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출 예약
호출 내역
추천 내역
신고
1주일 보지 않기
카카오톡 공유
주소 복사
모바일 (밤모드 이용시)
댓글
사담톡 상황톡 공지사항 팬픽 단편/조각 만화 고르기
이준혁 몬스타엑스 김남길 강동원 엑소 성찬
누가내치즈를옮긴거냐 전체글ll조회 1206l 1
해는 뜨고, 진다.    

해가 지면 달이 뜨겠지.   

해는 또 떠오르고, 지고, 달은 또 떠오르고, 지길 반복한다.   

그 날은 참 기묘했어. 달이 참 밝았었는데.   

그 때, 내가 죽었던 건 큰 실수였다.   

   

   

   

달이 아름답다 말하는 사람들에게 전한다.   

달이, 얼마나 추악한 존재인지.   

   

   

   

   

오늘도 달이 참 밝다.   

   

   

***   

   

   

   

동생은 환하게 웃고있었다.   

   

엄마는 오열하며 쓰러져버렸는데, 남의 속도 모르고. 웃지말라며 핀잔을 주고싶었으나, 줄 수 없었다.   

   

   

이제 동생은, 더 이상 이 세상 사람이 아니다.   

   

   

멍하니 웃고있는 동생을 바라보았다. 아직도 곁에 있는 것만 같다. 쓰러진 엄마 곁에 쪼그려 앉아서 위로를 건네고, 물밀듯이 들이닥치는 사람들을 맞이하며 이리저리 뛰어다닐 것만 같다. 동생이 없는 공허한 이 공기가 낯설고 세상이 낯설다. 어제까지만 해도 멀쩡히 나에게 인사를 건네던 동생이다. 어이가 없어서 눈물이 나오질 않았다. 동생을 처음만나던 그날부터 어제 본 마지막 모습까지 새록새록 떠올랐다. 다섯살쯤 쑥스러워하며 집으로 처음 발을들이던 어린 소녀가 기억에 선하다. 친남매는 아니였다. 그러기에 더 애틋한 오누이였고. 이제 이런 생각 해봤자 뭐하겠는가. 내 가슴만 아프지.   

   

   

여전히 웃고있는 동생을 보며 다짐했다. 무슨 일이 있어도, 널 이렇게 만든 새끼는 내가 잡아죽일거라고.   

   

   

' 서울에 거주하던 윤모양이 지난 23일 쇠사슬과 자물쇠로 묶인채 주검으로 발견되었습니다. 피의자는 윤모양의 집에 무단침입해 쇠사슬과 자물쇠로 온몸을 묶은 뒤 17층에 거주하던 윤모양을 떨어뜨린것으로 보이며, 경찰은 지문등을 바탕으로 수사에 착수중인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   

' 올해 들어 가장 크고 밝은 보름달인 '슈퍼문'이 떴습니다. 슈퍼문'은 지구 주위를 타원 궤도로 도는 달이 1년 중 지구에 가장 가까이 다가오면서 나타나는 현상으로 12번의 보름달 가운데 가장 크고 밝게 보입니다. '   

   

   

달이 참 밝네.   

   

   

   

   

   

   

「 달의 사생아 」   

- 글. 누가내치즈를 옮긴거니   

   

   

이기광, 남자, 스무살.   

   

   

