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험한 반인반수들과 동거 중 D
ep. 4 마냥 천사는 아니에요.
축구공이 왔습니다. 아이들과 공놀이를 하려고 하는데 추적추적 비가 내리네요.... 왜 날씨도 날 안 도와주는 건지....
"오늘 못 나가겠다. 미안...."
"뭘 그런 걸로 미안해하고 그래. 우린 괜찮아."
문득 생각이 들었는데. 이 아이들이 없어지면 전 어떻게 살아가야 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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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훈이는 주기적으로 손톱, 발톱을 잘라주어야 합니다. 안 그러면 오늘과 같은 일이 일어날 수 있기 때문이죠.
"미안... 어떠.. 어떡해... 죄송해요 주인님... 난 진짜... 그냥... 졸려서.... 아 진짜..."
바닥에서 낮잠을 자던 지훈이가 안쓰러워 쇼파로 보내려고 깨우는데 아무래도 잠에 흠뻑 취해있었나봅니다. 잠투정 겸 휘두른 손에 팔뚝을 맞았는데 그대로 찢겨서 피가 뚝뚝 흐르고 있거든요. 곁에서 안절부절 못하는 지훈이를 달래주기 보단 매우 화가 난 우진이를 막는 게 전 우선이라고 생각합니다.
"우진아, 나 괜찮아. 진짜야. 하나도 안 아파."
"내가 애야? 그걸 믿게? 너 이 고양이 새끼...."
낮게 으르렁 거리는 소리에 내 몸이 찢겨도 막아야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는데 재환이는 지금 그게 중요한 게 아닌가 봅니다. 잔뜩 속상한 얼굴을 하고선 가져온 구급상자를 내려놓으며 말합니다.
내 팔을 가져가더니 소독약을 때려붓습니다. 너무 아파 절로 신음소리가 나오는데 혹시라도 지훈이가 매우 미안해 할까, 우진이가 또 흥분을 해서 지훈이를 해코지할까 억지로 참아냈습니다. 성우가 그런 날 느꼈는지 앞으로 얼굴을 들이밀며 말합니다.
"아프면 소리질러도 돼. 그럼 확실히 덜 아파."
그렇다고 소리지르면.... 지훈이 오열할 것 같은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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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고민이 생겼습니다. 지훈이가 제 주변으로 오지 않습니다. 가끔 멍하니 붕대 감은 제 팔을 볼 뿐 절대 다가오지 않는단 말입니다. 난 진짜 괜찮은데.... 괜찮다고 수십 번을 말해도 지훈이는 괜찮지 않은가 봅니다. 무슨 방법이 없을까요.... 아! 먹힐지는 모르겠는데 지훈이가 진짜 아가일 때 써 먹던 방법을 써볼까 합니다.
"지훈아... 이제 내가 싫어졌어...? 나 좀 속상한데...."
그제야 제게 다가와 안기는 지훈입니다. 아... 울리려고 한 말은 아니었는데.. 이 여린 아이를 어찌하면 좋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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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소에선 대부분 혼자 지냈습니다. 지금 와서야 후회하는 부분이지만 당시에는 제 잘난 맛에 지나치게 심취해 살던 머저리였거든요. 아, 그러고보니 아직까지 연락을 하는 연구소 선배와 후배가 한 명씩 있긴 합니다.
"그 호칭 불쾌하다 말씀 드렸습니다."
"어허, 연구소장님께 너 여기 있다고 불어도 되는 겁니까?"
"거참 되게 실실거리면서 건드네. 한입거리주제에."
우진이를 말리고 선배를 다시 보니 그저 허허 웃을 뿐입니다. 선배도 아는 거죠. 우진이는 말만 그런다는 걸. 진짜 조심해야 할 아이는.....
"빨리 가셨으면 하는데요. 도저히 역겨워서."
지훈이라는 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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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 이상합니다. 사실상 선배는 반인반수 연구 중에서도 감정적인 연구를 많이 하던 분이라서 오히려 혐오한다면 저를 더 혐오해야 될 것 같은데.... 왜 아이들은 선배는 싫어하면서 저는 좋아하는 걸까요...? 물론 재환이는 제외하고요. 재환이도 저를 싫어하진 않아요. 그저 거리를 두고 있을 뿐....
"그게 바로 수컷의 본능이지. 수컷에겐 관심 없어."
그렇다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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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인! 드디어 밖에 해 떴어요!"
요 근래 제가 해는 언제 뜨는 거냐고 매일같이 말했더니 아침부터 지훈이가 창밖으로 날씨를 확인하곤 저에게 바로 달려와서 알려줍니다. 드디어!!! 드디어 아이들과 공놀이를 할 수 있겠네요. 일주일간 빛을 못 보던 축구공을 들고 당장 밖으로 나섰습니다. 땅도 적당히 말랐고 바람도 이제 제법 선선하니 축구하기 딱 좋은 날씨네요. 멀뚱히 서 있는 아이들에게로 공을 패스하니 재환이가 빠르게 채가며 놀라운 발재간을 보여줍니다.
"와... 형아 대박... 대박...! 진짜 잘해....!"
"와... 형 뭐야....?"
아무튼 그로부터 40분간 재환이에게서 공을 뺏어라 놀이가 시작되었습니다. 적당할 때 빠져나와 아이들의 간식을 준비하는데 밖에서 무슨 전쟁이 난 줄 알았네요... 물론 뺏어보라며 놀리는 재환이와 아둥바둥거리는 아가 2명이서 내는 소음이었지요. 아, 성우는 저를 도와 간식을 만들고 있....
"언제 왔어...?"
어... 제가 그렇던가요....?
***
반인반수들이 심장을 때리다 못해 두들겨 패네요...ㅠㅠㅠㅠㅠㅠㅠ
다 좋아ㅠㅠㅠㅠㅠㅠㅠㅠㅠ못잃어ㅠㅠㅠㅠㅠㅠㅠㅠ
아니 근데요 여러분... 아니 어떻게... 아니 도대체 왜....
추천이 12개인 겁니까?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왜 점점 늘어나는 거냐구요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암호닉도 늘었다요ㅠㅠㅠㅠㅠㅠㅠㅠ난 듀글거야ㅠㅠㅠㅠㅠㅠㅠㅠㅠ
아무튼 정말정말 감사합니다. 열심히 할게요!ㅠㅠㅠㅠㅠㅠㅠㅠ
암호닉 분들 내 마음속에 저장-★
굥뷰죰햬, 이루, 앙랜, 0846, 설아, 정수기, 제니, 체셔, 늘부, @불가사리, 빅픽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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