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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탄소년단] 위험한 방탄소년단〃15 | 인스티즈
 

 

험한 탄소년단 

W. 백소 


 


 

- 15 - 


 


 


 


 


 


 


 


 


 


 


 


 


 


 


 


 


 


 


 


 


 


 


 


 


 


 


 


 


 


 


 


 


 


 


 


 


 

숙소에 오게 된 지 어느 덧 3개월. 

쌀쌀하면서도 포근했던 봄은 어느덧 더위가 푹푹 찌는 여름이란 계절로 바뀌게 되었다. 


 


 

옷은 얇아졌는데 날씨는 왜 더 더워지는 건가… 대체 여름은 누가 만들어내는 건가… 

이렇게 더운 건 8년 만인 것 같다… 왜 하필 이런 날에 차는 고장이 났냔 말이다… 


 


 

턱까지 흐르는 땀을 닦아내며 숙소까지 열심히 걸어 올라갔다. 

숨 못 쉴 정도로 더운 날씨 탓에 택시는 쉽게 잡히지 않았다. 그래서 결국 버스 타고 정류장에 내려 여기까지 걸어오는 것이다. 

힘겹게 숨을 내쉬며 걸어온 결과 어느새 숙소가 눈앞에 보였다. 

차가운 물에 얼굴이라도 씻고 싶은 마음에 걸음을 서둘렀다. 


 


 


 


 

" 어… 누나…? " 

" 안녕 태형아… " 


 


 


 


 

대문을 열고 들어오자마자 밀짚모자를 쓰고 텃밭에 물을 주고 있던 태형이의 목소리가 어렴풋이 들렸다. 

태형이의 얼굴은 보지 않으며 손을 들었고 곧바로 집 안으로 들어가자마자 주방으로 향했다. 


 


 

일단 물부터 마시자… 


 


 


 

주방에 들어가서 시원한 물을 원샷 하는데 그런 날 언제 따라 들어온 건지 태형이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 누나 무슨 땀을 그렇게… " 

" 하… 걸어왔어… " 

" 이 더위 속에서요? 차는요? " 

" 고장 났어… " 

" 택시라도 차고 오지… " 

" 땅에서 올라오는 열기가 강했던 건지 뭔지 손 흔드는 내가 신기루로 보였나 봐… 그냥 다 지나치더라… " 


 


 


 


 

목도 축였겠다, 얼굴을 뒤덮는 찝찝한 기분을 씻어내려고 화장실로 향하려는데 때마침 주방으로 들어온 윤기와 마주쳤다. 

그와 마주하게 되니 더위고 뭐고 싹 날아가 버린 기분이 들었다. 

순간 얼어붙은 날 보다가 지나쳐 냉장고를 여는 윤기. 


 


 


 


 

" 누나? " 


 


 


 


 

굳어있는 내게 다가오며 부르는 태형이의 목소리에 조금 정신을 차렸다. 

그런 날 보지도 않은 채 냉장고에서 꺼낸 물을 마시려는 윤기. 

여기에 더 있어봤자 더 어색해질 것만 같아서 화장실로 향하려는데 어느 방이 벌컥 열리더니 지민이 나와 보였다. 


 


 


 


 

" 역시 누나 왔었네요! " 


 


 


 


 

어느새 내 앞으로 걸어온 지민은 환하게 웃으며 말해왔다. 


 


 


 


 

" 우리 여름 계획표 짜요! " 

" 여름 계획표…? " 


 


 


 


 

내 손을 잡고 거실로 향하려던 지민의 눈에 물을 마시고 있던 윤기가 포착되었고 잠시 생각해 보이더니 내 손을 놓고 윤기에게로 걸어가는 지민이었다. 


 


 


 


 

" 형도 같이 정해요! " 

" 놔 임마. " 

" 이번은 형도 같이 있어야 해요. " 


 


 


 


 

놓으라는 윤기의 말을 무시한 채 팔을 잡고 거실로 나가 소파에 앉히는 지민. 

싫어하며 팔을 뿌리칠 줄 알았는데 의외로 동생들 말을 잘 따라주는 것 같은 윤기의 모습에 의외라는 생각이 들었다. 

소파에 앉은 윤기를 보며 생각하고 있는데 다시 내 앞으로 온 지민이 나와 태형이의 팔을 잡고 소파 쪽으로 이끌었다. 

그러더니 각 방으로 들어가 사람들을 한두 명씩 데리고 오는 지민이었다. 

지민 덕분에 거실에는 난생처음으로 여덟 명이 함께 하고 있었다. 

마지막으로 거실로 나오던 석진은 덥다면서 에어컨을 틀었고 덕분에 집 안은 서서히 시원해져 갔다. 

그리고 석진과 함께 자리에 앉는 지민을 보며 궁금하다는 듯이 묻는 남준이었다. 


 


 


 


 

" 뭘 얘기하고 싶어서 모이게 한 거야? " 

" 우리 여행 가요. " 

" 여행? " 

" 네. " 

" 정국이 아직 방학도 안 했는데 여행은 무슨 여행이야? " 

" 주말에 가면 되죠! 어차피 지금 가도 사람 많이 없을걸요? " 


 


 


 


 

잔뜩 들뜬 상태로 말하는 지민의 모습에 아무 말 안 하는 남준. 

그러다 나와 윤기를 번갈아보던 석진이 살짝 놀란 표정을 짓더니 윤기를 향해 물었다. 


 


 


 


 

" 뭐야? 민윤기 너 있었어? " 

" 네. " 

" 웬일로 앉아있어? 무슨 일로? " 

" 박지민이 끌고 왔어요. " 


 


 


 


 

소파에 몸을 기대며 얘기하던 윤기를 보다 고개를 돌려 지민을 보는 석진. 


