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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혁 온앤오프 샤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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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에게 물들다


[워너원/김재환] 너에게 물들다(上) : 아주 느린 파동 | 인스티즈


혼잣말 하나 _ 아주 느린 파동




감정이 키워지는 순간에는 꽤 그럴듯한 정황증거가 나타나는 법이다.
만약 밤이 밀려오는 속도가 평소와 다른 것 같고 창으로 스며드는 공기의 서늘함이 전과 다르게 느껴진다면, 누군가에게 마음을 빼앗긴 건지도 모른다.




  평소처럼 네 생각을 하며 카페에 앉아서 노래를 듣는데, 가사 하나가 귀에 딱 꽂히는 거 있지? 달달한 사랑 노래도 아니고 길을 걷다 보면 자주 들리는 최신곡도 아니었는데. '진짜 사랑이란 어쩌면 아주 느린 파동'이라는 가사였어. 네가 이 노래를 들어보면 알겠지만 네 생각이 날 이유가 전혀 없는 곡인데, 이 가사를 듣는 순간 네가 딱 떠오르더라고. 나도 모르는 사이에 네가 이미 내 일상의 전부가 되어 버렸나 봐.


  아주 느린 파동이라는 가사를 곱씹어 보니 머릿속에 그림 하나가 그려지더라. 불어오는 바람 하나 없이 잔잔하던 연못의 표면에 갑자기 작은 돌멩이 하나가 날아와 수많은 잔물결을 그려내는 그런 풍경 말이야. 돌멩이가 떨어진 바로 그 지점을 중심으로 동심원들이 천천히 주변으로 퍼져나가는 장면을 계속 상상하니까 그 모습이 지금의 나와 참 많이 닮아있다는 생각이 들었어. 작은 주름 하나 없던 내 마음에 어느 날 네가 날아 들어오고 나서부터, 나는 밀려드는 파동에 정신없이 흔들렸거든. 처음엔 그 파동이 아까 말한 가사에서처럼 참 느리게 퍼질 거라 생각했는데, 또 그렇지만은 않더라고. 너에 대한 관심에서부터 시작된 파동은 퍼지고 퍼져서 눈 깜짝할 새에 나로 하여금 너의 주변까지 사랑하게 만들어 버렸어. 잔잔하던 연못에 파동이 하나 생겨나고 나면 그 때문에 생겨난 물살이 연못 전체를 뒤덮어버리는 게 한순간인 것처럼.


  나라는 연못에 너라는 돌멩이가 퐁당 빠져 작은 파동을 만들어낸 그 날 이후로, 내 마음은 계속해서 커지고 커져 이젠 바다라고 불러야 할 상황에까지 다다른 것 같아. 내 마음이 호수와 강을 거쳐 바다에 이르는 동안, 너 또한 작은 파동을 일으키던 존재를 넘어서서 이젠 커다란 파도를 불러오는 존재가 되어버린 거야. 참 신기하지? 작고 느린 파동에 불과할 때에는 기껏해야 연못의 표면만 요동치게 하던 그 물결이 이제는 파도가 되어 바다 전체를 한바탕 뒤집어 놓고 있다는 사실 말이야. 이 파도가 내 마음을 계속해서 못살게 굴어도, 나는 계속해서 너에 대한 이 마음을 키워갈 것 같아. 아니, 내가 굳이 마음을 키우려 노력하지 않아도 아마 그 크기가 자꾸만 더 커질 것 같아. 네가 만들어낸 작고 느린 파동은 결코 작지도, 느리지도 않으니까. 누구보다 빠른 속도로 내 모든 걸 뒤흔들어놓고 있으니까.


  그래서 나는 앞으로도 물살이 나를 흔드는 대로 흔들리며 지내보려고. 계속 생각을 해봤는데, 어떠한 바람도, 돌멩이도 없이 온종일 멈춰있는 외로운 연못보다는 거센 바람과 파도에 시달리면서도 그 안에서 즐거움을 찾아내는 행복한 바다로 살아가는 게 훨씬 가치 있는 일일 것 같다는 확신이 들었거든. 왜, 그런 시도 있잖아. ‘잠겨 죽어도 좋으니 너는 물처럼 내게 밀려오라’라고 말하는 시. 이건 좀 다른 이야기인가? 난 비슷한 것 같은데. 네가 연못에 빠진 돌멩이든, 그 돌멩이가 만들어내는 느린 파동이든, 큰 바다를 집어삼키는 거대한 파도이든 간에, 나는 네가 밀려오는 대로 너를 받아들일 테니 너는 네 모습 그대로 내 주변에 머물러만 줘. 지금처럼 그저 가까운 친구 사이일 뿐이어도 좋으니까.


