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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CT/김정우] 욕조 안 인어4 | 인스티즈
 

 

 


 


 


 


 

욕조 안 인어  


 

W. 문달  


 


 


 


 


 


 


 


 


 


 


 


 


 


 


 


 

Chapter 10. 징조 


 


 


 


 

그곳만 들어가면 시간이 멋대로 굴러다녔다. 시계가 없으니 지금이 몇 신지 얼마나 흘렀는지 가늠도 되지 않았다. 시간이 멈춘 것 같기도 했고, 별말 나누지도 않았는데 해가 금방 져버리곤 했다. 

정우가 세운 벽을 허물기까지 오래 걸렸다 생각했는데 달력을 세어보면 이 집에 발을 들인 지 일주일 밖에 안됐다- 는 사실이 도림의 입을 다물지 못하게 했다. 한편으로는 제 친화력이 지나치게 좋은 탓! 이라는 긍정적인 자기평가를 내리기도 하였다. 


 

도림은 하루에 한 번씩은 꼭 해야 하는 일과로 1층 갤러리를 구경했다. 

복도를 두고 좌우 벽에 붙어있는 액자들은 모두 크기가 제각각이었다. 어떤 것은 도림의 얼굴만 했고, 또 어떤 것은 머리서부터 어깨까지 길이기도 했다. 자그맣게 붙어있는 캡션에는 제목은 있었지만 누가 그렸는지는 적혀있지 않았다. 동화책에서 볼 법한 삽화 같았다. 그림에는 빠짐없이 별 혹은 달이 등장했다. 모두 한 사람이 그린 것으로 추정했다. 

천천히 벽을 따라 걸으면서 도림은 그림이 이어진다는 생각이 들었다. 

꺾어 들어가는 벽의 가장자리부터 시작한 [구름 위에서 별을 뿌리는 사람]부터 반대편 벽의 가장자리에서 끝나는 [대왕별을 안고 잠든 아이] 까지 보면서 도림은 속으로 이야기를 만들어내며 감상했다. 


 


 


 

"여기 있었구나?" 


 


 

기척 없이 다가온 목소리에 놀라 뒤를 돌았다. 판형이 뒷짐을 지고 서 있었다. 도림이 허리 숙여 인사했다. 


 


 

"사장님! 저 땡땡이 아니에요! 할 일 다 마치고 내려온 거예요." 


 


 

"별생각 없었는데. 먼저 말하니까 진짜 땡땡이치는 것 같네?" 


 


 

"아, 아닌데. 저기, 사장님. 이거 다 누가 그린 거예요?" 


 


 

도림이 화제를 전환하려고 손가락으로 벽에 걸린 그림을 가리키며 물었다. 

판형의 얼굴에 그늘이 졌다. 공백을 만들 정도로 대단한 질문이었나 생각해본다. 뻘쭘해진 도림은 몸을 살랑살랑 흔들어가며 금칠한 원목 프레임을 유심히 보기 시작했다. 


 


 

"손에 파스텔 하나 쥐여주면 자리에서 수십 장은 그리더라고. 마지막으로 그린 게 언제였더라. 오래됐네요. 도림씨가 만나서 물어볼래요? 그림에 이제 손 뗐느냐고." 


 


 

미지근한 미소였다. 탁한 표정의 판형이 손을 들어 천장을 가리켰다. 

도림이 숨은 의미를 알아채고 고개를 끄덕였다. 뛰어가는 도림을 곁눈질로 보다가 판형은 벽에 손을 짚고 걸었다. 


 


 


 


 


 


 

"김정우야!!" 


 


 


 

벌컥 문을 열고 도림이 들어왔다. 우렁찬 목소리가 잔잔하던 물에 몸을 던졌다. 정우가 손으로 귀를 막고 도림을 노려보았다. 


 


 

"시끄러워." 


 


 

"미안. 부탁할 게 있어서 그런데!" 


 


 

"뭔데?" 


 


 

"내 얼굴 그려주라." 


 


 

도림의 물음에 정우는 아까 판형의 얼굴에 드러났던 것과 비슷한 표정을 하고서 되물었다. 


 


 

"내가? 왜?" 


