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at Does The Rabbit Say?
W. LIGHTER
토끼는 누군가와 어울려서 살아가는 동물이 아니었다. 하물며 무리가 있어도 개 중에 몇 마리랑 어울리는 것도 어려운 판에 성운은 나고 자랄 때부터 혼자 케이지에 있는 시간이 유독 강했기 때문에 누군가와 교류를 하고 감정을 나눈다는 게 여간 어려운 일일 수밖에 없었다. 그러한 그가 자꾸만 마음이 동하는 걸 느끼는 건 스스로에게도 벅찼다. 하물며 혼자만의 시간을 가졌으면 했는데 한 지붕 아래서 ㅇㅇ와 같이 살아가는 성운에게 그럴 시간이 있을리가 만무했다.
"성운아?"
그래서 아픈가보다. 초반만 해도 몸이 으슬으슬 떨리는 정도였는데 이제는 잔기침까지 이어졌다. 워낙에 온도에 민감해서 감기는 거의 달고 살다시피 했지만 유독 이번에는 정도가 심했다. ㅇㅇ가 제 부름에도 답이 없는 성운을 보기 위해 방문을 열자 원래대로라면 아침부터 제 방을 치우느라 분주했을 그는 몸을 둥글게 말고선 침대에서 일어나질 못했다. 아직 자는 건가. 출근 하기 전에 같이 아침이라도 같이 먹으면 좋을텐데. 바로 침대 맡에서 성운의 얼굴을 쓰다듬자 뜨거운 열기가 ㅇㅇ의 손 끝으로 전해졌다.
"성운아. 일어나 봐. 아픈거야? 응?"
열이 심했다. 워낙에 손이 따뜻한 제 손에 느껴질 정도의 온도면 지금 그는 아픈 게 분명했다. 그제야 왜 아침이면 누구보다 일찍 일어나는 그가 도통 정신을 차리지 못했는지 알게 된 ㅇㅇ는 급하게 걸치고 있던 자켓을 벗었다. 반인반수가 아프다고 치료해 줄 병원은 없는데. 우선 열을 내리고 그래도 나아지지 않는다면 동물병원이라도 가야하나. 그녀는 서너개의 수건을 꺼내 번갈아가며 성운의 이마에 올리고 다시 물을 묻히기를 반복했다. 우리집에 해열제가 있었던가. 사방을 분주하게 뛰어다니며 ㅇㅇ가 한동안 정신없이 집 안을 헤집고 다니고 있을까 소란스러운 소리에 성운이 가만히 눈을 떴다.
"네. 급하게 말씀드려서 죄송해요. 아, 제가 아픈 건…그게, 어, 음 그쵸! 제가 아파요!"
"주인아?"
"네네. 병가로 처리해주세요. 잠시만, 성운아!"
눈을 뜨고나서 제일 먼저 본 ㅇㅇ의 모습은 핸드폰을 들고 어쩔 줄 몰라하는 얼굴이었다. 이후 사건은 제가 따로 지검장님한테 보고드릴게요. 그럼 먼저 끊겠습니다. 제 목소리에 곧장 통화를 끊고 방으로 달려온 그녀는 뭐가 그리 더운지 얼굴에 땀이 한가득이었다. 뭐가 그렇게 바빠. 살풋 낮게 웃던 성운은 제게 달려오는 그 순간에도 덤벙거리는 그녀를 보며 작게 속삭였다.
"회사에 전화한 거야? 무슨 일 있어?"
"오늘 병가 낸다고 전화한거야. 별 일 없어."
"왜. 너 어디 아파?"
눈 깜짝할 사이 성운의 얼굴이 그녀의 코 앞으로 다가왔다. 방금 전까지만 해도 일어나지도 못한 그가 되려 걱정스러운 눈길로 ㅇㅇ, 저를 보고 있으니 이게 상황에 전혀 맞지 않는다는 걸 알면서도 웃음이 나왔다. 누가 누굴 걱정하는 건지 모르겠네. 갑자기 몸을 일으킨 성운의 이마에서 수건이 어느새 다정하게 맞잡은 둘의 손등 위로 툭 떨어져 내렸다.
"내가 아니라 너."
"어?"
"네가 아프잖아. 그래서 병가냈지."