  사랑에 빠진다는 건, 누군가에게 느리고도 빠른 속도로 물들어가는 것 같아. 마치 연못 표면을 순식간에 뒤덮어버린, 느린 줄로만 알았던 파동처럼 말이야.






상대를 제외한 모든 것이 뿌옇게 보이는 순간은 그야말로 예고 없이 다가온다.
어쩌면 예측이 가능한 감정은 사랑이 아닌지도 모른다.


- 이기주, 언어의 온도 中










+ 원래 다음 주쯤에 오려고 했는데
여러분이 너무 보고 싶어서 일찍 돌아왔습니다^0^
이번 글은 준비 중인 새 장편의 미리보기 격 글이에요.
시점은 여주 시점입니다!



++ 새 시리즈가 시작된 만큼
당분간은 댓글에서 암호닉 신청 자유롭게 받을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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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작가님 오옹오옹이에요!! 오늘은 운 좋게 동접이에요 혹시 새로운 작품에서 암호닉 다시 신청해야 하는 거라면 그대로 오옹오옹으로 하겠습니다! 작가님의 차기작이 우리원이라면 누구든 좋다고 했었는데 역시 전 누구인가가 문제가 아니라 작가님 작품이라 좋은 것 같네요ㅎㅎ 이번 작품도 함께 할게요 :)
6년 전
즈믄
헉 오옹오옹님을 이렇게 빨리 뵙는 거 정말 처음이네요!!! 보시다시피 이번 시리즈 주인공은 우리 몬모 재환이랍니다,,, 꺅 새로운 글 보여드릴 생각에 벌써부터 설레는 거 있죠❣️ 이번 글도 잘 부탁드려요:)
6년 전
비회원16.115
옹깅이입니당 이 글은 여운이 남달라요 진차... 달달한 장면이 나온 것도 아니고 재환이 이름이 나온 것도 아닌데 사랑에 빠진 마음 묘사? 하나로 일케 감동을 ㅠㅠ 브금도 좋아서 계속 듣고있잖아요 거센파도로 시달리면서도 바다로 살아가는 게 가치있다는 말 완전 제 기준 명대사 😭
6년 전
즈믄
비회원 댓글이 이렇게나 빨리 뜨다니! 옹깅이님 다시 뵈니 좋네요ㅎㅎ 사실 제가 지금 딱 여주처럼 재환이한테 홀딱 빠져버렸거든요... 아휴 재환이가 자꾸만 파도처럼 제 심장을 철썩철썩 때려서 하루하루 행복한(?) 즈믄입니다ㅋㅋㅋㅋㅋㅋㅋㅋㅋ,,,
6년 전
비회원88.143
아기염소예용 재환이 글이 나오다니ㅠㅠㅠㅠㅠ감격에 눈물로 타자를 칩니다... 사랑에 빠진다는 건, 누군가에게 느리고도 빠른 속도로 물들어가는 것 같다는 말 너무 명언이에요ㅠㅡㅠ 좋은 글로 다시찾아와주셔서 감사해요 처음과 끝에 넣은 언어의온도 글도 너무 맘에들어요ㅠㅠㅠ
6년 전
즈믄
역시 제 생각이 맞았나 보네요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기염소 = 재환이...? 오래 고민하다 쓴 문구인데 칭찬해 주시니 기분이 날아갈 것 같아요ㅠㅠㅠㅠㅠ 앞으로 재환이 글 열심히 연재해 나가도록 하겠습니다! 역시 아기염소님이 좋아해 주실 줄 알았어,,, 염소 저도 많이 좋아해요...ㅎ
6년 전
비회원10.237
헐 짝사랑물이라뇨. . . 최애 글이라뇨 ㅠㅠㅠ 사랑합니다 작가님 적게 일하시고 많이 벌으세요ㅠㅠ
6년 전
즈믄
