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itle.Cherry Blossom
Written by.기성용하투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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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녀가 벚꽃이 만개한 길을 걷고 있었다.말이 소녀였지,외관은 여인에 가까웠다.하지만 소녀는 자신이 아직도 어린 철부지로 생각한다.벚꽃의 특성이 빨리 피고 빨리 지는 것이였기에,벚꽃을 구경할 시간은 적었다.소녀는 매우 적다고 생각했다.아담한 키의 소유자인 소녀가 자신의 팔높이에 겨우 닿는 나뭇가지를 꺾으려 까치발을 들었다.발가락에 쥐가 날것만 같다고 생각했다.작고 여리여리한 손가락을 들어 나뭇가지를 겨우 툭-하니 꺾었다.여린 나뭇가지에 벚꽃이 피어있었다.그 작고 여리한 꽃 하나에 다시끔 고개를 떨구곤 눈시울이 붉어지는 소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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벚꽃이 만개하던 시절은 갔다.순간의 설렘과 아픔도 끝이였다.벚꽃이 지고 나면,항상 소녀는 생각한다.'설렘과 아픔','행복과 슬픔'.양면성을 지닌 나무라고 원망한다.정작 원망할 것은 소녀 자신과 떠나간 남자였지만,소녀는 자신을 책망하긴 싫었다.남자에겐 더더군다나 그랬다.소녀는 그 때 꺾었던 나뭇가지에 핀 꽃을 책 사이에 넣어놓았다.벚꽃을 볼 수 없는 세 계절을 버티기 위한 소녀의 작은 노력이였다.
책장 사이에 넣어놓았던 꽃은 이미 바싹 말라 꼭 쥐면 으스러질 듯 했다.남자를 향한 소녀의 마음도 그랬다.겉으론 다 잊은 척,밝은 척을 하는 소녀였지만,작은 충격이라도 주면 금방이라도 그런 모습은 없어져버리고 남자가 없는 현실에 울먹거리게 되는 것이 소녀였다.소녀는 아직 현실을 받아들이고 싶진 않았다.현실을 직시하기 시작하면 터질 것 같은 감정을 주체 할 수 없게 될 것이다.또한,그게 3년을 사랑한 사람에 대한 예의라고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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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써 남자를 떠나보낸지 세 계절이 지나 가을이 왔다.덥던 날씨가 이제 제법 선선해 지는 때였다.아마 날씨가 더 추워져 겨울이 되면 남자의 대한 기억은 진한 향수를 쏟은 듯 진해질 것이 뻔했다.소녀가 슬리퍼를 끌며 책장 앞으로 다가갔다.제법 빛바랜 두꺼운 책을 꺼내들었다.책이라기 보단 앨범에 가까웠다.남자와 찍은 사진,남자와 주고 받은 편지,그리고 남자와 함께 꺾은 꽃.소녀는 한장한장 책을 넘겼다.빛바랜 꽃이 툭-발밑으로 떨어졌다.조심스레 집어들었다.지난 봄에 소녀가 꺾은 꽃과는 달리 매우 빛바래있었다.남자와 소녀와의 사랑도 이랬다.짙게 빛바래 있었다.
해가 지고 어둠이 깔리기 시작했다.아까부터 서재의 큰 창을 열어놨던 탓에,서늘한 저녁바람이 불어 서재는 차갑게 식기 시작했다.손끝과 발끝이 제법 차가워지고 몸이 으슬으슬 떨리는 소녀였지만 창을 닫지는 않았다.소녀가 이렇게 찬 바람을 쐬며 앉아 있노라면,옛 선조들의 말을 원망한다.시간이 약이다.시간이 지나면 다 괜찮아진다.이런 말들은 다 거짓이라 생각했다.반년이 지나도 3개월이 더 지났다.그래도 잊혀지지 않았다.오히려 시침이 움직이고,날이 바뀌고,달이 바뀌어도 점점 더 짙어지기만 했다.소녀가 의자에 앉아 차가운 눈물을 훔쳐내다 생각한다.떠나고 마저도 이기적인 사람..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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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리기만 했던 겨울이 지나갔다.날이 점점 추워지면 더더욱 그 모진 말이 생각나 힘들었다.그래도 날이 풀려 따뜻해지기 시작하자 남자의 대한 향수가 점점 옅어지기 시작했다.몇 시간 전에 뿌려두었던 향수가 향이 날라가 조금의 향밖에 나지 않을 때,소녀의 상황은 그러했다.아픈 감정도 아물어져갔다.눈물을 흘리는 날도 적어져만 갔다.그저 떠나간 사람을 그리는 조금의 그리움만이 남았다.
다시 벚꽃이 피는 봄이 되었다.소녀가 벚꽃이 흩날리는 거리를 걷다가 또 꽃 한송이 꺾으려 까치발을 들면 소녀 옆의 사람이 꽃을 꺾어주곤 이내 소녀에게 웃어온다.그러면 소녀도 따라 작게 웃는다.소녀는 더 이상 소녀가 아니였다.지난 아픔은 애벌레가 나비가 되기 위해 겪는 변태의 과정 중 하나라고 생각하기로 했다.어리숙한 껍데기를 벗어버리곤 이내 성숙한 여자가 되었다.여자는 이내 깨닫는다.내 옆에 있는 네가 아닌 다른 사람과 널 비교하노라면,네가 얼마나 벚꽃같은 사람이였는지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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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용이 내 딴에 심오해요.으엉
한 마디만 이 말만 듣고 가줘,사랑한다.영원히 그대만
디셈버 노래 왜 이리 좋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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