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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호야약먹자 전체글ll조회 1023l 7



[피코/재코]빼앗긴 셋

W.지호야약먹자






 주먹을 꽉 쥐는 것으로 마음을 다잡은 지훈이 앞서걷는 일본인들을 따라 한발짝 내딛었다. 이 근방 어딘가, 부상을 입어 피가 흐르던 팔을 붙잡고 몸을 숨기고있는 성빈이 있을거다. 부디 그가 하이에나같은 일본인들에게 피냄새를 들키지 않았으면...지훈은 계속되는 성빈의 걱정으로 그저 기계처럼 걸었다. 얼마가지않고 자동차에 태워졌고 마음에 들지않는 친일딱지가 붙은 상을 받으러 총독부에 실려가겠지. 총독부, 듣기만 해도 치가 떨린다. 수많은 조선인을 학살한 것도 모자라 위안부라는 되도않는 이름으로 여자들을 끌고갔다. 지훈은 저도 모르게 이를 갈았다. 호로새끼들. 위안? 강제로 강간하고 일본인들만 즐기는 그게 위안이면 지들끼리 다 해먹으라지. 덜컹. 차가 흔들리며 지훈의 손에 살짝씩 닿아지는 일본인들의 옷깃에 손등을 바지에 문질렀다.


"노다 마모루, 그게 네 이름인가?"


 처음 불려보는 일본 이름이 귀에 설었다. 그럼에도 기죽어보이지 않으려 지훈은 자신을 부른 일본인의 눈을 똑바로 바라봤다. 그렇습니다. 앞자리에 자리한 경부는 자신을 꼿꼿한 시선으로 응시하는 지훈이 마음에 들었다. 적당히 융통성도 있어보여 말도 통할 것 같고...밑에서 부려먹기엔 아까워보이지만 어쩌겠나, 조선인인걸.


"난 아베 신타로다. 내 밑에서 일하게 될텐데 앞으로의 계획은?"


 일단 날이 서있던 처음보다 누그러진 말투에 지훈은 안심했다. 일단 경부의 마음에 들었다. 앞으론 내 재량이야.


"저들에게 들키진 않았을 겁니다. 지노와는 처음부터 따로 움직이기로 했었고 혹시 멀리서 지켜봤어도 제가 붙들린 것으로 보였을 겁니다. 하지만 저는 그곳에 들어간지 얼마되지않아 지노의 얼굴만 알 뿐, 앞으로의 계획과 그들의 얼굴 등 상세한 건 아직 알고있지 않습니다. 때문에 앞으로는 그들에게 더 깊이 침투해서 더 많이 알아낼 생각입니다. 다만..." 


"다만?"


"이렇게 공식석상에서 상을 받는다는 게 조금 걸립니다. 보는 눈도 많고 이런 상까지 받는다면 신문에도 날텐데, 그때가서 일일이 아니라고 부인하는 것보단 저 말고 다른 사람을 올려다 놓는 게 낳지 않을까, 싶습니다." 


 허-. 당찬 지훈의 말에 아베는 헛웃음을 터트렸다. 예상은 했지만 꽤나 고집있고 깡이 쎄다. 잘만 길들이면 사냥개 정도는 되겠네. 머리도 좋으니 멍청하게 첩자 짓을 들킬 염려도 없겠군. 아베의 어이없어하는 듯한 헛웃음에 지훈은 등줄기로 식은땀이 흐르는 느낌이 적나라하게 느껴졌다. 그건 걱정할 것 없다. 미리 한명을 준비 해뒀으니까, 지금 우리가 가는 곳은 총독부가 아니라 종로경찰서다. 앞으론 경찰서의 뒷문으로 들락거려야 할테니까. 경부보의 얼굴도 알아둬야하고. 순사들에겐 알리지 않는 게 좋을테니 알아서 잘 하고. 긴장해서 딱딱하게 굳은 지훈의 등을 아베가 서너번 두들겼다. 경부와의 접촉에 지훈은 순간적으로 일그러질 뻔한 얼굴을 가까스로 펴내고 미소지었다. 자, 도착했으니 내리지.