 


 

정우는 불편한 기색을 숨기지 않고 고개를 삐딱하게 틀어 도림을 올려다봤다. 


 


 

"복도에 붙어있는 네 그림을 봤어. 아니, 그전에 나는 그게 네가 그린 건 줄은 모르고 맨날 보면서 진짜 귀엽고 순수하다는 생각을 했는데, 오늘 네가 그것들을 그렸단 걸 알았어!" 


 


 

도림은 뱉는 숨도 급했다. 정우는 그를 대신해 가슴이 크게 들뜨게 숨을 들이마셨다가 꺼질 듯 내쉬었다. 


 


 


 

"누가 알려주던데?" 


 


 

정우가 바로 자기 옆에 있는 금속 촛대의 반질반질한 겉면을 만지작거리며 물었다. 도림은 정우가 알고서 일부러 묻는다는 걸 알았다. 그러나 의도는 알아차리지 못했다. 


 


 


 

"누가 알려 주더냐고." 


 


 

"...사장님이?" 


 


 

"도구나 가져오고서 부탁을 하든 해." 


 


 

"어어! 그렇지. 갖고 올게." 


 


 

"하지만 가져온다고 해주지는 않아." 


 


 

정우가 부리나케 나가는 뒷모습에 대고 일부러 작게 말했다. 

시간이 그에게는 아무 의미가 없어서, 그저 해가 뜨면 아침이고 달이 뜨면 밤인 게 전부라 지금 몇 시냐는 질문할 일이 별로 없었다. 

그러나 출근 전 얼굴을 비치러 온 판형이 오늘 김 선생님이 온다고 귀띔을 해줬으므로, 정우는 그가 언제 올까 기다리며 쉬지 않고 넘어가는 숫자들을 궁금해 해야 했다. 초침보다 바쁘게 집안을 쏘다니는 도림이 스케치북을 번쩍 들고 흔들든 말든. 정우는 자기부터 생각했다. 


 


 

"몇 시야?" 


 


 

"응? 몇 시냐고? 아직 밥 먹을 때 안됐는데. 배고파?" 


 


 

"잘못 짚었어. 몇 신지나 알려줘." 


 


 

"세 시 이십몇 분 정도? 왜?" 


 


 

격주로 왕진하러 오는 김 선생을 도림은 오늘 처음 만난다. 안 지 얼마 안 되는 도림보다 오래 본 김 선생에게 적대적인 정우라, 실상 그가 의사로서의 본분을 다 이행하진 않는다. 김 선생이 흥미를 가진 건- 정우가 보기에는- 희소병으로 고생하는 자신이 아니라 판형이었다. 

김 선생이 정우의 전담의가 될 수 있었던 건 그가 유능한 의사여서가 아니라 판형과 가장 친한 대학 동문이었기 때문이다. 정우는 첫째로 그가 판형과 사적으로 친한 사이라는 게 마음에 안 들었다. 둘째는 자기를 빌미로 와서 의사 역할이 아니라 판형의 친구 역할만 하고 간다는 것이었다. 

서로 싫어한다는 사실은 세 번째로 둘 일이었다. 

엄마에 대한 애착이 강한 정우에게 김 선생이란 결코 마음을 열기도, 추한 모습을 보이기도 싫은 존재였다. 그에게 기대는 것보다 차라리 안 지 얼마 안 된 도림 앞에서 아파하는 게 낫다 여길 정도였다. 


 


 

"네 시에 온댔어." 


 


 

"누가?" 


 


 

"있어. 너보다 더 싫은 사람." 


 


 

어지간히도 싫은 모양인지 벌써 심통이 나 있었다. 한없이 어리고 어린 정우. 도림은 정우의 머리를 쓰다듬고 싶은 충동을 억누르며 대신 스케치북의 스프링 철이 손바닥에 자국 남을 정도로 꽉 잡았다. 


 


 

"줘 봐. 너 그려달라고?" 


 

정우가 마른 수건으로 손을 대충 닦고 내밀었다. 도림이 냉큼 들고 있던 것들을 건넸다. 


 


 

"응! 1층에 걸린 것들처럼 귀엽게!" 


 


 

"무리한 부탁을 염치없이 하네." 


