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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나콜라다A 전체글ll조회 2011l 9
등장인물 이름 변경 적용




[워너원/뉴이스트/김종현/강다니엘] 1타 강사 어니부기와의 관계성 03 | 인스티즈



"야, 이름아"


"응."


"혹시 내가 지금 무슨 질문을 할지 예상이 좀 돼?"





저녁 식사를 위해 미리 정해놓은 파스타집에 도착해서 자리에 앉자마자 재환 오빠가 급하게 말을 걸었다.
아까는 내가 뒤도 안 돌아보고 빨리 걸어가서 도저히 말을 꺼낼 틈이 없었다더라.

무뚝뚝하게 대답하는 날 보며 재환 오빠는 바로 궁금한 걸 묻는 대신 저렇게 돌려서 질문했다.





"뭐가 묻고 싶은데?"



"뭐냐니, 당연히 아까 강다니엘 선생님이랑 왜 그랬-"



".. 강다니엘?"




그리고 이어지는 재환 오빠의 대답에 나는 할 말을 잃어버렸다. 강다니엘이라면 아까 연구실 직원들이 그렇게 난리를 치던.. 에듀101 신입 강사잖아.
하지만 내가 기억하는 그의 이름은 강다니엘이 아니었다.





"뭐야. 아는 사람 아니었어?"


"이름 그거 맞아? 인강 강사 예명 쓰는 거 아니야?"


"음.. 우리 지금 소통이 안 되는 것 같은데 정리 좀 해보자. 일단 주문부터 하고."





내가 영 찝찝한 목소리로 항상 먹던 것을 주문하겠다고 하자, 재환 오빠도 메뉴를 빠르게 스캔하더니 점원을 불러 봉골레와 김치크림파스타를 주문했다.

그러고는 날 한번 보다가 제 핸드폰을 들고 짧게 타이핑을 했다.
뭘 하는거지, 하고 멀뚱히 보고만 있는데 재환 오빠가 핸드폰 화면을 들이밀었다.

오빠가 보여준 것은 다름아닌 에듀101 사이트에 열린 강다니엘의 프로필이었다.
사진 속 그는 여느 강사들과 다르지 않게 꽤나 지적인 표정과 자세를 취하고 있었다. 한쪽에 연세대학교 영어영문학과라는 학력을 자랑스럽게 단 채로.





"그래서 너가 아는 그 사람이 맞아?"


"맞는데 이름이 달라. 내가 기억하는 이름은 강의건이고"


"무슨 사이인데?"


".. 뭘 그렇게 비장하게 물어, 오빠가 생각하는 만큼 거창한 거 아니야."


"그럼 내가 한번 맞춰봐도 되나?"





뭘 말하고 싶어서.. 나는 가만히 고개를 끄덕였다.





"지금까지 니 표정이랑 태도 봐서는 답 나오는 거 딱 두 개. 너한테 뼈아픈 상처를 안겨준 첫사랑, 아니면 오랫동안 연애했던 구남친."





... 이 오빠 귀신이네. 서울대에서 심리학과를 부전공으로 했다더니, 그거 하면 사람 꿰뚫어보는 능력이 생기나.
나는 물을 마시는 걸로 목을 축이고 말을 이었다.





"후자야. 뭐 첫사랑이라고 해도 틀릴 것 없고, 뼈아픈 상처.. 그것도 별로 틀릴 것 없고."





[워너원/뉴이스트/김종현/강다니엘] 1타 강사 어니부기와의 관계성 03 | 인스티즈



내 말에 재환 오빠는 키야~ 하며 걸걸한 감탄사를 내뱉더니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세상 진짜 좁구나, 뭐 이런 말을 하면서.




"나쁜 남자였냐?"




대뜸 그렇게 질문해오는 재환 오빠가 웃겨서 머릿속은 복잡해도 피식 하고 웃음이 터졌다. 나쁜 남자라는 단어가 너무 웃기다. 이 오빠 인소만 보다 온건가.




"좋은 남자였어. 그래서 상처가 더 컸지."


"크~ 우리 이름이한테도 이런저런 일이 다 있었구나. 갑자기 되게 낯설다?"


"참나, 이거 다른 사람들한테 말하지나 마."


"야야 나 그렇게 입 털고 그런 사람 아니거든. 근데 우리 원래 화제가 종현쌤 아니었냐? 어쩌다 생각지도 못한 사람을 만나서 이렇게 됐네"





우중충해진 분위기를 바꾸려는 노력인지, 한층 장난스러워진 목소리로 말하던 재환 오빠가 김종현을 언급하자 갑자기 몸에 소름이 돋았다.
아, 그랬지.. 그랬는데 지금은 그 누구로도 화제를 돌리고 싶지 않았다. 굳이 안 좋은 기억을 상기시키고 싶지도 않고.

오빠. 우리 그냥 재밌는 얘기하면서 저녁 맛있게 먹고 가면 안 될까?
엷게 웃으면서도 나름 힘을 실어 얘기하자 재환 오빠는 그 암묵적인 사인을 알아차리고 오케, 하더니 이내 다른 주제로 대화를 굴렸다.
















[워너원/뉴이스트/김종현/강다니엘] 1타 강사 어니부기와의 관계성 03 | 인스티즈



1타 강사 어니부기와의 관계성 03


w. 피나콜라다A












사실 밖에서 내색하지는 않았지만 김종현 때문에, 그리고 별안간 내 앞에 나타난 강의건 아니, 강다니엘 때문에 머리가 아팠다.
생각이 많아져서 그런건지. 지끈거리는 머리를 짚고 하숙집으로 들어왔다.

