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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탄소년단] 위험한 방탄소년단〃17 | 인스티즈

 

험한 탄소년단
W. 백소


- 17 -










































정국이가 고열로 시달리고 있는지 이틀째.
평소에 건강한 사람이 한번 아프면 되게 오래간다는 말을 들은 적이 있다.
그래서인지 감기에 단단히 걸린 정국은 쉽게 나아질 기미를 보이지 않았다.
그 모습에 걱정이 된 나는 숙소에 오고 난 이후로 한 번도 정국이 방에서 나가지 않고 있었다.
나한테는 아프지 말라더니 본인이 더 아프고 있다.
작게 한숨을 내쉬며 서랍장 위에 놓인 대야안에 담긴 물에 수건을 적신 다음 쭉 짜낸 후 정국이의 이마에 올려놔주었다.
정말 많이 아픈 건지 가쁜 숨을 내쉬는 정국이의 얼굴을 걱정스럽게 바라봤다.
아까 약을 먹어서 그나마 열이 조금 내렸지만 그래도 아직은 더 지켜봐 줘야 했다.




" 누나는 감기에 걸리지 않아서 다행이에요. "




아. 정국이만 신경 쓰느라 설명을 못 했는데 사실은 태형이도 방안에 함께 있었다.
나의 맞은편 바닥에 앉아서 정국의 침대에 엎드려 말하는 태형이를 향해 미소를 지었다.




" 난 이미 한번 걸렸었잖아. "
" 감기가 무슨 수두인 줄 알아요? "




태형이의 말에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맞는 말이었기에…




" 태형아 너도 이제 그만 방에 가서 쉬어. 네가 어제 밤샘 간호해줬다며. "
" 형들이랑 지민이도 같이 있었어요. "
" 지금은 다들 쉬러 갔잖아. 정국이 간호는 내가 할 테니 한숨 자. "
" 조금만 더 있고요. "
" 고집부리기는… "
" 누나 얼굴 좀 더 보고 싶단 말이에요. "




태형이의 말에 어디서 누군가에게 들어본 말에 눈을 굴려 생각했다.




' 그냥 누나 얼굴이 보고 싶어져서요. '




뒤늦게 어제 정국이 내게 했던 말이라는 걸 깨닫고 시선을 내려 눈을 감고 있는 정국을 내려다봤다.


이제 보니 정국이가 형들을 닮아가는 거였구먼?


정국이가 지금처럼 변할 수 있었던 건 어쩌면 내가 아니라 애들 덕분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정국의 이마에 얹어져있는 수건을 잡고 반대로 뒤집어 다시 조심스럽게 얹었다.
그리고 난 후 정국이의 볼과 목에 손등을 대어 열을 확인했다.

아까보다는 열이 조금 더 내린 것 같았다. 여전히 미간을 찌푸리고 있었지만 이대로 푹 자고 일어나면 열도 떨어질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 다행히 자고 나면 열이 떨어… "




정국이의 상태를 확인하며 얘기하는데 갑자기 조용해진 분위기에 고개를 돌리니 어느새 잠에 빠져든 태형이었다.
새근거리며 자는 태형이의 모습에 피식 웃으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최대한 애들이 깨지 않게 조심 거리며 방을 나가려는데 옆으로 옷장이 살짝 열려있는 것을 발견했다.
옷장만 닫아주고 나가자,라는 생각을 가지며 그 앞으로 걸어가서 열린 문을 잡았다.
그런데 정국이 옷 사이에 유독 밝은 색을 띠는 익숙한 옷이 보였다.
잡았던 문을 조금 더 열어 주변에 있는 옷을 걷으며 자세하게 확인했다.




" 내 건가…? 잃어버린 줄 알고 있었는데 정국이가 갖고 있었구나. "




고개를 돌려 곤히 자고 있는 정국이의 얼굴을 한번 보고 옷걸이에 걸려있는 재킷을 꺼냈다.
반으로 접어 팔에 걸치고 옷장을 닫으려는데 제일 끝에 익숙한 옷이 또 보였다.
끝에 있는 옷을 향해 손을 뻗어 확인한 나는 놀랄 수밖에 없었다.

오랜 기억 속에서 어느 순간부터 잊고 있었던 베이지색의 코트가 걸려있었기 때문이다.
코트를 보는 순간 그 옷이 내 거라는 걸 단번에 알 수 있었다.

