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이?”
어, 지호야. 깼어? 좀 더 자. 경이 이상하게 지호의 눈치를 보며 더 자라고 이불을 덮어준다. 지훈이는? 깨자마자 찾는 건 역시 표지훈. 아, 요 앞 편의점에 뭐 좀 사러나간다고 나한테 네 옆에 있어달래. 더 자. 경의 말에 안심한 지호가 눈을 스르르 감는다. 우지호가 아침잠이 많아서 다행이다, 속으로 생각하고 옷을 주워 입었다. 표지훈, 이새끼….
한참을 더 자던 지호가 부스스 눈을 떴다. 눈을 껌뻑이며 손등으로 눈을 문지르던 지호가 맛있는 냄새에 이끌려 자리에서 일어나 부엌으로 향했다. 지훈아! 지훈의 뒷모습을 본 지호가 단걸음에 달려가 넓은 등을 감싸 안았다.
“나 아까 일어났는데, 경이가 너 편의점 갔다 그래서 다시 잤어.”
“경이한테 들었어. 잘 잤어?”
지훈이 자신을 꼭 감싸 안은 지호의 손을 자신의 왼손으로 덮은 채 오른손으론 하던 요리를 계속한다. 경이는? 하는 물음에 지훈이 어, 볼일 있다고 잠깐 나갔다온대, 대답한다.
“근데 너 뭐해?”
“계란 토스트. 너 이거 좋아하잖아.”
오오, 표지훈. 짱이야! 지훈의 등에 얼굴을 파묻고있던 지호가 그제야 고개를 빠꼼 내밀며 후라이팬을 바라본다. 식탁가서 앉아있어. 지훈이 말하자 지호가 알았어! 대답하곤 방에 들어가 핸드폰을 가져나와 화장실로 향한다. 손 씻고 갈께! 쏴아아 하는 물소리가 들리더니 후다닥 달려와 자리에 앉는다. 지훈이 미리 구워 놓았던 토스트 세장을 접시에 담아 지호가 앉아있는 식탁으로 가져간다. 와, 맛있겠다! 사진 찍어야지. 지호가 카메라 어플을 틀더니 토스트 접시를 찰칵 찍는다. 우리도 사진 찍자! 어느새 셀카모드로 바꾼 지호가 지훈의 팔짱을 끼고 사진을 찰칵 찍는다.
“유권이도 부를까?”
네 마음대로 해. 지훈이 대답하자 지호가 히히 웃으며 카카오 톡에 접속한다. 지훈아, 너 오늘 아침에 이거 사러 편의점 간거야? 유권이에게 ‘빨리 우리집으로 와!’ 한마디 보내며 묻는다. 1이 금방 사라지는 것을 확인한 지호가 핸드폰 잠금버튼을 누르곤 토스트 하나를 집어들고 베어문다. 와, 역시 표지훈. 진짜 맛있어. 지훈이 지호의 말을 듣곤 웃으며 다시 후라이팬 앞으로 간다. 많이 해줄게, 많이 먹어. 지호가 두번째 토스트를 집어들어 입안에 넣은순간 삑삑하며 현관문 비밀번호가 눌리고 유권이 들어온다. 야, 이거 왠 토스트야? 권이 지훈의 눈치를 보며 식탁에 앉아 남은 토스트 하나를 집어든다.
"지훈이가 해주는거야! 많이 해준대, 많이 먹어."
와, 표지훈이 무슨 신바람이 나셔서 이걸 다해주시나? 그제서야 권이 웃으며 입에 토스트를 넣었다. 야, 너 조금만 먹어! 지호 먹어야돼. 그 말에 또 금새 뾰루퉁해져서는 치사해를 중얼거린다. 그에 지호가 웃으며 괜찮다며 많이 먹어, 한다.
아, 배불러! 식빵 한봉지를 셋이서 동내고 난 다음에야 배를 통통치며 소파 깊숙히 몸을 기댄다. 지훈이 TV를 켜고, 지호가 양치한다며 화장실로 들어간다. 재미있는걸 안한다며 불평하며 지훈이 채널을 이리저리 돌린다. 야, 넌 언제까지 이러고 살꺼냐. 멍하게 TV를 들여다보던 권이 시선은 TV에 고정한 채 지훈에게 묻는다. 뭐가? 지훈 역시 앞만 바라보며 되묻는다.
