그 순간 머리부터 발끝까지 소름이 돋아서 움직이지않던 몸이 벌떡 일어나졌다. 그리고 최대한 멀리 떨어진 벽에 기대어, 덜덜 떨리는 손으로 다니엘오빠의 번호를 찾아서 몇번이나 폰을 바닥으로 떨어뜨린 뒤에야 겨우 전화를 걸 수 있었다. 오빠 제발 빨리 받아요, 제발. 그러나 통화음이 계속 이어질때까지도 오빠는 전화를 받지않았다. 살떨리는 이 순간에도 빠걱거리며 기이하게 기어오는 몸과 '깔릵깕'거리는 소리를 내며 굴러오는 머리는 멈출생각을 하지않고 점점 더 내게 다가오고 있었다.

 빠르게 굴러오던 머리는 갑자기 뒤로 구르더니 기어서 오고있던 몸과 합체를 했다. 거꾸로 끼워진 머리에 분명 기어서 오고있었으나, 엑소시스트를 연상시키는 몸짓으로 얼굴을 하늘을 향한채로 빠르게 기어서 나를 향해 다가오고 있었다. 더이상 눈을 뜨고 볼 수 없는 느낌에 눈을 감았다.



-♬♪♩



 조용하던 공간에 갑자기 울리는 벨소리는 긴장감을 더 조성하였다. 눈을 뜨지도 못한채, 손을 더듬거려서 걸려오는 전화를 받아서 귀에 가져다댔다. '여보세요, 여주야, 전화했었네. 집에는 잘 들어갔어?' 전화기를 타고 들리는 다니엘오빠의 목소리에 안심이 되어서 자리에 주저앉고 말았다. 여기로 와달라고 말을 해야하는데 터져나오는 울음에 말이 제대로 나오지않았다. 애써 울음을 삼키며 말을 하려고해도 계속 뭉개진 발음으로 말이 나왔다. 계속 울기만하고 말도 제대로 못하는 내 목소리를 들은 다니엘오빠는 웃음기가 묻어나오던 목소리를 고치며 '무슨 일이야, 여주야. 지금 어디야?'라고 심각한 목소리로 내게 말을 했다. 여기가 어디지 그냥 막 달려왔던것같은데, 어디냐고 묻는 오빠의 말에 감았던 눈을 뜨며 주변을 둘러보는데, 방금전까지만해도 내게 기어오던 귀신이 감쪽같이 사라지고 없었다. 더불어 주변에 널려있던 다른 귀신들까지도. '어..없어..없어져..어요' 내 말을 알아듣지 못한 오빠는 '없어지다니 그게 무슨말이야, 여주야 너 지금 괜찮은거 맞아?'라고 계속해서 물었지만, 오빠의 목소리가 귓가에 웅웅 거리가만 할뿐이었다.


 악취였다. 아까 사무실근처에서 맡은. 아주 지독한 냄새. 머리위에서부터 역겨운 냄새가 풍기고 있었다. 점점 더 진하게 말이다. 그러다가 얼굴을 타고 아주 끈적하게 불쾌한 액체가 흘러내렸다. 볼을 타고 흘러내리는 액체는 그대로 내 몸을 타고 흐르면서 악취를 남기고 바닥으로 떨어졌다. 그리고 역겨운 냄새는 더 진해지더니, 머리위에서 액체가 비처럼 쏟아져내렸고 내게도 더러운 악취가 점점 더 진해져갔다.


 고개를 들어서 위를 쳐다봐야했지만 두려웠다. 고개를 드는 순간 마주칠 끔찍할 악귀의 모습을 마주할 용기가 없었다. 이제껏 보았던 악귀와 달리 내게 가까이 다가온것 같은데도 도망가지않고 점점 더 다가오는 느낌에 그 공포감은 더 커져갔다. 고개를 들어 위를 쳐다보지도 그렇다고 발을 떼어서 도망가지도 못한채 굳어져있었다. 아직도 전화속에서는 '여주야 너 지금 어디야? 집이야? 오빠가 빨리갈게.'라는 목소리가 들려왔지만 뭐라고 답을 할 수가 없었다. 두려움에 잠식되어서 손가락하나, 입술을 한번 뗄수조차 없었다.



