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루베리 - 넌 내 애인이고 사랑이고 운명이야
봄바람 살살 불어올 때
신나게 카페거리를 걷고 있었음
물론 엑소가 껌딱지마냥 옆에 붙어서
근데 오늘은 내가 혼자 거리 분위기 좀 만끽하게 해달라고
사정사정을 해서 내 뒤에서 모르는 사람인척 걷고 있었음
누구누구였냐면
비글라인 셋이었음.
내가 왜 뒤로 보냈는지 알겠지?
어쨌든 막 신나서 싱글벙글 걷는데
"어! 너 혹시 오징어 아냐?"
"네?맞는ㄷ....어!"
어떤 남자가 갑자기 내 어깨를 치더니 말을 거는거임
놀란 엑소가 뒤에서 달려오는데
얼굴 보니까 아는 사람이더라고.
그래서 엑소한테 흥분하지 말라고 신호 보내고
설마하는 마음으로 그 사람 얼굴을 다시 확인했음.
근데 진짜 그 사람이더라고.
내 첫사랑.
정확히 말해서
첫 짝사랑.
사실 너징들한테 첫사랑도 안 해봤다고 막 이랬지만 dog뻥이었음..
쏴리.
근데 모쏠인건 맞음...
뚜쉬뚜쉬
"진짜 오랜만이네..."
"응. 야 근데 너 너무 예뻐졌다! 예전에도 예쁘다고 생각은 했는데 이정도일줄은 몰랐네~"
보통 이런 말 들으면 설레야되는데
이 인간이 어떤 인간인줄 아는 나는
한숨만 나왔음.
지금 생각해보면 대체 내가 왜 이 남자를 좋아했었는지 이해가 안 감.
완전 카사에다가 볼장 다 보면 그동안 여자랑 뭔 일이 있었든 가차없이 버리는 쓰레기임
근데 잘생기고 유머감각도 좋아서
주변에 여자가 끊이질 않음.
뭐 예전이라면 또 흔들렸을지도 모르지만
내 눈은 엑소로 단련이 되있다 이거지
요즘 티비를 봐도
배우들 잘생겼다는 소리가 안 나올정도임....
"미국 갔다고 하지 않았어?"
"갔다가 사정이 있어서 1년만 하고 한국으로 다시 왔어. 4년 뒤에 다시 가려고."
"아~그럼 자주 볼 수 있겠네! 번호 안 바꿨지?"
"어? 아....응."
"연락할게~오랜만에 연락했다고 씹으면 안 된다!"
아...........
껌딱지가 달라붙은 느낌임.
후유증 다 회복하고
진짜 오랜만에 나온건데
저런 장애물이 내 기분을 망치다니.....
헤어지고 나서 그냥 엑소한테 딱 붙어서 청와대로 걸어감.
근데 이 비글들이
그 남자에 대해서 안 물어볼리가 없잖아?
아오 입에 모터가 달렸나 하나하나 다 캐묻는데 진짜 입 꼬맬뻔...
"매미. 누구냐"
"징어 빨리 말해봐아아아아"
"우리 징어 이 오빠한테 얼른 다 말해보지?"
근데 이 비글들한테 어떻게 첫사랑이라고.
한 때 그 시키 어장에 걸려가지고
고백 받을줄 알고 설레어하고 별 쇼를 하다가 상처만 받았다고 어떻게 말함?
그래서 그냥 아는 오빠라고 둘러댔음.
"아는 오빠야 아는 오빠. 아오 너네는 남자애들이 뭔 말이 이렇게 많냐? 내 친구들보다 더 한 것 같네."
"그냥 아는 오빤데 왜 만나고 표정이 바뀐건데에에에?"
"매미야. 나 촉 좋은거 모르냐."
"우리 징어 거짓말이 늘었네~?"
그냥 둘러대고 무작정 방안으로 뛰어 들어감.
비글 출입금지 시키려고 문도 잠금.
괜히 심란해져서 침대에 벌러덩 누웠는데
바로 카톡이 온 거임.
그 오빠한테.
근데 난 되게 멀쩡할 줄 알았는데
그 새끼 쓰레기라는 거 아니까 아무렇지 않을 줄 알았는데 그 때 감정이 남아있었나봄.
괜히 카톡하는데 실실거리고
괜히 설레고.
