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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ghter 전체글 (정상)ll조회 1261l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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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것은 익숙해지면 별 일도 아니었다.








처음만 어려운 것이라 뒤에 가면 갈수록 모든 일들이 익숙해질거라, 그렇게 믿고 싶었다. 다니엘은 하루, 하루 제 몸에 생기는 멍자국과 상처들이 낯설게 느껴지지도 않을 지경이었으니. 이런 일은 허구로 꾸며진 가상의 공간에서만 나오는 거라 믿었는데 실상 겪고 나니 그다지 어려운 일도 아니었다. 술만 마시면 손부터 나가는 아버지가 예전에는 곧잘 어울리지도 않게 미안하다고 사과라도 했거늘 이제는 그렇지도 않았다. 하긴 그런 사과를 듣는다고 저나 누나나, 그리고 제 어머니가 더 나은 상황이 될 거란 보장도 없었다. 근처 놀이터에 있는 평상은 그래서 항상 다니엘의 차지였다. 집에 들어가면 매번 반복되는 일상의 소리들에 지쳐서 도망치는 날마다 갈 곳도, 있을 곳도 없는 저는 시원한 그늘막이 있는, 사람도 잘 오지 않는 이 놀이터의 평상이 좋았다.








'이제는 너도 네 인생을 살아.'








누나는 그런 말을 하고는 제 어머니처럼 사라졌다. 결국 남은 건 다니엘, 자신과 아버지 뿐이었다. 머지 않아 대학교에 가면 혼자 살아가겠노라 생각했지만 막상 마주치기도 싫은 아버지마저 다른 살림을 차리겠다며 들어오는 횟수가 나날이 줄어만 가는 적막한 집 안은 왠지 모르게 추웠다. 혼자 살아가는 건 이렇게나 어렵구나. 밥그릇이 넷에서 하나로 줄었을 때, 수저가 하나 뿐일 때, 그리고 어머니가 해주시던 반찬이 나날이 줄어갈 때, 괜스레 울고 싶어졌다. 다 쉬어버린 반찬들을 차마 버리지 못해서 끙끙 앓다가 버리는 날을 기점으로 다니엘이 놀이터의 평상에 앉는 날은 더이상 존재하지 않았다. 그렇게나 지긋지긋 했던 일상들이 순식간에 사라지는 게 썩 좋지만도 않았으니까.








'야, 강다니엘!'








다니엘의 눈이 떠졌다. 여전히 집 안은 조용했다. 그런데 ㅇㅇ의 앳된 목소리는 잠에서 깨어났음에도 생경하기만 했다. 그 아이가 제 이름을 불러주었을 때 그토록이나 찾아 헤매던 것을 찾은 것만 같았다. 언젠가 어머니는 자신이 왜 제 아버지를 만났는지에 대해 얘기를 할 때면 사람은 다른 것에 끌린다고 했었다. 그 결말이 좋게 끝나지 않았지만 다니엘은 어머니의 마음을 조금이나마 이해할 수 있을 듯싶었다. 자신과 ㅇㅇ의 생활은 달랐다. 온전하게 꾸려진 가정 속에서 태어난 아이가 저를 이해할 거라는 생각도 하지 않았다. 다른 부류에 속해있는 그녀가 어떻게 제 마음을 알기나 할까. 친구라는 사이에 있었어도 그 생각은 여전히 변함이 없었다.








'이런데에 익숙해지지 마. 익숙해도 아픈 건 아픈거야.'

'너가 아무렇지 않게 말하는 게 나는 더 슬프단 말야.'








숱하게 남는 상처들을 ㅇㅇ에게 들켰던 날, 제 한달치 용돈을 다 써서 사가지고 온 약들과 밴드들이 그렇게나 예뻐 보일 수가 없었다. 조그마한 손으로 약을 발라주다가 불현듯 미안하다는 말과 함께 보인 눈물이 그리도 사랑스럽지 아니할 수가 없었다. 다니엘은 붉게 물든 그녀의 눈가도, 제가 아플까 걱정하는 그녀의 목소리도 도무지 무뎌질래야 무뎌질 수 없는 기억이었다. 그녀가 자신을 이해할 수 없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알아준다는 것, 하나만으로 다니엘은 이미 충분한 위로를 받은 듯했다.








"좋아해."








정작 앞에서는 하지도 못할 말을 그래서 다니엘은 몇 번이고 목 안으로 삼켜내었다.




















