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략결혼 박지민X그의아내 너탄
w.안개비
“오셨어요?” 그가 왔다. 넓고 조용했던 집. 그러나 평온했던 낮과 다르게 그가 들어오자마자 차가운 공기가 흘렀다. 도어락소리에 곧장 현관 앞으로 다가가 그를 반겼다. 내 말에도 대답없이 집안으로 들어온다. 그의 눈치를 살핀다. 오늘은 무슨일이 있으셨기에 기분이 안좋으신걸까. 잔뜩 몸을 움츠린 채 그의 뒤를 따른다. 저녁약속이 있다는 지민씨의 비서 말대로 따로 저녁을 준비하지 않았다. 혼자 먹는 저녁, 거하게 차릴 필요가 없겠다 생각이 들어 대충 밥, 계란후라이, 즉석김하나 뜯어 저녁을 먹고 있었다. “저녁드시고 온다시기에..” 설마 저녁 먹고온게 아닌걸까..? 긴장을 한 채로 그의 입에서 나올 말을 기다렸다.
“형편없군, 내 집에서 저딴 서민밥상이나 펼쳐놓는 꼴이라니. 이래서 자란환경이 중요하다는거야.” 그 말을 끝으로 자신의 서재로 들어가버리는 그였다. 그가 온전히 자신의 공간으로 들어가고 나서야 나는 깊은 한숨을 쉴 수 있었다. 숨막힌다. 넓은 이 집과 어울리지 않는 말이지만. 어린시절, 7평도 되지 않는 좁은 방에 8~9명씩 들어가 낑겨 잘때도 이만큼 숨이 막히진 않았다. 이 집은 나에게 너무나 자유로운 공간을 남겼지만 나의 숨통을 조여왔다. 내가 그를 사랑하기 때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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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먹다 말았던 밥은 버렸다. 그가 싫어하기 때문이었다. 이 집의 모든 것은 그의 것이고, 그의 룰이니 나는 따라야 마땅했다. 아깝다. 밥 남기면 벌받는다고 늘 보육원원장님이 그러셨는데.. 설거지까지 마친 후, 거실을 배회했다. 값비싼 샹들리에가 달린 거실. 그가 친지들과 여행 혹은 비지니스적으로 만나면서 찍은 그의 사진들이 값비싼 액자에 보관된 채 진열되어있다. 그 속에선 나에게 보여주는 차가운 표정과 상반되게 그가 웃고있다. 이런 예쁜 미소를 나에게도 한번만 보여주면 좋을련만. 슬쩍 그 액자를 들어 유심히 그의 얼굴을 쳐다보았다
“남의 물건 맘대로 손대는게 그쪽 취미인줄은 몰랐는데?” 언제나온건지 여전히 차가운 표정으로 나를 쳐다보았다. 아..그게..그게 아니구요... 말을 얼버무렸다. 난 그의 앞에만서면 한없이 작아진다. 그 액자를 들고 어쩌지도 못한 채 그 자리에 멍하니 서서 눈알만 굴리니 그가 내게 가까이 왔다.
“남의 물건 함부로 손대지 않는게 좋을꺼야, TM그룹의 며느리가 고아라서 손버릇 나쁘다는 말 나돌면 여간 골치 아픈게 아니거든.” 내 손에 들린 액자를 뺏어가서는 제자리에 놓아두곤 안방으로 들어가버리는 그였다. 그를 따라 나도 안방으로 들어갔다. “다시는 함부로 손대지 않을게요” 그가 벗어내는 옷가지들을 받아냈다. 잠옷으로 갈아입은 그가 침대로가 누웠다. 그의 옷가지들을 세탁실에 넣어두고는 나도 침실로 향했다. 피곤했던건지 그는 벌써 잠이 들어있었다. 새근새근 잠에 든 그의 모습은 순해보였다. 오늘은 용기를 내어 슬쩍 그에게 가까이 다가가 그의 자는 모습을 실컷 눈에 담았다. “자는 모습은 이렇게 순한데, 눈만뜨면 맹수가 따로없어. 잘자요.” 나 혼자 간 큰 농담도 던져보고, 슬쩍 잠든 그의 입술에 도둑키스를 했다.
“...헙..읍” 내가 입을 맞추고는 눈을 떴을까, 그의 눈이 떠졌다. 놀람도 잠시, 그가 뒤로 고개를 빼는 내 뒷목을 붙잡고 입을 부딪혀왔다. 내 것과는 다른 아주 깊은키스였다. 안녕하세요:) 안개비입니다. 이 글은 중.장편글이 될 것 같습니다. 아직 제목을 정하지 못해 소재를 제목으로 썼어요 항상 픽션은 픽션일 뿐임을 알려드리며 인사드리겠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