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 동우형.”
“응, 왜. 해나씨 만나서 재밌게 놀았던 호야아.”
“아, 형. 진짜 내 말 좀 들어봐요. 응? 형이 오해하는 거라니까요.”
“아하, 그래? 그럼 너가 뮤비 찍을 때가 아닌데도 불구하고 해나씨 어깨에 다정하게 너의 팔을 걸치고 있던 모습을 본 내 눈이 썩은건가. 나 안경이라도 맞춰야겠다. 그치, 남군?”
“형, 혀엉. 일단 우현이형 허리에서 손부터 내려요.”
우현의 허리에 손을 떡하니 올려놓은 채 싱글싱글 웃으며 호원의 말을 대꾸를 해주는 동우를 보며 호원은 울상을 지었다. 내가 왜 송해나씨한테 어깨동무를 하고 있었을까. 미쳤어. 울상을 지으며 성규에게 우현을 떼내라는 구원의 눈길을 보냈지만 그간 방송에서 호원에 의해 규몰이를 많이 당한 성규는 이번엔 어디 너도 당해봐라. 라는 식으로 호원의 눈빛을 싹 무시했다.
“아하하, 남군. 남구우운, 거기 간지러워.”
“어디, 여기? 아님 여기?”
오늘만은 동우와 노는 것을 허락하겠으며 이 참에 이호원을 많이 괴롭혀 버려라. 라는 성규의 협박 아닌 협박을 들은 우현은 최선을 다해 동우와 놀며 호원의 질투를 유발하기 시작했으며 동우는 그에 따라 잘 맞춰주고 있었다. 헹, 그러게 이호원 누가 뮤비 찍다 말고 한 눈 팔랬나. 의미심장한 미소를 씩 날린 우현은 슬슬 빡침이 몰려오는 호원의 눈을 마주했다.
‘그러게 누가 한 눈 팔래. 쌤통이다. 동우 화나면 오래 가는 건 니가 제일 잘 알지?’
동우 모르게 입모양으로 뻥긋거린 우현은 슬슬 미간에 주름이 잡히기 시작하는 호원을 보며 살짝 움찔했지만 이내 이호원은 성규형이 이겨. 라는 안일한 생각을 가지고 동우에게로 눈을 돌렸다. 그리고 점점 더 심해져만 가는 그 둘의 장난과 그에 비례해서 농도가 짙어져 가는 스킨십에 호원은,
“미친, 형이고 뭐고. 장동우, 너 따라와.”
우현과 성규가 망연자실한 눈으로 서로를 바라봤다. 헐, 형. 이호원 진짜 빡쳤나봐.
*
방으로 동우를 끌고 들어와 문을 잠가버린 호원은 두려움과 억울함이 섞여 있는 표정으로 자신을 쳐다보는 동우를 쳐다보며 한숨을 푹 쉰 호원은 동우의 어깨를 마주잡았다. 하지만 신경질적으로 손을 툭 쳐내는 동우에 결국 호원은 폭발했다.
“내가 뭘 그렇게 잘못했어. 어? 송해나씨 어깨에 손 좀 걸친 거? 내가 지금 사과를 몇 번이나 했는데. 미안하다고. 미안하다고 했잖아! 그게 그렇게 삐지고 화낼 일이야?”
“하, 손 좀 걸친 거? 이호원. 반대로 내가 누군가에게, 우현이한테라도 손을 걸쳤으면 니 반응이 어땠을까. 그깟 손 좀 걸친 거. 로 끝났을 거 같아? 아니. 너도 그렇게는 말 못 할 걸. 내 말이 틀렸어?”
“그건.. 내가 그래서 송해나씨를 만나기라도 했어? 아니잖아. 형, 내가 미안하다니까? 그만 화 풀어. 응?”
“넌 항상 그런 식이야. 나는 여자 못 만날 줄 알아? 내가 매일 너한테만 목 매고, 매달리고. 니가 나 화나게 하는 일 있어도 바보처럼 웃고만 넘어가니까 정말 내가 바보로 보여? 그래, 이호원? 말해봐.”
“뭐? 여자 못 만날 줄 아냐고? 허어, 그래서 지금 내가 두 눈 시퍼렇게 뜨고 버티고 있는데 여자라도 만나겠다. 그거야?”
“너도 하잖아, 나라고 못 할 게 뭐야!”
눈에 눈물을 살짝 매단 듯한 동우가 자신의 앞을 가로막는 호원을 뿌리치고 거칠게 방문을 나섰다. 방문 옆에서 몰래 대화를 엿듣던 성규와 우현은 동우의 눈물을 마주하고 흠칫 뒤로 물러섰고 호원은 그저 눈을 감으며 문에 기대어 내렸다.