"너 언제까지 지호 뒷바라지 해주고 살꺼냐고."
"조용히 해. 지호 들어."
야, 솔직히 현실적으로…. 말을 잇는 권에게 지훈이 넌 아침밥 잘 얻어먹고 그러고싶냐? 나중에 얘기하자, 대꾸한다. 타이밍 좋게도 지호가 턱에 입가에 묻은 물을 소매로 닦으며 온다. 둘이 무슨 얘기해? 당황한 권에 지훈이 그냥, 볼거 없다구. 아, 심심하다 나갈래? 지훈이 말을 꺼내자 지호가 응! 나갈래, 하며 방으로 들어가 옷을 껴입는다.
영화보자는 지호때문에 영화 한편을 보고나와서 노래방을 가자는 유권때문에 노래방에 갔다나왔다. 금방 저녁먹을 시간이 되어서 밥까지 밖에서 먹고 들어오니 피곤하다며 침대에 풀썩 쓰러지는 지호. 옷 갈아입고 자야지. 아, 귀찮아. 그냥 잘래…. 그래, 그럼 자고있어. 나 씻고 올께. 웅얼웅얼 대답을 하며 지호가 스르르 눈을 감자 지훈도 옷을 갈아입고 지호를 빤히 쳐다보다 이마에 쪽, 입을 맞추고 화장실로 들어간다.
씻고 나온 지훈이 본건 발작증세의 지호. 부르르 온 몸에 경련을 일으키며 입에선 계속해서 지훈을 찾는다. 깜짝 놀란 지훈이 지호를 안아들어 침대로 옮기고 꼭 안아준다.
"지호야, 나 여기있어. 지호야, 여기봐. 정신 차려봐, 우지호!"
한참을 달래던 지훈이 지호가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않자 대충 핸드폰을 챙겨 지호를 업어들고 현관밖으로 뛰쳐나갔다. 빠르게 차에 태워 지호가 예전 우울증이 있을 때 다니던 병원으로 향했다. 응급실에 들어서 지호를 내려놓자 간호사들이 달려들어 지호의 상태를 확인하고 진정제를 투여했다. 숨을 가쁘게 내쉬던 지호가 발작을 멈추더니 다시 조용히 잠든다. 그제야 한시름 놓은 지훈이 유권에게 전화를 한 뒤, 담당의사의 방으로 걸음을 옮겼다.
"요즘도… 증상이 계속되나요?"
"…네."
"일단 정밀검사를 받아봅시다. 하지만… 결과는 같을겁니다."
네. 지훈이 대답하고 지호가 있는 응급실로 향했다. 이미 유권이 와서 지호를 내려다보고 있었다. 권의 옆에가서 일단 정밀검사를 받아보제. 아무말없이 고개를 끄덕인 유권이 옆에 놓여있던 의자에 풀썩 앉는다.
"지호… 입원 시켜야 하지 않을까?"
"또 스트레스 받을텐데…. 그래도 시켜야지."
권이 고개를 다시 몇번 끄덕인다. 너도 놀랐을텐데, 좀 자라. 지호는 내가 볼께. 지훈이 망설이다 이내 잠이 오는지 그래, 그럼. 지호 일어나면 바로 깨워라. 당부하고 간이침대에 누웠다. 에휴, 표지훈만 찾는 이 바보나, 우지호만 보는 이 멍청이나…. 권이 쯧쯧 혀를차며 둘을 번갈아 보다가 자세를 고쳐앉는다.
"경아. 박경…."
자신을 부르는 소리에 놀라 잠에서 깨니 지호가 자신을 흔들어 깨운다. 너 언제 왔어? 지호가 묻자 경이 아, 새벽에… 유권이가 전화 해줘서 왔어. 유권이 이 새끼 어디간거야. 그 때 권이 둘에게로 온다.
"어, 언제 일어났냐? 나 잠깐 화장실 갔다 왔어."
"권아, 지훈이는? 나 집에 갈래."
