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젯밤은 깊이 잠들지 못한것 같아요.어쩌면 당연한 일인거죠.
그치만 저 이제 정신차렸어요!!명색이 전정국 또라이 여친인데,이런 일로 풀죽어 있으면 되겠습니까?
어젯밤 뜬눈으로 지새며 내린 결론은,
더 이상 정국이 마음을 억지로 밝혀내려 하지 않기로 했어요.
음..그러니깐 저는
정국이를 기다려 주기로 했어요.
남자친구가 바람피는 것 같아요
w.하와이꼬질이
".......이게 내 얼굴이라고??"
일어나자마자 확인한 저 성탄소의 얼굴은 인간의 형상이 아니였습니다.흡사 그저께 시장에서 본 광어와 사촌지간이라 해도 믿을정도였지요.
"아...이럼 곤란한데"
아마 이걸보면 저절로 헤어지잔 말이 나올것 같네요.
일단 전정국 만나러 가는건 잠시 보류해둡시다.
얼굴 붓기 제거를 위해 일단은 라면을 먹고(?),바로 옆에 있을 전정국을 상상하며 벽에 귀를 대보기도 합니다.
암것도 안들리네요(머쓱)
아,오늘 대인배인 제가 전정국에게 먼저 찾아가기로 했어요.하지만 암만 그래도 전정국에게로 맨몸으로 찾아가는건 좀 무리일듯 합니다.이 상황은 전정국이 좋아라하는 심은하님이 와도 어색할 상황이니깐여.
분위기메이커인 저 성탄소에게도 약간 난감한 상황이라 이겁니다.
답없는 머리를 열심히 굴려가며 주변을 둘러보던 순간,
"오!!!저거지!!!!"
DVD를 가져가면 되지 않을까요?그러면 자연스레 분위기도 풀릴거고,이왕이면 뜨겁게 19그ㅁ..읍읍
결정했습니다.전정국이 좋아하는 DVD로 들고가기로 했어요.보기와 다르게 감성쟁이인 전정국과 액션영화만 보는 저 성탄소의 영화취향은 너무나도 정반대이지만 오늘만큼은 제가 양보해야될때인것 같네요.기다려라,전정국!!
간만에 굴러간 머리가 너무 기특하니깐 당장 가야겠어요.
딩동-----
"............."
딩동딩동-------
암만 눌러도 응답없는 현관문을 죽어라 노려보다,살짝 귀를 대보았습니다.
역시나 쥐새끼 소리 하나 나지 않는게,어쩌면 전정국이 집에 없을수도 있겠다 싶었습니다는 무슨!!!
분명 생까는거일거야,입틀어막고 없는척 하는중이겠지.
"전정국!!!"
..........
"나 추워!!문 열어줘!!"
...........
어쩔 수 없지요.이 앞에서 그냥 기다리는 수 밖에.전정국 지라고 이 추운겨울에 여친을 밖에 두고 버틸수 있겠어요?
이건 누가 더 고집세냐 도전장을 저 성탄소가 내민겁니다.황소고집이 뭔지 보여주지.
"나 그럼 기다리고 있는다??!!!"
30분후
네.전정국이 이겼습니다.
하하 이 녀석,엘사 뺨치는 매정함이네.
전정국에 대한 원망과 슬리퍼밖으로 나온 발가락의 얼얼함이 최대치를 찍었을쯤 계단 올라오는 소리가 들리기 시작했습니다.
하,그냥 택배왔다고 할걸ㅠㅠㅠㅠ나레기 왜 나대가지구ㅠㅠㅠ엄동설한에 밖에서ㅠㅠㅠㅠㅠ
전정국 이 새퀴ㅠㅠㅠ많이 단단해졌구나ㅠㅠㅠ아주 사람이 인정머리가 없어졌네ㅠㅠㅠㅠ
"여기서 뭐해"
.......?
"......너 집에 있던거 아니여써..?"
뒤에서 들리는 왠 남정네 목소리에 놀라 뒤돌아보니,어딜갔다온건지 모를 전정국이 퀭한 얼굴로 서 있습니다.
30분동안 현관문과 눈싸움함으로써 다시한번 병신인증을 하는 계기가 되었네요!
"잠시 밖에"
"(허탈)"
"왜이러고 있어.빨리 들어가"
"ㅇㅇ빨리 드가자"
도어락 비번을 누르는 전정국 뒤에 은근슬쩍 붙어서니 예리한 전정국은 뭐하냐는 눈빛으로 내려다봅니다.
".....?"
"나 너네집 올라고 나왔는데...ㅎ"
".........양말이나 신어라"
알수 없는 눈으로 내려다보던 전정국은 이상한 말이나 하더니 이윽고 이어서 비밀번호를 치기 시작했습니다.
이거,허락의 의미겠죠?
현관문이 닫힐세라 쑥 들어온 전정국집은 1년만에 온 마냥 오랜만인것 같네요.
전정국 냄새랑,어딘가 모르게 너저분한 거실.너무 그대로여서 소름돋을 지경입니다.
"으유 전정국 좀 치우라니까"
"밥은?"