 문을 열자마자 정면에서 보이는 인영에 놀란 것도 잠시, 그에게 인사받는 아베의 모습에 자세를 바로잡았다. 환한 얼굴의 아베와는 달리 어두워보이는 그는 일본인보다는 저와 같은 조선인과 비슷한 얼굴이였다.  


"아, 노다. 인사해라. 경부보 쇼 히데. 쇼경보부, 이쪽은 전보로 말해놨던 노다 마모루." 


 눈은 앞에 있는 아베와 지훈을 향하지만 재효의 머릿속은 온통 지호에게 가 있었다. 코트를 주고 지호가 보이지 않을 때쯤, 늘 품에 넣어두던 총을 찾아 자켓의 안주머니를 뒤졌지만 나오는 건 없었다. 그제야 제가 혹여 옷 위로 티가 날까 코트에 넣어뒀던 것이 생각났다.  뒤돌아보지만 때는 이미 늦고, 허탈함에 재효는 길 한복판에서 한참을 멍청히 있다가 손에서 꾸깃하게 접힌 전보가 느껴져 서둘러 걸음을 옮겼었다. 재효는 자신에게 고개를 숙이는 지훈의 모습에 가식적인 웃음으로 답하곤 뒷문을 통해 경부실에 들어섰다. 이미 들어와 편하게 쇼파에 앉은 아베는 손짓으로 천천히 들어오는 지호와 재훈을 앉혔다. 푹신한 쇼파지만 마음속에 돌덩이처럼 묵지하게 자리잡고 사라지지않는 성빈의 부상때문에 자리가 편치않다. 지훈은 불편함에 애꿎은 손만 쥐락펴락 가만두지 않았다.


"앞으로 둘이 만날 일이 많아질텐데, 너무 데면데면하지말게. 나는 이제 이 곳을 비울때가 더 많으니 이제 쇼경부보가 이곳을 이끌어야해. 자연히 노다도 쇼경부보에게 보고할 수 밖에 없고." 


  재효는 처음 듣는 얘기에 고개를 들었다. 슬슬 움직이겠단 건가. 전쟁 중에 공을 세우면 엄청난 명예를 얻겠지. 태평양으로 직접 뛰어든다는 소문은 들었지만 진지하게 생각하고 있을 줄은 몰랐다. 명예따위에 왜 그렇게 목을 매는지, 단순한 복수심으로 조선에 온 재효는 자신의 앞에서 까만 속내를 숨기고있는 아베를 이해할 수 없었다. 농담을 던지며 제 앞의 조선인을 긴장시키며 킬킬대는 아베를 바라보던 재효가 고개를 갸웃했다. ...복수심? 순간 잊고있었다. 내가 조선에 온 것은 이들이 괴로워하는 것을 보고싶어서였다. 우지호를 보러 온 것이 아니라. 우지호는 저에게 꽤나 위험한 인물이다. 우지호에게 총을 들킨것만으로도 멍청하게 아무생각도 할 수 없게 만들었으니, 앞으로 거리를 두고 자신이 필요한 것에만 몰두해야한다. 


  지훈은 살짝 올라간 입꼬리에 경련이 일을 것 같았다. 간떨리는 아베의 농담에 질려 앞에서 조용히 앉아있는 재효에게 시선을 돌렸다. 아무리봐도 조선인이다. 친일파인건가. 지훈의 시선을 눈치챈건지 재효 역시 눈을 마주쳤다. 갑자기 흐르는 적막에 아베는 그제야 두 사람을 봤다. 


 "아, 노다는 모르겠군. 쇼는 조선인..."


"그건 필요없는 얘긴 것 같습니다." 


 자신보다 상사의 말을 끊는 행위에도 아무 말 못하는 아베의 모습에 직감했다. 조선인이라고는 했지만 보통 인물은 아니다. 또래인걸보니 고위간부의 자녀정도 되는 것 같고...재효의 모습을 다시 한 번 위 아래로 훑었다. 자신이 할 말만 하고 쏙 빠져나가버리는 재효의 뒤를 주시했다. 저 남자가 앞으로 종로경찰서 책임자라는 거지. 