 


 


 


 

" 뭐 협박했냐? " 

" 아니요. 대체 형은 절 뭘로 보고… " 


 


 


 


 

사실 나도 정말 이 자리에 윤기가 있을 줄은 몰랐다. 

내가 앉자마자 바로 방으로 들어가 버릴 줄 알았는데 끝까지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혹시 민윤기도 달라져가는 걸까? 


 


 

물끄러미 민윤기의 얼굴을 보고 있는데 호석의 목소리가 들렸다. 


 


 


 


 

" 그래서 여행은 어디로 갈 건데? " 

" 음… 바다? " 

" 아니죠, 계곡이 최고죠. " 

" 워터파크도 좋은데. " 


 


 


 


 

호석의 물음에 지민, 정국, 석진이 말하였고 그런 그들의 갈리는 의견에 한참을 옥신각신하고 있었다. 

어디로 갈지 정하는 세 명 사이에 조용히 있던 태형이 날 보더니 어디 가고 싶냐고 물었다. 

태형의 물음에 거실은 금세 조용해졌고 일제히 나를 쳐다보는 그들의 눈들이 보였다. 


 


 


 


 

" 어… 계곡은 어때…? " 

" 계곡 좋아요. " 


 


 


 


 

내 말에 정국은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우며 좋다고 대답해왔다. 

그런 정국을 보다 다시 날 보며 왜 계곡이냐고 묻는 남준이었다. 


 


 


 


 

" 바다나 워터파크는 주말이어서 사람들이 많을지도 모르잖아. 진짜 깨끗하고 시원한 곳은 계곡이라고 생각돼서 그런 건데. 게다가 남들 눈치 안 보고 마음껏 놀 수 있잖아? " 


 


 


 


 

나의 대답에 곰곰이 생각하던 석진은 그것도 좋겠다,라며 고개를 끄덕였고 옆에 앉아있던 태형도 좋다며 내 말에 동의했다. 

남준과 지민도 그러자고 대답했고 마지막으로 남은 사람, 윤기는 어떤 대답을 할지 궁금해 빤히 쳐다봤다. 

그에게 몰리는 시선은 나뿐만이 아니었고 다른 사람들의 시선까지 받고 있던 윤기는 내키지 않다는 표정을 지었지만 그러라고 대답했다. 


 

싫다고 거절할 줄 알았던 윤기가 그러라고 대답하자 몇 명은 눈이 커졌다. 물론 나도. 


 

멍하니 윤기의 얼굴을 보는데 자리에 앉아있던 정국이 자리에서 일어났다. 


 


 


 


 

" 그럼 지금부터 준비해요. " 

" 준비? " 

" 가서 물놀이만 하고 오게요? 우리 1박 2일 아니었어요? " 


 


 


 


 

아무도 1박 2일이라고 얘기하지 않았는데 당연히 그런 줄 알고 대답하는 정국의 모습에 당황했다. 

하지만 오히려 정국의 그 모습에 좋다며 덩달아 자리에서 일어나는 지민이었다. 


 


 


 


 

" 맞아! 우리 1박 2일로 놀다 와요! 가서 고기도 구워 먹고 별도 보고! " 


 


 


 


 

지민의 말에 귀찮다는 듯이 말하는 윤기다. 


 


 


 


 

" 자고 올 곳은 정하고 그런 소리 하냐? " 

" 어…? " 

" 애초에 우리가 어느 지역으로 갈지도 정하지 않았는데. " 


 


 


 


 

윤기의 말에 급 시무룩해진 지민의 얼굴을 보다 어색하게 웃으며 대답했다. 


 


 


 


 

" 내가 아는 곳 있는데… " 


 


 


 


 

나의 대답에 날 쳐다보는 일곱 명의 시선과 조금씩 입가에 웃음이 피어나는 세 명의 막내들이었다. 


 


 


 


 

" 그럼 우리 각자 뭘 맡을지 정할까? 난 렌트를 맡을게. 다른 사람들은 장 좀 보고 와. " 


 


 


 


 

석진의 말에 눈을 동그랗게 뜨며 물었다. 


 


 


 


 

" 운전면허증 있어? " 

" 응. " 

" 진짜? 의외다… " 

" 그거 무슨 뜻이야? " 

" 아, 아니야. " 


 


 


 


 

고개를 좌우로 흔들며 아니라고 대답하자 그런 날 못마땅스러운 눈으로 보는 석진이었다. 


 


 


 


 

" 그, 그럼 갈까? 나도 장 보는 거 도와줄게…! " 


 


 


 


 

석진의 시선을 애써 외면하려고 일부로 상황 전환 시킬 말을 했고 자리에서 일어나 방으로 들어가려는 윤기를 잡는 태형이었다. 


 


 


 


 

" 형도 같이 가요. " 

" 내가 왜 가? " 

" 석진이형이 갔다 오랬잖아요. " 

" 너희끼리 가. " 


 


 


 


 

인상을 찌푸리며 대답하는 윤기에게 어느새 붙어 태형이의 가세를 돕는 지민이었다. 


 


 


 


 

" 형, 한 번만 같이 가주면 안 돼요? " 

" 응, 안돼. " 

" 처음으로 다 같이 놀러 가는 건데 같이 가요~ " 


 


 


 


 

윤기의 팔을 붙잡고 자신도 모르게 버릇이 나온 지민. 


 

지민의 버릇은 누군가에게 부탁하거나 보챌 때 애교가 흘러나오는 거였다. 

자신은 상남자라고 하더니, 상남자를 빙자한 애굣덩어리였던 것이다. 