 


 

"그게 내 매력이지." 


 


 

"이상한 소리 좀 하지 마." 


 


 

도림이 정우 앞에 무릎 꿇고 앉아 증명사진 찍는 것처럼 부자연스러운 얼굴을 만들고 가만히 있었다. 그 모습을 보던 정우가 혀를 끌끌 차며 평소대로 있으라고 말했다. 그 말에 바로 풀어진 도림이 안면 근육이 떨린다면서 뺨을 잡아당겼다. 


 


 

"너 얼굴 되게 잘 늘어나네." 


 


 

"나? 내가 얼굴도 좀 유연한 편이지." 


 


 

도림이 우쭐해 하며 아까보다 살을 더 잡아당겼다. 보이는 사실을 설명했을 뿐인데 칭찬으로 아는 도림이 바보 같다고 생각하며 정우는 고개를 도리도리 저었다. 


 


 

"자." 


 


 

정우가 더는 들고 있기 싫다는 듯 스케치북을 건넸다. 신나서 받아든 도림의 입가에 웃음기가 사라졌다. 반대로 정우는 보조개까지 패이며 빵싯거렸다. 


 


 

"야. 너무 성의 없이 그려준 거 아니냐? 1분 크로키처럼, 아니야 크로키도 이거보단 정성스럽다." 


 


 

"너 성의 없이 생겼어." 


 


 

"이 친구 말이 심하네. 그러나 난 별로 타격을 받지 않는다." 


 


 

"내가 왜 친구야?" 


 


 

"허! 우리 친구 하기로 했잖아! 어디 한번 위계질서를 세워봐? 한국식 서열 정리해? 너라고 하기만 해라. 꼬박꼬박 누나라고 불러. 알겠어?" 


 


 

정우가 이를 드러내고 웃다가 겨우 말했다. 웃음소리가 절반이었다. 


 


 

"유치해 도도림." 


 


 

"네가! 후, 아니다. 뭔 의미가 있겠니. 둘 다 비슷한데." 


 


 

"비슷하다니. 말이 심하네." 


 


 

아무래도 단단히 스위치가 눌렸는지 엄한 표정이 금방 풀어지더니 완전한 `네` 로 끝나지 않고 동그란 웃음이 이어졌다. 도림은 이번에는 참지 못하고 까르르 자지러지는 정우의 폭신한 머리로 손을 가져갔다. 바로 내칠 줄 알았는데 의외로 정우는 얌전했다. 


 


 

"어라? 뭐라 할 줄 알았는데." 


 


 

"지금 할 거야. 손 안 떼면 물 뿌릴 거야." 


 


 

"뿌려 보시든가~앗! 진짜 한다면 하네!" 


 


 

손으로 막아본다고 막히겠나. 가차없는 물세례를 받고 쫄딱 젖은 도림이 오리걸음으로 뒤로 물러나다가 그만 엉덩방아를 찧었다. 그 꼴이 우스워 또 한바탕 웃는 정우였다. 


 


 

"네가 행복하다면 됐다, 정우새끼." 


 


 

"욕한 거야? 입이 못생겼네." 


 


 

"응. 눈이랑 코는 예쁨! 네 덕분에 옷 갈아입는다~" 


 


 

"가지 마." 


 


 

정우가 축축한 손으로 도림의 옷자락을 쥐었다. 얇은 피부 아래 보이는 손목의 푸른 핏줄을 타고 물줄기가 흘러내렸다. 


 


 

"나 너무 찝찝해. 갈아입고 올게." 


 


 

"싫어. 여기 있어." 


 


 

"너 때문에 홀딱 젖었단 말이야. 이거 봐. 오줌 싼 것 마냥!" 


 

도림이 다리를 엉거주춤 벌리고 서서 이것 보라며 손으로 가리켰다. 

그 모양새가 웃겨서 눈 밑이 볼록 솟아오르게 실실대면서도 놓지 않았다. 


 

"그래도. 네가 어디 안 가고 있어 줬으면 좋겠어." 


 


 

사뭇 진지한 한마디에 도림은 뻣뻣하게 굳었다. 떨떠름하게 머리를 긁적이며 도로 앉았다. 바닥에도 물이 쏟아져 엉덩이가 축축해졌지만, 기분 나쁨을 드러내지 않았다. 