성이름, 밥 안 먹어? 하고 물어오는 지성 오빠에게 밖에서 먹고 들어왔다고 얘기한 뒤 그대로 침대에 누웠다.
아까의 일이 생생하게 떠올랐다. 어두운 표정으로 날 다그치던 김종현과, 묘한 표정으로 날 보던 강의건의 영상이 교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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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년이 조금 안 되는 시간 동안 그와 나는 한 번을 마주친 적이 없었다. 한 번은 볼 법도 한데, 헤어지고 나서부터 그의 머리카락조차 구경하지 못했다.
그래서 다시 볼 일은 없으리라 생각했다. 그 생각으로 겨우 그를 잊었고.

그런데 우리가 무슨 질긴 인연이라고 이렇게 다시 마주쳐버린 건지. 






참 골치 아픈 날이다, 오늘. 정말 아무것도 하기가 싫었고 갑자기 온몸이 무기력해졌다.
강의건 그 학원에서 수업하는 건가. 설마 나 조교할 때마다 계속 마주치면.... 그럼 진짜 어떡하지?


순간 김종현한테 진지하게 조교 일을 그만두겠다고 말해야 하나 생각했다. 근데 이유를 감추자니 찌질하게 보일 것 같고, 그렇다고 사실대로 털어놓는 것도 이상하고.
게다가 지금 김종현은 나한테 화가 난 상태 아닌가. 상황은 생각보다 더 안 좋았다.


몸이 아프다고 하면 봐주려나... 미쳐 돌아가시겠네.
그나저나 조교를 관둬도 김종현 얼굴은 계속 보고 살아야 하는데 지금 분위기 어쩔거야 진짜.






[워너원/뉴이스트/김종현/강다니엘] 1타 강사 어니부기와의 관계성 03 | 인스티즈



"너 안 자면 이거라도 먹어라. 오늘 나랑 선호랑 자몽청 만들었음"




코팩을 붙인 민기 오빠가 열린 문틈 사이로 불쑥 들어와 자몽청이 담긴 컵을 내밀었다.
눈치 빠른 민기 오빠는 아무 말 없이 컵을 받아드는 나에게 오늘 뭔 일 있었냐며 물어왔다.





"뭐.. 그닥."


"그닥이 아닌 것 같은데?"


"망고(*민기 애칭), 나 상태 안 좋은 거 티나?"


"내가 널 몇 년을 봤냐. 너 맨날 노래 흥얼거리면서 들어오거나 아니면 술마시고 골골대서 들어오거나 둘중 하난데, 지금 너답지 않게 축 처져있잖아. 이상하지 그럼"


"..그런가? 자몽청 맛있다."





자몽청이 맛있다는 내 말에 민기 오빠가 뿌듯했는지 피식 웃으면서도 다시 걱정스러운 눈을 하고 나를 쳐다봤다.
마치 나에게 무슨 일이 있는지 말해달라는 듯한 눈빛. 다들 나를 걱정해줘서 고맙긴 한데.. 말을 해줘도 상대가 어찌할 수 없는 일이라 조금 곤혹스럽기도 했다.





"나 잘게. 내일 일찍 일어날거라서"




그래서 결국 나는 자겠다, 라고 얼버무리면서 민기 오빠를 방 밖으로 보내버렸다. 그렇게 말했음에도 불구하고 나는 한참 후에야 겨우 잠에 들었다.
기억 한켠에 묻어두고 있던 강의건과의 옛 추억이 자꾸 떠올라 잠을 방해했기 때문이었다.

고개를 한참이나 도리질쳐도 머리가 어지러운 것은 여전했다.












다음날 출근에서부터 며칠 동안을, 김종현과 나는 쌩판 남인 것 마냥 행동했다. 정확히는 내가 일방적으로 그를 피해다닌 거였지만.


멀리서 김종현의 모습이 보이면 아예 다른 방향으로 틀어서 가는 건 다반사고, 어쩌다 마주치게 되면 어물쩡 인사하고 황급히 자리를 피해 간 나였다.
직원들과 삼삼오오 모여 있을 때 김종현이 지나가거나 끼게 되면 조용히 제자리로 돌아가고. 오죽하면 재환 오빠가 티난다고 좀 줄이라고 할 정도였다.

찌질해 보이겠지만 어쩔 수 없다. 어쨌든 내가 그날 정중하게 계속 사과를 드렸는데 별다른 답이 없다는 건, 나와 더 이상 대화하기 싫은 걸로 밖에 안 보이니까.
그냥 피하고 싶었을 뿐이다.






그래서 당분간이라도 김종현의 학원에 따라 들어가지 않아도 된다는 것에 대한 일말의 안도감을 느끼던 참이었다.

여느 때와 다름없이 커피머신 앞에 가서 커피를 타는데 별안간 옆에서 "아, 큰일 났네.." 하며 난처함을 잔뜩 집어먹은 목소리가 들려왔다.
법과 정치 담당 연구실장인 박성우 씨의 혼잣말이었다. 무심코 그쪽을 돌아보자 그와 눈이 딱 마주쳤다.

그는 나를 보자마자 무슨 사막에서 오아시스라도 발견한 마냥 반가운 투로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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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오, 나의 구세주 성이름 씨!"


"예? 왜 제가 구세주죠?"


"성 실장님 저 한 번만 도와줘요.
종현쌤이 아침에 저한테 자료 싹다 프린트해서 퇴근 전까지 직접 전달해달라고 하셨는데, 시간 다 돼도 쌤이 안 오세요.
근데 제가 급한 일이 생겨서 지금 꼭 가봐야 하거든요..."


"급한 일이요?"


"네. 아내가 임신 중인데 진통이 심해서 병원을 갔대요. 종현쌤은 아마 학원에 계실 텐데 저는 잘 모르니까.
여기서 학원 들락날락하시는 분은 성 실장님밖에 없잖아요.. 한번만 부탁해요."