 

싫다고 하던 윤기는 어느새 지민의 애교에 넘어간 듯 보였다. 

깊은 한숨을 내쉬더니 마지못해 알겠다고 대답했다. 


 

오늘 진짜 윤기의 여러 모습을 보는 것 같아 여기 온 이후로 거의 멍해졌던 것 같다. 

어느새 내 옆으로 온 남준이 웃으며 말해왔다. 


 


 


 


 


 


 


 


 


 


 


 


 


 


 

 

[방탄소년단] 위험한 방탄소년단〃15 | 인스티즈 

" 가요. "

 


 


 


 


 


 


 


 


 


 


 


 


 


 


 


 

*** 


 


 


 


 


 


 


 


 


 


 


 


 


 


 


 


 


 


 

" 지민아, 거기서 뭐 해? " 

" … " 


 


 


 


 

그렇게 집을 나선 우리는 숙소와 가까운 대형마트로 향하였다. 

마트에 오자마자 정국과 함께 이곳저곳 돌아다니는 지민이 때문에 진땀을 뺐다. 

뒤이어 윤기와 남준이는 어디론가 가버렸고 호석이와 태형이는 곧장 옷 가게로 가버려서 정말 정신이 없었다. 

지금 내 옆에는 집이나 지키고 있겠다던 석진이 있었기에 그나마 실가닥 같은 정신을 붙잡을 수 있었다. 


 


 

그래… 어린애들도 아닌데 굳이 내가 데리고 다닐 이유는 없겠지. 


 


 

그렇게 카트를 가져온 석진과 함께 매장 안을 둘러보며 필요한 물건들과 음식들을 집어 카트에 넣었다. 

30분 정도 돌아다니고 있는데 수영복 매장 안에 서 있던 지민이가 보였다. 

그런 지민이를 향해 걸어가며 뭐 하냐고 물었다. 


 

내 말을 들은 건지 아닌지 한 곳에 서서 뭔가를 내려다보며 심하게 고민하는 지민에게 다가갔다. 


 


 


 


 

" 뭘 그렇게 심각하게 고민하고 있어? " 

" 누나. " 


 


 


 


 

화났나, 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굳은 얼굴로 고민하던 지민을 보다 고개를 돌려 그가 보고 있는 것을 내려다봤다. 

지민이가 보고 있던 건 비키니였다. 

아니, 이게 옷이 맞나? 싶을 정도로 엄청 야해 보이는 비키니였다. 

그런 걸 보고 있는 지민을 향해 시선을 옮기는데 고개를 돌려 내 얼굴을 마주하더니 진지하게 내게 묻는 지민이었다. 


 


 


 


 

" 누나, 이거 입으… " 

" 싫어… " 

" 저 아직 말 안 끝났… " 

" 아니야. " 

" … " 

" 안돼. 아닌 건 아닌 거야. " 


 


 


 


 

내 말에 시무룩해지더니 다시 내 눈치를 보다가 이내 고개를 돌려 다른 곳으로 가버리는 지민이다. 

다른 곳으로 가던 지민은 또다시 멈추더니 뭔가를 보고 있었다. 

그러더니 또 다른 비키니를 잡고 꺼내려는 지민이었고, 그런 지민이에게 얼른 걸어가 손을 잡고 석진이 있는 곳으로 끌고 왔다. 


 


 


 


 

" 애초에 나는 수영복 입을 생각도 없었어. " 

" …그럼 뭐 입으려구… " 

" 그냥 옷 입을 거야. " 

" 하얀색 티셔츠…? " 

" 까만색. " 

" …… 역시 우리 누나다… 그래… 보수적이어서 보기 좋다… " 


 


 


 


 

지민이의 풀죽은 목소리에 고개를 돌려 지민의 얼굴을 올려다봤다. 


 


 

지민이 너도 역시 남자가 맞구나. 그래, 좋아. 하지만 이건 상남자가 아니란다^^… 


 


 

석진의 옆으로 지민을 데리고 오는데 처음에 정국을 데리고 갔던 장면이 생각났다. 


 


 


 


 

" 그런데 정국이는 어디 갔어? " 

" 정국이? 저기 있잖아요. " 


 


 


 


 

어느 한 곳을 가리키며 대답하는 지민이의 손가락 끝을 따라 시선을 옮기는데 처음에 지민이가 보고 있던 비키니를 잡고 보고 있는 정국이의 모습이 보였다. 

서둘러 지민이를 잡고 있던 손을 놓고 정국이에게 걸어가 손목을 잡고 매장을 나왔다. 


 


 


 


 

" 정국아, 누나 그거 안 입을 거야. " 

" 누가 누나더러 입으래요? " 

" 비키니 입을 사람이 나 말고 또 있어? " 

" 있는데… " 


 


 


 


 

정국이의 대답에 고개를 돌려 얼굴을 마주했다. 

누굴 입힐 건데?라고 물으니 정국이는 잠시 고민하는듯싶더니 이내 충격적인 말을 내뱉었다. 


 


 


 


 

" 남준이형? " 


 


 


 


 

정국이의 대답에 충격받은 건 나뿐만이 아니었다. 석진과 지민 역시 정국이의 대답을 듣고 기겁하고 있었다. 


 


 

그래… 정국아… 방금 그 말을 남준이가 들었다면 저 비키니를 찢어버렸을 거야… 


 


 

그렇게 수영복 매장을 나오고 정국과 지민이 합세해서 함께 다니고 있었다. 

그때 내 눈에 멀리서도 딱 알아볼 기럭지를 소유한 사람과 익숙한 옷을 입고 있는 사람 두 명의 모습이 보였다. 

언제 산 건지 선글라스를 쓰고 와인을 고르고 있는 두 사람을 보며 생각했다. 