병신이라는거 알겠는데
그 때 생각도 막 나고
에효.......
내가 이래서 연애를 못해봤나봄.
근데 이 인간이
'징어야 우리 만날래?'
'나 너 너무 보고싶다. 옛날 생각도 나고. 내일 아까 그 까페에서 만나는 거 어때?'
이 때 딱 거절을 했었어야되는데
바보같이 '그래요 그럼' 이라고 보내버림.
오징어 미쳤었음.
근데 더 바보같았던건
그래도 좀 예쁘게 하고 나가겠다고
옷장을 다 뒤져가지고 제일 예뻐보이는 옷들 다 나열해놓고
귀걸이에 목걸이에 팔찌에
아주 난리난리를 침.
근데 남자 만나러 가는데 엑소를 어떻게 데려가겠음?
그래서 수행원 언니들 꼬셔서
엑소 대신에 언니들 데려감.
물론 엑소 몰래.
약속장소에 갔는데 아직 안 왔더라고?
초봄이라 조금 쌀쌀해서 얇은 코트 여미고 까페 앞에 서 있는데 그 사람이 왔음
"징어야! 많이 기다렸지! 미안~오빠가 과제 때문에 일이 늦어졌다."
"괜찮아요."
"우와 징어 진짜 예쁘게 하고 왔네? 반하겠다 야~"
누가봐도 작업멘트라는거 아는데
좋아서 피식하고 웃는 나레기.....
"일단 까페 들어가서 몸 좀 녹이고 영화 보러가...."
"오빠~~!"
"ㅎ...현주야......."
"어? 이 분은 누구?"
"아.....어...아는 동생이야. 오랜만에 만나가지고."
"아 진짜? 안녕하세요 저 준수오빠 여자친구 이현주에요."
".......안녕하세요."
그래 내가 병신이었던거지
애인이 있는 상태였는데도
나 보고 나한테 떡밥 던진 거임
난 또 그 떡밥을 좋다구나 물은 거고.
너무 속상하고 한심해서 눈물이 막 핑 도는거임
왜 나한테는 정상적인 남자가 안 꼬이냐고.
"되게 예쁘시네~오빠 그래서 나한테 일부러 말 안하고 만난거야?"
"어?아..아니 갑작스럽게 만나서..."
"아 진짜?"
"얘 남친도 있어."
"아~연애하고 계시는구나~난 또 혹시나 했네"
내 눈도 못 마주치고 거짓말을 술술 털어놓으면서 내 없는 남자친구까지 만드는데
정말 속이 부글부글 끓고 입안에서 쌍욕이 맴도는 거임.
여친 앞에서 길거리에서 개망신을 줘볼까 진지하게 갈등하고 있는데
갑자기
"자기 많이 기다렸어?"
이러면서 세니가 온 거임.
"...세훈아?!"
"미안. 늦었지."
어디서부터 보고 온건지 나한테 조용히하라는 듯 찡긋 신호를 주고 내 어깨에 아무렇지 않게 팔을 두르는데
얘가 좀 잘생겼어야지
첫사랑 여친이 얘한테서 눈을 못 떼는거임.
"아....남자친구분이 이 분이세요?"
뭔가 당했다는 설움이 있던 나는
뭔 정신이었는지
"네. 남자친구에요."
라고 당당하게 말하면서 세니 허리를 감쌌음.
"갑자기 만난 거 아니에요."
"네?"
"어제 오빠가 저한테 연락했더라고요. 나 너무 보고싶다고 옛날 생각도 나고 오늘 만나자고. 그래서 나온거에요."
"야 오징ㅇ....."
"임자 있는 여자한테 찝적거리는거 어서 배웠는지 모르겠는데 애인 관리 잘하세요. 굉장히 불쾌하네요. 그럼 저희는 이만."
세니 등장으로 무서울게 없어진 나는 하고 싶은 말 다 쏟아냄.
마음 같아서는 쌍욕을 내뱉고 싶은데
내 이미지도 있고
원래 이런건 고상하게 해야 품위있는거임
그래서 첫사랑 얼굴에 똥을 주고
세니랑 유유히 걸어감.
"이열 누나 멋있네여"
"어떻게 알고 왔어?"
"누나 나가는거 처음부터 알고 있었어여. 백현형이랑 찬열형이랑 종대형이랑 오늘 오프가기 전에 나한테 누나 잘 보라고 엄청 당부하고 갔거든여. 어제 이상한 남자 만났다고 뭔가 의심스럽다고."