피의자가 자수했다. 사람을 쇠사슬로 묶은 뒤 자물쇠로 잠궈 떨어뜨린 만큼 미치광이 중의 미치광이라고 생각했는데, 자수라니. 황당하기도 하고 얼떨떨했다. 게다가 살인마라는 인식과 다르게, 피의자는 조그맣고, 여리여리했다. 어찌나 말랐는지 두 다리는 툭 치면 곧장 부러질 것 같았다. 얼굴은 또 어떻고. 분내를 풍길것 같은 뽀시시한 얼굴에 붉게 상기된 양 뺨. 눈을 덮은 새카만 머리와 길게 뻗어있는 속눈썹에 드문드문 드러나는 커다랗고 살짝 쳐진 간 눈, 앵두빛 두툼한 입술까지. 언뜻 보면 순하고 여린 사내아이로 보일 뿐이지, 절대 범죄자로 비춰질만한 인상은 아니였다. 분노가 치밀다가도 과연, 저 사람이 정말 내 동생을 죽인 것이 맞는가-하고 의심도 갔다. 법정에서 본 피의자, 이기광은 쉴새없이 꽂히는 사람들의 시선을 제대로 받아내지 못했다. 더듬더듬 이어가던 말의 내용 대부분이 죄송하다, 미안하다는 말이였다. 마침내는 울먹거리며 말을 잇지 못하더니, 결국 울음을 터뜨리고 말았다. 눈물을 뚝뚝흘리면서도 미안하단 말 뿐이였다. 혼란스러웠다. 후에 알게된 사실은, 그가 특정한 질병을 앓고 있단 사실이였다.   

   

   

   

이제는 칠년도 더 된 일이다.   

   

   

   

그리고, 지금 내 눈앞에 다시 나타난 이기광. 저번 달에 출소한다고 엄마한테 말은 들었다. 엄마는 분노했었고, 나 또한 그랬었다. 칠년 전, 내 여동생을 죽인 살인마, 이기광은 뉘우치고 있다는 점과 특정한 질병을 앓고있단 점을 감안해 칠년의 무기징역이 내려졌었다. 그런데, 이렇게 내 눈앞에 다시 나타날 줄은 몰랐다. 나는 스물한살에서 스물여덟살이 되었고, 이기광은 스무살에서 스물일곱살이 되었다, 칠년전의 반반한 얼굴과, 소년같은 몸매를 여전히 간직한채로. 내 동생은 죽고 없는데, 저 자식은 여전히 그대로구나. 밥도 먹고, 잠도 자고. 그렇게 하루하루를 보내면서. 그렇게 칠년을 보냈겠지. 차오르는 분노와 함께 칠년전의 다짐이 흐릿하게 떠올랐다. 지금, 내 눈앞의 저 새끼를 잡아 죽일 것이라고. 어쩌면 이건 하늘이 내게 준 기회일지도 모른다. 난 살금살금 그의 뒤를 따르기 시작했다. 마침 어두운 밤중이였고, 거리에는 사람이 적었다. 여차하다 으슥한 골목길로 접어들면 바로 저 자를 때려눕히리라. 주먹을 꽉쥐고 또 꽉쥐었다. 그렇게 조심조심 발걸음을 옮기다, 이기광이 모퉁이를 돌아 골목길로 들어서는 순간, 어라? 멀쩡히 걸어가던 이기광은 온데간데없고, 골목길만 어둠으로 덮혀있었다. 잠시 제자리에 멍하니섰다. 마술과도 같은 일에 벙쪄있는데, 순간 목 뒤로 들려오는 속삭임.   

   

   

"저...죽이러 오셨죠?"   

   

   

화들짝 놀라 의식적이라기보다는 반사적으로 뒤를 돌아 주먹을 날렸다. 피할줄 알았는데, 시도조차 없이 주먹을 받아내고는 바닥에 나가떨어진다. 유달리 마른 몸매로 보이듯 정말로 비실비실했다. 숨돌릴 틈도 없이 재빨리 나가떨어진 이기광위로 걸터앉아 다시 한번, 또 다시한번 때렸다. 여기서 이 자식을 죽여버릴 생각으로. 녀석은 저항조차 하지 않은 채, 날아오는 주먹대로 이리 흔들, 저리 흔들하기만 했다. 입술이 찢어지고 뺨이 부풀어오르는데도 녀석은 편한자세로 누워있을 뿐이였다. 둔탁한 소리가 저녁의 공기를 울리다, 일순간 사라졌다. 눈을 덮은 새카만 머리칼이 여러갈래로 갈라져 녀석의 눈이 드러났다. 왜일까, 법정에서 봤을 땐 몰랐었다. 아이러니하게도 녀석의 투명하고 말간 눈동자는 칠년 전 억울하게 죽은 내 여동생을 닮았다. 솟아오른 주먹이 녀석에게 닿지 못하고 힘없이 추락했다. 눈물이 왈칵 올라왔다. 울분섞인 목소리로 난 외쳤다. 왜, 왜 내 동생을 죽인주제에...왜...이리도 내동생을 닮았냐고. 머리가 찢어지고 검붉은 피가 흐른채 녀석이 비음섞인 목소리로 한마디 뱉었다.   

