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razy Crazy Worl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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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 네 이름은 뭐야?
도경수가 이 병실에서 생활하기 시작한 것도 벌써 2주가 지나고 있었다. 정신병원에 대해서 경수가 알고 있던 것은 모조리 없어졌다. 이 정신병원이 특이한 것인지, 아니면 모든 정신병원이 이런 것인지는 알 수 없었다. 하루에도 몇 번씩 발작을 일으킨다거나 하는 환자는 없는 것 같았고, 몇 개 병실을 빼고는 문을 모두 안쪽에서 잠굴 수 있는 형식이었다. 창문에 쇠창살이 달려 있는 것도 아니었다. 3일에 한 번씩 상담을 갔다 오기는 했지만 그것은 그냥 노는 것이었다. 의사 같은 남자와 하루 종일 수다를 떨다가 배가 고프면 놓여 있는 과자도 좀 집어 먹고, 같이 게임도 했다. 환자복도 없었다. 그냥 평상복을 입었다. 이건 뭐 정신병원이 아니라 그냥 휴양지 같은 느낌이었다. 같은 룸메이트가 된 김종인도 같은 생각인 듯 했다.
김종인은 뭔가가 이상했다. 아침마다 경수에게 "안녕, 너 이름이 뭐야?" 하고 매번 똑같은 질문을 했다. 처음엔 이상하게 생각해 "김종인, 너 왜 그래?" 하고 응수하던 경수도 날이 갈수록 익숙해져 이제는 종인의 질문에도 "네 형님이시다, 이놈아. 경수 형님이라고 불러" 하면서 장난스럽게 대꾸했다. 온통 하얀 것만 빼고는 호텔에 놀러 온 것 같은 느낌에 경수는 점점 정신병원의 생활을 좋아하게 되었다. 이 곳에는 자신을 괴롭게 하는 것이 아무것도 없었다. 우악스럽게 팔을 잡아 쥐는 사람도, 소리를 지르는 사람도 없었다. 다시는 돌아가고 싶지 않다는 생각까지 했다. 그렇게 D+14일의 밤이 지나갔다.
───
여느 때와 다름없이 자리에서 일어난 종인은 냉장고에 들어 있는 물병을 꺼냈다. 아침에 일어나면 꼭 하는 일이 찬 물을 한 잔 먹는 것이었는데, 물병에는 물이 없었다. 아, 진짜, 도경수. 다 마셨으면 좀 채워 놓지. 투덜대던 종인이 병실 바깥으로 걸음을 옮겼다. 엘리베이터 바로 옆에 있는 정수기에서 찬 물을 받자 꼴꼴거리는 소리와 함께 물병이 채워졌다. 가득 채워진 물병을 확인한 종인이 다시 병실로 들어갔다. 한 쪽에 있는 유리컵들 중 하나를 꺼내어 물을 따라 마셨다. 시원한 물이 목구멍을 타고 빈 위장 속으로 들어갔다. 물병을 냉장고에 넣은 종인이 몸을 돌려 경수를 보았다. 언제 일어나 있던 것인지 경수는 침대 헤드에 기대어 종인을 빤히 쳐다보고 있었다.
"안녕, 디오. 오랫만이네."
디오라고 불린 경수는 다른 어떠한 말도 하지 않고 종인을 바라보기만 했다. 디오의 시선에 종인이 피식 웃음을 던지자, 디오가 얼굴을 찡그렸다.
"왜 웃냐, 병신."
"그 얼굴에서 그런 말이 나오는 게 궁금해서."
내가 아는 사람 중에 너랑 진짜 똑같은 사람이 있는데, 그 사람은 너랑 정반대야. 욕 할 수는 있는 것 같은데, 웬만해서는 거의 안 하고 자기가 다 참고 살거든. 종인의 말에 디오의 표정이 더욱 구겨졌다. 누구야, 그 인간은? 디오의 질문에 종인이 대답했다. 왜, 궁금해?
"궁금한 건 아니고, 나랑 똑같이 생겼다면서. 도플갱어도 아니고. 기분 나쁘잖아. 죽여 버려야지. 나랑 똑같이 생긴 새끼가 있는 건 못 참아."
"미친놈."
종인의 짤막한 말에 디오가 곁에 있던 유리컵을 던졌다. 하지만 그 유리컵은 종인의 손에 안전하게 착지 ─ 착지라고 말 할 수 있다면 ─ 했다. 종인이 잡은 컵을 들고 빙글빙글 웃자 디오가 엄청난 속도로 유리컵을 하나 더 들어 종인에게 던졌다. 종인이 얼른 고개를 숙여 피하지 않았더라면 종인의 이마에 맞았을 유리컵이 벽을 맞고 쨍그랑 깨졌다. 종인을 못 맞춘 것이 아쉬운지 입맛을 다시는 디오였지만, 유리컵 하나를 깨트린 것으로 만족한 듯 했다. 디오가 풀린 표정으로 침대에 눕자 종인이 장난스럽게 말하며 디오의 침대 속으로 파고들어 왔다. "우리 디오, 어제 오빠랑 화끈하게 놀아서 피곤해?" "미친 개새끼야, 저리로 꺼져주지 않으련?" 종인을 밀어내던 디오가 뭔가를 결심한 듯 벌떡 일어나 종인의 배 위에 앉았다.
"오빠, 나랑 화끈하게 놀아볼까?"
디오 딴에는 이렇게 하면 종인이 기겁을 하고 도망갈 줄 알고 한 행동이지만 결과는 예상을 빗나갔다. 종인이 디오의 허리를 억세게 붙잡았기 때문이었다. 생각하지 못 했던 반응에 잠시 당황한 디오였지만, 이내 종인의 가슴 위에 손을 얹었다.
"끝까지 가보자구, 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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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충 이런 구조입니다. ㅇㅇ
글에 써 있으니 누가 어떤 병을 가진 것이 밝혀졌는지는 말 안하겠어요. 귀찮아요, 솔직히 말해서...ㅋㅋㅋㅋ
(참고로 말씀드리지만 크크월에는 EXO의 모든 멤버가 나옵니다. 맏형부터 막내까지. 시우민 첸 레이 크리스 타오 루한 카이 디오 백현 찬열 수호 세훈 열두 명 전부)
불맠 쓰려 했는데 음마가 딸리네요 아쉬워라
오랫만에 즐겁게 쓰는 글이라 기분이 좋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