"안먹었어(거짓말)"
".....기다려"
룰루 뭔가 오늘은 좋은 예감이 듭니다.솔직히 쥐뜯고 싸워본적은 있지만 이런건 처음이라 영문을 모르겠긴 한데,그건 중요치 않습니다.또 약간 제가 을이 된것 같기도 하지만!
연애에 갑을같은건 없다고 어디서 들었어요.
일단 이 문제만 해결되면 제가 전정국으로 국을 만들지,밥을 만들지 찬찬히 생각해보면 되죠!
"아!!!전정국 나 dvd 들고 왔어!!심은하 나오는거!!"
부엌에서 꼼지락되는 전정국을 향해 dvd를 흔들어보이면,전정국은 입가에 살짝 미소를 걸어줄 뿐입니다.
"이거 진짜 핵노잼.너 이거보고 울었잖아..그때 헤어질까 생각했었는데..추억이당.."
대답없는 전정국을 상대로 수다를 떨다 흥미 떨어진 저는 그냥 전정국 방에서 앨범이나 구경하겠다 맘먹었습니다.
섬유유연제 향이 진하게 풍기는 전정국 방에 들어서 익숙하게 앨범을 펴보니,100번도 더 본듯한 전정국의 사진들이 시간의 순서에 따라 차곡차곡 모아져 있습니다.
"ㅋㅋㅋㅋㅋ이땐 진짜 귀여웠는데"
전정국 앨범을 2장쯤 넘기면 슬슬 성탄소의 사진이 나타납니다.각자 엄마품에 안겨 있는 둘,언제 찍혔는지도 모를 아기때 사진
점점 넘길수록 반단체 사진에서만 등장할만큼 축소하지만,7장즈음이 되면 누구 앨범인지도 모를만큼 제 사진이 가득합니다.
"아!!!!!!찍지말라고오!!!!!!이 새끼들이 보자보자하니까!!!!!!!"
"ㅋㅋㅋㅋㅋㅋㅋ아 성탄소 입술ㅋㅋㅋㅋㅋ야 박지민 이건 평생놀림감 각이다 ㅇㅈ?ㅋㅋㅋㅋㅋㅋ"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ㅇㅈㅇㅈ"
"너넨 친구가 벌에 쏘였는데 걱정도 안돼냐ㅠㅠㅠㅠ이 씹새들아ㅠㅠㅠㅠㅠ존나 아픈데ㅠㅠㅠㅠ"
"성탄소 너 우냐??울어??ㅋㅋㅋㅋㅋ"
"야 가만히 좀 있어봐라.뭔 놈의 사진이 이렇게 시끄럽냐.이쁘게 웃어봐"
"이..이렇게..?"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뭐 어떡하라고!!!!"
"ㅋㅋㅋㅋ아니아니ㅋㅋㅋㅋ너무 예뻐서ㅋㅋㅋ"
전정국 앨범은 못난 성탄소의 우는모습,화내는 모습,활짝 웃는 모습까지 하나하나 빠짐없이 기록해주고 있습니다.
그러고보니 언제부턴가 전정국은 항상 제 사진을 찍고 있었던 것 같아요.날 보는게 재밌다며 게임기 사려고 모은돈으로 진짜 카메라를 사기도 했구요.
생각해보면 난 정국이 사진 찍어준 적 별로 없는것 같은데.
"성탄소 밥먹어"
"어~~잠깐만!!!"
새록새록 떠오르는 옛날 기억에 얼굴에 퍼지는 미소를 감추지 못하고 있을때 쯤,전정국이 부릅니다.밥이 다 됐나보네요!
아쉽지만 남은 구경은 밥먹고 하는걸로 합시다!
"성탄소!"
전정국의 재촉하는 목소리에 급한 몸짓으로 책장에 앨범을 구겨넣는데
툭
"....응?"
발밑으로 종이 한장이 떨어집니다.
"으유 전정국 암튼 쓰레기 맨날 구석에 쳐박아놓고....이게 뭐야"
꾸깃꾸깃 아무렇게나 접혀져 있는 종이장을 펴보는 순간
............어...?
"야 왜 안나오.."
"야 전정국"
"......."
"너 이거 뭐야?"
제 세상이 무너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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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질이입니다><제 분량은 왜 항상 적은지 잘 모르겠네요..ㅠㅠ죄송합니다..!어쨌든 가지고 오겠다는 약속은 지키게 되서 너무 다행이에요ㅠㅠㅠ
다들 주말은 잘 보내고 있으신지요?저는 내일부터 또 바쁠 예정입니다ㅠㅠㅠ항상 기다려주시는 우리 독자님들 너무 고마워요!!
제가 글을 쓰는 이유라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아,그리고 부족한 꼬질이에게 꾸준히 응원해주시는 제 사랑 [이슬이],[난나누우],[꼬취꼬춰],[홉월드],[보라색하늘],[존경],[국이네],[허쉬초콜릿]님들!!
제가 항상 사랑하는거 알죠??♥
항상 너무 감사하고,오늘밤도 평안한 밤 되시길 제가 기도할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