 


 

"너랑 놀아주는 거 재밌단 말이야." 


 


 

"정우야, 고마운데 말은 똑바로 하자? 내가 너랑 놀아주는 거지." 


 


 

"무슨 소리야. 네가 달라붙어서 놀아달라고 맨날 앞에서 쫑알거리잖아." 


 


 

"미친다 정말. 대인배인 내가 이해할게. 네 마음대로 생각하렴." 


 


 

정우와 도림은 서로를 같잖게 여기며 각자 콧방귀를 뀌었다. 

그러다 도림은 네 시에 누가 온다는 정우 말이 떠올라, 벌떡 일어나 분주하게 바닥 걸레질을 시작했다. 


 


 

"지금 몇 시지? 오십 분. 아직 십 분 남았네. 야, 정우야. 진짜 나 옷 갈아입어야 할 거 같아. 손님이 보시면 뭐라고 생각하시겠어." 


 


 

"정우가 애먼 사람한테 지랄했구나-" 


 


 

"..." 


 


 

"하겠지." 


 


 

무언가를 골똘히 생각하는지 먼 산을 바라보는 정우의 눈매가 가늘어졌다. 

도림의 동작이 잠깐 굼떠지다가 냉랭해진 분위기를 깨기 위해 부러 빡센 소릴 내며 바닥을 걸레로 훔쳤다. 아마 김 선생은 정우가 흘린 물 때문이 아니라 도림이 지나치게 박박 닦는 바람에 한번은 미끄러질지도 모르겠다. 


 


 


 

"육십까지만 세. 나 쏜살같이 갔다 올게." 


 


 

"어차피 너 나가야 해. 그 인간 온 거 같으니까." 


 


 

도림이 주위를 두리번거리며 그걸 어떻게 아느냐 물으려던 참이었다. 

노크 소리가 들리더니 들어가도 되겠냐는 낯선 남자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경악하며 일어난 도림이 뒤를 돌아 문 앞에 선 남자를 훑어봤다. 

키가 그리 크지는 않지만 건장한 체격이었다. 정갈한 셔츠 차림의 그를 보며 도림은 왠지 의사일 것 같다는 느낌이 들었다. 

남자가 도림에게 허리 숙여 인사했다. 도림도 따라 인사하고는 어렵사리 말을 꺼냈다. 


 


 

"저, 어는...그러니까... 정우 친구예요!" 


 


 

뭐라고 자신을 설명하기가 어려웠던 도림이 내놓은 답은 친구였다. 남자가 그러시군요 하고 반응했고, 뒤에서 정우가 코웃음 쳤다. 

베이비시터 말고는 떠오르지 않았다. 정우는 애 같지만 애는 아니다. 그러니 베이비시터는 적합하지 않다. 도우미라고 할 수도 있겠는데 어감이 별로였다. 정 없어 보였다. 그래서 친구라고 했다. 


 


 

"저는 정우 주치의 김 계주라고 합니다." 


 

"아! 역시! 약간 처음 뵀을 때부터 느낌이 의사 같았어요! 핫..." 


 

"그런가요." 


 

"저는 이제 사, 사라질게요? 안녕! 안녕히 계세요..." 


 


 


 

다시 한 번 가볍게 머리만 숙여 인사하며 남자와 도림은 스쳐 지나갔다. 


 


 


 

"도도림." 


 


 

조금은 애처로운 목소리로 정우가 도림을 불렀다. 문고리만 잡은 채 도림이 등을 돌려 정우를 쳐다봤다. 도림은 말없이 눈만 맞추다가 문을 열고 나겠다. 

계주는 잘은 모르지만 처음 만나는 도림에게도 숨 막힌다는 인상을 주었다. 

한숨을 폭 내쉬며 문에 기대있던 도림은 정우가 이제 자기를 이름으로 불러준다는 걸 깨달았다. 


