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피니트/현성] 어서오세요, 남우현의 뽀뽀 더 라디오! 03 |
“ 죄송해요, 정말 깜박해서 진짜.. 고의는 아니에요. ”
“ 아, 괜찮아 괜찮아. 일단 명수랑 앉도록 해. ”
아까 4시즈음에 다시 방으로 오라고했던 보스의 말을 까맣게 잊고있었던 성규가 삐질삐질 식은 땀을 흘리며 명수와 함께 자리에 앉았다. 방금까지 연습실에서 연습을 하다 급하게 바로 뛰어왔던터라, 아직도 온 몸이 땀범벅인 명수와 성규를 보며 보스가 잠시 뿌듯한 미소를 짓더니 천천히 말문을 트였다. 축하한다, 데뷔확정이야. 그리고 그런 보스의 말에 깜짝 놀라며 말을 더듬는 성규와 명수. 잠시 경직된 채 떨리는 눈으로 보스를 응시한다.
“ 네.. 네? ”
“ 데뷔한다니깐. 설마 하기싫은거야? ”
“ 무슨.. 소리세요 사장님, 갑자기.. ”
“ 데에-뷔이- 디귿 에이 비읍 우우 이이 데뷔이 화악저엉- ”
“ 허.. 흐엉.. 진짜요? ”
그럼 가짜겠어? 엄숙하면서도 장난스런 그의 말투에 성규의 눈에서 빠르게 눈물이 툭 떨어진다. 어쩌면 몇년 전부터 그렇게도 바래왔었고, 또 기다려왔던 말이기 때문일까. 그리고 그건 명수도 같은지, 역시 고개를 떨군 채 가만히 들지 않는다. 아마 자신도 믿기지않을 터, 그런 둘을 한참동안 물끄러미 바라보던 보스가 웃으며 다시 말했다.
“ 짜식, 울긴 왜 울어. 일단 내 할말은 끝났으니까 나가서 명수랑 쫑파티를하든뭐든 간섭안할테니까, 푹 쉬어라. 내일부터 쫙 데뷔계획세울거니까. ”
“ ..흡.. 사장님 감사해요.. 엄마 나 진짜 쓰러질것같애.. ”
성규가 보스앞에서 급하게 눈물을닦다 황급히일어나 명수와 방을나갔다. 그러자 그 모습을 보곤 픽 웃어보이는 보스. 쿸.. 얼마안남았지만 연습생의 김성규..행복해라..
*
“ 아.. 이거 꿈 아니지? ”
“ 응. 꿈 아니니까 그만 좀 울어, 성규형. 형 우니까 적응안된다. ”
“ 그냥, 너무.. 좋아서. ”
“ .. 그래도 울지마, 형 울면 나 마음 아프단말이야. ”
명수의 말에 놀란 듯 푹 쳐져있던 고개를 들어보이는 성규였다. 어, 어? 아니야. 하지만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다시 물어보면, 자신의 시선을 회피하며 그저 꼭 안아주기만 하는 명수. 그냥 격려해주는 거겠지, 그렇게 생각한 성규가 더 서러워져 명수의 어깨를 붙잡곤 펑펑 울었다. 흑 씨발, 드디어 꿈꿔왔던 순간이 이제서야 이뤄지는구나. 이제 지긋지긋한 연습생전용 연습실도 굿바이..큽..☆★
“ 이제 다 운거야? ”
“ 어.. 미안. 다 젖었네. ”
“ 아냐아냐, 괜찮아. 좀 후련해? ”
“ 응.. 안그래도 어제 속옷 사라져서 좀 짜증났었는데 오늘 데뷔한다고 딱 소식들으니까 아무것도 생각안나. 그것도 제일 친한 너랑 되고. ”
“ 소, 속옷? ”
성규의 속옷이란 말에 잠시 말을 더듬더니 경직하는 명수였다. 그러자 이상한 눈초리로 명수를 살피는 성규. 왜그래? 하지만 다시 물어보면 역시 명수는 아무것도 아니라며 고개를 도리도리 저을 뿐이었다. 잠깐동안 성규의 머릿속에 속옷도둑이 혹시 명수는 아닐까, 하는 의문이 들었지만 그건 아닌 것 같았다. 자신이 잘 때까지만 해도 큰 댄스사운드에 맞추어 격렬하게 몸을 흔들어대던 명수였는데…. 또 같이췄던 백댄서들도 증인이 될 수 있을것이고 말이다.