권에게 집에 가겠다고 보채는 지호에게 권이 단호하게 말한다. 안돼, 너 정밀검사 받아보라고 지훈이가 그랬어. 입원수속 밟으래. 지호가 울상이 되어 다리를 끌어모아 앉는다. 싫은데…. 싫지만 지훈이 시켰다는 말을 들으니 싫다고 말하기도 힘들다. 내가 너 입원수속 해놨으니까 병실로 가자. 개인실로 해놨어. 701호. 어쩔 수 없이 자리에서 일어나 따라가는 지호를 보다 짐을 챙겨들고 지호뒤를 경이 따라간다.
"검사 오늘로 잡아놨어. 옷 갈아입고 나와."
"으응…. 지훈이 불러줘."
권이 알았다며 등을 떠밀어 개인실에 딸린 화장실로 지호를 밀어넣고 한숨을 푹 내쉰다. 침대에 경과 유권이 걸터앉는다. 검사해봤자 똑같을텐데…. 경이 말끝을 흐리자 그래도 해보라니까 해보는거지 뭐, 하고 답한다. 지호가 옷을 갈아입고 나오자 경이 지호를 부축해 침대에 눕혀준다.
"자고있어. 검사 할때 쯤에 깨워줄께."
"으응. 지훈이 온대?"
"응. 온대. 자고나면 지훈이 있을거야."
경의 말에 안심하고 잠드는 지호를 내려보다 유권과 함께 밖으로 나왔다. 한참을 아무말도 없던 둘 사이의 적막을 권이 깼다.
"…경아, 이제 우리 지호한테 말해야하지 않을까?"
"뭘?"
"지훈이 일…. 지호 저대로 둘 순 없잖아."
"…일단, 지호 다음번에 깨는 것 보고 생각하자."
권이 생각에 잠겨있다가 이내 고개를 끄덕인다.
"지호야, 일어나. 검사 받을 시간 됐어."
경이 지호를 약하게 흔들어 깨우자 우웅, 하고 지호가 눈을 뜬다. 경아, 지훈이는? 깨자마자 지훈을 찾는 지호에 옆에 있던 유권과 지호를 내려다보던 경의 표정이 굳는다. …왜 그래, 무섭게. 몸을 한껏 움츠리고 지호가 묻자 경이 일단 검사부터 받자고 지호를 일으킨다.
"싫어…. 나 검사 안받아. 지훈이 안왔잖아! 왜 거짓말 했어!"
"지호야, 진정하고 검사받자."
"안받아! 지훈이 온다며…. 지훈이 빨리 오라고 해!"
표지훈 죽었잖아! 바락바락 악을 쓰며 지훈을 데려오라는 지호를 보던 유권이 참다못해 소리쳤다. 김유권! 갑작스러운 유권의 목소리에 경이 소리쳤다. 유권의 외침에 얼이 빠진듯한 표정을 하고 행동을 멈춘 지호를 바라본다. 지호야, 아니야. 지훈이 올꺼야.
"박경! 그만 좀 해. 이래서 뭐가 달라져? 표지훈은 죽었어!"
"궈, 권아. 왜 그래…. 너 어제 같이 놀았잖아! 지훈이랑 나랑, 너랑. 영화도 보고…. 지훈이가 토스트도 해줬잖아…."
지호의 말에 경이 고개를 푹 숙인다. 아, 이거 봐! 내가 사진 찍어놨어! 지호가 걸려있던 야상 주머니를 뒤져 핸드폰을 찾는다. 앨범으로 들어가 어제 찍어 둔 토스트 사진을 확인한다. 봐! 여기 토스트 사진이랑, 지훈이랑 찍은 사진…. 없다. 액정에는 지훈 대신 경과 찍은 사진이 비쳤다. 지호가 고개를 돌려 경을 바라보자 어느새 울고있는 경이 보인다.
"지호야, 지훈이는… 죽었잖아…. 2년 전에, 교통 사고로…."
"아니야, 경아…. 거짓말. 거짓말이야…."
