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씨 좋다" 3교시 문학시간 꾸벅꾸벅 졸고 있는 아이들 사이에서 수업을 듣고 있기 지루해 혼자 조용히 웅얼거리며 창 밖을 내려다보니 축구를 하는 아이들의 모습이 보였다. 그 가운데 유난히 열심히 뛰고있는 아이 '김민석이였나? 쟤 이름이...엄청 열심히 뛰네 덥지도 않은가..' 시덥지 않은 생각을 하고 있는데 어느새 나도 모르게 그 아이만을 보고 있었나보다. "아...! 눈 마주쳤다." 봄 내음이 가득 담긴 바람이 살짝 일렁이는게 느껴졌다. 내 볼이 살짝 달아오르고 열이 나는 것 같다. "날씨가 더운가..." "덥다..." 축구는 다 좋은데 더운게 문제다. "으-끈적거려..." 진짜 더운데 뛰는걸 멈출 수가 없단 말이지... 안그래도 평소에 승부욕이 강한데 공만 보면 이성을 잃고 무작정 달려들게 되나보다. 삑- "전반전 종료!" 휘슬이 울리고서야 뛰던것을 멈추고 무릎을 짚은 체 숨을 골랐다. 요새 시험기간이라 몇일 안뛰었더니 역시 금방 지치구나... 미나였나 소라였나 아무튼 물을 건데 주는 같은 반 여자아이에게 고맙다 말하고 시원한 물을 들이키며 학교를 올려다 보았다. 우리 교실이 어디더라 삼층 오른쪽 세번째니까... 우리반을 찾던 도중 옆반을 보니 무슨 시간인지는 몰라도 창가쪽 아이들이 모두 자는 것인지 안보이는데 맨 끝에 앉은 하얗고 눈이 동그란 아이가 운동장을 빤히 바라보고 있었다. 나를 보고있는건가...? "귀엽다..." 아...!내가 뭐라는거야! 당황스러운 기분에 뒤로 획 돌아섰다. 분명 아까와는 같은 더운바람이었지만 왠지 모르게 살랑살랑 불어오는 봄바람같이 느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