   

   

"있잖아요...."   

"...."   

"그렇게해도, 저 안죽어요."   

"....웬 헛소리..."   

"못 죽어요."   

   

   

녀석의 목소리에는 왠지모를 단호함이 깃들어있었다.   

   

   

"혹시 아파트에 거주하고 계신가요?"   

"그건 왜 묻냐. 씨발, 내 여동생 죽인 것 처럼 나도 죽여버리게? 허, 웃기는 새끼네 진짜."   

"아니요. 저 죽이실 생각이시잖아요. 그럼 절 떨어뜨려요."   

"뭐?"   

"떨어뜨려 달라고요."   

   

   

칠년 전, 흐릿한 기억속에 남아있는 이기광답지않았다. 그 때의 이기광은, 집안을 어지르고 윽박지르는 주인에 어쩔줄 몰라하는 강아지 같았고, 지금의 이기광은 당돌하고, 도발적인 고양이 같았다. 허, 법정에서의 더듬거리던 모습은 연기였던건가. 식었던 분노가 차올라 차마 얼굴엔 손대지못해, 배에 주먹을 꽂아주었다. 컥-짧은 비명이 터져나온다.   

   

   

"도망갈 꼼수라도 쓰려는가본데, 넌 그냥 여기서 맞아 뒤지는거야. 개새끼....내 동생 닮았다 뭐다해서 방심하고 있었냐? 이제보니까 비실비실한 척 잘도 연기하면서 속였던 거구만. 내 동생도 그렇게 죽였지?"   

   

   

이를 악물고 녀석의 배를 향해 또 주먹 한방. 닿지 않았다. 또렷한 눈빛으로 날 응시하며 주먹을 막아낸 이기광. 녀석은 시선을 거두지않은 채 입을 떼었다.   

   

   

"꼼수아닙니다. 우리가 바라는 건 같아요. 당신도 내가 죽길바라고, 나 또한 내가 죽길 바라죠. 당신은 지긋지긋한 내 삶을 끝내 줄 수 있어요."   

"....."   

"날 죽여주세요."   

   

   

   

이기광의 얼굴위를 푸르스름한 달빛이 덮었다. 말간 눈망울 속에서 왠지모를 신뢰감이 솟아올랐다. 왜인지, 녀석이 나를 유혹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녀석의 청을 들어주었던 나를, 나는 자책한다.    

   

   

***   

   

   

"왔어?"   

"응."   

   

건성으로 대답하며 자켓을 한 켠에 벗어던졌다. 녀석은 눈망울을 빛내며 텔레비젼을 보고있었다. 다리를 끌어안아 몸을 웅크린채 쇼파에 앉아있는 녀석의 몸 곳곳에 관절이 도드라져 보인다. 야하다. 냉장고에서 맥주 한 캔을 가져와 녀석의 곁에 풀썩 앉았다. 캔을 따서 요란을 떨며 마시니 녀석이 묻는다.   

   

   

"여태까지 결혼도 안 하고 뭐했어, 나이 스물여덟에."   

"넌. 할 게 없어서 사람 죽여놓고 칠년동안 감옥에 쳐들어가 앉았냐."   

"..."   

"씨발새끼, 너는 진짜 이렇지만 않았어도 그 날 맞아 죽었어. 알아?"   

   

   

그 날 있었던 일에 대해 내게 묻는다면, 우선 날 미친사람 취급하지 말라고 당부해두고 싶다. 나 또한 믿기지 않는 일이니. 난 녀석의 청과 내 바램을 이루기위해 녀석을 난간에서 밀어떨어뜨렸었다. 녀석이 내 동생에게 한 짓 처럼말이다. 녀석이 떨어지고 난 뒤 밀려오는 감정에 그저 멍하니 서 있는데,   

   

   

'못 죽어요, 아직은.'   