순간 머릿속이 하얘지는 걸 느꼈다. 그래서 지금 나보고 직접 김종현 학원 교무실에 가서 이걸 전달해주라는 얘기야?
급하다는 사람을 거절하기도 좀 그렇고, 왜 하필 이게 나한테 잘못 걸린거야.. 게다가 김종현이 가르치는 학원이 대치동에만 한두 개가 아닌데 내가 그걸 어찌 다 안다고.
마음 같아선 이렇게라도 말하고 싶었지만, 마치 얼굴에 "ㅠㅠ"가 그대로 적힌 듯한 그의 얼굴에 대고 차마 그런 매몰찬 말을 할 수가 없었다.





"알겠어요. 제가 전달해드리겠습니다"


"아, 역시 성 실장님. 성격 최고예요! 다음에 제가 꼭 보답해드릴게요."





나한테 '최고'라고 말해주는 듯 엄지손가락을 치켜들었다가 다급하게 가방을 싸들고 나가는 박 실장의 뒷모습을 멍하니 쳐다보다 퍼뜩 정신을 차렸다.
생각해보면 내가 갈 수 있는 학원은 에듀101 학원밖에 없는데, 그 건물에는 강의건도 있지 않던가. 아 시발. 착한 척 하지 말걸. 나는 절망했다.







이왕 가야할 거 빨리 갖다놓고 후다닥 도망가자. 이것이 내가 내린 최후의 전략이었다.
침착하자, 침착하자 생각하며 과하게 빠른 걸음으로 학생들과 선생들이 드글거리는 학원 복도를 활보했다.

그리고 김종현이 쓰는 교무실을 찾아 조심스레 문을 열었다. 그를 애써 피해 다녔던 노력이 완전히 무산되기 일보 직전이었다.





"엥...?"





놀랍게도 김종현은 자리에 없었다. 잠깐 나간 건지 아니면 다른 학원에 있는 건지 모르겠만 하여튼 기다린다고 금방 올 것 같지도 않았다.
없는 게 다행인건가, 하며 이를 어찌해야 할지 고민하다가 눈에 보이는 포스트잇과 펜을 집어들었다.


박성우 실장이 제출하는 자료입니다.


말로는 직접 전달이라는데, 이렇게 쓰고 가면 알아서 하겠지 뭐. 나는 물건들을 제자리에 잘 정돈해놓고 숙였던 고개를 다시 들었다.
그러다가 그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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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무방비 상태로 그 사람과 다시 만나게 되었다.

분명 아까까지만 해도 못 본 것 같은데 이렇게 또다시 보게 되다니. 이번에도 그가 인사를 할까 두려워 못 본 것처럼 뒤를 돌아 빠져나왔다.
그러나 강의건은 저번과 달랐다. 교무실 밖으로 나올 때 이어진 것은 내 팔목을 잡은 그의 큰 손이었다.




"이름아."




나는 강의건을 쳐다봤다. 왜 날 멈춰세웠는지, 왜 그렇게 이전과 하나도 달라지지 않은 다정한 저음으로 내 이름을 부르는지 이해하지 못한 채로.
더 이상 발을 옮기기도 애매한 상황이었다. ..그래, 그냥 안면을 튼 사이, 정도로 생각하고 인사까지만 하면 되는 거잖아. 잠깐 부딪혀보기로 했다.




"안녕하세요, 오랜만이네요."


"왜 존댓말-"


"여기 강사시니까 높여 말해야죠."





선을 긋듯 단호하게 말하고 나서 여전히 그의 손에 가두어진 내 팔목을 힐긋 바라보자, 강의건도 그제서야 당황한 듯 내 팔을 놔주었다.
계속 잡고 있었다는 걸 까먹은 눈치였다.


강사니까 높여 말해야 한다는 내 말의 의도를 눈치챘는지 그는 머뭇거리다가 고개를 몇 번 주억거렸다.





"하실 말씀이라도 있으세요?"


"이따 저녁에 시간 될까?"


"저녁이요? ..왜요?"


"같이 식사 한 번만 하고 싶어서, 제대로 인사도 할 겸. 부담스러우면.. 카페도 괜찮고. 내가 살게"




그렇게 말하는 강의건의 말투는 어딘지 모르게 위축되어 보였다. 대뜸 그런 제안을 하긴 했어도 약간 조심스러운 느낌.
그 뜻밖의 제안에 당황한 건 나였다. 이걸 거절해야 맞는 건지, 거절하지 않아도 되는 건지.


누군가에게 이렇게 물으면 네가 원하는 대로 하라고 대답할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내가 어느 방향을 원하는지는, 내 자신도 잘 모르겠다.










결국 퇴근하고 나서 우리가 함께 도착한 곳은 강남역 인근의 베이커리 카페였다.
평소에 외관을 보고 고급지다고 생각했었지만 정작 오지는 않았던 곳인데, 강의건은 나를 이곳으로 데려왔다. 카페에 가자고 한 내 의견을 따른 결과였다.
같이 식사를 하는 건 그렇다치고, 비용을 강의건에게 모두 부담하게 하는 건 내가 불편해서 그냥 더치페이를 하기로 했다.




"습관 남아있네."


"..."




필사적으로 내 몫은 내가 내겠다고 주장한 후에 계산이 끝나자 그가 건넸던 첫 마디였다.
나는 단번에 그 의미를 이해했다. 사귈 때도 항상 일방적으로 신세지는 게 싫어 데이트할 때 더치페이를 자주 고집했던 나였다.
아니면 밥을 오빠가 샀다면 디저트는 내가 사고, 꼭 금전 문제가 아니더라도 같이 하는건 같이 하자 뭐 이런 주의였다. 그걸 기억하고 한 말이겠지.






자리에 앉은 우리에게는 한동안 정적이 흘렀다. 나는 눈을 요리조리 굴려댔지만 그의 시선은 줄곧 나를 향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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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지냈어?"


"네, 잘 살고 있습니다."