"원래 저런다네, 제 부모의 이름으로 기고만장, 승승장구. 순수 일본인도 아닌주제에...안재효, 저도 그 이름이 창피한 줄은 아나보지?" 


 재효가 사라지고 나서아 울그락붉으락한 얼굴을 가라앉히며 혼잣말을 줄얼거리는 아베의 모습을 보다 슬그머니 일어났다. 안재효, 아직은 모르는 것이 많으니 보류하고 일단 경부가 거의 교체나 다름없다고 알려야한다. 


"이만 움직여도 되겠습니까. 시상이 끝나기 전까진 그들과 있어야 무죄가 성립되지않겠습니까."


 아직도 울긋불긋한 얼굴로 아베는 지훈에게 가란 듯 손짓했나. 일주일에 한 번은 소식을 줘야하네. 그리고 방금 들은 말은 잊고. 조용히 뒷문으로 빠져나온 지훈은 발걸음을 재촉했다. 대강 위치는 알겠으나 성빈이 무사히 집에 있어야 할 텐데. 걱정이 걸음을 보채 점점 속력이 붙었다.




 주머니에 빨갛게 언 손을 조금이라도 녹여보려 손을 푹 꽂아넣은 지호는 삼거리에서 방향을 틀어 유흥가가 즐비한 거리로 향하기 시작했다. 얼마걸리지않아 한 Bar에 도착했다. 건물 외관의 분위기와도 어울리는 영문으로 새겨진 간판이 눈을 끌었다. 밤에는 어두컴컴하고 손님이 없는 지금 시간 땐 오히려 더 밝은 Bar 내부에는 치장하기 여념인 여자들뿐이다.


"뭐야, 손님한테 인사도 안하나."


 말은 비아냥대도 속은 그렇지 않은 듯 씁쓸한 미소가 걸렸다. 지호를 힐끔보던 여자들은 한 여성만을 남기고 속닥이며 사라졌다. 가게의 주인인건지 다른 여자들보다 화려하고 지호보다 나이가 있어보이는 여자는 힘없이 앉아있는 지호의 앞으로 자리를 옮겼다. 무슨일인데. 한참동안 말없이 앉아만 있는 지호를 기다리던 여자의 앞에 총이 놓여졌다.


"뭐야, 94식이네? 네건 아니..."


"지은누나, 나 어떡하냐."


 잔뜩 일그러진 지호의 표정에 그 총이 누구 건진 몰라도 지호가 괴로워하는 이유가 그 총의 주인이라는 건 알 수 있었다. 지은은 총에서 시선을 떼지 못하는 지호를 바라봤다. 조용히 들어주겠다는 표시로 이해한 지호가 입을 열기 시작했다. 예전부터 그랬다. 지은을 처음 알고부터 친해진 후에는 경성에 머물면서 외로울 때마다 지은을 찾아와 하소연하고 잔뜩 울고 돌아간 횟수가 얼만지. 손으론 못 셀 것이다. 그만큼 지호는 지은을 의지했다.


"내가 보고싶던 사람이 왔어. 진짜 보고싶었는데, 느낌이 이상해. 자꾸 불안해. 어느 순간 내가 그 사람이랑 멀어지려고 준비하고있고, 한 걸음 발빼고있고...나 안그랬단 말이야. 그냥 머리가 복잡해서, 그래서 그런다고 생각하려고 했는데 이게 나왔어, 그 사람한테서."


 힘이 없어도 등을 꼿꼿히 세우던 지호의 자세가 점점 무너져내렸다. 지은은 지호가 안쓰러웠다. 처음 지호는 어린 애들과 똑같았다. 철이 들었다, 그 정도 차이일 뿐. 그러던 아이는 커갈수록 눈물이 없어졌고 앙탈이 사라졌다. 그게 한이 된건지 혼자있던 그 동안 많이 울었었다. 잘은 모르지만 자신 앞에서 운 건 비교도 안 될 만큼 혼자 있을 때도 많이 울었을거다. 강한 척 울지 않았어도 속은 물렁해서 금방 썩어버렸을텐데, 이렇게 약해지기 전에 어렸을 때 마음껏 울도록 토닥여주질 못한 제 자신이 아숴웠다. 지은의 손이 지호의 등을 토닥였다. 지호가 말하는 그 사람이 누군지 몰라 그것에 대해서 해결책은 내줄 수 없지만 소리없이 눈물을 떨궈내는 지호는 위로해줄 수 있다.