제가 더 사랑해요 독자님ㅠㅠㅠㅠㅠ 울지 마시구 다음 편도 기대해 주세요:)
6년 전
비회원11.69
작까니ㅣ임!!! 옹리유워너원이에요!! 제가’나의 행복에게’ 후기 및 메일링을 지금봣아요오 ㅜㅜㅜㅜ !! 그렇다구 까먹으신거 아니져?? ㅋㅋㅋㅋㅋ 이번에는 주인공이 째니네요?!?! 와...진짜 너무 좋아요😭 저번 글에서도 예쁜 글들 많이 써주셨는데 이번 글도 이쁜 글들이 너무 많았지만...!! 이 글에서 ‘잠겨 죽어도 좋으니 너는 물처럼 내게 밀려오라’라는 시...너무 감명받았잖아요오....시에서 많이 아는게 없는데 이 부분은 기억할 것 같아요!! 다음편도 기다리고 저는 그때 다시 올께요!!😊이번 글도 너무 감사드려요!! 잘 읽고 갑니다ㅎㅎ
6년 전
즈믄
헉 옹리유워너원님 돌아오셨군요!!! 당연히 안 까먹었죠ㅎㅎㅎ 저 '잠겨 죽어도 좋으니 너는 물처럼 내게 밀려오라'라는 시는 이정하 시인의 '낮은 곳으로'라는 시예요! 새삼스레 세상에 참 대단한 작가님들이 많이 계시는구나 하고 생각하게 되는 것 같아요. 다음 글을 언제 올리게 될지는 확정된 게 없는데 그 때도 옹리유워너원님을 뵐 수 있었으면 좋겠네요:) 항상 감사합니다ㅎㅎㅎ
6년 전
독자2
허쉬초콜릿이에요 ㅎㅎ이번작품은 처음부터 같이 갈수있네요 ㅎㅎ 아직 나의 행복에게의 여운이 가시지않았는데 벌써 ㅎㅎ차기작 기대할게요 항상 재미있게 보고있어요!
6년 전
즈믄
허쉬초콜릿🍫님을 공지사항이 아닌 곳에서 뵈니 엄청 새롭고 좋네요ㅠㅠㅠ 그러게요 이번에는 시작부터 허쉬초콜릿님과 함께라 기뻐요:) 새 장편도 잘 부탁드려요!!
6년 전
독자3
파동이라는 말이 이렇게 몽글몽글하고 부드럽고 폭신폭신 말랑말랑한 단어였나요 ...? ㅠㅜㅠㅠ 전자파동이 생각나는 저는 진짜 이과쓔뤡ㄱ이 ,,, 너무너무 기대되고 암호닉 [힐링]으로 신청해놓고 가겠습니다아 ~!
6년 전
즈믄
앜ㅋㅋㅋㅋㅋㅋㅋㅋㅋ 힐링님 안녕하세요!! 힐링님 댓글이 저에게는 힐ㄹ...(아재드립 차단) 즈믄이의 문과⭐️갬성을 좋아해 주셔서 감사해요:) 앞으로 힐링님 오래오래 뵈었으면 좋겠네요^~^
6년 전
독자4
헐 작가님ㅠㅠㅠㅠㅠㅠ 미리보기만 읽어도 진짜 벌써 너무 기대되네요!! 거기다가 재환이 글ㅠㅠㅠ 대박퓨ㅠㅠㅠ
6년 전
즈믄
이게 다 재환이가 멋있고 귀엽고 사랑스러운 덕이죠...ㅎㅎ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앞으로 올라올 본편도 쭉 지켜봐 주세요:)
6년 전
비회원209.103
안녕하세요 작가님 다미입니다♡♡
파동이라는 단어 하나로 요로케 아름다운 글이 나오네요
작가님 들숨에 재력을 날숨에 건강을 얻으세요😗😗😗

6년 전
즈믄
다미님 안녕하세요ㅎㅎ 들숨에 재력과 날숨에 건강이라뇨ㅠㅠㅠ 제가 다른 분들께 하기만 했던 말들을 직접 듣게 되다니..... 감사합니다ㅋㅋㅋㅋㅋㅋㅋㅋ💕
6년 전
독자5
헉 지금 암호닉 신청 받으시나요ㅠㅠㅠ??
6년 전
즈믄
그럼요ㅎㅎ 편하게 신청해 주세요:)
6년 전
즈믄
(내용 없이 첨부한 댓글)
5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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