 


 

선글라스 쓰고 와인 보는 건 무슨 경우지…? 


 


 

주변을 구경하며 나와 함께 걸어가던 애들 중 나 다음으로 두 사람을 발견한 정국이 도도도 거리며 뛰어갔다. 

달려간 정국의 뒷모습을 본 지민과 석진도 그들에게로 걸어갔다. 


 


 


 


 

" 선글라스 끼고 그게 잘 보여? " 


 


 


 


 

나와 같은 생각을 한 듯한 석진이 그들에게 물었고 웃으며 선글라스를 벗는 남준이었다. 


 


 


 


 

" 다 보여요. " 

" 근데 와인 사고 싶어? " 

" 아니요. " 

" 아닌데 왜 보고 있었어? " 

" 윤기형이랑 술 보고 있었는데 그냥 여기가 보여서 구경 와본 거예요. " 


 


 


 


 

남준의 말에 옆에서 와인을 보고 있던 윤기를 살펴봤다. 

여전히 선글라스 낀 채 와인 성분을 읽는 그의 모습에 웃음이 나왔다. 


 


 

와인을 좋아하나 보네? 다음에 좋은 거 하나 사주면 좋아하려나. 


 


 

그런 생각을 하고 있는데 와인을 제자리에 내려놓으려다 그만 손이 미끄러져 땅으로 떨어지는 와인병에 놀란 눈으로 쳐다봤다. 

하지만 다행이게도 떨어지기 직전 정국이가 떨어지는 와인병을 받아냈고 그 모습에 놀란 가슴을 쓸어내렸다. 

나만큼 놀랐을 윤기가 어떨지 확인하는데 적잖이 당황한 듯이 보이는 처음 보는 표정을 짓고 있는 그의 얼굴에 푸흡, 거리며 웃음이 나왔다. 

많이 놀란 듯 선글라스 위로 눈썹이 잔뜩 올라가있고 입을 벌려진 채 얼어붙은 윤기의 모습. 


 


 

놀라면 저런 표정을 짓는구나. 


 


 

와인병을 받아낸 정국의 순발력에 감탄하며 박수를 치는 석진과 남준, 지민이었고 뒤늦게 상황 파악된 윤기는 제 포커페이스를 되찾았다. 


 


 

그렇게 윤기와 남준까지 합세하게 되었고, 살만한 것들은 이미 다 골랐기에 집으로 가려고 호석과 태형을 찾고 있었다. 

어디 있을까, 싶으며 주변을 두리번거리는데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시식코너 앞에서 어느 아주머니들에게 붙잡힌 채 얘기를 듣고 있는 두 사람이 보였다. 


 


 

저기서 대체 뭐 하는 거지? 


 


 

두 사람에게로 서둘러 걸어갔고 그들 앞에 내가 나타나자 거의 울기 직전의 얼굴로 내 뒤로 와서 숨어버렸다. 

그런 두 사람을 보며 왜 그러냐고 묻는데 맞은편에서 내 말을 들은 아주머니 한 분이 대신 대답해주셨다. 


 


 


 


 

" 아유, 동생들이야? " 

" 네? 아, 네… " 

" 진짜? 참말로 귀여운 동생들을 뒀네~ " 

" 아… 감사합니다… 그런데 무슨 일 있었나요? 왜 여기에 이모님들이 이렇게 모이셔서… " 

" 우린 아무것도 안 했어! 그냥 예뻐서 음식들 좀 줬을 뿐이여~ " 


 


 


 


 

아주머니의 말씀에 뒤돌아 호석과 태형을 번갈아봤다. 


 


 

맛있는 거 실컷 먹어놓고 왜 그런 거니…? 


 


 

내 시선을 읽은 건지 뭔지, 내 눈을 마주치지 못하는 두 사람이었다. 그런 두 사람을 향해 피식 웃으며 애들한테 가 있으라고 했다. 

내 말에 먼저 뒤돌아 애들한테 가는 호석이었고, 호석의 뒤를 따라가지 않고 내 옆에 서있던 태형은 날 내려다보더니 겸연쩍게 웃어 보였다. 


 


 


 


 

" 누나… " 

" 응? " 

" 저것도… 사면 안돼요…? " 


 


 


 


 

태형이의 물음에 고개를 돌려 그의 손가락을 따라 가리키는 것을 확인했다. 그곳에는 소시지가 있었다. 


 


 


 


 

" 이미 소시지 석진이가 골랐는데? " 

" 저것도 맛있던데… " 


 


 


 


 

소시지를 보며 말하는 태형의 모습을 올려다보는데 그 모습이 귀여워 웃음이 나왔다. 


 


 


 


 

" 알았어, 저것도 사자. " 


 


 


 


 

내 대답에 환한 표정을 지으며 서둘러 소시지 한 봉지를 들고 석진에게 달려가는 태형이었다. 

그런 태형이의 모습을 엄마 미소 지으며 바라보는 건 내가 아니라 아주머니들이었다. 


 


 


 


 


 


 


 


 


 


 


 


 


 


 


 


 


 


 

*** 


 


 


 


 


 


 


 


 


 


 


 


 


 


 


 


 


 


 


 

시간은 빠르게 지나고 어느덧 다 함께 계곡으로 떠나는 당일이 되었다. 

운전대는 렌트를 빌렸던 석진이 잡았고 나는 뒷좌석에 앉아 가고 있었다. 

원래는 조수석에 앉아서 가려고 했는데 곧 죽어도 자기들이랑 같이 뒤에 타자며 떼쓰는 막내들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뒤에 앉아서 갔다. 