 


 


 


 


 


 


 


 


 


 


 


 

Chapter 11. 가뭄1 


 


 


 


 


 


 


 


 


 


 

도림이 나가자마자 남아있던 일말의 온정까지 싹 걷어낸 정우를 보며 계주는 감탄했다. 올 때마다 살기 가득했던 공간에 어쩐지 훈기가 차있었다. 진료 차트에 상태를 적는 계주의 다문 입술에 미소가 피어올랐다. 


 


 

"친구? 판형이가 붙여준 앤가?" 


 


 

맞아. 한 가지가 더 있었다. 그놈의 친구라는 이유로 허물없이 판형의 이름을 부르는 계주를 할 수만 있다면 한 대 치고 싶었다. 정우는 물속에서 주먹만 말아쥐었다. 


 


 


 

"판형이가 그러던데, 너 낫고 있는 것 같다고. 팔이 건조해졌는데도 살이 안 벗겨졌다며?" 


 


 

계주의 물음에 정우가 곧장 머리맡에 있는 마른 수건으로 한쪽 팔을 꼼꼼히 닦아 밖으로 내놓았다. 메마른 공기 중에 노출된 피부가 딱딱해졌다. 온전히 느껴지는 감각에 정우가 아랫입술을 깨물었다. 보기 흉하게 쩍쩍 선을 그으며 갈라지더니 갈라져서 생긴 선을 따라 하얗게 돋아나 말려 올라갔다. 

솔방울 병에 걸려 비늘이 잔뜩 선 물고기 같기도 했다. 

순식간에 죽어버린 꺼칠한 피부 아래 드러난 붉은 새살도 하얗게 일어나기 시작했다. 계주는 정우의 팔을 잡았다. 정우가 힘을 주어 자리에서 버텼다. 

고통을 감수해서라도 계주 말을 곱게 듣지 않겠다는 뜻이었다. 

힘이 더 센 계주가 결국은 가녀린 팔을 물 속으로 처박았다. 

비릿한 피 냄새가 올라왔다. 붉은 핏덩이가 툭 나오더니 풀어졌다. 물을 갈아야겠다고 계주가 말했다. 


 


 

"정우야. 판형이한테도 말 할 건데, 너 나랑 스위스 가지 않을래? 

저명한 박사님이 계시는데 네 얘기를 하니까 만나보고 싶다고 하시더라. 

거기서 네 병에 관해 깊이 연구해보고 치료도 하고, 응?" 


 


 

"실험 체로 쓰겠다는 거네. 그 먼 이방 나라에서." 


 


 

"아니야. 실험체라니. 병원이야. 너 고치려고, 살리려고 하는 거야. 평생 여기서 살다 죽을 거야? 아까 네 친구처럼 마음껏 걷고 움직이고 싶지 않아?" 


 


 

"나 혼자 가?" 


 


 

"내가 같이 갈 거야. 판형이는 일 때문에. 그래도 가끔 오지 않을까? 저 친구는 어쩔 수 없지만, 거기서도 친구 사귀면 되지." 


 


 

"쟤 친구 아니야. 그리고 난 더는 내 존재를 아는 인간 수가 늘어나지 않았으면 좋겠어." 


 


 

"비밀리에 극소수로 진행 될 거고, 철저하게 보안 할 거야." 


 


 

"이딴 소리나 지껄일 거면 나가. 필요 없으니까." 


 


 

계주의 목소리에 힘이 실렸다. 반대로 정우는 가라앉는 편이었다. 

정우는 이제 대답도 하지 않고, 보지도 않았다. 그러거나 말거나 판형에게도 말하겠다며 계주는 일어났다. 


 

뻔뻔하게 노닥거리다가 친구 짓 좀 하고 돈은 돈대로 받아먹는 치졸한 인간. 정우가 내리는 평가는 이러했다. 


 

일어선 계주를 따라 정우의 눈동자가 올라갔다. 삼백 안으로 뜨인 눈을 마주 보면서 판형은 일을 나갔느냐 물었다. 


 

정우는 대답 않고 노려만 보았다. 계주가 알겠다며 다음에 보자 인사하고는 나갔다. 뭐든 눈에 보이는 건 던져버리고 싶었다. 


 

그러나 어질러 진 것을 치우는 건 도림 몫이었기에 정우는 참았다. 저도 모르게 들어갔던 어깨 힘을 뺐다. 눈을 감았다. 감은 눈두덩이 따가웠다. 