예전에 사모님께서 해외에 잠깐 나가셨다가 귀국하실 때 선물이라며 주셨던 코트가 하나 있었다.
사모님께서 직접 지인분께 부탁해서 특별 제작하신 옷이었다. 
그러니 지금 내가 발견한 이 코트를 다른 사람이 소유하고 있을 리가 없었다.
그 코트를 보는 순간 그동안 잊고 있었던 예전 기억이 조금씩 떠올랐다.



4년 전 겨울. 늦은 밤이 될 때까지 학교에서 업무를 처리하시던 교수님으로부터 전화가 걸려왔었다.
지금 급한 일이 있어서 그러니 자신의 집에서 서류 좀 갖다 달라는 부탁이셨다.
어려운 부탁도 아니었기에 나는 곧장 교수님의 집으로 향했다.
그런데 해외로 여행 가셨던 사모님께서 귀국하신 상태였고 교수님 집에 방문하자 나를 반겨주시며 코트를 선물로 주셨다.

그렇게 코트와 서류를 들고 학교를 향해 공원을 가로질러가고 있었다.
그때 어디선가 둔탁한 소리가 들려왔고 주변을 두리번거리며 소리의 근원지를 향해 찾고 다녔다.
잠시 후 소리의 근원지가 공원 주변에 있던 건물 뒤에서부터 들려오는 거라는 걸 알게 된 나는 무슨 상황인지 벽 뒤에 숨어 몰래 확인했다.

골목 뒤에서는 고등학교 남학생 네다섯 명이 한 명을 눕혀놓고 일방적으로 폭행하고 있었다.
현장을 목격한 나는 서둘러 경찰서에 신고했다.
하지만 경찰서에 신고한다고 해도 올 때까지 시간이 걸리는데 그동안 맞고 있는 저 사람이 잘못되기라도 하면 어쩌지,라는 불안감에 안절부절못하고 있었다.

그러다 위험한 상황이 오면 알리라는 뜻으로 교수님께서 주신 호루라기가 뒤늦게 떠올랐고 나는 한치의 망설임 없이 숨을 크게 들이마시다 힘 있게 불었다.
그러자 호루라기 소리가 주변에 크게 울렸고 당황한 고등학생들은 즉시 그 현장을 떠났다.
혼자 남아 자리에 쓰러져 있는 사람에게 황급히 달려가 상태를 확인했다.
어둠 속이라 자세히 보이지 않았지만 손에 닿은 축축한 이 느낌은 분명히 피라고 생각되었다.
언제부터 맞고 있던 것인지 얼굴과 온몸이 얼음장처럼 차가웠고 그런 사람을 어떻게든 도와줘야겠다는 생각에 사모님께서 선물해주신 코트를 몸에 덮어줬다.
주머니에 넣어놨던 핫팩을 쓰러진 사람의 손에 쥐여주며 양손에 따뜻한 입김을 불어넣고 빠르게 비벼 얼굴을 감쌌다.
손에 올라온 열기로 인해 얼었던 피부가 조금이나마 녹을까 싶어서.

그때 멀리서 사이렌 소리가 들렸고 서둘러 장소를 알려주기 위해 호루라기를 한번 더 크게 불었다.
그러니 이쪽으로 뛰어오는 발소리가 들렸고 쓰러져있는 사람을 향해 계속 말을 걸었었다.




' 이젠 괜찮아요…! '




설마 내가 그날 도와줬던 사람이 정국이였던 건가?


한참 동안 코트를 내려다보고 있는데 인기척이 느껴져 고개를 돌렸다. 언제부터 일어나 있던 건지 살짝 눈을 떠 날 보고 있는 정국이었다.




" 그 코트… 누나 거예요? "




아무 대답 없이 그저 정국이의 얼굴만 보고 있었다. 그런 날 향해 살며시 웃는 정국이었다.




" 그 코트의 주인을 찾으려고 했는데… 아무리 뒤져봐도 그 옷에 대한 정보가 안 나오더라고요… "
" … "
" 그래서 생각했어요. 그 옷을 알고 있는 사람이라면 분명히 그때 날 구해준 사람일 거라고… "




정국의 말에 고개를 돌려 옷장 안에 있는 코트를 바라봤다.