 


 


 


 

" 물놀이하려면 산으로 갈까요~ 물놀이하려면 바다로 갈까요~ " 


 


 


 


 

지민이는 고기를 잡으러 노래 가사를 개사해서 부르며 신이 난 모습을 보였다. 

얼마나 신난 것인지 옆자리와 뒷자리에 앉아있던 호석과 태형, 정국도 지민의 노래에 따라 덩실덩실 춤추고 있었다. 

그런 애들을 향해 차가 흔들려서 운전이 잘 안된다며 한 소리 하는 석진이었고, 호석과 태형 사이에서 귀에 이어폰을 꽂고 잠을 자고 있는 남준, 조수석에 앉아서 마찬가지로 이어폰을 끼고 팔짱을 낀 채 자고 있는 윤기였다. 

지민과 정국 사이에 껴서 이리 치이고 저리 치이고 있는데 신나게 노래를 부르다가 멈추더니 동그란 눈을 뜬 채로 내게 묻는 지민이었다. 


 


 


 


 

" 누나, 정말 수영복 안 입을 거예요? 비키니가 아니어도 좋은데… " 

" 나는 그런 거 한 번도 입은 적 없어. " 

" 이번 기회에 한번 입어보는 건 어때요? " 

" 안 입을 거야. " 

" 누나가 입으면 진짜 세상 누구보다 예쁠 것 같은데. " 

" 태형아 누난 그런 거 못 입어… " 


 


 


 


 

수영복에 미련을 놓지 않는 세 사람의 말에 한숨을 푹 내쉬었다. 

그때 자고 있는 줄 알았던 윤기의 목소리가 들렸다. 


 


 


 


 

" 조용히 해라. " 

" 어, 형 안 자고 있었어요? " 

" 너네 때문에 못 자고 있잖아. " 

" 남준이형은 잘 자고 있는데요? " 

" 걔랑 나랑 같냐? " 


 


 


 


 

윤기의 말에 차 안은 순식간에 조용해졌다. 

애들 표정을 살펴보니 시무룩해 보였고 그런 애들을 보다가 윤기의 뒷모습을 바라봤다. 


 


 

혹시 지금 날 도와준 건가…? 


 


 

그런 생각을 갖다가 이내 그럴 일은 없겠지,라는 생각을 가지며 시선을 정면에 두었다. 


 


 


 


 


 


 


 


 


 


 


 


 


 


 


 


 


 


 

*** 


 


 


 


 


 


 


 


 


 


 


 


 


 


 


 

" 와, 물 투명한 것 좀 봐. " 

" 빨리 옷 갈아입고 가자! " 


 


 


 


 

어느새 우리는 계곡과 수영장이 함께 있는 펜션에 도착했고 도착하자마자 펜션 앞에 흐르는 시냇물을 내려다보며 얘기하는 태형과 지민이었다. 

그 둘을 향해 빨리 석진은 짐이나 빼라고 말하였고, 석진의 말에 웃으며 트렁크에 두었던 짐들을 들고 방으로 들어가는 둘이었다. 

석진, 윤기, 남준이 한 방을 쓰고 호석, 지민, 태형, 정국이 한 방을 쓰기로 하였다. 

나는 그들 중 유일하게 여자이기 때문에 따로 방을 쓰게 되었다. 


 


 


 


 

" 누나. " 

" 응? " 


 


 


 


 

방으로 들어가려던 날 부르는 남준의 목소리가 들려 고개를 돌렸다. 


 


 


 


 

" 형들이랑 다른 애들은 이미 계곡으로 올라갔어요. " 

" 벌써 갔어? " 

" 이미 옷 안에 수영복 입고 있어서 벗고 바로 가던데요? " 


 


 


 


 

남준의 말에 웃음이 나왔다. 


 


 

어지간히도 신났나 보구나. 


 


 


 


 

" 알았어, 나도 곧 따라갈게. 남준이 너도 갈아입고 먼저 올라가 있어. " 

" 조심히 올라와요. " 

" 알았어. " 


 


 


 


 

나의 말에 방에 들어가는 남준을 보다가 문을 열고 내 방으로 들어갔다. 

방으로 들어가자마자 제일 먼저 짐을 풀어내고 옷을 갈아입은 뒤 먼저 계곡에 가 있는 애들에게로 갔다. 


 


 

머리를 올려 하나로 묶고 래쉬가드를 입은 상태에서 티셔츠 한 장 더 입고 물속에서 수영하며 놀고 있는 애들에게로 걸어갔다. 

수영복을 입은 호석과 지민이 있었고, 나처럼 래쉬가드를 입은 태형과 석진, 정국도 보였다. 

반바지에 티셔츠만 입고 있는 윤기, 남준도 보이고. 

그들에게 조심스럽게 다가가는데 뒤늦게 날 발견한 태형이 눈을 크게 뜨며 보고 있었다. 

그런 태형의 시선을 따라 고개를 돌려 날 보는 다른 애들이었다. 


 


 

가릴 곳은 다 가렸지만 어쩐지 시선이 민망해져 물가에 앉아 있었다. 

하나둘씩 물가에 앉아있던 내게 다가오는 애들이었고 그런 날 보며 묻는 애들이었다. 


 


 


 


 

" 누나도 래쉬가드 입구나? " 

" 그래, 실망했어? " 

" 아니요 전혀요. 오히려 지금이 더 예쁜 것 같아요. " 


 


 


 


 

그 말과 함께 생긋 웃어 보이는 지민.  

하지만 그땐 모르고 있었다. 

지민의 그 웃음 속에 숨겨진 목적이 있었다는걸. 

잠시 방심한 틈에 태형이가 몰래 뒤로 다가오더니 날 안아올리다가 그대로 계곡에 빠트린 것이다. 