[워너원/강다니엘] 러브서클(LOVE CIRCLE) 번외 1 | 인스티즈


<모바일은 브금 두 개 모두 재생해주세요>






[LOVE CIRCLE/강다니엘]


번외 첫 번째,


W. LIGHTER







"우리 바다 보러 갈래?"







응? 바다 보러 가자. 무더운 여름도 아니었다. 오히려 평균 이맘때보다 더 추운 날씨에 ㅇㅇ의 코는 이미 빨갛게 물들어 있었다. 근데, 이런 날에 바다라니. 이따금씩 종 잡을 수 없는 행동을 많이 하는 애라고는 생각했지만 문득 집으로 향하는 길에 제 손을 잡아끌며 바다를 닳도록 부르는 ㅇㅇ는 오늘따라 조금 이상했다. 다니엘은 가만히 제 손 끝을 잡아오는 ㅇㅇ의 손을 꾹 쥐었다가 여적 목도리 하나 챙기지 못하는 그녀의 부주의함을 탓하며 제 목도리를 대신 매어주고 있었다.







"갑자기 왜 바다가 가고 싶어졌어."


"그냥, 이제 우리 얼마 안 있으면 졸업이잖아."







수능도 끝난 기념으로 가면 좋을 것 같아서. 뜬금없이 꺼낸 말치고는 그다지 설득력이 있는 답은 아니었다. 무슨 생각을 하고 있길래 제 얼굴 하나 제대로 보지 못하는 걸까. 굳이 내색을 하지 않았지만 그녀는 언제부터인가 자신과 눈을 마주치려고 하지 않았다. 수능이 끝났고 그렇게나 원하는 자유가 주어졌음에도 ㅇㅇ는 그나마 웃는 일조차 손에 꼽을 정도였다. 어떤 고민을 하고 있는지 말이라도 해주면 위로라도 해줄 수 있을텐데. 시덥잖은 것들은 잘도 얘기하면서 왜 정작 제가 힘들어하는 건 숨기려고만 하는건지, 슬쩍 바라본 그녀는 여전히 자신을 보지 않았다. 됐어. 그냥 투정이야. 







"가자."


"응?"


"바다 가자고, 너 가고 싶다며."







그게 둘이서 떠난 처음이자 마지막 여행이었다. 그 다음날 가야하는 학교조차 생각하지 않고 매우 즉흥적이다 못해 충동적이었던 여행. 터미널에서 바로 속초로 가는 표를 뽑고 버스에 올라타 꽤 긴 시간동안 잠을 자다가 일어나기를 반복해 도착한 바다였다. 바다는 그리 가까운 곳에 위치한 것도 아니었던지라 다니엘은 왜 바다를 굳이 찾아가서 봐야하는지 의문이었다. 따지고 보면 그러한 제 식상함으로 인해 태어나서 처음으로 마주한 바다는 깜깜했다. 소금기 가득한 짠내와 바닷바람으로 눅진하게 젖어가는 머리카락들이 괜스레 마음을 설레게 했다.







"예쁘다."


"그러게, 밤에 보는 것도 꽤 좋네."


"난 바다는 별로 좋아하지는 않는데 파도 소리가 좋아서 매번 오고 싶어지는 것 같아."







파도 소리가 크면 클수록 물살도 거세지잖아. 그럼 내가 무슨 말을 하든 아무도 듣지 못할테니까. 숨기고 싶은 것이 있을 때는 이만한 장소도 없다고 그녀는 말했다. 다니엘은 그 순간부터 바다도, 들리는 파도 소리도, 그 어떤 것 하나 들어오지가 않았다. 딱히 설명할 수는 없지만 제 감정은 오로지 그녀에게 달려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싫고 좋은 게 무엇인지 표현할 수 없을만큼 싫은 건 그녀가 싫어하는 것이었고 좋아하는 것 또한 그녀가 좋아하는 것이었다. 마음에 들지 않던 노래도 그녀가 좋아한다고 하면 한 번쯤 뒤돌아서 다시 듣게 만들었던 것도 모두 온통 너였다. 그래서 지금 이 순간에도 숨기고 싶은 게 많다는 그녀의 말에 자신은 신발 사이로 들어오는 모래 한 톨의 감촉도 느껴지지 않는 듯했다.







"그러니까 너도 가끔은 여기 와서 숨고 그래."


"......."