" 이젠 그 코트에서는 사라졌지만 아직도 제 기억에는 코트에 배여있던 향기가 여전히 남아있어요. "
" … "
" 신기하죠? 벌써 몇 년이나 지났는데 아직도 그 향기를 기억하고 있다니… "
" … "
" 그만큼 저한테 힘이 돼주었어요 "
" … "
"겨우… "
" … "
코트 하나로 지금까지 버티며 살아왔다고요 "




살짝 울음 섞인 목소리에 고개를 돌리니 어느새 눈가에 눈물이 고인 채 날 보고 있는 정국을 마주할 수 있었다.




" 나 사실 그때 그렇게 맞아 죽으려고 했어요. 근데 포기했어요. "
" … "
" 왜인 줄 알아요? "
" … "
" 누나가 나한테 했던 말이 계속 생각나서요… "
" … "
" 괜찮아요… 살 수 있어요… 포기하면 안 돼요… "




정국은 울지 않으려고 참아내며 얘기했지만 결국에는 마지막에 눈물을 흘렸다.
그런 정국이의 모습에 애써 눈물을 참으려던 나까지 결국 터지게 되었다.




" 정국아… "
" 그래서 고마워요… 그때 날 버리지 않아줘서… 그날 죽지 않은 걸 잘했다는 생각 들게 해줘서 진짜 고마워요 누나… "




정국이의 말에 천천히 고개를 좌우로 저었다.




" 나야말로 고마워… "
" … "
" 죽지 않고 살아있어줘서 고마워. 나 잊지 않아줘서 고마워… "




말없이 눈물을 흘리던 정국은 손을 들어 눈가를 가리며 더 눈물을 흘렸다.
그런 정국의 옆에 엎드려 자고 있을 줄 알았던 태형은 살짝 눈을 뜨더니 이내 살며시 미소를 지으며 다시 눈을 감았다.














































[방탄소년단] 위험한 방탄소년단〃17 | 인스티즈 

 





































 어릴 때부터 모든 기대란 기대는 받으며 자라왔다.
공부도 1등, 운동도 1등, 만들기도 1등.
무조건 1등이 아니면 살아남기란 힘들었다.

부모님은 욕심이 크시다. 그리고 항상 내게 이런 말을 하신다.


최고가 아니면 인정하지 않겠다.
인정받고 싶으면 최고가 되라.


나는 부모님의 관심과 사랑을 받기 위해 정말 열심히 했다.




어느 날이었다. 초등학생 때 같은 반 친구와 작은 다툼이 있었다.
그리하여 그날 오후에 부모님께서 학교를 찾아오셨다.
그날 이후, 부모님은 처음으로 내게 쌀쌀맞게 대하셨다.

학교에 가서 공부나 할 것이지 어린애처럼 치고받고 싸웠다는 이유였다.
나는 두 번 다시 부모님께 실망을 드리지 않겠다며 다짐하고 더 열심히 공부했다.


하지만 나의 그런 다짐은 그리 오래가지 못 했다.
중학생이 된 지 2년이 되던 해.
공부라는 틀에 갇혀 로봇처럼 살아가는 것도 어느 정도 익숙해지고 있었다.
그런 내게 다가오는 친구가 있었다.




" 공붓벌레 전정국. "
" 말 시키지 마. "
" 너 그렇게 부모님 말만 듣고 살다간 제 명에 못 산다? "
" … "
" 가끔은 쉬면서 해. 안 그래도 최고면서. "




그 말과 함께 친구는 내 귀에 자신의 이어폰을 꽂아주었다.
인상을 찌푸리며 이어폰을 빼려는데 그런 내게 핸드폰을 보이며 노래 하나를 틀어주는 친구였다.
처음에는 무시하려고 했는데 들리는 노래 가사를 들으면 들을수록 자꾸 관심이 생겼다.
귓속으로 흘러들어오는 가사 중 일부분이 유독 마음에 크게 와닿았다.




' 사람들이 알아줬으면 좋겠어요.
내가 정말 최선을 다 했었다는걸.
어떤 이들에게는 행복을 가져다줬다는걸. '




이내 노래가 끝났고 이어폰을 빼던 나는 이런 생각이 들었다.