3초 정도 빠져있다가 급하게 수면 위로 올라와 물미역이 된 머리를 넘기며 두 사람을 노려봤다. 


 


 


 


 

" 나만 빠질 것 같아? 너네도 빠져! " 

" 싫… " 


 


 


 


 

싫다며 서로 개구진 웃음을 짓고 있던 지민이와 태형이의 표정이 순식간에 굳어졌다. 

왜냐하면 이들 중 가장 힘이 센 정국이가 어느새 두 사람의 뒤로 다가가서 그대로 밀어버렸기 때문이었다. 

내 앞으로 빠진 두 사람은 급하게 수면 위로 올라오더니 정국이를 노려보고 있었다. 

그런 둘을 보며 개구진 웃음을 짓고 있는 정국. 

그러더니 순식간에 물에 빠진 우리 사이로 폴짝 뛰어드는 정국이었다. 

덕분에 얼굴에 정통으로 물을 맞게 되었고 인상을 찌푸리며 물속에 뛰어든 정국을 내려다봤다. 


 

어라, 그런데 물속에 들어간 정국이가 안 나온다? 

설마 잘못된 건가 싶어서 물속에 손을 뻗는데 갑자기 내 손목을 잡는 손길이 느껴졌고 동시에 나는 다시 물에 빠지게 되었다. 


 

물에 들어갔다 다시 또 금방 나오고 콜록거리며 기침을 하다 눈을 부라리며 정국을 노려봤다. 

그런 내 표정을 본 정국은 당황해하다가 뒤에서 덮친 지민과 태형에 의해 다시 물속으로 들어갔다. 


 

그러다 정국에게 잡혀 똑같이 물속에 들어간 두 사람이었다. 

여기 있으면 금방 피곤해질 것 같을 거란 생각에 서둘러 물 밖으로 나왔다. 


 


 


 


 

" 괜찮아요? " 


 


 


 


 

물 밖으로 나오는 내게 괜찮냐며 수건을 건네는 손이 보였고, 고개를 들자 호석이 서 있었다. 

내게 건네는 수건을 받고 고맙다며 미소를 지었다. 


 


 


 


 

" 어디 다친 데는 없어요? " 

" 응, 없는 것 같아. " 

" 혹시 모르니까 한번 확인해봐요. " 

" 괜찮은… 아야… " 


 


 


 


 

뭍으로 걸어 나오는데 오른발 뒤꿈치가 따끔거리는 느낌에 확인하자 까져서 피가 흘러나오고 있었다. 


 


 

아까 물에 빠질 때 바닥과 부딪혔나 보네… 


 


 


 


 

" 누나 괜찮아요? " 

" 응, 괜찮아. 펜션에 가서 잠깐 지혈만 하고 올게. " 

" 같이 가요. " 

" 아니야, 여기서 애들이랑 같이 놀고 있어. 금방인데 뭐. " 


 


 


 


 

펜션은 계곡보다 좀 더 밑에 위치해 있었기에 걸어내려가고 있었다. 

그때 내가 왔던 길로 올라오고 있는 네 명의 여자들이 보였다. 

좀 짧게 입고 한 손에는 비치볼을 들고 올라오는 여자들의 모습에 조금 걱정이 되었다. 


 


 

설마 애들이랑 부딪힐 일은 없겠지? 설사 있다 해도 석진이랑 남준이가 어떻게든 해주겠지. 


 


 

그런 생각으로 열심히 걸어내려가 펜션으로 들어갔다. 


 


 

오는 길 내내 피가 자꾸 흘렀던 건지 발바닥과 슬리퍼는 어느새 피로 흥건했다. 

휴지로 지혈하고 약을 발라낸 다음에 대일밴드를 붙일까 말까, 고민하고 있었다. 

어차피 다시 물에 들어갈 것 같은데 굳이 대일밴드를 붙일 필요성을 못 느낀 나는 약만 바르고 다시 펜션에서 나왔다. 

나가기 전에 물놀이는 하는 애들을 위해 이온음료를 봉지에 넣어 챙기고 깨끗이 닦아낸 슬리퍼를 신었다. 


 

펜션을 나와 다시 애들이 있는 곳으로 올라가려는데 누군가 뒤에서 날 부르는 소리가 들렸다. 

고개를 돌리자 두 명의 남자들이 내게 다가오고 있었다. 


 


 

정말 날 부른 건가? 싶어 주변을 두리번거리는데 그런 날 향해 웃으며 말해오는 남자였다. 


 


 


 


 

" 혼자 왔어요? 아니면 친구들? " 

" 친구들이랑 왔는데요? " 

" 친구들 몇 명인데요? " 

" 7명이요. " 

" 오~ " 


 


 


 


 

내 대답에 만족스럽다는 듯이 웃으며 서로를 보는 두 남자. 

뭔가 기분이 별로인 것 같아서 이 상황을 피하려고 수고하세요,라는 말과 함께 몸을 돌렸다. 

그런 나의 팔목을 잡는 남자의 손길이 느껴졌다. 


 


 


 


 

" 우리 같이 놀까요? 저희도 8명인데. " 


 


 


 


 

그 말과 함께 자신의 뒤를 가리키는 남자였고 그런 남자의 손을 따라가니 뒤에서 날 보고 있는 여섯 명의 남자들이 있었다. 


 


 

어우… 능글맞게도 생겼네… 


 


 


 


 

" 아니요, 애들이 싫어해요. " 

" 에이, 그러지 말고. 우리 보기보다 되게 착한데? " 

" 착하든 아니든 애들은 거절할 거예요. " 

" 튕기지 말고 한번 물어봐요. 아니면 저희가 같이 가 드릴까요? " 

" 아니 됐어요. " 


 


 


 


 

손목을 이리저리 비틀며 남자의 손에서 빠져나오려고 했지만 손아귀가 얼마나 센 지 아무리 빼려고 해도 빠지질 않았다. 