ㅇㅇ의 말에 성운은 한동안 바보 같은 표정을 짓고 있었다. 네가 아픈데 내가 어딜 가. 그를 다시 눕히고선 수건을 이마 위로 얹어주는 손길이 조심스러웠다. 아마 잠결에 느꼈던 차가움이 이거였나. 성운의 눈동자가 제 갈피를 잡지 못하고 있었다. 수시로 제 얼굴과 목을 닦아주는 그녀의 손이, 아프지 않냐 물어오는 말투가, 피하려고 해도 자꾸만 닿는 시선이 부담스러웠다. 부담스러워서 피할 수 있으면 피하고 싶은데. 지금이라도 괜찮다고 하면서 스스럼 없이 제게 다가오는 그녀를 피하려고 했는데.
"뭐 먹고 싶은 거 있어? 아이스크림이라도 사다줄까?"
그러기엔 제가 아직 몸이 아팠다. 지끈거리는 두통에 비해서 그녀를 신경쓰는 게 더 힘든 일이었지만 피할 수 없었다. 피하고 싶은데 그래야 할 것 같은데 그러지 못하는 기분이었다. 스스로가 생각해도 이상하기만 한 제 감정의 소용돌이에 성운은 질끈 눈을 감았다. 여느때나 다름없이 다정한 ㅇㅇ였다. 하루의 곱절은 사랑한다는 말을 해왔고 제게 성운이라는 이름을 지어주고 나서 얼마 지나지 않아 '사실 성운이라는 이름 내가 회사 사람들한테 남자친구라고 둘러대다가 생각난 이름이었어.'라는 말을 아무렇지 않게 하는 사람이 제 주인이자 동거인인 ㅇㅇ였다.
"어디 가?"
수줍음이 많다고 하더니 정작 필요할 때는 당혹스러울 정도로 발을 내딛는 그녀의 행동이 버겁다고 하면서. 그가 지금처럼 피하지 못하는 이유는 아마 자신이 아프기 때문이라고, 성운은 끝내 제가 지금 몸살에 걸려서 다행이라는 답도 없는 생각을 했다. 그렇지 않으면 순식간에 얼굴 위로 피어난 열기를 탓할 이유가 없어지니까.
"너 아이스크림 사다줄려고. 왜 또 먹고 싶은 거 있어?"
"나 먹고 싶은 거 없어."
아이스크림 안 먹고 싶어. 그답지 않은 투정이었다. 잔뜩 새어버린 목소리로 ㅇㅇ의 손목을 그러쥐었다. 언제는 아플 때 아이스크림 먹으면 다 나을 것 같다고 그러더니. ㅇㅇ는 갑작스레 저를 끌어 앉히는 그를 이해할 수 없는 눈으로 마주했다. 뭐라도 먹어야 약을 먹지. 죽이라도 해줄까? 그녀가 다시 몸을 일으킬 것처럼 행동을 취하자 그보다 더 빨리 성운이 그녀를 잡았고. 잡은 손을 제 쪽으로 당기는 그의 손짓에 반쯤 그녀의 몸이 침대로 기울었을 때 한참은 더 낮아진 그의 목소리가 귓가를 나직이 울렸다. 나 괜찮아, 안 아파. 가볍게 맞닿은 콧잔등이 간지러웠다.…어?
What Does The Rabbit Say?
W. LIGHTER
토끼는 누군가와 어울려서 살아가는 동물이 아니었다. 하물며 무리가 있어도 개 중에 몇 마리랑 어울리는 것도 어려운 판에 성운은 나고 자랄 때부터 혼자 케이지에 있는 시간이 유독 강했기 때문에 누군가와 교류를 하고 감정을 나눈다는 게 여간 어려운 일일 수밖에 없었다. 그러한 그가 자꾸만 마음이 동하는 걸 느끼는 건 스스로에게도 벅찼다. 하물며 혼자만의 시간을 가졌으면 했는데 한 지붕 아래서 ㅇㅇ와 같이 살아가는 성운에게 그럴 시간이 있을리가 만무했다.
"성운아?"