*
“나쁜 놈, 이호원 나쁜 놈.. 내가 자기를 얼마나 사랑하는지도 모르고..”
무작정 집을 뛰쳐나온 동우는 어디로 가야 할 지 몰라 갈팡질팡하다가 이내 놀이터로 터덜터덜 걸어갔다. 꼴이 이게 뭐냐, 장동우. 기세 좋게 뛰어나와서 가는 곳이 고작 놀이터라니.
“어라? 동우씨? 동우 씨 맞죠? 날도 추운데 여기서 왜 이러고 있어요.”
“어..어? 아, 안녕하세요. 두준씨. 여긴 무슨 일로 오셨어요?”
“아, 성규가 며칠 전에 제 책을 빌려 갔었는데 저도 요섭이한테 빌린 거여서요. 요섭이가 자꾸 가져오라고 떼쓰길래 가지러 왔어요. 근데 동우씨.. 울어요?”
“네,네? 아니에요.. 저 안우는데?”
“왜요, 이호원씨가 또 무슨 일 저지르기라도 했어요?”
누구와는 다르게 미소지으며 따뜻하게 어깨를 감싸주는 두준 탓일까, 동우는 울먹거리며 참았던 울음을 왕 터뜨렸다. 그네에 걸터앉아 위태롭게 어깨를 들썩거리는 동우의 어깨를 감싸던 두준은 이내 동우의 앞에 무릎을 꿇고 앉았다.
“동우씨, 저한테 자초지종을 얘기 좀 해주세요. 제가 도울 일이 좀 있을지도 모르잖아요, 네?”
“이,호원이, 내가, 내가 바로 앞에 있는데에, 난 신경도 안쓰고오, 송해나씨한테만, 웃어주고, 어깨동무도 하고,”
끅끅거리며 말하는 동우를 보며 호원이 이런 일이 한 두 번이 아니라는 것을 성규를 통해 잘 알고 있던 두준은 정말 호원이 한 번 크게 당해봐야 정신을 차리겠구나. 라는 것을 느꼈다. 정의감 하면 또 윤두준 아니겠어?
“동우씨, 그럼 우리 이렇게 한 번 해볼까요?”
“ㄴ,네?”
*
“동우야!”
나갈 때와는 다르게 평소와 같은 환한 웃음으로 들어온 동우가 손톱을 잘근잘근 씹으며 자신을 부르는 성규에게 형, 손톱 씹지 말고. 두준씨가 빌려간 책 돌려주래. 요섭씨꺼래. 라고 말하고는 자신의 방으로 들어갔다.
“뭐야, 장동우 저거. 그 기세로 뛰쳐나가더니 벌써 풀린 거야?”
“아..아하하, 글쎄. 좋은 게 좋은 거지. 안 그래, 형?”
성규형, 난 문이 닫히기 전에 장동우가 지었던 그 사악한 웃음을 봤다고 내 입으로 차마 말 못하겠어. 으으, 몸을 부르르 떤 우현이 이내 성규를 데리고 자신의 방으로 사라졌다.
“..뭐야, 동우형 들어왔나?”
마음이 혼란스러워 샤워를 하고 나오던 호원이 신발장에 가지런히 놓여있는 동우의 신발을 보고 머리를 갸우뚱했다. 흠, 방에 들어간건가?
“동우형, 방에 있어요?”
“어,어? 호야야? 잠깐만!”
뭔가 분주하게 부스럭거리는 소리가 들리고 이내 문 틈으로 머리만 빼꼼 내민 동우가 호원을 보며 배시시 웃었다. 왜, 호야? 할 말 있어?
“아, 아니요.. 형, 미안해요. 매일 내 생각만 하고 형은 생각하지도 않아서.”
“응? 아니야. 근데 호야, 나 잠깐 할 일 있는데 나중에 얘기하자. 응? 미안.”
뭐,뭐야. 자신의 눈 앞에서 쾅 닫힌 문을 바라보던 호원이 멍하니 눈을 꿈벅거렸다. 이 형 한 번도 이런 적 없었는데? 왜 이러지?
작가의 말 |
이건 뭐지? 대체 무슨 글이지? 내가 뭐라고 쓴 거지?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이건 무슨 똥글이야ㅠㅠㅠㅠㅠㅠㅠㅠ내가 이렇게까지 글을 못 쓰는 지 몰랐어...엉엉 내 처녀작이ㅠㅠㅠㅠㅠㅠㅠ이런 똥글로 날아가 버리다니..........ㅠㅠㅠㅠㅠㅠㅠㅠㅠ 엉엉 똥손은 사라지렵니다. 아 창피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