"괜찮아 지호야. 다 잘될거야."


"나 한 잔만 주라. 오늘은 마시고싶어서 그래"


 이젠 술까지 마신다는 지호에 지은의 눈이 커졌다. 누군진 몰라도 지호가 걱정하는 그런 종류의 사람이 아니였으면했다. 그 동안 정신은 또렷해야한다고 술은 입에도 안대던 우지호가 술을 마신다는 건 그만큼 중요한 사람이라는 뜻이니까. 



 마신건 한 잔뿐인데 걸을때마다 흔들리는 거리는 한병이라도 마신듯 어지럽다. 집에 가려면 오른쪽으로 가야하는데 말을 듣지않는 몸은 자꾸 왼쪽으로 쏠린다. 지은이 도수가 높다고 할 때 조심하는 건데. 20분도 안되는 거리를 몇분째 헤매는 건지. 어지러운 머리를 부여잡고 건물에 등을 기대고 선 지호의 눈이 가늘어졌다. 골목에 쌕쌕거리고 앉아있는 사람이 있다. 노숙자겠거니 지나가기엔 아파보였다. 무거운 몸을 일으켜 그에게 다가갔다. 팔을 부여잡은 남자의 손 사이로 피가 뚝뚝 흘러내린다. 지호가 걸어오는 소리가 들리자 땀에 젖은 남자의 머리가 들렸다. 눈이 마주쳤다.


"형!"


 기진맥진한 성빈은 지호를 보자마자 정신을 잃었다. 쓰러지는 성빈을 서둘러 받친 지호의 눈이 흔들렸다. 눈이 마주친 순간 몽롱한 정신이 돌아왔다. 주변에 순사가 있을까, 온 몸의 신경이 곤두섰다. 주변을 살피니 이곳에 꽤 오래있었는지 피가 흥건하다. 피가 부족하면 죽을지도 몰라, 재효의 총을 허릿춤에 차고 코트를 성빈에게 덥어 상처를 가렸다. 힘없이 축 늘어진 성빈을 등에 업었다. 무거운 성빈에 몇번 주저앉기를 반복하다 겨우 일어서 골목을 나왔다. 혹시 의심하는 순사들을 만날까 달리듯 걸었다. 겨울임에도 불구하고 이마에 땀이 맺혔다. 한참을 걸어서야 집이 나왔다. 성빈을 잠시 내려놓고 떨리는 손으로 문을 두들겼다. 잠깐의 기다림이 끝나고 벌컥 문이 열렸다. 지호의 땀을 타고 내려간 시선이 피에 젖어있는 지호의 옷으로 옮겨졌기 때문인지 짜증을 내려던 유권의 얼굴이 당황으로 물들었다.


"우지호 그 피는 무슨...성빈이형?"


 유권의 말을 무시하고 성빈을 부축해 들어와 문을 잠궜다. 일단 치료가 우선이야, 치료하고 얘기하자. 성빈의 몸에 걸쳐진 코트를 치우자 젖어있는 옷이 보인다. 하나씩 벗기자 상처가 제대로 보인다. 총에 스친 상처인 듯 살이 벌어지고 벌건 살들이 적나라하게 보인다. 윽-. 아직도 울컥울컥 나오는 피들에 권이 신음을 흘렸다. 경...박경은 어딨지. 박경 밑에 있어. 표지훈이랑. 표지훈이란 말에 고개를 번쩍 들었다. 그러고보니 표지훈은 성빈과 같이 도착했어야했다. 왜 혼자 도착한거지. 유권에게 성빈을 부탁하고 밑으로 내려갔다. 


"박경, 나와서 성빈이형 좀 봐줘. 총알에 스친 것 같다."