"......비글이들이 내 인생에 도움을 줄 때도 있네."
"그래서 처음부터 따라왔어여. 나 미행 잘하져?"
"오구오구 우리 세니 예뻐 죽겠네~"
자랑스럽다는듯이 나한테 브이를 그리면서 활짝 웃는 세니가 너무 귀여워서
볼을 잡고 이리저리 늘리는데
세니가 갑자기 내 팔을 잡더니 골목으로 들어가는거야
왜 진짜 좁은 골목이라 사람들 안 지나가는 그런 골목으로.
"야 너 뭐해!!!"
"나 그렇게 예쁘면 소원 하나만 들어줘여."
"응? 무슨 소원?"
"왜 그런거 있잖아여."
"....뭐?나 독심술 못하는데"
"......신데렐라 마지막에 신데렐라랑 왕자랑 한 거여."
신데렐라랑 왕자랑 뭐했지? 하고 곰곰이 생각했는데
한참 생각이 안 나다가 신데렐라가 왕자한테 뽀뽀한게 생각이 났음
조금 부끄러웠지만
세니한테 오늘 너무 고맙고 그동안 고마웠던 것도 많아서
"그래 이 누님이 오늘 특별히 세니한테 자비를 베풀어줄게!"
이러고 볼에 쪽 해줬지.
근데 너무 부끄러워서 얼른 골목 빠져나가려는데
얘가 내 팔 잡고 다시 데려오더니
"마지막에 신데렐라랑 왕자랑 키스했어요."
이러고 나한테 키스함.
오마이갓.
아니 이건 밀쳐내고 뭐시기고 그냥 너무 놀래서
몸이 굳음.
심지어 오세니가 '~여' 말투도 안 썼음......
처음 만났던 그 24살 오빠가 되서는
겁나 박력넘치게 키스를 하는데
와...........
너 오세훈오빠로 개명할 생각 없냐
"너....너......"
"앞으로 나 예쁘면 이렇게 키스해줘여. 나 뽀뽀는 취급 안 해여."
이러더니 어벙벙해있는 내 손 꼭잡고 자기 코트 주머니에 놓고 다시 길거리로 나감.
내 생각에 엑소 단체로
여자 설렘사 시키는 수업을 듣는 것 같음.
내사랑 암호닉♥
새우깡 오리곡이 포티세븐 바닐라라떼 됴큥 포스터 고기만두 요지 애니 꽃게랑
난늑대고넌미뇨 땅콩 불낙지 몽글리 쇼리 자몽 판다 지용히해 보조개 푸틴
규라 공주님 차우 호떡성애자 코코아 하루 뀰 소녀시대 반오십
우끼끼 퉁퉁 사장님 포뇨 블리 펑첸 프링글스 2평 갸또 잇치 ㅇㅅaㅇ 됴트리오
데헷★ 시말서 키위 치킨 미룽 멍멍이 바밤바 엑소영 메리딸기 땡글이
망태기 찡찡 크림치즈 미키마우스 코카 꼬깔콘 숮숮 로션 난니가필요해츄 찬란한 예찬
잉어 듀크 백홍 메롱롱 낄낄낄 지구댜 이혜리 또롱이 고추장 오투 둥이탬 두부찌개 징징이 조개씡
하하....저런 연하 어디 없나요........................
이거 원 너무 씁쓸하네........................
감기가 많이 나아서 이렇게 일찍 왔어요!
요즘 이 썰하고 여러분이 제 활력소입니다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망할 고3......
요즘 정주행 하시는 분들이 는 것 같아요!!!!
뿌듯뿌듯합니다~그래서 1편부터 댓글 다시 다 보고 왔는데
여러분 드립 왜이렇게 잘치세요?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보면서 엄청 웃었네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여러분은 진짜 사랑이에요♥♥♥♥♥♥♥♥♥♥♥♥♥♥♥♥♥
늘 감사합니다! (꾸벅)
암호닉 신청은 [영애] 이렇게 말머리 달아서 맨 앞에! (안 그러면 헷갈려서 빼놓기 쉬워요ㅠㅠㅠ이렇게 안 해주시면 이제 안 받습니다!)
소재 신청은 댓글로 투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