"이제 사적인 자리잖아. 편하게 말 놓자."


".. 그래."




적응하기 힘들었다. 솔직히 어색해 죽을 것 같았다. 그냥 안 오겠다고 할걸 그랬나.
그 와중에 나를 빤히 바라보는 그의 얼굴을 보며 마음 한구석이 아려오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그의 표정은 해석하기가 조금 힘들었다. 어딘가 기뻐 보이기도 하고, 슬퍼 보이기도 하는 무표정이었다.
예전에는 저런 거 하나하나도 잘만 꿰뚫어 봤었는데... 참 신기하기도 하지.




"더 예뻐졌다."




뜬금없는 그의 말에 물 한 잔을 들이켜던 나는 순간 물을 다 뿜어버릴 뻔했다. ...방금 내가 뭘 들은거지?
미안해, 많이 놀랐어? 라고 휴지를 내밀어오는 그의 손을 애써 뿌리쳤다.

갑자기 그런 말을 하는 강의건도 어이가 없었지만, 더 웃겼던 건 그 말에 또 옛날 생각을 하는 나였다.
추억팔이 좀 그만하라고 내 자신을 질책했는데 사람 마음은 참 어쩔 수가 없나봐. 과거와 현재가 교차하는 마음 속은 간질거리면서도 너무나 울컥했다.






우리는 그럭저럭 대화를 잘 이어갔다. 꽤나 형식적으로 주고받은 말들이었지만 그런대로 시간은 잘 가더라.
아직도 그 하숙집에 사냐는 질문을 시작으로, 그는 나에게 많은 것을 물어봤다. 나는 짤막한 대답으로 응할 뿐이었다.



아, 그는 나보고 너도 혹시 에듀101의 강사냐고 물어보기도 했다. 분명 처음봤을 땐 그저 우연인 줄 알았는데 오늘 학원에 들르는 걸 보고 그런 생각을 했더랜다.
그래서 사실대로 말했더니 신기하다는 듯한 반응을 보이며 일은 잘 되냐, 등등 어쩌면 시시콜콜할 수 있는 말도 했다.



그동안 뭐하고 지냈는지에 대해 말하다 보니 강의건의 얘기도 듣게 되었다.
그는 2년 동안 친척집이 있는 캐나다에 가서 살았고, 다시 한국에 와서는 어느 회사에서 일하다가 그만두고 결국 여기에 왔단다.
다니엘이라는 이름은 예명이 아닌, 캐나다에 살다 온 후 한국에서 아예 개명을 한 거라고.






그와 보낸 시간은, 딱히 지루하다는 느낌은 없었지만 기분이 너무 이상했다. 괜히 싱숭생숭하고 묘한 기분에 긴장되서 심장이 뛴달까.




"근데 왜 굳이 나랑 밥 먹자고 했어?"


"응?"


"꼭 그래야만 했던 건 아니잖아."


"..."


"막말로 우리가 뭐, 웃으면서 볼 수 있는 사이도 아니고.."




대화 도중에 나는 의문이었던 부분을 그에게 털어놓았다. 이미 대화도 어느 정도 해놓고선 뭣하러 그렇게 말하냐고 누군가 나에게 묻는다면 딱히 할 말은 없지만, 그래도.
내 말을 듣던 강의건은 선뜻 대답하기가 쉽지 않았는지 머뭇거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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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하게 지내고 싶어서 그랬어."


"..뭐?"


"이제 가끔이라도 계속 볼 수 밖에 없는 사이기도 하고. 뭐가 어떻게 되었든 정말 오랜만에 만났는데.
계속 무시할 수 없었어, 너를. 인사도 하고 싶었고, 말도 걸고 싶었어. 사실 캐나다에 있는 동안..."




담담하게 얘기하던 그는 거기에서 말을 끊고, 고개를 끄덕임으로써 마무리 지었다. 하지만 그 뒷말이 뭐였든 나는 그의 말이 달갑지 않았다.
헤어질 때 우리가 어땠었는지 뻔히 알면서, 너는 정말 내 생각을 한번도 하지 않는가 보구나.


구질구질한 구남친 코스프레는 좀 그만 하라고, 말하고 싶은 충동이 확 들었다. 하지만 그런 매정한 말을 하기에 그의 눈꼬리는 너무도 처연하게 내려가 있었다.
그런 그의 눈꼬리를 바라보며 나는 속에서 울컥 차오르는 느낌을 삼키느라 애를 써야 했다. 그의 말에 대한 대답은 더 이상 하지 않았다.







우리는 만난지 한두 시간 정도 있다가 헤어졌다. 그 대화를 끝으로 말이다. 집까지 데려다줄까, 하던 그의 제안을 단호히 거절하고 혼자서 밤공기를 마시고 있던 차였다.

분명 그와 함께 있을 때만 해도 이렇진 않았는데, 나 혼자 남다 보니 감정이 점점 복잡해졌다.
넌 대체 왜 이러는 거야. 차라리 날 무시하고 있어도 됐잖아. 생각하고 싶지 않아도 계속 생각나는 기억이 괴로워 목이 다 탔다.

집에 들어가고 싶지 않았다. 밖에서 좀 더 스트레스를 풀어야겠다고 생각했다.











지성 오빠에게 약속이 잡혀 늦게 들어간다고 말해둔 뒤 저녁을 먹으러 왔다. 아까 마신 거라곤 바닐라 라떼 뿐이었으니.
나는 결국 친구를 불러냈다. 하숙집 사람들은 아니고, 대학 시절부터 쭉 나와 절친을 맺고 있는 동창 라영이었다.
지금으로써는 내 답답하고 쓰린 기분을 조금이나마 털어놓을 수 있는 존재기도 해서, 마침 시간이 있길래 술이나 한잔 마시자며 만나게 된 거다.