"역겨운것한테 전화왔잖아. 안받아?"



 갑자기 내 어깨위로 얼굴을 올리며. 전화를 안받냐고 속삭이듯이 물어보는 목소리에 휴대폰을 바닥으로 떨어뜨리고 소리를 질러버리고 말았다. 전화기에서는 여전히 오빠의 목소리가 흘러나오고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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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은 전개단계라서 퇴마를 하는 부분은 거의 나오지않을 거에요..ㅠㅜ 아직 나와야할 애들이 많아서 일단 애들부터 빨리 출연시킬게요.


ㅠㅜㅠㅜ근데 진짜 감동이에요ㅜㅡㅜ 별 볼일없는 글을 읽어주시는 걸로도부족해서 무려 암호닉도 신청해주시고!!ㅠㅜㅠㅜ 암호닉을 신청해주셨다는건 계속 저랑 함께하겠다는 뜻이잖아요!!맞죠?!!♥ 아니어도 맞다고 해줘요. 암호닉의 문은 언제나 활짝 열려있답니다.!!언제든 오세요 오세요!!



♥ 사랑스런 암호닉분 ♥

 [앙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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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회원92.238
으어 1등ㅇ이라닛!!
6년 전
비회원 댓글
그렇담 저도 [단이]로 암호닉 신청하고 갈게요 오늘도 잘 읽었어요ㅎㅎ
6년 전
비회원44.59
저는 [즈쿠]로 암호닉 신청할게요!!! 여주가 얼마나 무서울지 .. 어서 애들이 가서 구해줬으면 좋겠네요ㅠㅠㅠ우진이랑 지훈이 친구같은 모습 너무 귀엽구ㅠㅠㅠㅜ 그냥 넘 좋아요♡♡♡
6년 전
독자1
[사용불가]로 암호닉 신청가능할까요?
와 진짜 상상만해도 무서운데 이번에는 말까지하는 악귀라니 점점 궁금해지고 가슴이 콩닥거려요