 벌컥 들이닥친 지호에 놀란 둘이 몸을 일으켰다. 지훈에게 잠시 머문 지호의 시선이 경을 바라봤다. 일단 성빈을 치료하는 게 먼저다. 경이 윗층으로 향하는 동안 안절부절 못하던 지훈이 따라 움직이려는데 지호의 시선으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겠다. 저...지노, 아니 성빈이형은 많이 다치셨나? 지호는 걱정하는 지훈의 모습이 기가막혔다. 아직 확실하지는 않지만 지훈은 자신에게 못 믿을 존재다.


"표지훈, 물어볼 건 많은데...하, 일단 따라와라."


 치료할 장비를 다 챙겨온 건지 손에 장갑을 끼고 성빈의 상처를 보고있는 경의 모습에 지호의 마음이 놓였다. 박경이 제일 먼저 오길 잘 한 듯싶다. 제일 마지막이였으면...성빈이 큰일날 뻔 했다.


"일단 피는 멈추기 사작했고, 지혈을 잘 해놨어. 그렇게 부족한 것도 아니라 다행히 수혈은 필요없겠고 상처도 마무리 해놨어. 소독만 잘 해놓으면 딱히 나빠지진 않을거야. 다 나을 때까지 무리는 못하겠지만..."


 한참 뒤에 몸을 일으키며 말하는 경의 말에 그제야 자리에 앉았다. 자, 그럼 표지훈. 무슨 일인지 말해봐. 가만히 있던 권의 말에 셋의 시선이 다 지훈에게 향했다. 저번의 지호의 말도 그렇고 오늘 같이 와야할 지훈이 먼저 온 것도 그렇고. 꽤 의심되는 상황이다. 지훈은 제일 따끔하게 박히는 지호의 눈을 바라보며 자리에 일어섰다.


"오해하는 것 같은데..."


 오해? 흥분한 지호가 성큼성큼 걸어 지훈의 멱살을 잡았다. 표지훈, 널 본 적은 없지만 얘기는 들었거든, 만주에서 대단했다고? 다 아는 상황에서 니가 무슨 변명을 할 지 궁금해서 묻는 거니까 잡소리 다 집어넣고 결론만 말해, 너 일본새끼들 앞잡이냐? 땀에 젖어있는 얼굴이 지훈의 가까이 다가왔다. 상황엔 안어울리지만 빨간 지호의 눈에 시선이 집중됐다. 성빈때문은 아닌 것 같은데, 왜 운거지... 지훈이 지호의 눈만 바라보자 지호가 지훈의 몸을 흔들었다. 무시하냐 이 새끼야? 지훈의 인상이 찡그려졌다.


"따로 가자고 한 건 성빈이형이 제안했어. 어떻게 알았는지는 몰라도 역에는 순사들 몇명이 있었고 수색도 했다. 짐같은 건은 앞서서 간 박경 너랑 김유권이 대충 챙겼다고 했어서 별로 없었는데 총은 들키면 안되니까 몰래 빠져나가다가 성빈이형이 재수없게 걸린거고. 나도 나름 성빈이형 찾다가 못찾아서 방금 왔던거고."


 지호의 손을 떨쳐내며 지훈이 말했다. 그리고 쳐내진 제 손을 보던 지호에게 고개를 돌렸다. 물증도 없이 사람 몰아가는 건 좀 불쾌하네, 나도 인정받고 들어온 건데. 아니면 얼굴 모른다고 낯이라도 가리는 건가. 뭐? 지호의 눈이 다시 지훈을 향했다. 그건 오해라고 넘어갈지도 모르겠지만 만주에서 첩자질을 했다는 건 어떻게 설명할 건가, 지훈에게서 살짝 떨어져 입을 열었다.


"우리 측에서도 정보원이 있거든, 만주에서 첩자질해서 상도 받았다는데. 그건 어떻게 설명하려고"


 지훈은 지호가 자신을 믿지 않으려고 장벽을 쌓는 느낌이 들었다. 기분이 나쁘기보단 왠지 안쓰럽다. 왜 사람을 못믿어. 


"그건 내가 아닌 것같은데. 난 보다시피 충칭에서 온거라서. 만주엔 일본인들이 너무 볶아대서 이젠 독립군들은 없어."