그때 옆에 있던 다른 남자가 다가오더니 내 허리에 손을 올려왔다. 

소름 끼치게 싫은 그 손길에 남자의 팔을 쳐내며 그들을 향해 외치며 쏘아봤다. 


 


 


 


 

" 싫어요! " 


 


 


 


 

내 행동에도 아랑곳 않고 저들끼리 웃고 있는 남자들의 모습에 소리라도 질러서 펜션 주인께 도와달라고 청해볼까,라고 생각하고 있는데 익숙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 와, 윤기형. 저것 좀 봐요. 몸이 징그러워… " 

" 너도 징그러워. " 

" 너무하네요 형. " 


 


 


 


 

익숙한 두 사람의 목소리에 황급히 뒤돌아봤다. 그러자 언제부터 와있던 건지 정국과 윤기가 서 있었다. 

대화 내용만 들으면 아무것도 아닌 것처럼 들리겠지만 그들의 눈빛은 달라져있었다. 


 


 

아니 정국이는 둘째치고 윤기 쟤는 왜 내려온 거지? 하필이면 저 두 명과 마주칠 게 뭐람… 


 


 

처음 보는 두 사람의 표정에 오히려 긴장된 건 나였고 나와는 상반되게 여유로워 보이는 남자들이었다. 


 


 


 


 

" 뭐야? " 


 


 


 


 

남자의 물음에 걸어오더니 내 손목을 잡고 있던 남자의 손을 쳐버리는 정국이다. 

정국의 행동에 남자는 어이없어하더니 이내 점점 표정이 굳어졌다. 


 


 


 


 

" 지금 시비 거는 거냐? " 

" 먼저 우리 누나 건드린 사람이 누군데 시비냐고 물어요? " 

" 누나? " 


 


 


 


 

정국의 말에 나와 번갈아보는 남자. 그런 남자를 보며 가만히 있을 줄 알았던 윤기가 한마디 꺼냈다. 


 


 


 


 

" 상대방의 동의 없이 무턱대고 신체 접촉한 거, 성추행 아닌가? " 


 


 


 


 

상황을 무마시키려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부채질을 하는 윤기의 말에 불안해져 두 사람에게 팔짱을 꼈다. 

갑작스러운 내 행동에 고개를 돌려 날 보는 정국과 살짝 인상을 찌푸리며 날 보는 윤기의 시선이 느껴졌다. 

윤기가 싫어할 거라는 걸 알고 있지만 지금 이 상황을 무마시키려면 내가 나설 수밖에 없어 보였다. 


 


 


 


 

" 사실 같이 온 친구들이 다 남동생이에요. 죄송하지만 다른 분 찾아보시는 게 좋을 것 같네요. 그럼 저희는 이만. " 


 


 


 


 

두 사람을 돌려세워 내려왔던 길을 다시 데리고 올라갔다. 

그런 우리를 뒤에서 지켜보던 남자들은 제자리로 돌아갔다. 


 


 

하마터면 치고받는 싸움이 일어나는 줄 알았네… 


 


 


 


 

" 야. " 


 


 


 


 

한숨을 작게 내쉬며 애들이 있는 곳으로 올라가고 있는데 옆에서 날 부르는 윤기의 목소리가 들렸다. 

고개를 돌려 그를 올려보자 내가 잡고 있는 자신의 팔을 보며 말해왔다. 


 


 


 


 

" 놔. " 

" 아, 미안…! " 


 


 


 


 

서둘러 팔짱을 끼고 있던 두 사람에게서 손을 빼내는데 내가 들고 있던 봉지를 가져가더니 자신의 팔을 내밀어 보이는 정국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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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 아무 말도 안 했는데. " 


 


 


 


 

자신의 팔을 흔들어대는 정국을 보다가 피식 웃었다. 


 


 


 


 

" 그런데 왜 내려왔어? " 

" 윤기형이 화낼 것 같아서요. " 

" 왜 화를 내? 무슨 일 있었어? " 


 


 


 


 

윤기의 얼굴을 힐끔 보다 다시 정국을 보며 묻는데 어느새 애들이 있는 곳까지 온 나는 뒤늦게 상황을 파악했다. 


 


 


 


 

" 저 여자들은… " 


 


 


 


 

지민의 주변에 비치볼을 든 채로 말을 걸고 있는 여자가 보였다. 그 여자와 좀 떨어진 곳에 호석과 태형을 보는 세 명의 여자들도 보였다. 

석진과 남준은 어디 갔나, 싶어 그 주변을 두리번거리는데 커다란 바위 위에서 낮잠 자고 있는 모습이 보였다. 


 


 

석진은 운전하느라 피곤해서 잔다고쳐도 남준이 쟤는 이미 실컷 잤으면서 왜 또 자고 있는 거야? 


 


 

둘을 믿고 있던 내가 바보였다는 생각이 드는데 옆에 있던 정국이 내게 말해왔다. 


 


 


 


 

" 우리끼리 놀고 있는데 저 여자들이 계속 오더라고요. 지민이형이 윤기형 데리고 내려가 있으라고, 자기들이 해결한다고 해서 그렇게 했던 건데 누나를 만나게 된 거예요. " 


 


 


 


 

자기들이 해결한다고? 해결한다는 사람들이 저렇게 삐질 대고 있나… 


 


 

한숨을 작게 내쉬다가 물속에 있는 그들에게로 다가갔다. 