모든 면에서 1등을 하면 과연 나는 행복할까?
기업 운영으로 부모님은 성공하셨지만 내가 이 길로 성공할 수는 있을까?
진정 내가 원하는 꿈도 모르고 이렇게 살아가는데 이 길이 꼭 최선인 것일까?


그 생각이 들자 처음으로 공부가 하기 싫어졌고 느껴졌다.


최고가 되는 방법은 이 길만 있을 거라는 생각이 들지 않았다.
누구든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 만족한 삶을 살아가게 된다면 그것이 성공이자 최고가 되는 거라 생각했다.

나는 음악을 해보고 싶었다.
그날 이후 학교가 끝나면 친구들과 노래방도 가고, 춤 동아리도 만들어 함께 활동하고 그랬다.
이런 소소한 일탈을 하는 내내 부모님께 설사 실망감을 안겨드릴까 싶어 일부로 숨겼다.
하지만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릴 수는 없는 법.
얼마 못 가 나는 이런 일탈 생활을 부모님께 걸리고 말았다.
원인은 공부에 신경 쓰지 못하고 음악에 신경을 쏟고 있던 탓에 1등의 자리에서 밀려나게 되었기 때문이다.


사실을 알게 된 부모님께서 그래도 내 의견을 존중해주시고 이해해주실 줄 알았다.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반항 한번 하지 않고 부모님의 바람대로 최고가 되기 위해 노력해왔으니까, 모든 면에서 1등을 원하시면 음악도 허락해주시지 않을까 싶었다.




" 아빠, 저 음악이 하고 싶어요. "
" 뭐? "
" 아빠가 그러셨잖아요, 인정받고 싶으면 최고가 되라고. 음악도 도전해서 노래하는 가수가 되고 싶어요. "
안 돼. "
" 왜요? 저 잘할 수 있어요 아빠…!"
" 안된다고! "




하지만 그런 나의 생각과는 반대로 아빠는 결단코 안된다며 내게 화를 내셨다.




" 약속할게요… 절대 부끄럼 받지 않는 자랑스러운 아들이 될게요… "
" 딴따라라는 길이 성공할 수 있을 것 같아? 괜히 쓸데없는 데 시간 빼지 말고 들어가서 공부나 해. "




아빠의 말씀에 허탈감을 느꼈다.


그놈의 공부 소리, 과연 내가 공부로 1등을 한다고 성공할 수 있다고 보장하나? 애초에 전국에 있는 학교에 1등만 해도 몇 명인데.
내가 그 애들을 일일이 밟고 일어서면 대한민국 최정상에 오를 수 있을 것 같다고 생각하시나?


아빠께서는 너무 강박적이시다.
어릴 때에는 한 번도 그런 생각을 가진 적이 없었다.
본인의 말이 곧 법이다.
항상 그런 마인드셨다.




" 도대체 공부만 해서 제가 얻을 수 있는 게 뭐가 있어요? "
" 뭐? "
" 그동안 계속 부모님 말씀대로만 살아왔잖아요! "
" 정국아, 아빠한테 지금 그게 무슨 말버릇이야! "
" 엄마도 똑같아요! "
" 전정국 너…! "
" 전 공부하기 싫어요! 저도 친구들처럼 놀러 다니고 싶다고요! 저도 이제 지쳤다고요!! "
" 이 새끼가! "




격분하며 말하는 내 뺨을 세게 내려치는 아빠의 행동에 충격을 받았다.
오른쪽으로 돌아간 고개를 천천히 돌려 부모님과 마주했다.
내게 손찌검을 할 줄 몰랐던 건지 옆에서 지켜보고 계시던 엄마 역시 적잖이 충격받은 모습으로 날 보고 있었다.




" 내가 널 그렇게 가르쳤어? "
" … "
" 당장 방에 들어가서 네가 뭘 잘못했는지 생각하고 반성해! "




아빠의 말에 주먹을 꽉 쥐며 방으로 들어갔다.
방으로 들어가 화를 삭이려던 내 눈에 교과서와 자습서들이 들어왔다.
그 모습을 보다 책상 앞으로 걸어가 그대로 모든 물건들을 바닥으로 내동댕이 쳤다.
그 소리를 들으신 부모님은 재빨리 내 방으로 달려오셨다.




" 정국아! "




내 방을 확인한 엄마는 놀란 눈으로 내 이름을 불렀다.