“ 어쨌든, 사장님 말대로 우리끼리 쫑파티나 할까? ”
“ 나야 좋지. 일단 좀 씻고. ”
“ 그래, 그러자! 나중에 연습실앞에서 봐, 옷이랑 세면도구 꼭 챙기구. ”
“ 응. ”
그럼 나먼저 가볼게- 성규의 말에 멍하니 고개만 끄덕여보이는 명수였다. 그리곤 줄곧 눈물을 훔치면서도 즐거운 발걸음으로 점점 사라져가는 성규를 지그시 응시하는 명수. 나도, 기뻐. 김성규 너랑 함께할 수 있게되서. 명수가 뒷말을 채 하지못한 채 꾹 삼키며 자신도 발걸음을 옮겼다.
*
“ 아씨, 라디오고뭐고 다 때려치우고싶어 진짜. ”
“ 잘하다가 왜그래, 또. ”
“ 게스트들 사연읽는거 줮나못해. 특급게스트면 뭘해, 이렇게 해야지. 삼톤삼톤- ”
“ 됐고, 다음 스케줄 오라버니! 당신은 나의 오라버니 있으니까 준비해. ”
“ 아, 그 유지애인가 뭐시긴가 하는 애랑 하는거? 걔 귀찮아죽겠어 진짜. ”
그래도 이왕하게 된 거 잘해줘야지, 뭐. 운전하는 틈틈이 툭툭 내뱉는 듯 하면서도 나름 위로해주는 거남에게 우현이 살짝 웃어보였다. 그래도 형이 매니저여서 나름 다행이야-. 그렇게 작은 투정과 위로 속 차는 어느 새 촬영장에 도착해있었다. 옛날 우현의 숙소였던 망원동에서 촬영되는 이름하여 ‘당나오’ 는 일반인인 유지애라는 여고생과 연예인인 우현이 펼쳐나가는 가정사를 베이스로 깐 나름 예능프로그램이었다. 한 연예인의 소개로 인해 갑작스런만남을 갖게되고, 동거하게되는 대충 그런 스토리말이다.
“ 아, 우현씨 오셨어요? ”
“ 네~ 오늘은 무슨무슨씬 찍으면되죠? ”
“ 일단 우현군이 실수로 라면을 두개 끓여야하는데 네 개를 끓이고, 지애가 우현씨 꾸짖다가 결국엔 못말린다고 웃으면서 같이 먹는거에요. ”
“ 그게 다에요? ”
“ 음, 다먹고 시간이 좀지나면 저희가 알아서 편집할테니까 불끄고 자는척해주시고, 잠꼬대를 한다거나 좀 귀여워보일수있는 액션 취해주시면되요. 지애도 마찬가지구. ”
“ 네, 네. 그럼 몇 시간 안 걸리겠네요? ”
“ 어차피 당나오 상영시간도 짧고, 거의 두 시간쯤 찍으면 최소한의 분량은 다 찍을 수 있을거에요. ”
곧 작가가 들고있던 종이 한뭉텅이를 우현에게 건넸다. 역시 아무리 20여분에 도달하는 짧은 분량이어도, 그 속에 들은 사소한 이야기들은 많을 수 밖에 없는 법. 일 분에 한 마디라고 딱 일정하게 정해진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오십마디라고 정해진 것도 아니고. 어떻게보면 이 프로그램도 그렇게 귀찮을 수가 없다. 이번엔 또 어떻게 외우나, 상황에 따라 리액션은 어떻게 취해야하나-. 우현이 물끄러미 대본을 바라보는데, 옆에서 앵앵거리는 한 목소리가 들려온다.
“ 우현오빠, 오셨어요? ”
“ 아.. 어. ”
“ 오늘도 잘 부탁할게요, 나 오빠만 믿을거야. ”
애써 우현과 팔장을 껴보려 낑낑대는 지애의 모습이 안타까워 우현이 팔을 살짝 벌려주니, 그 틈을 파고들며 끼워맞추는 지애. 자신의 팔꿈치부분에 민망하게 닿는 부위가 느껴지자 우현이 혐오스런 표정을 지으며 팔을 확 빼버린다. 덩달아 우현에게 잔뜩 기대어있던 지애가 뒤로 엉덩방아를 찍고, 곧 울듯한 표정을 지으며 허리를 부여잡곤 천천히 일어서는 지애.