   

   

뒷편에서 아무렇지않게 뚜벅뚜벅 걸어오는 녀석. 난 말을 잇지 못했다. 분명 내 두손으로 녀석을 밀어넘기고, 내 두눈으로 추락하는 녀석을 똑똑히 보았는데, 지금 내 눈 앞에 있는 이것은 뭐란 말이냐. 내게 점점 가까이 다가오는 녀석에 덜컥 겁이나버려 나도 모르게 발이 뒤로 물러났다. 멈추지않는 녀석의 발걸음과 멈추지않는 뒷걸음질. 달캉. 차가운 난간이 허리에 걸리고 녀석의 얼굴이 코앞으로 다가왔다. 녀석은 내 어깨를 부여잡고 차분히 말했다.   

   

   

'약속 하나 합시다.'   

'으...으으...너 뭐야 이 새끼야! 이거 놔!'   

'떨어뜨리기 전에 진정해요. 우리 확실히 약속하고 가죠, 당신이 절 죽여주는 걸로. 보셨겠지만 전 섣불리 죽지 않아요.'   

   

   

바람에 머리칼이 휘날려 은밀히 숨겨졌던 녀석의 눈이 드러났다. 살짝 아래로 쳐진 순한 눈꼬리와 긴 속눈썹에 겹쳐보이는 내 동생. 그런 녀석의 눈동자에 영롱히 달이 비친다. 난 다시 이끌리듯 고개를 끄덕이고 말았다.    

   

   

   

그리고는 이모양 이꼴. 언제부터였는지 녀석은 자연스레 제 집마냥 들어앉아 소파에 누워 텔레비젼을 보기 일수였다. 녀석은 잡담외엔 항상 같은 말만 반복했다. 개기월식, 개기월식만 다가오면된다고. 웬 개소리야, 뭐라는건지 알 수가 없다. 밑도끝도 없이 무슨소리냐고 물어보면 녀석은 입을 닫아버렸다. 녀석도, 나도 서로에게 경계적이다. 나란히 앉은 쇼파에 차디 찬 정적이 내리앉으면 녀석은 홀연히 일어나 창 밖을 바라보곤 했다. 도심속의 야경을 바라보는걸까. 힐끗 훔쳐본 녀석은 넋이 나갔다. 부모님이 이런 모습을 보면 뭐라고하실까. 동생을 죽인 살인자와의 동거라.   

   

   

녀석과 동거 닷새째, 녀석은 여전히 꺼림칙한 존재다. 녀석이 딱히 가계부에 빨간 줄을 긋는다거나-그런 일은 없었다. 녀석은 먹지도 않고 화장실에 가는 일도 없었다. 출근 전이나 퇴근 후나 냉장고 안은 그대로였다. 아무것도 먹지않는 주제에 화장실에 물기가 남아있는 것을 보면 샤워는 꼬박꼬박 하는 모양이다. 하지만 언제나 같은 옷차림. 까만 줄무늬 긴 팔 티에 걸을 때 마다 살짝 살짝 보이는 까만 반바지. 내가 본 모습은 오로지 녀석이 쪼그려 앉아 텔레비젼을 보는 모습이였다. 이러니 꺼림칙 할 수 밖에. 날 해치지만 않을 뿐이지 괴물과 함께 동거하는 기분이다. 게다가 눈을 덮은 머리칼때문에 무슨 생각을 하는지 통 알 수가 없다. 난 거슬린다는 핑계로 녀석의 머리칼을 잘라주기로 했다.   

   

   

새삼 머리칼이 참 푸른 빛을 띈다고 생각했다. 까맣기도 까맣고. 사각 사각하는 소리가 날 때마다 녀석의 머리칼이 잘려나갔다. 미동도 않는 녀석에게 물었다.   

   

   

"....너는 뭐야?"   

"....."   

"하루종일 아무것도 안 먹고...그렇게 살 수가 있어?"   

"귀찮아요."   

"그게 문제가 아니잖아. 닷새동안이나 굶었는데 사람이 멀쩡해. 괴물 같다고."   