 경과 유권은 고개를 끄덕였다. 몇 일 안되지만 그런 짓을 할 사람으로 보이지도 않았고. 권은 흥미가 떨어졌는지 경을 도와 성빈을 들쳐업고 빈 방으로 향했다. 지호는 입술을 물었다. 그래도 찜찜한 건 찜찜한거다. 아직도 의심이 풀리지않았는지 자신을 쏘아보는 지호에게 어깨를 으쓱했다. 의심은 그만해줬으면 좋겠는데. 솔직하게 말할수도 있지만 성빈이 말하지 말라고했으니 말하기는 좀 곤란하다. 지호의 눈을 똑같이 쳐다보다 문득 왜 울었는지 궁금해졌다.


"그렇게 째려보지 말지, 안그래도 빨간 눈 더 충혈되겠는데...왜 울었어? 성빈이형이 원인은 아닌것같고."


 울었다는 걸 들키기 싫어 눈을 문지르며 지훈에게 등을 돌려 쇼파로 향했다. 알거 없잖아. 지호를 따라 풀썩 꺼지는 쇼파를 바라보다 그 옆에 앉았다. 아까는 몰랐는데 땀에 젖은게 꽤 야해보였다. 첩자짓해야한다니까 미쳤구나 표지훈. 지호에게서 눈을 돌리며 편하게 자리를 고쳐잡았다.


"뭐, 알려주기 싫으면 말고. 내 이름 알고있는 것 같은데 이름 안알려주나? 나이도 그렇고."


 자꾸 귀찮게 붙는 지훈을 다시 째려봤다. 나 아직 너 의심하거든. 그러니까 좀 떨어져라. 인상을 써봐도 지훈은 눈 하나 깜짝 안한다. 그러니까 의심 풀려면 친해져야지. 지호는 눈을 감았다. 말이 안통하는구나. 이름, 뭐냐니까. 지호는 한숨을 푹 쉬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우지호 21살. 됐냐. 성빈이나 살피자란 생각에 걸음을 옮겼다.


"난 22인데. 존댓말은..."


 다시 저를 째려보는 지호의 눈에 입을 다물었다. 삭막할 거라고 생각한 첩자생활이 꽤 괜찮게 느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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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표지훈 등장.

뒤로갈수록 분위기가 좀 풀리네요.

다들 표지훈 나쁜놈인 줄 아시던데...헿. 다들 낚이셨음


아베 신타로는 실제 인물이에요 그 당시에 있었다 더라고요. 그 사람 아들이 지금 일본 총리고...

글에서 지은이가 94식이라고 하는 건 94식 남부권총이라고 그 당시 일본인들이 쓰던 총이에요.

혹시 글에서 궁금하거나 이상한 게 있으면 알려주세요!!


이번에도 읽어주셔서 고마워요!!

알러뷰 하트하트>♡<


현기증님

떡덕후님

울님

오댕님

노숙자님

피코방앗간♡님

윈윈님

크롬님

이불님!!