“ 왜그래요? ”
“ 그만해, 유지애. 하는것도 정도껏이지. ”
“ ... 두고봐요, 진짜. ”
“ 두고보긴 뭘 두고봐, 내가 너 좋아한댔냐? 그리고 딱 한번 운좋아서 프로그램으로 만난 것 가지고 인연이라니 이딴 소리 할거면 진짜 꺼져라. ”
“ ... 내가 그렇게 싫어요? ”
“ 봐, 또 나만 나쁜 놈 만들려고 하지. 지겹다 진짜. ”
말그대로 매일 똑같은 레퍼토리네, 정말. 우현이 단호하게 뒤로 돌아서 그대로 메이크업실로 이동하며 대본을 쭉 훑었다. 나도 참 지지리도 운이없지, 어떻게 저렇게 독한 애를 만나선. 우현이 자신의 처지에 혀를 끌끌 차다 혹시나하고 뒤를 돌아보면, 눈가를 몇번 슥슥 닦더니 높은 굽으로 부들거리며 천천히 신입작가에게로 가는 지애가 보인다. 그래, 오늘도 넌 신입작가에게 폭풍하소연을 하는구나. 우현이 신입작가를 안타깝게 바라보다 다시 가던 발걸음을 옮겼다. 어쨌든, 쟤 일은 쟤 일이고 내 일은 내 일이니까.
*
“ 어, 이미 다 정해진거에요? ”
“ 응. 앨범 디자인이나 컨셉까지는 일단 우리가 다 구상해놨으니깐, 너랑 명수는 곡받고 녹음만 잘 하면 돼. 안무랑 기타 부서는 말 안해도 알지? ”
“ 아, 네. 혹시 날짜도 잡힌 거에요? ”
“ 날짜는 아무래도 좀 예민한 면이니까 다시한 번 검토해볼거야. 내가보기엔 아마 경쟁소속사쪽에서도 큰 신인 하나 내놓을 것 같거든. 정 아니면 나중에 연락줄게. ”
“ 네, 수고하세요- ”
성규와 명수가 재중에게 꾸벅 인사를 하곤 방에서 나와 복도로 나왔다. 아직도 믿기지가 않는 지, 손을 덜덜 떨며 자꾸만 옷자락 끝을 매만지는 성규. 그리고 그런 성규의 손을 물끄러미 바라보던 명수가 성규의 손에 자신의 손과함께 깍지를 끼곤 그대로 야상주머니에 같이 넣는다. 갑자기 손에서 느껴지는 생소한 느낌에 성규가 시선을 돌려 주머니속에 든 손을 한 번, 명수를 한 번 바라본다. 그러자 명수가 딴청을 피우다 중저음도, 하이톤도 아닌 이도저도아닌 음으로 급하게 입을 연다.
“ 그.. 그냥, 떨지 말라고. ”
“ 뭐야, 요즘 왜 그래? 진짜 게이같아 김명수.. ”
“ 그냥 같이 데뷔하니까 좀 친해지려고 그런거야. ”
흐음, 그래? 성규가 콧소리를 내더니 곧 민망한 듯 명수의 주머니에서 손을 빼 버렸다. 금세 흩어진 두 손을 한참동안이나 바라보다 다시 녹음실로 이동하는 명수. 유천이형한테 곡 받으면 되겠지? 응, 그러겠지 뭐.
*
“ 형, 저희 곡 받으러왔어요! ”
“ 이야, 둘이 데뷔하는거야 이제? 축하한다. ”
“ 하.. 저 또 눙무리.. 날려고해여.. ☆★ ”
“ 됐고, 앨범은 총 8 트랙으로 구성될거야. 처음이 중요한만큼 곡들도 중독성강하고, 또 무조건 후크송이 아니라 좀 잔잔한 것도 넣을거고. ”
“ 일단 타이틀곡부터 들어보면안돼요? ”
듣고있던 명수가 답답한 듯 유천에게 단도직입적으로 물어보였다. 그러자 싱긋 웃더니 성급하게 굴지말라며 부드럽게 타이르는 유천이다. 곧 유천이 의자를 움직여 온갖 사운드기계들이 가득한 책상쪽으로 몸을 옮기고, 컴퓨터자판을 두드리고 몇 번 클릭을 하더니 노래를 틀었다.