"사람이 언제나 다 들어내놓고 살 수는 없으니까, 정말 쉬고싶어 질 때 와."







그녀의 한숨이 뭉게져 공중에서 흩어져 나갔다. 그 때도 나랑 같이 와주면 안돼? 갑자기 왜 이런 말을 꺼냈는지 모르겠다. 어두컴컴한 밤 바다에 그녀만큼 잘 어울리는 건 또 없을 것 같아서, 그만큼 이러다가 조만간 자신의 곁을 떠날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스쳐지나가자 불현듯 꺼낸 말은 반쯤 무의식적으로 나온 것이었지만 제 진심이었다. 언젠가 또 오게 되는 바다면 그것도 그녀와 함께 오고 싶었다. ㅇㅇ의 왼손을 잡아 제 코트 주머니에 넣던 다니엘은 자신의 손에 놓여진 작은 손이 괜히 좋아서 실없는 웃음을 흘려보냈다.







"그 때도 너랑 같이 올 수 있을까."







먼 발치에서 꺼낸 그녀의 말이 못내 성가셨다. 왜 꼭 다시는 못 만날 것처럼 말을 하는 걸까. 자신의 손을 마주잡고 있는 그녀의 손은 여전히 이렇게나 제 옆에 있는데 입버릇처럼 그럴 수 있다면 좋겠다, 라고 말하는 ㅇㅇ가 처음으로 미워지는 날이었다. 괜한 불안감으로 인해 그녀의 손을 더욱이 꽉 잡았을 때, 신기하게도 그보다 먼저 그녀의 붉게 물든 귓가가 보였다. 작게 떨리는 손, 자신을 제대로 보지 못했던 눈. 아, 그제야 너가 보였다. 







"우리 여기 앉았다 가자."







그 날 왜 자신은 그 말밖에 꺼내지 못했나. 다 알고 있었으면서. 자신과 눈을 마주칠 때마다 열이 오른듯 상기되어있는 두 뺨이 그랬는데. 그녀가 무엇을 숨기고자 하는지, 무얼 말하고 싶어하는지 다 알았으면서 결국 아무런 말도 하지 못했다. 까마득한 바다만 바라보다가 문득 제 옆에서 잠이 든 그녀를 한참이나 바라보는 게 다니엘, 제가 할 수 있는 것의 전부였다. 정확한 정의도 내려지지 않은 선에서 앞서버린 감정은 무서운 거라고 헛된 변명이나 하면서도 손을 놓아주기 싫어서 그 작은 손톱을 몇 번이고 매만지고 있는 자신은 참으로 이기적이었다. 



















"비도 오는데 왜 이렇게 입고 와, 감기 걸리게."







꽤나 오랫동안 보지 못했던 ㅇㅇ였다. 방학하고 나서 분주하게 살아가는 게 버릇인 그녀라서 이번 방학에도 그래서 연락을 못했던 것이라 생각했었다. 간만에 그녀에게서 온 연락이 그렇게나 좋을 수가 없었는데 카페 문을 열고 들어간 ㅇㅇ의 표정은 좋지 못했다. 무슨 일이라도 있나. 제 앞에 놓인 커피가 무색할만치 ㅇㅇ는 커피잔만 매만지다가 꺼낸 말은 재환을 만났다는 말이 전부였다. 정작 할 말은 그게 아니면서 또 그녀는 그 때처럼 실없는 말만 꺼내고 있다는 걸 다니엘은 알고 싶지도 않아도 알아야만 했다.







"김재환? 걔랑 나랑 같은 학과인데, 알고 있었어?"

"당연하지. 내가 너에 대해서 모르는 게 뭐가 있겠어."








그래서 결국 맞장구 치듯 아무런 영양가도 없는 말만 주고 받을 수밖에 없었다. 길게 자란 앞머리를 슬쩍 만지다가 무의식적으로 입술을 깨무는 ㅇㅇ를 가만히 바라본 다니엘은 괜스레 이 자리가 싫어지기 시작했다. 차라리 제가 아무것도 몰랐으면 좋았을 걸. 아주 늦은 후회를 하면서.








"나, 성우 선배가 좋아."

"......"

"그리고 선배랑 사귀는 매 순간이 되게 행복하고 좋다."

"ㅇㅇ야."

"그러니까, 좀 유치하지만 내 말은 사랑에도 때가 있다고."