진짜 사랑해요ㅠㅠㅠㅠ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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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노숙자왔어여ㅠㅠㅠ누우러왔어여ㅠㅠㅠ제가 진짜 여기에 뼈를 묻어야져ㅠㅠㅠㅠ아으 아직 잔잔하다 생각하는데 보는내내 조마조마ㅋㅋㅋ지호 불쌍하고...이유는 딱히 없는데 되게 안타까워요 뭔가 예전에 의지했던 재효는 뭔가 수상하고 불안해하고ㅠㅠㅠㅠㅠ저시대의 역사 배우다보면 욕이그렇게 나오던데 빼앗긴도 보다보면 욕나올...ㅋㅋㅋㅋㅋ!!!오늘도 잘보구가여ㅠㅠㅠ작가님의 준비된더쿠 노숙자가 항상 대기타고있슴돠 S2
11년 전
지호야약먹자
노숙자님!!!!반가워여ㅠㅠㅠㅠㅠㅠㅠㅠㅠ여기 누워여ㅠㅠㅠ냉큼 누워여ㅎㅎ헿 의도대로 느끼신다니 조으네요ㅠㅠㅠㅠㅠㅠ일제시대 배우다보면 잔인함에 화나죠ㅠㅠㅠㅠㅠㅠㅠㅠ항상 댓글달아줘서 고마워요ㅠㅠㅠ노숙자님 제가 워더 S2
11년 전
독자2
우와진짜다낚였닼ㅋㅋㅋㅋㅋㅋ머리좋은표지훈같으니라고 지훈이랑재효랑둘이서로오해하면어쩌죠..? 그사이에서지호는또어쩌죠 지금진짜혼란스럽겠다...흐헝 저같았으면머리가터지도록아팠을꺼같아요 그런데작가님오타나셨당...☞☜융콩성...☞☜ 헤헿 작가님이거쓰시는거많이힘드시죠ㅠㅠㅠㅠㅠ헝헝 역사알아보랴 실제인물찾아보랴 단어찾아보랴 이야기구성하랴... 흐헝 진짜힘들겠다..ㅠㅠㅠㅠㅠㅠ힘내세요작가님제힘까지다가져가서힘내요아자아자!! 저댓글일등이예욯ㅎㅎ흐힣처음인거같당댓글일등흐헿 아이씐나흐히 작가님수고하셨어용사랑해요하튜뿅뿅 으엉댓글일등이라고썼는뎈ㅋㅋㅋㅋㅋ위에어떤분이댓글을다셨네요... 빠르시닿 다음엔꼭일등할께요!!!사랑해요작가님하튜
11년 전
지호야약먹자
ㅋㅋㅋ낚이신분이 요기잉네!ㅋㅋㅋㅋㅋ지훈이랑 재효가 서로 오해하면 어떻게 될까요??ㅎㅎ뭔가 더 말하면 스포할 것 같으니까 패스할게요...ㅋㅋㅋㅋ융콩성...헿...아까 한번 읽었는데 왜 안보였지..ㅋㅋㅋ오타 찾아주셔서 고마워요!!지금 고쳐야겠어요!!ㅎㅎ역사는 지금 자격증 준비해서 따로 공부안해요ㅠㅠㅠㅠㅠ그게 참 다행임ㅠㅠㅠ힘내라고 해줘서 고마워요!!!사랑해요!!하튜하튜
11년 전
독자4
아맞다내정신또암호닉까먹었네용헿...울이예요작가님>< 오오자격증공부라니대단하다우와작가님능력자공부도잘하시고... 꼭합격하세용!!사랑해요!!!!
11년 전
지호야약먹자
울님!!긴가민가 했는데 맞았네요ㅋㅋㅋㅋ><능력자는 아니에요...아무튼 고마워요!!!하트하트!!!ㅠㅠㅠ
11년 전
독자3
으어어어!! 피코방앗간이예여 얼렁 읽고싶은데 우아우아 선리플후감상!!! 다 읽고 이쁘게 댓글 수정할게요 ㅇ.<♥ // 옴마옴마 벌써 댓글을 확인하시다니 ㅠㅠㅠㅠㅠㅠㅠㅠ아 그보다 하트 붙은거 어떻게 아시고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감동머거써요 폭풍감동 허으 내가 작가님을 사랑할 수 밖에 없는이유요ㅠㅠㅠㅠㅠ그러니 나의 하트94발 총을 받아라 이 낚시작가님이여!!!!!ㅋㅋㅋㅋㅋㅋㅋ 표지훈 이자시가!!! 너는 일에 집중할것이지 지노형아 걱정할 시간에 우죠를 감상하면 어떡해!!!!!!!!! 그러면 내가 고마워지자나..☞☜므흫 우리 지훈이 지호랑 재효랑 왔다갔다 첩자질 하면서 엄청 스펙터클하겠다 와 자까님 이거 어떻게 쓰는거야 도대체!!!! 거기다가 일제강점기 시대에 지식이 얼마없는 바부독자가 잘 이해할 수 있게 쓰시다니ㅠㅠㅠㅠ 독자맞춤식소설이 바로 이런데 쓰이는건가욯ㅎㅎㅋㅋㅋ아 그른데!!!!그른데!!! 요고요고 분위기가 너무 아련아련추움추움(?)해서 피코러인 제가 뭐지..