그래서 아픈가보다. 초반만 해도 몸이 으슬으슬 떨리는 정도였는데 이제는 잔기침까지 이어졌다. 워낙에 온도에 민감해서 감기는 거의 달고 살다시피 했지만 유독 이번에는 정도가 심했다. ㅇㅇ가 제 부름에도 답이 없는 성운을 보기 위해 방문을 열자 원래대로라면 아침부터 제 방을 치우느라 분주했을 그는 몸을 둥글게 말고선 침대에서 일어나질 못했다. 아직 자는 건가. 출근 하기 전에 같이 아침이라도 같이 먹으면 좋을텐데. 바로 침대 맡에서 성운의 얼굴을 쓰다듬자 뜨거운 열기가 ㅇㅇ의 손 끝으로 전해졌다.
"성운아. 일어나 봐. 아픈거야? 응?"
열이 심했다. 워낙에 손이 따뜻한 제 손에 느껴질 정도의 온도면 지금 그는 아픈 게 분명했다. 그제야 왜 아침이면 누구보다 일찍 일어나는 그가 도통 정신을 차리지 못했는지 알게 된 ㅇㅇ는 급하게 걸치고 있던 자켓을 벗었다. 반인반수가 아프다고 치료해 줄 병원은 없는데. 우선 열을 내리고 그래도 나아지지 않는다면 동물병원이라도 가야하나. 그녀는 서너개의 수건을 꺼내 번갈아가며 성운의 이마에 올리고 다시 물을 묻히기를 반복했다. 우리집에 해열제가 있었던가. 사방을 분주하게 뛰어다니며 ㅇㅇ가 한동안 정신없이 집 안을 헤집고 다니고 있을까 소란스러운 소리에 성운이 가만히 눈을 떴다.
"네. 급하게 말씀드려서 죄송해요. 아, 제가 아픈 건…그게, 어, 음 그쵸! 제가 아파요!"
"주인아?"
"네네. 병가로 처리해주세요. 잠시만, 성운아!"
눈을 뜨고나서 제일 먼저 본 ㅇㅇ의 모습은 핸드폰을 들고 어쩔 줄 몰라하는 얼굴이었다. 이후 사건은 제가 따로 지검장님한테 보고드릴게요. 그럼 먼저 끊겠습니다. 제 목소리에 곧장 통화를 끊고 방으로 달려온 그녀는 뭐가 그리 더운지 얼굴에 땀이 한가득이었다. 뭐가 그렇게 바빠. 살풋 낮게 웃던 성운은 제게 달려오는 그 순간에도 덤벙거리는 그녀를 보며 작게 속삭였다.
"회사에 전화한 거야? 무슨 일 있어?"
"오늘 병가 낸다고 전화한거야. 별 일 없어."
"왜. 너 어디 아파?"
눈 깜짝할 사이 성운의 얼굴이 그녀의 코 앞으로 다가왔다. 방금 전까지만 해도 일어나지도 못한 그가 되려 걱정스러운 눈길로 ㅇㅇ, 저를 보고 있으니 이게 상황에 전혀 맞지 않는다는 걸 알면서도 웃음이 나왔다. 누가 누굴 걱정하는 건지 모르겠네. 갑자기 몸을 일으킨 성운의 이마에서 수건이 어느새 다정하게 맞잡은 둘의 손등 위로 툭 떨어져 내렸다.
"내가 아니라 너."
"어?"
"네가 아프잖아. 그래서 병가냈지."
ㅇㅇ의 말에 성운은 한동안 바보 같은 표정을 짓고 있었다. 네가 아픈데 내가 어딜 가. 그를 다시 눕히고선 수건을 이마 위로 얹어주는 손길이 조심스러웠다. 아마 잠결에 느꼈던 차가움이 이거였나. 성운의 눈동자가 제 갈피를 잡지 못하고 있었다. 수시로 제 얼굴과 목을 닦아주는 그녀의 손이, 아프지 않냐 물어오는 말투가, 피하려고 해도 자꾸만 닿는 시선이 부담스러웠다. 부담스러워서 피할 수 있으면 피하고 싶은데. 지금이라도 괜찮다고 하면서 스스럼 없이 제게 다가오는 그녀를 피하려고 했는데.
"뭐 먹고 싶은 거 있어? 아이스크림이라도 사다줄까?"