" 이제 이런 것도 다 지겨워요! 자꾸 나한테 기대하지 말라고요!! "
" 전정… "
" 그렇게 1등이 좋으시면 1등으로 태어난 형한테 기대를 거시지, 왜 2등으로 태어난 제게 자꾸만 1등을 강요하시는 건데요! "
" … "
" 이젠 다 필요 없어요! 엄마도 싫고 아빠도 싫어요! 형도 싫고 다 싫어!! "




그 말을 내뱉으며 그렇게 집을 나왔다.


유난히도 추운 겨울날.
해가 뉘엿거리며 지고 있는 시간에 나는 집을 나와 어느 공원 건물 뒤에 숨어 울고 있었다.
한참을 울고 있자 어느덧 하늘은 어둠으로 뒤덮였고 울다 지친 나는 건물 벽에 기대 쪼그리고 앉아있었다.
위에 걸친 옷도 없이 교복만 입고 나온 나는 몇 시간을 그 자리에서 벌벌 떨고 있었다.

그때 고등학생으로 보이는 네다섯 명의 형들이 골목으로 들어오는 게 보였고, 나는 그 자리에서 벗어나기 위해 자리에서 힘겹게 일어났다.
그런 내게 다가와 시비를 거는 고등학생이었다.

안 그래도 집에서 그런 일이 있던 탓에 예민해진 나는 반항을 하며 그들을 쏘아봤다.
그런 내게 주먹을 날리고 바닥에 눕혀 밟으며 사정없이 나를 때렸다.

오랫동안 추위에 노출되었던 나는 온몸이 얼어붙었고 맞는 부위마다 큰 대못으로 찌르는 것 같은 고통이 들었다.
이대로 죽고 싶다,라는 생각을 가지며 조금씩 정신을 잃어가는데 갑자기 어디선가 큰 호루라기 소리가 들려왔다.
그 소리에 놀란 고등학생들은 서둘러 그 자리를 피했다.
서서히 정신이 아득해져 가는데 무언가 내 몸 위로 덮여졌다.
그러더니 내 손에 따뜻한 물건이 쥐어지더니 이내 얼굴을 감싸는 느낌을 받았다 .
그 느낌에 감긴 눈을 힘겹게 뜨며 앞을 바라봤다.
하지만 내 시야에는 앞에 누군가가 있다는 것밖에 보이지 않았다.
그러다 잠시 후 다시 한번 호루라기 소리가 들리더니 이내 누군가의 다급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 이젠 괜찮아요, 경찰들이 왔어요! 다시 살 수 있을 거예요, 절대로 포기하시면 안 돼요…! "




그 말과 함께 수많은 사람들이 몰려오는 발소리가 들렸고 나는 겨우 잡고 있던 정신을 결국 잃게 되었다.










***





어둠 속에서 누군가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 이젠 괜찮아요. '




목소리의 주인이 누구인지 확실하게 알고 싶어 온 정신을 소리에만 집중했다.




' 포기하시면 안 돼요. '




소리는 들리지만 정확한 모습이 보이지 않는 목소리의 주인에 답답해져왔다.
그때 감겼던 눈이 번쩍 떠졌다. 그러자 밝은 빛이 시야에 들어왔고 인상을 쓰며 눈을 감으며 신음을 내뱉었다.




" 정국아…! "




누군가 내 이름을 부르는 소리에 혹시 날 도와준 사람인가? 싶어서 감았던 눈을 다시 떴다.
하지만 눈앞에는 놀란 얼굴로 날 내려다보는 형과 눈물을 흘리고 있는 엄마의 얼굴이 보였다.
아빠는 어디에도 보이지 않았다.


내가 그렇게까지 미우셨던 걸까…




" 제가 가서 의사선생님 데려올게요. "




부모님을 향해 형은 의사를 데려온다며 어디로 갔다.


의사? 여기 설마 병원인가?


잠시 후 가운을 입은 의사와 간호사가 들어왔고 내 상태를 확인했다.
이내 다행히 이상은 없는 것 같다는 말과 함께 일반 병실로 옮기겠다고 말하고 나가는 의사와 간호사였다.




" 정국아 대체 이게 무슨 일이야… "
" … "
" 정국아 엄마가 물어보시잖아. 무슨 일 있었어? "
" … "




엄마와 형이 번갈아가며 내게 물었지만 나는 아무 대답도 하지 않았다.
그런 내가 답답하다는 듯이 묻는 형이었다.