 


 


 


 


 


 


 

"정우야." 


 


 


 


 


 

정우는 그간 보았던 정우 중 가장 무미건조한 얼굴을 하고 있었지만 도림은 그가 울고 있는 것처럼 보였다. 


 

풀린 눈에 도림이 담겼다. 도림이 물 안에 담긴 것처럼 형체가 일렁거렸다. 


 

도림은 정우가 울고 있다고 확신했다. 


 


 


 


 


 

"정우야 안아줄까?" 


 


 


 


 


 

"아니." 


 


 


 


 


 

"그래." 


 


 


 


 


 

"안아줘봐." 


 


 


 


 


 

"너 진짜 제멋대로." 


 


 


 


 


 

"아니야. 하지 마." 


 


 


 


 


 

"그래!" 


 


 


 


 


 

도림은 누군가를 실컷 웃겨줄 수는 있지만, 스스로가 위로는 서툰 사람이라고 평가했다. 남에게 안겨서 안정감을 느낀다기보다는 되려 불편했던 적도 있었다. 하지만 고독하고 힘들 땐 아무라도 좋으니 얼굴을 묻을 수 있는 품이 있었으면 좋겠단 생각은 많이 해봤다. 도림이 보기에 정우는 속으로 많이 울고 있었고, 도닥여줄 사람이 필요했다. 


 

정우의 변덕을 심드렁히 넘겨버리니 이건 아니다 싶었는지 다급히 외친다. 기다렸다는 듯이 바로 뒤를 돌았다. 정우는 약간 안달이 나 있었다. 


 


 


 


 


 

"도도림." 


 


 


 


 


 

"왜." 


 


 


 


 


 

"가지 마." 


 


 


 


 


 

"그래." 


 


 


 


 


 

"나 피 났어. 이거 봐. 물 갈아줘, 얼른." 


 


 


 


 


 

"헐? 뭐야? 야 뭐야! 완전 피바다잖아!" 


 


 


 


 


 

"오버하지 마. 피바다는 아니다." 


 


 


 


 


 

눈알에 힘을 주고 어쩌다 이렇게 됐는지를 묻는 도림에게 정우는 그저 아니라고만 답했다. 정우의 몸을 살피던 도림이 오른쪽 팔이 심상치 않은 것을 보고 그 핏물 속에서 조심히 건져 올렸다. 물에서 빼자마자 정우가 인상을 쓰며 통증을 호소했다. 


 


 


 


 


 

"이게 뭐야, 그 인간 의사 맞아?" 


 


 


 

"흉측하지." 


 


 


 

"예쁜 상처가 따로 있니? 외관을 왜 따지고 있어. 어떡해. 연, 연고 같은 거 발라줘야 하나?" 


 


 


 

"물이나 후딱 갈아줘. 피곤해. 깨끗한 물에 있으면 나을 거야." 


 


 


 


 


 

도림은 이번에는 동의를 구하지 않고 정우의 머리를 끌어안았다. 동정에서 우러나온 행동이었다. 정우가 참 딱했다. 


 

정우가 반대편 손을 들어 자신을 감싼 도림의 팔에 살포시 얹었다. 


 


 


 


 


 

"너는 나 친구로 생각해?" 


 


 


 

"응? 음. 아니." 


 


 


 

"어이없다. 그러면서 정우 친구라고 말을 해?" 


 


 


 

"친구라기보단 동생 같달까. 동생 맞지만. 그렇지. 동생 맞지." 


 


 


 

"내가 특별히 내 친구 되는 거 허락해줄게. 너만이야." 


 


 


 

"와. 정말 고마워서 어쩔 줄 모르겠어 정우야." 


 


 


 

"도도림 너 되게 가식적이고, 응. 그래." 


 


 


 

"정우야, 친구 신청은 그렇게 하는 게 아니야. 따라 해봐. 도림아 나의 친구가 되어줘." 


 


 


 

"그게 더 아닌 것 같은데. 도림아 나의, 됐어. 하지 마. 너 싫어." 


 


 


 


 


 

정우가 내뱉는 부정적인 말들은 거의 진심이 아니었다. 적어도 도림에게 한에서는. 