그러기엔 제가 아직 몸이 아팠다. 지끈거리는 두통에 비해서 그녀를 신경쓰는 게 더 힘든 일이었지만 피할 수 없었다. 피하고 싶은데 그래야 할 것 같은데 그러지 못하는 기분이었다. 스스로가 생각해도 이상하기만 한 제 감정의 소용돌이에 성운은 질끈 눈을 감았다. 여느때나 다름없이 다정한 ㅇㅇ였다. 하루의 곱절은 사랑한다는 말을 해왔고 제게 성운이라는 이름을 지어주고 나서 얼마 지나지 않아 '사실 성운이라는 이름 내가 회사 사람들한테 남자친구라고 둘러대다가 생각난 이름이었어.'라는 말을 아무렇지 않게 하는 사람이 제 주인이자 동거인인 ㅇㅇ였다.
"어디 가?"
수줍음이 많다고 하더니 정작 필요할 때는 당혹스러울 정도로 발을 내딛는 그녀의 행동이 버겁다고 하면서. 그가 지금처럼 피하지 못하는 이유는 아마 자신이 아프기 때문이라고, 성운은 끝내 제가 지금 몸살에 걸려서 다행이라는 답도 없는 생각을 했다. 그렇지 않으면 순식간에 얼굴 위로 피어난 열기를 탓할 이유가 없어지니까.
"너 아이스크림 사다줄려고. 왜 또 먹고 싶은 거 있어?"
"나 먹고 싶은 거 없어."
아이스크림 안 먹고 싶어. 그답지 않은 투정이었다. 잔뜩 새어버린 목소리로 ㅇㅇ의 손목을 그러쥐었다. 언제는 아플 때 아이스크림 먹으면 다 나을 것 같다고 그러더니. ㅇㅇ는 갑작스레 저를 끌어 앉히는 그를 이해할 수 없는 눈으로 마주했다. 뭐라도 먹어야 약을 먹지. 죽이라도 해줄까? 그녀가 다시 몸을 일으킬 것처럼 행동을 취하자 그보다 더 빨리 성운이 그녀를 잡았고. 잡은 손을 제 쪽으로 당기는 그의 손짓에 반쯤 그녀의 몸이 침대로 기울었을 때 한참은 더 낮아진 그의 목소리가 귓가를 나직이 울렸다. 나 괜찮아, 안 아파. 가볍게 맞닿은 콧잔등이 간지러웠다.…어?
What Does The Rabbit Say?
W. LIGHTER
토끼는 누군가와 어울려서 살아가는 동물이 아니었다. 하물며 무리가 있어도 개 중에 몇 마리랑 어울리는 것도 어려운 판에 성운은 나고 자랄 때부터 혼자 케이지에 있는 시간이 유독 강했기 때문에 누군가와 교류를 하고 감정을 나눈다는 게 여간 어려운 일일 수밖에 없었다. 그러한 그가 자꾸만 마음이 동하는 걸 느끼는 건 스스로에게도 벅찼다. 하물며 혼자만의 시간을 가졌으면 했는데 한 지붕 아래서 ㅇㅇ와 같이 살아가는 성운에게 그럴 시간이 있을리가 만무했다.
"성운아?"
그래서 아픈가보다. 초반만 해도 몸이 으슬으슬 떨리는 정도였는데 이제는 잔기침까지 이어졌다. 워낙에 온도에 민감해서 감기는 거의 달고 살다시피 했지만 유독 이번에는 정도가 심했다. ㅇㅇ가 제 부름에도 답이 없는 성운을 보기 위해 방문을 열자 원래대로라면 아침부터 제 방을 치우느라 분주했을 그는 몸을 둥글게 말고선 침대에서 일어나질 못했다. 아직 자는 건가. 출근 하기 전에 같이 아침이라도 같이 먹으면 좋을텐데. 바로 침대 맡에서 성운의 얼굴을 쓰다듬자 뜨거운 열기가 ㅇㅇ의 손 끝으로 전해졌다.
"성운아. 일어나 봐. 아픈거야? 응?"