" 정국아, 왜 그래. 엄마 아빠가 널 얼마나 걱정한 줄 알아? "
" 왜? "
" 어? "
" 왜 날 걱정해? 누가? "




내 물음에 당황해 보이는 형과 엄마다. 그런 그들을 보다가 이내 눈을 감아버렸다.
예전과 다른 내 태도에 걱정이 된 형은 의사선생님께 얘기하게 되었다.
그때 날 찾아온 남자가 있었는데 그 사람이 바로 심리상담사 선생님이었다.




" 정국아 안녕? "




내게 인사를 건네는 그분은 나를 담당하시는 의사선생님의 부탁으로 오신 줄 알았는데 알고 보니 아빠의 친분으로 오시게 된 거라고 얘기해주셨다.
그분은 내게 심리 상담을 했고 그 결과 ' 편집성 인격장애 '의 초기 증상이라 하셨고 치료하면 금방 나을 거라고 하셨다.
하지만 날이 갈수록 내 병은 깊어져갔고 결국 극단의 조치로 선생님의 집으로 가게 되었다.
그곳으로 가니 나 말고 6명의 형들이 더 있었고 처음에 낯가림도 심하고 남을 쉽게 믿지도 않았던 탓에 적응하기 힘들었다.
하지만 내게 한결같이 잘해주는 형들 덕분에 조금씩 나아져가고 있었다.

그런 형들을 마주할 때마다 그때 날 도와줬던 사람이 떠올랐고 그럴 때마다 옷장을 열어 한쪽에 걸려있는 코트를 바라봤다.


그 사람이 누군지 궁금했다.
그리고 다시 만나게 된다면 이 말을 꼭 해주고 싶다.




고마워요, 그때 날 버리지 않고 곁에 있어줘서.
































[방탄소년단] 위험한 방탄소년단〃17 | 인스티즈



 





























 주방에 들어와 물 한 잔 마시고 식탁 의자에 앉아 턱을 괴고 멍하니 허공을 응시하고 있었다.
좀 전에 정국이가 했던 얘기를 곱씹어 보다 그동안 내게 대하던 행동이 조금씩 변하는 모습들을 회상해봤다.
그때 누군가의 인기척이 느껴졌고 고개를 돌리자 주방으로 들어오던 석진을 마주하게 되었다.




" 무슨 생각해? "
" 음, 그냥 애들 생각? "




주방으로 들어온 석진은 맞은편으로 걸어와 의자에 앉았고 그 동시에 나는 자세를 고쳐앉았다.




" 무슨 생각하는데 표정이 그리도 심각해? "
" 심각하지 않았어. "



나의 말에 입가에 미소가 띄워지는가 싶더니 이내 금방 지우며 날 향해 묻는 석진이었다.




" 가끔은 애들 말고 자신도 좀 생각해주지그래? "




석진의 말에 물음표가 가득한 표정으로 마주했다.




" 매일 이렇게 오는 거 피곤하지 않아? "
" 하나도 안 피곤해. 내가 좋아서 오는 건데 피곤한 게 어딨고 힘들게 뭐 있겠어. "
" 만약 내가 너라면 벌써 쓰러져서 병원에서 링거 맞고 있을지도 몰라. "
" 응? 왜 그런 생각을 가져? "
" 그냥, 그동안 네가 겪었던 상황들을 생각해보니까 그럴 것 같아서. "
" 겪었던 상황? 예를 들면 어떤 거? "




대체 어떤 생각들을 떠올렸기에 내게 이런 말을 하는 걸까.
그 생각에 궁금해진 나는 석진의 얼굴을 빤히 바라봤다.




" 우선 첫 번째는 지민이가 자기 조절이 안됐을 때? "




자기 조절이 되지 않았던 지민이.
아마 내가 이 집에 온 지 3일째 되던 날이었을거다.


그때 처음으로 지민이의 증세를 확인하게 되었지.




" 두 번째는 정국이 학교에 가서 뒤집고 왔을 때. "




표현이 좀 그렇긴 한데 어찌 보면 석진이 말이 맞았다.
내가 처음 학교 가자마자 그곳 선생들의 태도에 화가 나서 하루 만에 정국이 데리고 집에 왔었다.
그리고 전학까지 시키고… 지금은 새로운 학교에서 적응도 잘하고 자기 꿈도 키워가며 잘 지내고 있었다.