"민폐 안 끼치는거나 감사하게 생각해요. 식비 안 나가고 그 쪽한테 좋은거 아닌가?"   

"그럼 뭐야, 떨어뜨려도 멀쩡히 살아돌아오던 놈이 굶어죽겠다는 거야 뭐야?"   

"....딱히 배고프지도 않고 배부르지도 않아요. 달이 살아있는 동안은 죽지 않으니 걱정마요."   

   

   

말을 마치고 자리를 뜨는 녀석. 무슨 소리야...달...뭐? 귓가를 멤도는 말을 곱씹을 새도 없이 머리칼이 잘려진 녀석의 얼굴에 시선이 갔다. 속눈썹이 빽빽한 예쁘장한 눈이 훤히 보인다. 예쁘다-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지만 이내 고개를 저어버렸다.   

   

   

   

   

   

떼르르르르르르릉~, 오후의 나른한 사무실에 전화가 울렸다. 졸고 있던 서원 서너명이 깜짝 놀라며 고개를 들었다.   

   

   

"네, 무슨일이시죠?"   

"....디지몬과 포켓몬 중에 누가 더 셀까요?"   

".....예?"   

"아, 누가 더 세냐고요. 묻잖아요."   

"...끊어라 용준형."   

"췌, 재미없게. 윤두준, 오늘 술 좀 당기지 않냐, 난 당기는데?"   

"안 당겨도 마실거잖아."   

"응, 네 퇴근할 때 쯤 너희 집 앞으로 소주 좀 사들고 갈테니까 기다려라!"   

"뭐?..야, 잠깐. 우리 집? 야!"   

   

   

뭐됐다. 이미 통화가 끊긴 수화기에 아무리 외쳐봤자 달라지는 건 없었다. 용준형, 대학생 시절 고깃집에서 나는 불판닦는 알바를, 녀석은 서빙알바를 맡으며 자연스레 친해져 사적인 술친구까지 발전했다. 평소같으면 자기 돈으로 사오겠다는데 어서옵쇼~하며 냉큼 문을 열어주었을 일이지만 지금은 상황이 달랐다. 집에는 이기광이 있다. 다행히 녀석이 내 여동생을 살해한 전과범이라는 것을 알지는 못했지만 어떻게 얼버무려야 할지 난처했다. 수화기를 내려놓고 용준형의 휴대폰으로 수차례 전화와 문자를 쏴댔지만 아무런 대답도 얻을 수 없었다.   

   

   

   

"어, 왔냐?"   

   

   

퇴근 후, 허겁지겁 달려간 집 앞에는 아무도 없었다. 다만, 집 '안'의 용준형이 태연히 나를 맞이할 뿐.   

   

   

"뭐...뭣..뭐야! 너 문 땄냐? 어떻게 들어와있어?"   

"열어주시던데, 네 룸메이트."   

   

   

용준형이 아무렇지 않게 마른 오징어를 질겅질겅 씹으며 가리킨 곳에는 여느 때와 같은 자세로 티비에 집중한 이기광이 앉아있었다.   

   

   

"네 친척되시는 분이라며?"   

"어...? 어, 어 그렇지."   

   

   

허튼소리 안 한것 같아 다행이다. 온 몸의 진이 빠진다. 한숨 돌리며 자리에 풀썩 주저앉아 소주를 들이켰다. 크-알싸함이 입안을 감싼다. 한참을 둘이서 떠들고 마시길 반복하는데, 자꾸만 힐끗, 힐끗 이기광 주변을 멤도는 용준형의 시선. 신경쓰인다.   

   

   

"저기여~왜 혼자만 거기서 멀뚱히 앉아있어요~같이 마셔요? 예? 두준이 룸메이트 되시는 분~흐하."   