열이 심했다. 워낙에 손이 따뜻한 제 손에 느껴질 정도의 온도면 지금 그는 아픈 게 분명했다. 그제야 왜 아침이면 누구보다 일찍 일어나는 그가 도통 정신을 차리지 못했는지 알게 된 ㅇㅇ는 급하게 걸치고 있던 자켓을 벗었다. 반인반수가 아프다고 치료해 줄 병원은 없는데. 우선 열을 내리고 그래도 나아지지 않는다면 동물병원이라도 가야하나. 그녀는 서너개의 수건을 꺼내 번갈아가며 성운의 이마에 올리고 다시 물을 묻히기를 반복했다. 우리집에 해열제가 있었던가. 사방을 분주하게 뛰어다니며 ㅇㅇ가 한동안 정신없이 집 안을 헤집고 다니고 있을까 소란스러운 소리에 성운이 가만히 눈을 떴다.
"네. 급하게 말씀드려서 죄송해요. 아, 제가 아픈 건…그게, 어, 음 그쵸! 제가 아파요!"
"주인아?"
"네네. 병가로 처리해주세요. 잠시만, 성운아!"
눈을 뜨고나서 제일 먼저 본 ㅇㅇ의 모습은 핸드폰을 들고 어쩔 줄 몰라하는 얼굴이었다. 이후 사건은 제가 따로 지검장님한테 보고드릴게요. 그럼 먼저 끊겠습니다. 제 목소리에 곧장 통화를 끊고 방으로 달려온 그녀는 뭐가 그리 더운지 얼굴에 땀이 한가득이었다. 뭐가 그렇게 바빠. 살풋 낮게 웃던 성운은 제게 달려오는 그 순간에도 덤벙거리는 그녀를 보며 작게 속삭였다.
"회사에 전화한 거야? 무슨 일 있어?"
"오늘 병가 낸다고 전화한거야. 별 일 없어."
"왜. 너 어디 아파?"
눈 깜짝할 사이 성운의 얼굴이 그녀의 코 앞으로 다가왔다. 방금 전까지만 해도 일어나지도 못한 그가 되려 걱정스러운 눈길로 ㅇㅇ, 저를 보고 있으니 이게 상황에 전혀 맞지 않는다는 걸 알면서도 웃음이 나왔다. 누가 누굴 걱정하는 건지 모르겠네. 갑자기 몸을 일으킨 성운의 이마에서 수건이 어느새 다정하게 맞잡은 둘의 손등 위로 툭 떨어져 내렸다.
"내가 아니라 너."
"어?"
"네가 아프잖아. 그래서 병가냈지."
ㅇㅇ의 말에 성운은 한동안 바보 같은 표정을 짓고 있었다. 네가 아픈데 내가 어딜 가. 그를 다시 눕히고선 수건을 이마 위로 얹어주는 손길이 조심스러웠다. 아마 잠결에 느꼈던 차가움이 이거였나. 성운의 눈동자가 제 갈피를 잡지 못하고 있었다. 수시로 제 얼굴과 목을 닦아주는 그녀의 손이, 아프지 않냐 물어오는 말투가, 피하려고 해도 자꾸만 닿는 시선이 부담스러웠다. 부담스러워서 피할 수 있으면 피하고 싶은데. 지금이라도 괜찮다고 하면서 스스럼 없이 제게 다가오는 그녀를 피하려고 했는데.
"뭐 먹고 싶은 거 있어? 아이스크림이라도 사다줄까?"
그러기엔 제가 아직 몸이 아팠다. 지끈거리는 두통에 비해서 그녀를 신경쓰는 게 더 힘든 일이었지만 피할 수 없었다. 피하고 싶은데 그래야 할 것 같은데 그러지 못하는 기분이었다. 스스로가 생각해도 이상하기만 한 제 감정의 소용돌이에 성운은 질끈 눈을 감았다. 여느때나 다름없이 다정한 ㅇㅇ였다. 하루의 곱절은 사랑한다는 말을 해왔고 제게 성운이라는 이름을 지어주고 나서 얼마 지나지 않아 '사실 성운이라는 이름 내가 회사 사람들한테 남자친구라고 둘러대다가 생각난 이름이었어.'라는 말을 아무렇지 않게 하는 사람이 제 주인이자 동거인인 ㅇㅇ였다.
"어디 가?"
수줍음이 많다고 하더니 정작 필요할 때는 당혹스러울 정도로 발을 내딛는 그녀의 행동이 버겁다고 하면서. 그가 지금처럼 피하지 못하는 이유는 아마 자신이 아프기 때문이라고, 성운은 끝내 제가 지금 몸살에 걸려서 다행이라는 답도 없는 생각을 했다. 그렇지 않으면 순식간에 얼굴 위로 피어난 열기를 탓할 이유가 없어지니까.