" 세 번째는 윤기가 계단에서 널 밀었을 때. "
" 너 그거 어떻게 알았어? "
" 애들 사이에 이미 소문이 퍼졌는데 모르는 사람이 누가 있겠어? "




그때 일은 당시 있었던 사람들만 알고 있는 줄 알았다.
그런데 나 몰래 이미 모두에게 얘기를 했던 모양이다.




" 그리고 마지막은. "
" 또 있어? "
" 더 많은데 4가지로 줄인 거야. "
" …뭔데? "
" 윤기가 겁을 줬을 때. "
" … "




마지막 말에 그때의 기억을 회상해봤다.
윤기가 내게 단순히 겁만 주고 실제로는 아무것도 하지 않으려 했단 건 알고 있었다.
하지만 그때는 트라우마 때문에 나도 모르게 나온 행동이었고 이성을 잃던 나를 오히려 진정시켜주는 건 윤기였다.
시간이 지난 지금은 그날 보여줬던 윤기의 배려에 오히려 감사하고 있었다.




" 나였으면 이미 포기했을 텐데, 너는 어떻게 고목나무에 붙은 매미처럼 가없이 올 수가 있냐. "
" 그거 칭찬이야? "




나의 물음에 피식 웃는 석진. 그런 석진을 보며 이번에는 내가 말을 이어나갔다.




" 교수님이 그렇게 하셨어. 내가 고목나무였으면 교수님은 매미였지. "
" … "
" 싫다고 밀어내도 계속 오고, 필요 없다 해도 계속 퍼주고. "
" … "
" 사실 나는 그동안 말라서 죽을 고목나무인 줄 알았어. 근데 교수님을 만나고 나서 그게 아니란 걸 깨닫게 됐어.
항상 내게 좋은 날이 올 거다, 후회하지 않을 거다.라고 얘기해주셨는데 시간이 좀 지나고 나니 그 의미를 알겠더라고. "
" 무슨 의미였는데? "
" 사실 나는 고목나무가 아니라 애동초목이었다는 것을. "
" 애동초목? "
" 응, 한창 피어나고 있는 청춘이라는 뜻이야. "
" … "
" 근데 지금은 그런 생각이 들어. 우리 모두가 사실은 애동초목일 거라고. "
" … "
" 정확히 뭐라고 해야 하지… 지금이 딱 화양연화인 것 같다는 생각도 들고. "




화양연화?라며 되묻는 석진을 향해 웃어 보이다가 이내 지워내며 조심스럽게 물었다.




" 너는 과거에 어땠어? "
" … "
" 내가 좀 편해졌다고 생각되면 얘기해줬으면 좋겠어. "
" 너는? "
" …난 지금 얘기해줄게. "




그렇게 주방에 있는 석진과 나는 서로의 과거를 풀어내며 시간을 보냈다.

















































[방탄소년단] 위험한 방탄소년단〃17 | 인스티즈 

위험한 방탄소년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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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탄소년단] 위험한 방탄소년단〃17 | 인스티즈 

오늘은 광복절! 

저희 동네에서는 유일하게 저희 집만 태극기를 걸어놨었네요.. 

그나저나 달방 언제 올라오지.. 달방 보고 싶다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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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방탄@
(정국이랑 같이 울어버리기)ಥ_ಥ !!
석진이랑 여주는 서로 고민을 이야기 할 수 있는 좋은 친구가 된 것 같아서 엄청엄청 좋아요 ㅠㅠ... 다 빠짐없이 읽었던 이야기들인데 읽을수록 새롭네요 ㅎㅎ 그때는 그냥 지나쳤던 상황이나 못 느꼈던 감정들도 더 느껴지고! 역시 정주행은 좋은겁니당 헤헤

5년 전
독자2
페코ㅠㅠ 꾸기의 비하인드 이거 보면서 얼마나 속상했는지 몰라요ㅠㅠㅠ 그리규 작가님 덕분에 애동초목이라는 예쁜 말도 알고갑니다ㅠㅠ
5년 전
비회원도 댓글을 달 수 있어요 (You can write a comment)
작품을 읽은 후 댓글을 꼭 남겨주세요, 작가에게 큰 힘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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