라영이는 나와 대학 새내기 때부터 친했기 때문에 강의건과 나의 사이를 모를 수가 없었다.
우리 둘이 얼마나 뜨거웠고 또 돈독했는지 너무나 잘 알았기에, 우리의 이별을 가장 마음 아파한 제 3자 또한 라영이었다.
그와 헤어지고 마음고생이 심할 때 나를 격려해준 몇 안 되는 좋은 사람들 중 하나였고.

 
그래서 라영이한테 최근에 만난 강의건에 대해 얘기했다. 아까까지 무슨 일이 있었는지도 다.
술을 마시면서 말했는데, 나는 분명 덤덤하게 말하고 싶었는데 알코올이 들어가서 감정이 격해진건지 눈물이 맺히고 그랬다.
근데 한 번 눈물이 나오기 시작하니 다시 들어갈 생각을 하지 않았다. ...난 또 그 사람 때문에 이렇게 찌질하게 울고나 있다.








"야, 야 이름아. 성이름"


"우웅. ..나쁜 새끼야, 걔. 그치- 라영아아"


"미친 기집애야. 누가 떡이 될 때까지 술 마시자고 나온 줄 아냐? 맘아픈 건 알겠는데 그만 좀 마셔라, 제발. 응?"


"몰라.... 몰라 진짜 인생.... 내가 왜 걜 보고 살아야 하는데에.
야, 나보고 뭐래는 줄 아냐? 친하게 지내고 싶다고.. 허.. 지가 날 어떻게 찼는데..."


"하... 진짜 이름아, 쫌"



씁쓸한 마음에 나는 금세 한계치를 넘어설 정도로 술병을 비워버렸고, 그 후에도 미친 듯이 마시고 부어댔다.

그나마 정상적으로 마시던 라영이가 심각성을 파악한 뒤 분명 나를 여러 번이나 만류하고 들고 있던 술잔도 뺏고 그랬던 것 같은데, 어느 시점부터 아예 기억이 나질 않는 걸 보면 아마도 마시다가 결국 뻗어버린 것 같았다.











"아으...." 



중간에 필름이 아예 끊겨 버린 채로 쓰린 배를 움켜쥐며 아침을 맞이했다. ..아침? 아침치고 오늘은 해가 밝은 편이네.
와, 조금 움직였는데 울렁이는 속이 아주 그냥 장난 아니었다. 제대로 뒤집혔나보다, 하긴 어제 내가 좀 마셨어야 말이지. 요근래 제일 술을 많이 마신 것 같았다.

그래도 무사히 집에 들어오긴 했다는 생각에 안도감이 들었다. 라영이 아니었으면 땅바닥 신세였을지도 몰라.
하여튼, 그 후폭풍으로 지금 멀쩡히 움직이기도 힘든 상태가 되었다. 몇번 더 골골대고 나서야 겨우 시간을 확인했..


확인했는데...





[  오전 10시 49분  ]





좆됐다.



아니 알람을 내가 못 들은 거야?! 급하게 확인해보는데 부재중 전화 하나, 그리고 문자 한 통이 와있었다. 둘다 어니부기였다. 시발. 지구가 종말하는 듯한 느낌이 훅 와닿았다.
속이 쓰린 건 고사하고 일단 상체를 일으켰다. 뭘 해야할지 모르겠다. 아 나 설마 막 잘리고.. 그러는 거 아냐?

숨을 고르고 찬찬히 핸드폰을 확인했다. 화면을 터치하는데 손가락이 달달 떨리는 게 느껴졌다.




부재중 전화 1통
물대포어니부기;;
오전 12 : 23




망했네 진짜. 진짜 김종현이 건 전화잖아. ..잠시만, 전화 건 시간대가 왜 이래...?




문자 메시지 1통
물대포어니부기;;
오전 12 : 54

[ 들어가서 잠 좀 푹 자요. 그리고 오늘은 조금 늦게 출근해도 상관없습니다.
대신 출근하면 1시 반쯤에 나랑 얘기 좀 해요. ]




나는 애써 상황 파악을 하기 위해 머리를 힘껏 굴렸지만 도저히 퍼즐이 맞춰지지 않았다. 아니, 김종현이 내가 어제 술을 마셨는지 아닌지 알고 있는거야 이거?

그러다 불현듯, 말도 안 되고 소름돋는 한 가지 생각이 스쳐지나갔다. 설마 어젯밤에 날 집으로 데려다준 사람이..







"어, 여보세요"



"지성 오빠!!"



"와 깜짝아, 이제 일어났냐? 참 너도 대단하다."



"아니아니 지금 그게 중요한 게 아니야, 오빠 지금 내 말에 확실히 대답해."



"말해봐."



"오빠가 내 문자 메시지함 조작했지."



"뭔 개똥같은 소리야?"



"아니 그럼, 어젯밤에 나 집에 데려다 준 사람이 누군데?"



"응? 어떤 남자. 민기 또래 같던데."





심장이 철렁 내려앉는 것 같았다. 김종현은, 민기 오빠와 동갑이었다.





"그 사람이 뭐했어? 왜 왔대? 오빠한텐 뭐래?"



"하나만 물어. 너 어제 그 사람이랑 술 마신 거 아냐?

아 참, 그분이 그러던데. 너 일하는 연구실 선생님이라며.

근데 너가 너무 많이 마셔서 아침에 일어나기 힘들 거라고, 오늘만 조금 늦게 출근하라고 전해달랬어."





.. 와 진짜 내 인생 스펙타클하구나. 이름아 너도 참 장하다. 정황은 모르겠지만 쨌든 어느 순간부터 김종현이 개입된 거잖아.

정말 이렇게 살면 안 되는데. 허탈한 웃음밖에 나오지 않았다.





"야 너 그 선생님한테 잘해야겠더라. 니 주라고 숙취음료도 두 병 갖다주셨어. 책상 위에 내가 올려놨다.