"너 아이스크림 사다줄려고. 왜 또 먹고 싶은 거 있어?"
"나 먹고 싶은 거 없어."
아이스크림 안 먹고 싶어. 그답지 않은 투정이었다. 잔뜩 새어버린 목소리로 ㅇㅇ의 손목을 그러쥐었다. 언제는 아플 때 아이스크림 먹으면 다 나을 것 같다고 그러더니. ㅇㅇ는 갑작스레 저를 끌어 앉히는 그를 이해할 수 없는 눈으로 마주했다. 뭐라도 먹어야 약을 먹지. 죽이라도 해줄까? 그녀가 다시 몸을 일으킬 것처럼 행동을 취하자 그보다 더 빨리 성운이 그녀를 잡았고. 잡은 손을 제 쪽으로 당기는 그의 손짓에 반쯤 그녀의 몸이 침대로 기울었을 때 한참은 더 낮아진 그의 목소리가 귓가를 나직이 울렸다. 나 괜찮아, 안 아파. 가볍게 맞닿은 콧잔등이 간지러웠다.…어?
비디오 태그를 지원하지 않는 브라우저입니다
사진 터치 후 저장하세요
모두들 안녕하세요, 라이터입니다!
성운이 외전을 쓰면서 생각하는 게 다음에 기회가 있다면 단편으로라도 성운이 글도 쓰고 싶어진다는 거예요ㅠㅠㅠㅠ
하고 싶은 것도 벌려놓은 것도 많은데 어느 세월에 다하지...? 솔직히 애들 활동 기한을 중점으로 쓰려고 했는데 이렇게나 쓰고 싶은 글이 많아서리ㅠㅠ후규규ㅠㅠㅠㅠ
제가 얼마나 욕심이 많은지를 보실려면 우리 독자님들이 한 번 제 임시저장함을 봐야해요...하하핳하ㅏ
다니엘 단편 2개, 성우 단편 2개, 우진이 단편 1, 재환이 장편 1개, 단편 1개, 성운이 외전, 민현이 단편 1개
대충 요약한 것만 이 정도인데 문제는 3분의 2를 써놓고 벌려놓은 일 수습하느라 마무리를 못 짓고 있는게 함정입니다
언젠가는 할 수 있겠지요????????? 흑...
성운이는 다니엘과 다른 성격으로 폭스글에선 다니엘이 여주한테 들이대는 거였다면 이번엔 여주가 좀 더 들이대는? 그런 느낌으로 완전 성격을 반대로 써보고 싶었는데 쓰다보니까 정작 쓰는 제가 토끼 성우니를 키우고 싶은 거....이거 당연한거죠....? 그쵸?
귀염뽀짝 계장 지훈이가 부디 큐피트가 되었으면 좋겠네욯ㅎㅎㅎ
★그럼 댓글로 계속 보아용 안녕★
현재 암호닉은 받지 않습니다
♥♥ |
[레피], [참새랑], [감], [본싱어], [댕구르르], [폭스], [강캉캉], [강낭], [뷔밀병기], [222], [오호라], [루지], [버들], [오월], [달다리], [17], [마요], [밍찌], [사용불가], [킹갓], [메이], [후렌치후라이], [방귀대왕뿡뿡이], [어이엄슴], [페브리즈], [민트향], [₩침수₩], [뿜뿜이], [옹뀨], [동동], [미녀], [모찌], [37], [폴리], [마이옹], [알파고놉], [강심장], [달빛소리], [lia], [내독자], [정수기], [강낭콩], [이화], [폴리], [요정], [옹스더], [퓨어], [몽몽이], [엿기], [@불가사리], [센터], [거울기], [롱롱], [뀰], [아이사1210], [담소], [달린], [즈쿠], [포도], [주인], [호랑], [소듕한피치], [찻잔], [너의 봄], [박참새짹], [치그], [달린], [호두찌], [타오름달], [해야], [페이버], [감자물만두], [머스크], [비빙], [댕ㅇ댕], [곰도리도리], [블루22], [밤하늘], [빠빠룽], [어9어9], [베리], [하곧현], [나B], [현수], [눙누], [러브링], [심야의자전거], [050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