하지마. 당장에라도 그녀가 하는 말들을 멈출 수만 있다면 멈추고 싶었다. 네가 하는 말이라면 모든 다 들어줄 수 있을거라 생각했는데 이건 너무 가혹했다. 사람의 후천적인 영향에는 여러가지 것들이 있다. 오롯이 그 영향을 받고 자란 덕에 남들보다 조금 더 빨리 눈치를 챌 수 있게 되었지만 저의 불우한 가정사에서 배운 것이라 그런지 이렇게나 알고 싶지 않았던 걸 미리 예상하고 있었던 자신이 싫었다. 그동안 부정해왔던 사실을 앞에서 듣고 있자니 어떤 것도 할 수가 없었다. 자신이 지금 어떤 표정을 짓고 있는지, 어떤 얼굴로 널 마주해야 할 지 가늠이 되질 않았다. 결국 고개를 까마득하게 숙인 다니엘은 입도 대지 못한 자신의 커피가 차디차게 식어가는 것만 바라보고 있어야 했다.








"너가 되게 밉기도 엄청 미웠는데."

"......"

"너 아니면 내가 그런 감정을 어떻게 느껴보겠어."








그러지 말 걸. 널 좋아하지 말 걸. 네 마음을 그렇게 보내는 게 아니었는데. 마음 속에서 응어리진 말들이 쌓이고 또 쌓여 갔다. 해주고 싶은 말이 많았다. 하고 싶은 말도 많았다. 그게 아니라고, 널 힘들게 해서 미안하다고, 너를 많이 좋아했다고 여러 감정들이 복합적으로 머릿속으로 떠다녔다. 슬펐다, 라기 보단 그냥 이대로 끝나게 되는 저와 ㅇㅇ의 사이가 믿겨지지 않을 뿐이었다. 그래서 할 수 있는 한 모든 말을 꺼내자, 될 수 있는 한 네 얼굴을 두고 두고 보자, 그랬는데. 아무렇지 않은 척 말을 꺼내보아도 끝의 단어가 뭉게지듯 가늘게 떨리는 그녀의 목소리를 듣고 있자니 테이블 위로 툭, 하고 떨어지는 제 눈물이 보였다. 애초에 웃으려고나 하지 말지, 그렇게 말하지나 말지. 어떻게 표현을 해야할지도 모를 감정들이 솟구치는 기분이었다. 자꾸만 뿌얘지는 시야에 두어번 눈을 세게 감았다 뜨기를 반복하자 제 앞에서 의자를 끄는 소리가 났다.








"ㅇㅇ야."








이렇게 우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지는 않았다. 가는 마음도 편치 않을 너한테 또다시 괜한 짐만 안겨주는 꼴이 될까 되도록이면 웃어주고 싶었거늘 마음처럼 되질 않았다. 아니, 마음먹은 대로 행동하기도 이전에 이미 자리에서 일어난 그녀를 바라보는 게 더 급했다. 막상 이렇게 보게 되면 무슨 말이라도 꺼낼 수 있을 듯싶었는데 마지막까지 아무런 말도 해주지 못한 채 조용한 카페 안에 홀연히 다니엘, 저 혼자 앉아있었다. 자신은 항상 때가 늦었다. 허구헌날 생각만 하다가 모든 걸 다 놓치고 나서 후회할 거라고 했던 재환의 말이 맞았다. 언제나처럼, 이번에도 자신은 찰나의 때를 놓쳤고 그 놓쳐버린 기회는 결코 제게 두 번 다시 돌아오지 않았다. 그렇게나 걱정했던 것이 사실로 다가올 줄이야. 이럴 때를 보면 한순간이라도 옹성우가 되고 싶었다. 만약 제가 성우처럼 빨랐다면 지금 이렇게 혼자 처량하게 앉아있지는 않았을텐데. 이루어지지 않을 상상만 하기를 몇 번, 다니엘은 해가 저물 때까지 한참이나 카페에서 혼자 있었다.








"좋아해."








또 그렇게 하지 못할 말만 가득 가슴에 품고선 비가 완전히 개여서 더운 여름바람이 불어오기까지,








다니엘은 좀처럼 밖으로 걸음을 떼지 못했다.














*









'나랑 같이 가.'