그리고 내일 너 속 아플테니까 일찍 깨우지 말라고도 하시고. 와 이런 직장 상사가 어딨냐 세상에."





... 뭣이 뭐 어쩌고 저쨌다고? 뭔가 말은 들리는데 사고회로가 정지된 느낌. 김종현이 그랬다고? 김종현이?
아무리 다르게 생각을 해보려고 해도 이건 명백하게 김종현이 어제 술취한 나를 데려다 주었다는 시나리온데.. 오.. 끔찍한데.


떨떠름하게 알았다고 대답하고는 지성 오빠와의 통화를 끊었다. 그리고 다급하게 라영이한테도 전화를 걸었다.





"어 여보세요. 야 성이름 용케 살아서 전화도 했네 나한테"


"지금 그게 중요한게.. 아으... 아니야."


"뭐가?"


"어제 너 대체 누굴 불러서 나를 데려다 주라고 한거야?"




내가 따지듯 묻자 라영이는 다소 능청스러운 목소리로 대답했다.




"어제? 너가 기어코 뻗어갖고 내가 택시 태워다 주려고 했더니만, 니네 하숙집 주소를 제대로 몰라서 안 되더라고.
너네 하숙생들도 난 모르고, 그래서 니 전화번호부 보다가 좀 친근하게 저장된 이름으로 전화를 걸어봤지.
처음 걸어본 사람은 폰 꺼져있었고, 두 번째로 걸어본 사람은 받았는데 내가 상황 설명하니까 바로 차 끌고 달려오더라?"


"...그 사람이 어떻게 생겼는데?"


"아. 존나 잘생김. 포켓몬 뭐 닮았고, 하튼 연예인인줄. 남친은 아닐거고 남사친이야 뭐야? 어떻게 그런 친구를 뒀어?"


"시발.. 그거 친구 아니야...."


"엥 진짜? 그럼 누구길래? 아 근데 그 사람 대박이더라. 내가 계속 사양했는데도 우리 술값 다 계산해주고 가심.
자기한테 연락해줘서 고맙다고 하고 겁나 낑낑대면서 너 부축해가던데."





들으면 들을수록 가관이었다. 심지어 나 어제 술 마시다 막 엉엉 거리면서 울었는데. 설마 김종현한테 주사 부린 건..?

정말 그랬을까봐 덜컥 겁이 났다. 한시 반에 자기를 보러 오라는 것도 무서웠다. 날 보고 무슨 얘기를 할까 싶어서.
무릎이라도 먼저 꿇고 시작해야 하나. 겨우 라영이와의 통화를 끊고 미친 듯이 씻고 준비해서 상당히 늦은 출근 준비를 마쳤다.











[워너원/뉴이스트/김종현/강다니엘] 1타 강사 어니부기와의 관계성 03 | 인스티즈



"어, 성이름 씨."


".. 안녕하세요 선생님...."






출근하는 내내 머릿속을 가득 메워 내 멘탈을 또 휘청이게 했던 김종현이 제 연구실에 딸린 개인 사무실에 앉아 있다.

문을 열자마자 반사적으로 날 먼저 부르는 김종현이다.





사실 오면서 그런 생각을 했다. 분명 김종현은 날 혼냈고, 나는 그 후로 대놓고 김종현을 피해 다녔다. 마치 앙숙 관계인 것처럼.

근데 분명.. 날 싫어하는 게 맞다면 지성 오빠와 라영이가 말한 김종현의 행동은 그와 너무 모순적이게 된다.

싫어하는 사람이 시루떡이 되어 갖가지 추태를 다 부렸을 텐데, 새벽에 차를 운전해서 집까지 데려다주고, 숙취음료까지 쥐어 주며 늦은 출근도 눈감아 주다니.

대체 김종현은 무슨 속셈인걸까. 설마.. 날 해고하기 전의 마지막 배려....?





"앉아요."



"네에..."





나는 그 어느 때보다 의기소침하고 쭈뼛거리는 목소리로 대답했다. 김종현은 대뜸 나한테 속은 좀 어떻냐고, 음료는 마셨냐고 말을 걸었다. 말투는 딱딱하지 않았다.
나는 죄책감과 창피함에 눈도 못 마주치고 고개를 푹 숙인 채 그의 질문에 고개를 끄덕이기만 했다.




"앞으로 술 그렇게 많이 마시지 말아요. 무슨 일이 있었는진 모르겠지만.."


"넵. 알겠습니다. 저 사실 얘기 들었어요.. 늦은 시간에 데려다주신 것도 그렇고, 여러 가지로 감사합니다."


"별 말씀을요."


"저.. 혹시 제가 실수는 안 했나요?"


"실수요?"




김종현을 보고 있지는 않았지만 눈을 약간 동그랗게 뜨고 나한테 반문할 김종현의 얼굴이 상상되었다.
나는 필사적으로 바닥만 애매하게 쳐다보며 말을 이었다.




"제가 어제 좀 많이 마셔서, 혹시 주사 같은거 부리고 그랬는지.."


"음.. 아니요. 딱히"




딱히? 어감이 굉장히 애매했지만, 별 일 없다는데 더 물어볼 수도 없어 그냥 가만히 있기로 했다.




"근데 성이름 씨,"


"...예?"


"나 좀 봐요."





나 좀 봐요, 라는 부드럽고도 힘이 실린 말에 나는 자동으로 고개를 들 수 밖에 없었다.





[워너원/뉴이스트/김종현/강다니엘] 1타 강사 어니부기와의 관계성 03 | 인스티즈



고개를 들자 생각보다 가까이 보이는 김종현의 얼굴에 흠칫 놀랐지만 안 그런 척 다시 포커페이스를 되찾았다.