물속에 있는 세 사람에게 걸어갈수록 '오빠'라는 소리가 들려왔고 점점 그들과 가까워지는 날 발견한 여자는 위아래로 훑어봤다. 


 


 


 


 

" 너무 물속에 있었다. 나가자 좀 쉬자. 내가 음료수 가져왔어. " 


 


 


 


 

나의 말에 뭍으로 나가는 세 사람이었고 그런 세 사람을 보며 나가려던 나를 붙잡고 돌려세우는 여자였다. 


 


 


 


 

" 저기요. " 

" 왜요? " 

" 저 사람들이랑 무슨 사이세요? " 

" 제가 왜 그걸 말해줘야 하죠? " 

" 뭐라… " 

" 남자들이랑 놀고 싶으면 펜션 쪽으로 내려가보세요. 거기도 되게 많던데요? " 

" 허? 저희가 어디서 놀든 간에 저희 마음 아니에요? " 

" 놀러 오셨으면 놀기만 하면 되지, 왜 저희 애들을 건드려요? " 


 


 


 


 

내 말에 어이없다는 듯이 날 쏘아보는 여자였고, 그런 여자의 친구들이 우리 쪽으로 걸어왔다. 


 


 


 


 

" 저기요, 몇 살이세요? " 

" 나이가 벼슬도 아닌데 왜 물어보시는 거죠? " 

" 나보다 어려 보이는데 나이 까 보죠? " 


 


 


 


 

여자의 말에 헛웃음이 나왔다. 


 


 


 


 

" 아까 제가 얼핏 들었던 기억으로는… 쟤네들한테 오빠라고 부르셨던 것 같던데… " 

" … " 

" 제가 쟤네들보다 누나예요. 이제 뭐, 됐나요? 정 못 믿겠으면 가서 물어볼까요? " 

" 누나 빨리 나와요! " 


 


 


 


 

저 멀리서 어떻게 들은 것인지 여자들을 향해 묻는 내 말에 대답이라도 하는 듯 호석이의 외침이 들려왔다. 


 


 


 


 

" 뭐, 인증된 것 같으니 가봐도 될까요? " 


 


 


 


 

그 말을 하며 날 쏘아보는 여자들의 시선을 무시하고 뭍으로 나왔다. 

뭍으로 나오는 내 뒷모습을 보던 여자들은 이내 다른 곳으로 가버렸다. 

그런 나와 여자들을 번갈아보던 태형이 날 보며 물었다. 


 


 


 


 

" 누나 무슨 얘기했어요? " 

" 별 얘기 안 했어. " 

" 아니 여기서 지켜보는데 순간 저 여자들이 누나 때릴 줄 알았어요. " 

" 에이, 이런 물속에서 싸움 나면 일만 더 커져. 그런데 쟤네들은 몇 살인지 알고 있어? " 

" 20살이라고 했던 것 같던데… " 

" 20살…? 아직 젊네… " 

" 누나도 젊은데… " 


 


 


 


 

태형이의 말에 미소를 짓다가 바위 위에서 아직도 꿀잠에 빠진 두 사람을 올려다봤다. 


 


 


 


 

" 저 둘은 살아있는 거 맞니? " 

" 남준이형 코 골면서 자던데. " 


 


 


 


 

제일 믿고 있던 두 사람이 저러고 있으니 괜히 괘씸해지는 기분을 받았다. 

그때 양손을 모아 물을 받아든 정국이 살금살금 거리며 두 사람이 있는 바위 위로 걸어갔다. 


 


 

쟤 또 뭐 하려는 걸까… 싶으며 보고 있는데 아니나 다를까 자고 있는 두 사람의 얼굴을 향해 물을 사정없이 뿌려댔다. 

덕분에 꿈나라에 빠졌던 두 사람은 인상을 잔뜩 찌푸린 채 일어났고 정국은 부리나케 물속으로 도망갔다. 

그 이후 이번에는 바위 위로 올라간 윤기를 제외한 여섯 명은 다시 물에 들어가서 신나게 놀았다. 


 


 

아, 중간에 날 또 물에 빠트린 석진과 남준 덕분에 물을 한 바가지 먹게 되었던 건 비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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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봐도 꾹이 너무 귀엽다ㅠㅠ 

어떤 역할이든 다 잘 소화해내는 꾹이 당신은 대체...ㅠㅠㅠㅠㅠ 

귀엽고 멋있고 착하고 다 해먹어ㅠㅠㅠㅠㅠㅠ 

그리고 여러분 물에서는 얌전히 놀아야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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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회원181.176
토마토마에요!!! 물에서는 진짜 얌전히 놀아야되는거 같아요ㅠㅠㅠ저 바닷가 갔다가 유리조각에 발찢어졌었는게 생각이 나네요ㅠㅠ 그나저나 정국이 진짜 막내미 뿜뿜하네요ㅋㅋㅋㅋ너무귀여워서 저도 모르게 귀엽다고 혼잣말했어요ㅎ
5년 전
독자1
@방탄@
봐도봐도 시원한 물놀이 썰 ,,💜💜
우리 여주 곤란한 상황에 도와주는 방탄이들도 귀엽고 방탄이들 도와주는 여주도 귀여워요오오 ㅜㅠ 정주행은 옳은 일 입니다앙💜

5년 전
독자2
페코
제 페이보릿 중 하나였던 계곡편 아닙니까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분량 넘나 많고 윤기가 달라지기 시작한 부분이라 더 감회가 깊습니따흐흑ㅠㅠㅠㅠㅠㅠ

5년 전
독자3
애들이 초반보다 많이 밝아진게보여서 뿌듯하네요ㅠㅠㅠㅠ여주는 얼마나 뿌듯할까요
5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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