중학교를 들어오고 나서 처음 맞이하는 학부모 참관 수업일이었다. 유독 그 날만큼은 부모님의 부재가 크게 다가오는 것 같았다. 다니엘은 버릇처럼 눈가를 어루만지다가 제 손을 잡아오는 ㅇㅇ의 손을 가볍게 쳐냈다. 싫어, 너네 부모님이랑 가. 하필 거기서 왜 괜한 투정을 부려서. 사실 제 마음은 그렇지 않았다. 부모님이 뒤에 버젓이 기다리고 있는 그녀가 자신과 같이 가고 싶다고 하는 말이 좋았다. 자신보다 한참이나 작은 그녀에게 무슨 어리광을 부리고 싶었던 건지 마음에도 없는 말을 꺼내면서도 여러차례 제 손을 잡는 그녀를 더이상 내치고 싶지 않았다. 







'왜 나랑 간다고 그랬어. 부모님이 기다리시는데.'


'나는 네가 더 좋아.'







너랑 가는 게 훨씬 편해. 지금 자신이 하고 있는 말이 상대방에겐 퍽이나 쑥스러운 표현으로 다가오는지 알기나 하려는지. 웃음을 짓는 모양을 따라 그녀의 볼 사이로 보조개가 음푹 패였다. 단발머리에 단정한 교복을 입고 있는 ㅇㅇ의 모습과 잔뜩 구겨져 있는 자신의 와이셔츠가 대조적이었다. 평상시에는 이런 것 쯤이야 신경 쓰고 살던 자신이 아니었는데 막상 의식을 하고 나니 어울리지 못하는 기름과 물처럼 저와 그녀 사이가 가까워질 수 없는 것만 같아 싫은 날이었다. 나 가다가 문방구 좀 들려도 돼? 학교에서 얼마 가지 않아 크게 나있는 문방구점 앞에서 ㅇㅇ는 매번 심각한 표정을 지어보였다. 이번에 뽑기 당첨 되면 좋겠다.







'아, 나 이 인형 있는데. 너 가질래?'







뽑기를 할 때마다 그렇게나 운이 없다고 하면서 막상 뽑는 족족히 필요 없는 물건만 받아가는 것도 ㅇㅇ의 요령이라면 요령이었다. 하얀색도 아닌 누렇게 물든 곰인형을 제게 안겨주고는 금세 사가지고 나온 아이스크림을 먹는 그녀를 보다가 다니엘은 목에 있는 리본조차 흐트러져 있는 곰을 답지 않게 소중히 안고 있었다. 인형은 딱히 가져봐야 짐밖에 되지 않았다. 더군다나 집 안에 있는 물건들이 모조리 자신의 아버지의 손에 부수어지는 것을 보고 있노라 하면 차라리 집에 아무것도 없는 편이 맞는 입장에선 나았다. 근데 누런 손 때가 묻어서 리본의 매듭도 처량한 곰인형도 누군가에겐 필요한 존재가 되었으면 했다. 자신의 처지와 다를 게 없는 이 인형이 나름 저에게 있어 소중하게 여겨진다면 혹시나 다니엘, 저도 그런 존재가 될 수 있지는 않을까.







'ㅇㅇ야'


'응?'







그 날부터 다니엘의 와이셔츠는 곱게 다려져 있었고 투박한 그의 손에는 아직 익숙치 않은 일에 잔뜩 데이고 만 흔적들이 가득 자리하고 있는 날이 많아졌다. 아마, 그는 제 손을 보고 화를 내는 그녀에게 하는 고작 꺼내는 말이 이게 내 최선이라는, 그 따위의 말밖에 하지 못하겠지.







'우리 나중에 바다 보러 가자.'













<다니엘, 너를 사랑했었나.>



첫 번째 외전 完 









작가의 TALK

[워너원/강다니엘] 러브서클(LOVE CIRCLE) 번외 1 | 인스티즈

오랜만이에요, 라이터입니다.


오늘은 러브서클의 외전 중 하나인 다니엘 외전을 들고 왔어요!!!!!!


가장 먼저 외전을 준비하게 된다면 다니엘의 이야기를 하고 싶었는데 여러분께 잘 전달이 되었는지 모르겠네요. 이렇게 번외 한 편으로 여주와 다니엘이 함께 했던 도합 6년을 보여드릴 수 있게 되었네요. 왠지 쓰면 쓸수록 다니엘이 너무 찌통이어서 마음이 쏘 머취 아프지만 이게 어쩌면 녜리 나름대로의 애정의 표현이니 어쩔 수 없지 않았나 싶어요. 아쉽게도 제 글에서는 이루어지지 못했지만 언젠가 다니엘도 좋은 짝을 만날 거예요. 뭐, 그렇지 않다면 워너블의 것이 되는걸로! 