작은 행동 하나하나에 놀라는 나를 보며 김종현은 옅은 미소를 머금었다. 근래 나에게는 거의 보여준 적이 없던... 그런.





"며칠 만에 눈을 제대로 보는 건지 모르겠어요."



"...."



"계속 뭐라고 말을 걸려고 하면 도망을 가서.."


"아, 아... 죄송합니다."


"안 죄송해도 돼요. 오늘은 내가 성이름 씨한테 죄송하다는 말 하려고 부른거니까."




엥. 이건 또 무슨 소리래?




[워너원/뉴이스트/김종현/강다니엘] 1타 강사 어니부기와의 관계성 03 | 인스티즈



"교재 오류 문제로 제가 싫은 소리 했을 때요. 그럴 의도가 전혀 아니었는데, 제가 예민해서 순간적으로 속상한 마음에 그랬던 것 같아요.
조절을 했어야 했는데.. 미안합니다."


"아...아니에요 저 괜찮아요."


".. 사실 그 말하고 지금까지 계속 후회했고, 상처 받았을까봐 마음도 안 좋았는데 드디어 사과할 때가 오네요.
그때 한 말이 진심이 아니라는 것만 알아줘요.
참, 그리고 조교 일은 힘들 것 같으면 안 해도 돼요. 내 욕심으로 이름 씨만 계속 피해보는 거 아닌가 싶은 생각이 자꾸 들어서."






김종현이 원래 이렇게 수줍고 배려심 많은 사람이었던가. 아 물론 그건 맞지만 적어도 내 앞에서는 기껏해야 매너만 있었지 항상 까칠한 성격이었던 것 같은데.
내 앞에서 입을 오물거리며 사과의 말을 내뱉는 김종현의 모습에 조금씩 혼란스러워지기 시작했다.

그나저나 조교 일.. 안 그래도 진중하게 하지 말아야 하나 고민하며 그럴 듯한 이유까지 생각해 내려던 참이었는데.
분명 김종현은 저번처럼 페이를 들먹이며 내게 조교를 하라는 암묵적인 지시를 내리진 않았지만, 왠지 저 서글퍼 보이는 말투가 상당히 마음에 걸렸다.
분명 아까까지만 해도 내 결심은 안 하는 쪽으로 기울어 있었는데.






"만약에 조교를 할 거라면 출퇴근이 힘들 시간대니까 제가 차 태워다 줄게요. 평일 퇴근할 때나 주말 출근할 때. 주말이 아무래도 힘들겠으면 평일에만 해도 돼요.
둘다 힘들면, 안 해도 되고."


"어.. 저 그래도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그러면 저 평일 마지막 타임만 해도 될까요?"




그런데도 나는 결국 조교를 자처했다. 줏대 있는 선택은 아니었지만, 그래도 오히려 눈치보며 저 못할 것 같아요, 죄송합니다.. 이러는 것보단 훨 낫다고 생각했다.
적성에 안 맞는 것도 아니고 돈까지 받으면 일석이조니까. 나는 그냥, 조금 더 긍정적으로 생각해 보기로 했다.
그 원인 모를 긍정의 힘이 어디서 나온 건지는 잘 모르겠다. 아마도 날 보며 아주 얇은 웃음을 짓는 김종현이 그 원인일까.






[워너원/뉴이스트/김종현/강다니엘] 1타 강사 어니부기와의 관계성 03 | 인스티즈


"고마워요."




그가 온화한 목소리로 말했다. 그런 그를 보고 있자니 이질감이 들기도 했다.
평소에는 쌀쌀맞고, 근데 자기 생일날 나한테 했던 말은 다정했고, 그러다가도 혼낼 땐 차갑기 그지없고, 지금은 왜 다시 따뜻해졌는지.


냉과 온을 오가는 김종현에 어떻게 장단을 맞추어야 할지 모르겠지만 한 가지는 확신할 수 있었다.
지금처럼 적당히 데워진 라떼 같은 말투로 날 보며 슬며시 웃는 김종현이라면, 계속 가까이서 보고 지내는 것도 나쁘지 않겠다고.


















안녕하세요 작가입니다!



제 작품은 한 편 분량이 꽤 긴 편이라 여러 가지 분위기가 섞이고 상황도 많이 나오고 그래서
꾸준한 검토가 필요더라구요ㅋㅋㅋㅜㅜㅜㅜ 그래서 여러번 점검하다가 드디어 올리게 되었습니다.



여주랑 다니엘의 관계가 이번 화에서 어느 정도 드러나긴 했는데
다음 화로는 아예 여주-다니엘의 이야기를 담은 내용이 나올 예정입니다!

그리고 제가 개명 전 이름을 쓰는 게 별로 좋지 않다는 걸 최근에야 알아버렸어요..
이미 글 콘티는 다 짜둔 상태... 그래서 설정상 다음 화까지만 다니엘의 개명 전 이름이 좀 등장하고
그 다음부터는 다니엘로 많이 쓰려고 합니다.



2화도 초록글 올려 주셔서 감사하구 신알신도 늘고 있어서 햄보캅니다ㅜㅜㅜ 독자님들 충성충성 ^^7
댓글 관심 하나하나가 많은 힘이 됩니다 8ㅅ8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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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자까님? 혀니입니다? 여주랑 다녤이랑 깊은 사연이 있었네요ㅠㅠ 여주도 다녤이랑 헤어지면서 상처를 많이 받았었나봐요? 사랑하는 사람이랑 헤어진다는게 쉬운일은 아니니까요 힝..
우리의 부기쌤은 오늘 넘 다정하구, 귀엽고 사랑스럽고ㅠㅠ멋있는 사람이에요 집 까지 잘 데려다주고 아침날까지 생각해주니..정말 제가 여주였으면 이미 부기쌤 팬클럽 결성했을겁니다?
오늘도 재밌는 글 잘 읽고 가요❤ 다음화도 기다리고 있을께요❗