우죠를 과연 지후니가 햄보카게 할 수 있을까 이런 의문이 들 정도네욬ㅋㅋㅋㅋ 재효랑있을때 느므 아련터지요ㅠㅠㅠㅠㅠㅁ7ㅁ8!!!!!!!! 흙 부디 들이댐+관심+조련(?)을 통해 우죠의 관심을 끌렴 지후나!!표꼬몽 너는 할수있어 꺼몽꺼몽!!!!!...미아내여 ㅋㅋㅋㅋㅋㅋㅋㅋ 요즘들어 날씨가 쪼끔식 풀린대여!!! 작가님 요즘 감기가 유행이라는데 이런거는 유행안타도 대니 손꼭꼭 씻고다니세여!!! 날씨 풀려도 방심하면 크닐나여 으흙 전 감기도아닌데 추위를 잘 타서 그런가 꽁꽁싸매고 다녀서 감기가 잘 안걸려욬ㅋㅋㅋㅋㅋㅋ 매사에 춥다는게 함정..어흫 그러니까 아프지말규!!펜잘큐!!!!! 우헹행항헝어ㅡㅇ!! 빼앗긴 넷을 기다리며 치얼스...★☆★☆!!!!!!!!!!!!!! ^♡^ 피코방앗간♡ 기억해줘서 또한번 고마워요 ㅠㅠㅠ 아이러브유 아이시떼루 사랑해요!!!!!!!!
11년 전
지호야약먹자
피코방앗간♡님!!!오늘은 하트를 안붙이셨네요!!리플고마워요!!ㅠㅠㅠㅠ사랑합니다!!
11년 전
지호야약먹자
핡!!!!댓글 수정하셨네요!!!ㅠㅠㅠㅠㅠ완전 길어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진짜 고마워요!!!ㅠㅠㅠㅠㅠㅠㅠㅠ표지훈이 이제 이리저리 거짓말하랴 힘들겠죠!!!방앗간님이 쉽게 이해하시는 이유는 제가 일제지식이 얕아서....헿..........우죠랑 표지는 과연 행복할 수 있을까요!!!!!!!궁금하죠??ㅎㅎㅎㅎ요즘엔 감기뿐만아니라 노로바이러스도 조심해야죠!! 방앗간님도 손 깨끗히 씻으시고 조심하세요!!!감기 다 비켜라!!!!!넷에서 만나요!!!ㅠㅠㅠㅠㅠ워아이니!!!♡
11년 전
독자5
아이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암호닉이안적혀있네요제잘못이죠뭐...흡 이불이에요!! 첫화부터 다시정주행하고왔어요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지훈이등장이네요!! 네...저도지훈이가첩자라고하길래나쁜역ㅎ할로나올줄알았는데.....흐흐 지훈이가등장함으로써 좀어두웠던분위기가풀린거같아요!!! 내내빠져들었어요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잘읽다갑니다!♥
11년 전
지호야약먹자
헐???안적혀있어요??수정할게요ㅠㅠㅠㅠ이불님 죄송해요ㅠㅠㅠ지훈이에 낚이신 분들이 많더라구요ㅎㅎ지훈이가 좀 밝아서 글이 좀 풀렸어요..헿ㅠㅠㅠㅠㅠㅠㅠ다시 정주행하셨다니ㅠㅠㅠㅠㅠㅠㅠㅠㅠ진짜진짜 고마워요ㅠㅠㅠㅠㅠㅠㅠㅠㅠ사랑합니다♡
11년 전
독자6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작가님이 오셨어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11년 전
지호야약먹자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독자님이 오셨어ㅜㅜ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고마워요ㅠㅠㅠㅠㅠㅠㅠㅠㅠ
11년 전
독자7
크롬임돠~ 악!!!드디어 지훈이가 ㅠㅠㅠㅠ 근데 첫날부터 야해보인다니!!! 이녀석 >//<ㅋㅋㅋㅋ 어서 덮쳐!ㅋ
11년 전
지호야약먹자
크롬님!!드디어 지훈이 등장ㅋㅋㅋㅋㅋ덮치라닠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이 상황에서 덮치면 지호한테 총맞을지도 몰라욬ㅋㅋㅋ암튼 읽어주셔서 고마워요!!
11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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