   

   

잔뜩 꼬인 발음으로 이기광을 부르는 용준형. 그에 흠칫 하던 이기광이 입을 열었다. 저...술 안마시는데요.. 아이, 아이 참! 그르지 말구! 어여와 앉아봐요! 여기 새우깡이라도 줏어드시구~응? 잠시 망설이던 이기광이 조심스레 다가와 앉았다. 아...술김이라 그런가, 녀석의 입술이 탐스럽고 예쁘다. 두툼한 입술로 깨작깨작 새우깡을 집어먹는 녀석. 녀석이 무언 갈 먹는 모습이 낯설다. 그런데...물밀듯이 밀려오는 이 묘한 감정은 뭐란 말이냐. 내가 뭐라도 먹냐고 물었을 땐 아무말 없이 대답을 회피했던 녀석인데, 용준형의 권유 한 마디에 순순히 넘어오는 녀석. 용준형이 한껏 달아오른 얼굴로 벙긋벙긋 웃으며 이기광을 바라보았다. 짜증이 나는 것만 같았다.   

   

   

   

   

일주일하고도 며칠이 지났다. 이상하게도 귀찮으리만치 내게 연락을 해오는 용준형. 짜증이 나서 신경질적으로 폰을 꺼버렸다. 누구냐며 물어오는 이기광. 얼굴을 난데없이 불쑥 들이대는 바람에 반사적으로 얼굴을 뒤로 뺐다. 술김이라고 생각했었는데, 녀석의 새빨간 입술은 여전히 야하고, 예뻤다. 시...신경쓰지 마, 알아서 뭐하게. 버벅대며 말을 얼버무렸다.   

   

   

   

"야."   

"....왜?"   

"...진짜 혹시라도...막..저번에 봤던 그 술친구있잖아."   

"..."   

"걔가 너한테 무슨 짓하면 무조건 피해라."   

"웬 개소리야. 나 제대로 죽일 생각이나 하고 있어."   

   

   

무미건조하게 한마디 뱉은 뒤 다시 시선을 티비로 돌리는 녀석. 찝찝하고 불안하다. 생각에 잠기다가도 녀석의 빽빽한 속눈썹에 눈길이 갔다.   

   

   

***   

   

역시 사람의 촉이라는 게 참 무시무시한거다. 며칠 새 불안불안하더라니 기어코 일이 터지고 만다. 여느 때 처럼 지친 몸을 이끌고 퇴근한 집 에선 놀라 자빠질만한 광경이 펼쳐지고 있었다.   

   

   

"우...음...."   

   

   

이기광의 가느다란 손목을 꽉 붙잡고 벽에 밀어붙인 채 녀석의 입술을 탐하는 용준형. 이기광은 비명조차 지르지 않았고, 둘은 격렬했다. 이기광의 새하얀 피부가 잔뜩 달아올라 있었다. 눈을 가늘게 뜨고 버겁게 용준형을 받아내던 녀석과 시선이 부딪혔다. 녀석은 당황하지 않았다. 행위를 이어나갈 뿐. 너무도 놀라 소리를 지를 생각조차 하지않고 둘의 행위를 지켜만 보았다. 용준형이 나를 발견한건 한참 후였다. 용준형이 당황하며 뭐라 얼버무리려는 순간, 나는 주먹을 날려 입을 막아버렸다. 케헥-켁...한쪽 구석에 널부러져 고통스레 기침을 뱉어내는 용준형에게 다가가 한마디 뱉었다. 꺼져.   

   

   

   

"어차피 죽을 사람인데 왜 신경을 써. 역겨워서 그래?"   

   

   

용준형이 기겁하며 달아난 뒤 이기광이 한마디 했다. 닥쳐라. 싸늘하게 외치며 시선을 꽂는데 녀석의 빨갛고 야한 입술이 침에 번들거린다. 이내 흥건히 젖은 입술을 자신의 혀로 훑어내는 이기광. 화가 났다. 왜 화가나는지도 모르면서도 무작정 화가 났다. 정신 차려보니 녀석을 침대에 눕혀버린 후였다. 멀뚱히 내 시선을 받아내는 이기광에 방금의 행위가 오버랩되어 더 화가난다.   

   

   

"너 나 좋아해?"   

   

   

내리앉는 정적. 대답대신 한마디 욕을 흘리며 녀석의 입술을 삼켰다. 입안 가득 녀석의 입술이 두둑히 들이찬다.   