외전은 총 세 개로 두 편은 글잡에 올리고 나머지 한 편은 메일링으로 보내는 게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답니다. 원래 한 개만 공개를 하려고 했는데 비암호닉 분들과 뒤늦게 제 글을 읽어주실 분들을 생각하면 한 편을 더 업로드 해야 될 것 같은 느낌이 들었어요...여러분이 좋아했으면 좋겠어요(수줍) 앞으로 남은 게 성우 외전과 정말 그냥 외전같은? 글 하나가 남아있는데 틈틈이 써서 러브서클로 돌아오도록 할게요!!!


요즘 다달이 토익 점수 때문에 시험을 보러 다니느라 영어 울렁증이 생기고 있어요ㅠㅠㅠㅠㅠ 아직 보여드릴 이야기가 많은데 연말이 다가오고 나서야 조금씩 쉴 틈이 생겨서 기다려주신 분들에겐 항상 죄송하고 또 감사합니다.


글잡에 자주 오지 못했던 몇 주간 수험생 분들은 수능도 끝냈고 본격적으로 날씨가 겨우우우우우룰ㄹㄹ- 하는 날씨로 바뀌었네요. 책상이 바로 창문에 있어서 막 손이 얼어버릴 거 같도다......


빨리 크리스마스가 오고 전기장판에서 귤이나 까먹는 라이프를 지향하며, 우리 또 만나요.






최종 암호닉

[감], [망개몽이], [다녤쿠], [정연아], [소보녜루], [달다리], [옹기종기], [체셔], [사용불가], [루팡], [알파고놉], [강낭], [후렌치후라이], [페이버], [쥬쥬], [핑퐁퐁퐁], [민향], [쿵쿵쾅쾅], [옹히], [녤뭉치], [감자물만두], [누]


+)

암호닉 신청만 하시고 완결까지 한 번도 댓글을 달아주시지 않은 분들은 먼저 얘기했던 것처럼 암호닉에서 제외를 시켰습니다. 최종 암호닉을 정리하기 위해서 살피는데 의외로 많은 분들이 사라지셔서 괜히 맘이 허전해지네요ㅠㅠㅠㅠ 제 글을 좋아해주시구 많이 봐주시는 것도 좋지만 우선적으로 글에 대한 반응을 알 수 있는게 댓글이다 보니 이러니 저러니해도 마음이 좋지 않은 건 어쩔 수 없나봐요. 그래도 제 글을 꾸준히 봐주시는 분이 한 분이라도 계시다면 그걸로 만족하니까 앞으로 더 열심히 쓰도록 하겠습니다!