6년 전
피나콜라다A
혀니님 항상 성의댓 달아드리는 거 너무 감사합니다 ㅠㅠ 기억하고 있어요 ❤ 핫 제가 보여드리려던 이번화 부기쌤의 이미지가 독자분들께 잘 전달된것 같아 기쁘네욥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6년 전
독자2
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ㅜㅜㅠㅜㅜㅠㅡㅠ냉부기온부기 왔다갔다하면서 여주 마음 쥐락펴락, 들었다놨다하는 북쌤ㅜㅠㅠㅠ실홥니까.......?! 오늘도 잘 읽고가여 작까님♡♡♡ 뜬금없이 나타나선 애써 다잊은 추억거리들 곱씹게하는 애증의 구남친 다녤이두 조아여........♡ 전 그냥 자까님이랑 우리 북쌤, 다녤이, 옆자리 짼....들고 튀겠습니다♡ 사랑해요 작까님 8ㅅ8
6년 전
피나콜라다A
북쌤 실화입니다... (광광) 하핫 다 들고 튀세요!! ㅋㅋㅋㅋ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독자님 ㅠㅠㅠㅠ
6년 전
독자3
아악. ㅜㅜㅜㅜㅜㅜ 부기쌤 여주 맘 들었다놨다ㅠㅠㅜ
6년 전
피나콜라다A
내맘을 들었다놨다~ 들었다놨다~ 들었다놨다 해~
6년 전
비회원8.123
부기쌤 아주 그냥....!!!!! 부기쌤을 복제해서 보급해주세여...
6년 전
피나콜라다A
저도 그러고 싶은데ㅠ 아직 기술력의 부족으로.. 그저 상상 속에만 심어놓겠습니다 ㅎㅎㅎ 하핫
6년 전
독자4
자까님! 오늘 정말 들었다!놨다! 아주 그냥그냥 그런 스토리에요! 자까님 글 보면 정말 제가 그 이야기의 들어가 있는것처럼 표현을 잘 써주셔서 몰입이 백만배 잘되는거같아요 ❤️ 다정한 부기와 애증의 전남친 다니엘까지! 어째 다니엘에게도 사연과 상처가 있는듯 하고 그런데 또 이런 심쿵하게 만드는 부기쌤! 이 사이에서 어떻게 앞으로 발전하게 될지 너무나도 궁금해지네요! 그래서 결론은 자까님 싸랑해요~~!
6년 전
피나콜라다A
헉 표현력 칭찬.. 감사합니다 ㅠㅠㅠ ㅜㅜ 작가로서 이런 댓글 넘 좋아유,, 기대해주셔서 감사합니다! <3
6년 전
독자5
억 대박 다녤이랑 오래사겼다니.. ㅠㅠ 뭔가 진째 긴 사연이 있네요ㅠㅠ 치발오빸ㅋㅋㅋ 오랜만이네요!! 종현이의 마음이 뭔지 헷갈리네여... 뭐지진짜ㅠㅑ
6년 전
피나콜라다A
치발이 특별출연 Vv 다녤.. 종현.... 속을 알 수 없는 사람들이죠 ^ㅠ^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6년 전
독자6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너무조아요ㅕ부기쌤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종현쌤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6년 전
피나콜라다A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부기쌤을 찬양하라
6년 전
비회원131.211
작가님 혹시 암호닉 받으시나요 최고예요.. 딱 봐도 다니엘이랑 여주랑 안 좋게 헤어진 것 같은데 어떻게 헤어진건지 너무 궁금해요ㅠㅠ
6년 전
피나콜라다A
감사합니다 ㅠㅡㅠ 암호닉은..! 독자님들 좀 더 모이면 그때 받을까 생각중이에여 아직은 조금 이른것 같기도 하고..
6년 전
독자7
우왕 넘나 재밌다ㅠㅠㅠㅠㅠㅠㅠ 이제 다니엘과 여주의 사이와 여주에 대한 종현이의 마음을 살짝 알수있었던거같아여 ㅎㅎ
6년 전
피나콜라다A
이렇게 하나씩 드러나는 거죠!!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
6년 전
독자8
오늘도 재밌게 읽었습니다 자까님ㅠㅠ 종현쌤 오늘 넘 설렜습니다 앞으로도 설레주세요~~! 흑흑 ㅠㅅㅠ♥
6년 전
독자9
작가님 이렇게 긴 글 항상 감사드립니다 ㅠㅠㅠㅠ 다니엘과 여주는 과거에 어떤 일이 있었길래 ㅠㅠㅠ 사실 어떤 일이 있던지 과거 연인은 다시 만나기 껄끄럽긴 하겠져... 그리고 오늘도 어니부기님은 너무나 스윗... 하... 오늘도 잘 읽고갑니다 너무 감사드려용
6년 전
비회원51.64
아아... 대박 ㅠㅠㅠㅠㅠㅠ 글 분량 실화인가요ㅠㅠㅠ 이 글 너무 좋아요? 작가님 연재 해주셔서 감사해요ㅠㅠ 다음 화도 너무 보고싶어요 (๑・̑◡・̑๑) 헤헤❣️ 설레는 마음으로 기다릴게요???
6년 전
독자10
진짜 신알신하고 항상 재미있게 보고있어요ㅠㅠㅠ 이제 본격적으로 어니부기와 여주의 사이가 이어지는 것 같아서 좋아요ㅠㅜㅜ
6년 전
독자11
부기쌤 웃는데 제 심장이 다 녹아버렸어요ㅠㅡㅠ 여주와 다녤의 자세한 사정도 너무 궁금하네욥!!! 다음화를 빨리 봐야겠어요!!! 항상 좋은 글 써주셔서 감사합미다 ㅎ.ㅎ~♡
6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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