“ 노래제목이 뭐에요? ”
“ Amazing. ”
“ 노래 되게좋다, 유천이형 혼자 작업한거야? ”
“ 아니, 아까 재중이왔었는데 평가해줘서 좀 더 만진거야. 지금 바로 녹음할래? ”
응, 그러지 뭐. 3분 25초의 짧으면서도 긴 노래가 끝나고, 유천에게서 가사지를 전달받은 성규와 명수가 리딩을 시작한다. 보스가 직접 파트를 나눠준건지, 보스 특유의 휘갈겨쓴 글씨체로 성규와 명수의 이름이 적혀있다.
“ 왜이럴까, 내가 이상해 하루종일 실실 웃고있어 ”
“ 넋 나간듯이 미친 것처럼 욕 먹어도 뭐 이리 담담한지 ”
서로 주고받으며 익숙해지는 발음을 느끼고, 점점 자신감을 찾아가는 성규와 명수를 보곤 유천이 뿌듯한 미소를 지었다. 역시 이래서좋다, 괜히 데뷔했다고 허세떨는 것도 없고 또 비싼 척 도도한 척 구는것도 없고. 정말 환상적이고 아름답지만 금방이라도 깨질듯한, 마치 유리같은 ‘데뷔’ 라는 것에 하나라도 스크래치가 갈까 큰 것부터 작은 것까지 세세하게 조심스럽게 다루는 성규와 명수가 유천은 그저 귀엽기만 하다.
“ 어디까지 녹음해요? ”
“ 일단 오늘은 간단하게 앞부분이나 리딩, 음 탐색정도로만 끝낼거야. 너네 안무연습도 해야하고 하니깐. ”
“ 음.. 저부터? ”
“ 그래, 명수부터 하자. 성규는 리딩하고있거나 좀 쉬고있어, 시간 좀 걸릴지도 모르니깐. ”
“ 네- ”
명수가 녹음실로 들어가 헤드셋을 끼고, 입을 부르르 떨며 유난히 꼬인 발음을 푼다. 그 모습을 잠시 바라보던 성규가 저 역시 연습이나 해야겠다며 소파에 털썩앉고, 그 순간 성규의 주머니 속에 들어있던 핸드폰이 자그맣게 울린다.
“ 전화왓당~ 성규폰전화왓당~ 난 참고로 우혀니당~♪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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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편은 브금이 없어요! 드디어 라봉도 남뽀라3편만에 브금고갈을맞이햇네요..
어쨋든 이번편은 그대들이 많이 궁금해하셧던 속옷도둑이 밝혀졋습니다! ㅎㅎㅎㅎ 네
그나저나 보스 좀 거슬리네요 그나마 깨알개그픽인데 무슨 조직물 보는것같애.. 데뷔하겟슴녜데! 울림데스네! 라봉데스네! ..
그대들 항상 말씀드리는거지만 읽어주셔서너무감사해요유ㅠㅠㅠㅠㅠ1편2편 초록글등극 정말 감사햇스빈다.. 주제에 너무 넘치게 받는건 아닌가하네요ㅠㅠ
10분만 기다려주시고, 또 1분도 안걸리는 덧글 한번 달고갑시다ㅎㅎ
참고로 남뽀라는 자유연재에요!
+ 아 제가 미쳣나봐요 그대들.. 임시저장 된줄알고 글을 올렷는데 안되잇네요ㅠㅠㅠㅠ 다음내용은 잇따라 4편에 적도록하겟습니다! 멘붕오신 그대들죄송해요ㅠㅠㅠㅠ
그러니까 이해안되신분들을 위해 다시적어보겟어요
1. 라봉이 임시저장이 되잇는줄알고 임시저장이 되어잇던글을 불러오기해서 글을 올림
2. 임시저장 중 짤린 부분이있는데 그걸 모르고 그대로 올려서 뒷내용이 그대로 날라감
3. 그것도 모르고 작가의 말에 스포를 해버림
4. 날라간 부분 4편에 잇따라적어서 다시 수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