#메일링은 제가 외전을 다 쓰는 걸 기점으로 두고 있기 때문에 3개의 외전을 다 쓴 뒤에 메일링 공지를 올리도록 하겠습니다 (최종 암호닉에 계신 분은 그 때 댓글을 달아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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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ㅜㅜ알파고놉이에요ㅜㅜ 과거가 너무 마음이 아프네요 성우 시점 위주로 나와서 당연히 다니엘은 평범한 가정에서 자랐을 줄 알았어요ㅜㅜ
6년 전
Lighter
알파고놉님 이렇게 만나서 반가워요! 대부분 러브서클이 여주시점 위주로 흘러가서 다니엘에 대해서 보여드리고 싶었는데 이렇게 짠내나는 니엘이를 데리고 와서 죄송합니다ㅠㅠㅠㅠㅠ그래도 녤이는 워너블이 있으니까 괜찮을거예요(찡긋) 번외편에서도 다시 만나서 너무 반갑고 또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닿
6년 전
비회원136.148
강낭입니다, 정말 마음이 막 괜히 울렁울렁하고 그러네요. 괜히 몽글몽글 해지는 게 따흐으으으윽........브금도 글 분위기랑 어쩜 딱 맞는 걸 고르셨는지.....
6년 전
Lighter
강낭님 또 만나서 반갑습니다ㅠㅠㅠㅠ브금이 잘 맞으셨다니 뿌듯하네욯ㅎㅎㅎ 다음에는 녜리를 좀 더 밝은 분위기로 데려오도록 할게요!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6년 전
삭제한 댓글
(본인이 직접 삭제한 댓글입니다)
6년 전
Lighter
우와 감님 인티 가입을 축하드려요!!! 비회원 댓글은 공개가 느려질 때도 있어서 대댓글을 확인하기 특히나 어려워 많이 아쉬웠는데 바로 이렇게 만나뵐 수 있어서 제가 다 기쁘고 좋아요!!!!! 첫 번째 외전에선 니엘이에게 치중한 이야기를 보여드리고 싶었는데 잘 전달이 된 것 같아 뿌듯하네욯ㅎㅎ 일처다부제 정말 왜 사람은 두명과 행복할 수가 없는거죠!!!!!!!!! 작가인 저도 정말 쓸 때마다 일처다부제를 간절히 바랬습니닼ㅋㅋㅋㅋ읽어주셔서 감사해요 다음에는 행복한 니엘이로 찾아올게요~
6년 전
독자3
작가님아진짜너무재밋네요..다음남주는다녤이로...♡작가님정말재밋게봤습니다사랑해요천재작가님?진짜다꿀잼ㅠㅠ맨날잘챙겨보고있어요
6년 전
Lighter
재미있으셨다니 다행이에요!! 맞아요 다음 차기작은 니엘이로 생각하고 있답니다....너무 짠내만 줘서 미안ㅎ해 다니에류ㅠㅠㅠ 저도 독자님 댓글 매번 꼬박꼬박 챙겨보고 답글도 달도록 할게요 정말 많이 사랑해요 독자님(하트)
6년 전
비회원53.102
후렌치후라이에요! 다니엘 진짜 너무 찌통ㅠㅠㅠㅠ
번외보기전엔 그냥 타이밍 놓친 바보라고 샹각했는데 이거보니까 맘아파요ㅠㅠ
그나저나 저 비회원인데 공지 잘 확인할수있겠죠..?불안초조..ㅋㅋㅋㅋㅋㅋㅋ

6년 전
Lighter
후렌치후라이님 이렇게 찾아와주셔서 감사해요!! 다니엘의 찌통미는 이제 그만.....행복해져라 녤이야ㅠㅠㅠㅠㅠ 번외편으로 다니엘의 마음이 잘 전달되었다면 그것만으로도 다니엘은 행복할거에요! 공지를 늦게 확인하셔셔 메일링 주소를 늦게 남겨주셨다 하더라도 댓글 달아드리는 그 순간에 바로 메일링 해드릴게요! 너무 걱정하지 마세요 제가 꼭 찾아가도록 하겠습니닿ㅎㅎㅎ
6년 전
독자4
아..녤아..ㅠㅠㅠㅠㅠ진짜 이런 상황이였을줄은..ㅠㅠㅠㅠ맘이 너무 아프다ㅠㅠㅠㅠㅠ
6년 전
Lighter
쓰는 작가로서 정말 많이 미안했던 캐릭터 중에 하나였어요ㅠㅠㅠㅠㅠㅠ다음에는 행복하고 해피 엔딩으로 끝나는 다니엘 데리고 올게요!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6년 전
독자5
롬곡ㅠㅜㅜㅠㅜㅜ첫 번외가 다니엘이라니 반가웠지만 이렇게ㅠㅠ맴찢일줄은 몰랐네요ㅠㅜㅜ
6년 전
Lighter
맴찢으로 찾아뵙게 되어서 정말 죄송해요ㅠㅠㅠㅠㅠ차기작 남주는 다니엘로 정해놓고 있으니까 그 때는 더 좋고 행복한 녤이로 찾아오겠습니다!!! 번외도 읽어주셔서 감사해요~
6년 전
비회원226.158
작가님 오랜만에 와서 전부 읽었습니다♡ 니엘이의 마음을 들여다보니 안타깝네요..
6년 전
비회원231.235
다니엘...ㅠㅠ그래오 작가님이 옳아요 그냥 워너블거 해요 진짜 안아주고 싶다ㅠㅠㅠㅠ작가님...역시 감정선 풀어내는거 담당하셔도 될 거 같아요 이렇게 감정이 잘느껴지다니 진짜 한편의 영화를 보는 것 같아요...❤️토익이라니...많이 힘드시겠네요 작가님 공부도 글도 항상 파이팅!!응원해요(감자물만두)
6년 전
독자6
잘보고가욥~ 메리크리스마슈에요~(๑•̀ㅁ•́ฅ✧
6년 전
독자7
잉 ㅠㅠ다녤 너무 마음이 아프네요 ㅠㅠ 다음 외전도 기대하겠습니다 !
6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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