6년 전
독자2
[돌하르방]으루 신청할게요ㅠ 넘나 재밌는것.... 다음이야기 궁금해서 미칠것같다는것... 다니엘 뭐해퓨ㅠ 얼른 구해줘ㅠㅍ
6년 전
독자3
진짜 진짜 좋아요ㅠㅠㅠㅠ 분량도 지인짜 낭낭하구 퇴마 소재로 이렇게 좋은 글 정말 처음이에요ㅠㅠㅠ 몰입도 장난 아니고 진짜 한글자 한글자 곱씹어서 읽게 되고 재밌어요 다음 내용도 너무 기대되구요!! 신알신 누르고 열심히 읽으러 달려올게요ㅠㅠ [감자]로 암호닉 신청할게요!!
6년 전
비회원47.254
암호닉 받으시냐고 물었던 비회원이에요![미니]로 암호닉 신청하겠습니다!!
6년 전
비회원146.237
혹시 비회원도 암호닉을 받으신다면[자몽이좋지오]로 신청 가능할까요오... 소재도, 필력도 너무 좋으셔서 친해지고 싶어용!!
6년 전
독자4
너무 절묘한타이밍에 끊으셧어요ㅠㅠㅠㅠ작가니무진짜 꿀잼!!!다음편도 기다릴게용~~
6년 전
비회원37.143
헐.. 새벽에 보니까 징짜 무섭네여.. 근데 끊는타이밍 진짜 엄청나서 암호닉이라도 신청하고 가야겠써여 [89] 로여..ㅎㅎ 다음편 매우 기대되여!!
6년 전
비회원99.111
작가님 제가 요즘 퇴마 글에 빠진 걸 어찌 어시고 딱 이런 글을 쓰셨나요ㅠㅠㅠㅠㅠ뒤늦게 봐서 정주행 하고 왔습니다 혹시 암호닉신청 받으시면 (봄비) 신청하고 갈게요!!!
6년 전
비회원151.58
흐어어어ㅠㅠ너무 글 잘쓰세요..! 저도 [너구리]로 암호닉 신청하고 가요!!
6년 전
독자5
세상에ㅠㅠㅠㅠ귀신들 너무 소름끼쳐뇨요요오오ㅓ어어어어유ㅠㅠㅠㅠ우진이랑 지훈이 너무 귀여워서 웃으면서 보다가 귀신들 나오고 막 상상되고 막 아유ㅠㅠㅠ세상에ㅠㅠㅠ빨리 녜리 불러쥬세여ㅠㅠㅠㅜ
6년 전
비회원98.199
ㅠㅠㅠㅠㅡ빨리 여주 구해줬으면 좋겠네요ㅠㅠ얼마나 힘들었을지 너무 안타까워요ㅠㅠ암호닉은 [치자꽃길]로 신청할께요!
6년 전
비회원46.54
와 진짜 대박이다ㅠㅠㅠㅠㅠ와ㅠㅠㅠㅠ작가님 진짜 최고ㅠㅠㅠㅠ몰입 최고다ㅠㅠㅠㅠ우어어어ㅓㅇㅇㅇㅇ
6년 전
독자7
[아침햇살]암호닉 신청이요!!
재밌게 보고이썽요!!

6년 전
비회원136.148
[강낭]으로 암호닉 신청합니다! 저는 계속 함께할거예요!!!!!!!!!!!!!!!
6년 전
독자8
오와 이번에도 너무 재밌어요 진짜 뒷부분은 막 장면이 그려질정도로!!!!!오늘도 잘 읽고 가요 다음편도 기다릴게요
6년 전
독자9
흐어어.... 소름돋아.. 다니엘 빨리와줘...ㅠㅠ
6년 전
독자10
인물등장만으로도 재밋는걸요 ㅎㅎㅎㅎㅎㅎ
6년 전
독자11
헐 완전 숨도 안쉬고 몰입해서 읽었어요 ㅠㅠㅠ 이거 너무 재밌는거 아니에요 ? ㅠㅠㅠㅠㅠ 진짜 짱이에요 ㅠㅠㅠ
6년 전
독자12
아 너무 좋아요 이런 몰입도 쩌는 글ㅠㅠㅠㅠㅠㅠㅠㅠ ❤️ 잠도 못 자고 보고있네요 하하
6년 전
독자13
진짜 재밌어요ㅠㅠㅠㅠㅠㅠㅠ 재밌어서 금방 읽었네요 후하후하 악귀... 제가 다 소름돋네요 으으으으으 녜라 빨리 와줘라ㅠㅠㅠㅠㅠㅠㅠ
6년 전
독자14
와글만읽는데도소름돋았어요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무서워
6년 전
독자15
어어어ㅓㅠㅠㅠㅠ 다넬아ㅠㅠㅠ 빨리 와라ㅠㅠㅠ
6년 전
독자16
!!!!!귀신을 만질 수도 있다니..!!!진짜루 무섭겠따...진짜 몰입이 확 되네요!!너무 멋져요!!
6년 전
독자17
세상에...진짜 여주 기절안한게 진짜 대단하네요,,,,무서워라...
6년 전
독자18
으 진짜 너무 소름 끼치고 무서울 것 같아요 니엘이가 눈치 채고 빨리 와줫으면 ㅠㅠㅠㅠㅠㅠㅠ
6년 전
독자19
세상에 미쳐따미쳐떠ㅠㅠㅠㅠㅠ 나였으면 진짜 무서워서 기절했을듯..
6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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