지호의 행동이 답답한 유권이 소리쳤다. 아니, 사실이야! 네가 그 사실을 받아들이지 못하고 외면하고 있는것 뿐이야! 권의 말에 자리에 털썩 주저앉아 엉엉 울기 시작한다. 눈물이 양 볼을 타고 흘러내린다. 두 다리를 접어 끌어안고 쪼그려 우는 지호가 안쓰러워 다가가 파르르 떨리는 어깨를 꼭 끌어안는다. 경아, 아니지? 거짓말이지? 아니라고 말해줘….
"미안해, 지호야…. 미안해. 미안해…."
한참을 울던 지호가 지쳐 잠들자 경이 안아들어 침대로 눕힌다. 권아. 서두르지 말지 그랬어. 지호 안그래도 힘든데…. 옆에 우뚝 서있던 권 또한 가슴 힘들었는지 의자에 털썩 앉는다. 난, 난 쉬웠는 줄 알아? 니가 표지훈인 척 행동하는 것 보면서 나도 힘들었어. 이제 지호도 인정해야지! 경이 한숨을 푹 내쉰다.
"경아. 지호가 안 일어나네."
"그러게…. 배고프냐?"
어. 밥 먹고 올래? 경도 그제서야 배가 고파온다. 지호만 보고 앉아있느라 하루종일 채우지 못한 배가 고픈게 느껴진다. 그럼 지호 못나오게 문 막아놓고 빨리 다녀오자. 창문 잠그고. 자리에서 일어나 지호가 잘못 된 생각을 할까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창문을 잠그고 입원실 문 또한 밖에서 잠근 후 병원 식당으로 내려간다. 주위가 조용해지자 지호가 조용히 눈을 뜬다.
"지훈이는."
죽었어. 2년 전에. 죽었어. 그제야 고개를 끄덕이며 맞아…. 지훈이는 죽었지. 2년 전에 교통사고로…. 중얼거린다. 지훈이는. 이 하늘아래 없어. 0202. 비밀번호 잠금을 풀어 메모장에 들어간 지호가 새 메모를 하나 남긴다.
배를 채우고 지호에게 줄 죽까지 포장해와 잠겨있던 문을 열었다. 지호야, 죽 사왔…. 경아, 지호가 없어! 침대엔 지호가 없었다. 창문도 잠긴 채 그대로였다. 경아, 화장실! 경이 화장실 앞으로 달려가 문고리를 돌려보지만 열리지 않는다. 문을 쾅쾅 두드리며 지호를 불러보지만 대답이 없다. 지호야! 우지호. 대답해! 몇 분 동안 그러던 경이 지쳐 문 앞에 주저앉는다.
"…경아. 그만 해."
"지호야? 거기서 뭐해…. 빨리 나와."
"경아. 유권아. 지훈이는… 죽었지?"
…그래. 지훈이는 죽었어. 빨리 나와, 지호야. 제발…. 애타게 애원하는 경을 뒤로하고 지호가 말을 잇는다. 지훈이가 없는 하늘아래엔.
"나도 없어…."
잘 지내. 지호의 말을 끝으로 경과 유권이 들은 소리는 쿵, 하는 둔탁한 소리.
밖에서 나는 비명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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ㄴㅇㄹㅇㄴㄹ아. 네. 조타고입니당... 그.. 지호를 갑자기 죽여서 죄송해여.. ㅎㅎ... 그리고 너무 오랜만에 와서 죄송해여.. 제가 잘못했어여.. 보고싶엇는데 글이 안써져서..ㅜ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여튼 빠질수없는 ♥내사랑 암호닉♥
베리베리 점심 0201 부농이 땀 흐헤흫 비서님 스타킹 조으다 규요미 피코는떡을찧어라 꾸무리 거래 배고파 기염댕이 콜라 모기장 공책 코쟁이 꿀 호빵 백사자 배터리 포로리 여우죠 쌀알 복숭아 풋사과 핫삥꾸 베이비오일 탤탤 새주 아이팟 식빵녀 박망고 매니큐어 꼬꾸마 술빵 슈슈찌 피코방앗간♡ 주먹밥 모르모트 사과맛 사탕 노랭이 백지호 달달
다다다다음에... 엄...언젠간 암닉 정리 한번 할께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