   

   

***   

   

   

   

   

여기 존댓말 써야되나요?....아닌가   

기억할런지 모르겠지만 전에 길동X뚜기로 ㅋㅋㅋㅋㅋㅋ글 쌌다가 이렇게 한번 더 싸네요   

   

독방맛보기로 올렸다가 이렇게 올려봐요   

물론 이대로 끝은 아니구요ㅎㅎ....낸중에 텍파로 독방에 뿌릴 예정입니다!   

   

혹시 텍파 나올 때 쯤 알림원하시는분들 댓달아주세요!
설정된 작가 이미지가 없습니다

이런 글은 어떠세요?

 
독자1
헐 저 알림 부탁드릴게요!
10년 전
누가내치즈를옮긴거냐
http://www.instiz.net/bbs/list.php?id=writing&no=485478&page=1&page_num=37&category=2
ㅠㅠㅠㅠㅠ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10년 전
비회원도 댓글을 달 수 있어요 (You can write a comment)
작품을 읽은 후 댓글을 꼭 남겨주세요, 작가에게 큰 힘이 됩니다!
 
분류
  1 / 3   키보드
필명날짜
이준혁 [이준혁] 내게 비밀 남친이 있다 ss2_0712 1억05.01 21:30
      
      
      
      
하이라이트 로그인 후 이용해 주세요 3 helloi 11.26 21:23
하이라이트 [비스트/두섭] 너를 보러 왔어12 양쿠 11.14 00:07
하이라이트 [비스트/용현] 신인인척, 아무것도 모르는척4 떡밥가뭄 11.12 00:30
하이라이트 [비스트/두광] 조각 071 요서아 11.11 23:02
하이라이트 [비스트/두광] 조각 06(혐오주의)2 요서아 11.11 22:09
하이라이트 [두준X영재] 조각 051 요서아 11.11 18:28
하이라이트 [비스트/두광] 조각 04 요서아 11.11 02:21
하이라이트 [비스트] 끝이 없는 Play :: 02 U&I 11.11 01:30
하이라이트 [비스트] 끝이 없는 Play :: 01 U&I 11.11 01:26
하이라이트 [비스트] 끝이 없는 Play :: 00 (맛보기)2 U&I 11.11 01:19
하이라이트 [비스트] 조각 032 요서아 11.11 01:08
하이라이트 [비스트/투준요] 조각 024 요서아 11.11 01:06
하이라이트 [비스트/준요] 조각 017 요서아 11.11 01:04
하이라이트 [두준/요섭] 4월의 봄날7 0332 09.20 23:53
하이라이트 [비스트/윤두준] 축구부 훈남19 아마디 09.19 21:43
하이라이트 [비스트/두준] 내가 아는사람 이야기 해줄게4 POP 09.15 19:49
하이라이트 로그인 후 이용해 주세요 3 소푸 09.14 21:20
하이라이트 로그인 후 이용해 주세요 7 09.09 23:12
하이라이트 로그인 후 이용해 주세요 22 월두 08.20 02:19
하이라이트 [비스트/두준] Mad World (부제 : 뭐야 이 뜬금없는 남자는)19 월두 08.19 17:45
하이라이트 [비스트/윤용] 윤용.kakaotalk5 두섭행쇼 08.17 01:19
하이라이트 방송관계자가 본 비스트 - 580 08.15 23:11
하이라이트 방송관계자가 본 비스트 - 455 08.14 21:33
하이라이트 방송관계자가 본 비스트 - 3119 08.14 20:46
하이라이트 방송관계자가 본 비스트 - 264 08.14 16:27
하이라이트 방송관계자가 본 비스트 - 199 08.14 00:16
하이라이트 [비스트/두섭] 기억을 찾습니다 "나는 어떤사람이였을까" 마카롱 08.13 20:35
전체 인기글 l 안내
5/3 9:26 ~ 5/3 9:28 기준
1 ~ 10위
11 ~ 20위
1 ~ 10위
11 ~ 20위
팬픽 인기글 l 안내
1/1 8:58 ~ 1/1 9:00 기준
1 ~ 10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