 

도림이 품에서 정우를 떼어내 양 귀를 문질문질 거리다 놓는 것으로 마무리했다. 도림은 뿌듯한 표정을, 정우는 경멸 가득한 눈길을 보냈다. 저녁 가지고 오겠다고 하자 역시나 안 먹겠다는 답이 따라왔다. 도림은 굴하지 않고 나는 먹고살아야겠다며 뚜벅뚜벅 걸어나갔다. 정우는 도림의 움직이는 두 다리를 집요하게 쳐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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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와 작가님... 오바... 진짜 이 글 써주샤서 감사합니다앙 진짜루ㅠㅠㅠㅠ 넘 조아료ㅠㅠㅠㅠ
5년 전
문달
❤❤❤❤❤❤❤❤❤❤❤❤❤❤❤ ❤
❤ 댓글 1등에게 보내는 축댓입니다 ❤
❤ 하트보고 깜따기야! 놀라시게찌 ❤
❤ 히 히 히 ❤
❤❤❤❤❤❤❤❤❤❤❤❤❤❤

5년 전
비회원254.240
너무 예쁘고 순수한 글이에요 늘 읽을 때마다 예쁘다는 생각이 들어요ㅠㅠㅠ
5년 전
문달
감사핮니다ㅠㅠㅠ♡
5년 전
독자2
작가님 ㅠㅠ 저 딸랑이예엽 ㅠㅠㅠ 정우가 도림이한테 맘 여는 것 같아서 넘넘 조아요 근데̄̈ 정우가 스위스로 어쩔 수 없이 떠날 것 같은 이 눅낌적인 누낌누뀜이 드네요,,, 안댕~~ ㅜㅜ
5년 전
문달
드디어..절정기에..접어들었읍니다 (이제서야?)^^ 어떻게 되는지 스포하거 싶다 앗! ㅋㅋㅋㅋㅋ
5년 전
독자3
헝 너무 좋아요ㅠㅠㅠㅠㅜㅜㅠㅠㅜㅜ 정우가 온전히 도림이에게 마음을 열었네요... 저도 계주 맘에 안 들어요... 정우가 싫으면 나도 싫다...!! 정말 도움을 주려는 사람이겠죠....? ㅜㅜㅜㅜ 정우가 나아야할텐데ㅜㅜㅜㅜㅜㅜㅜ
5년 전
문달
글쎄요옹~? 원래는 다른 멤을 넣으려고 했는데 아무래도 도짜님들의 멘탈 보호를 위하여 가상의 인물로 뿅 만들어냈답니다 훗
5년 전
독자7
헉... 다음편을 기다려야겠어요
5년 전
비회원139.129
진짜 작가님 저ㅜ이제서야 댓글다는데 요즘 삶의낙일정도로 이애요8-8 진짜 에바참치 둘 관계 너무 사랑합니다.. (줄줄
5년 전
문달
앗시 삶의 낙...오바..ㅋㅋ큐ㅠㅠㅠㅠㅠ감사합니당
5년 전
비회원183.145
물매입니당 ㅎㅅㅎ 어쩜 제가 딱! 욕조 안 인어 생각할때마다 업로드가 딱! 되는지ㅎㅎ 정우 가지마... 스위스 가지마... 그거 아니야... 친구 하자고 신청하는 것도 넘 귀엽고.. 크흡ㅠㅠ
5년 전
문달
오호~ 잘 통하시는군요 언제 한번 엔나나 같이 나가야 할 듯ㅎㅎㅎㅎ
5년 전
독자4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작가님 진짜 제가 댓글 잘 안다는데 작가님 글은 진짜 골져스하고 너무 대박...동화같아요
5년 전
문달
쉿- 골져스는..정우한테나 붙이는 거예요..미천한 저는.. 절레절레 성은이 망극합니다
5년 전
독자5
작가님 기다렸어요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너무 좋아요ㅠㅠㅠ
5년 전
문달
ㅠㅠㅠㅠㅠ저를 기다리셨나용? ㅠㅠ감동
5년 전
독자9
네ㅠㅠㅠㅠㅠ작가님 기다렸어요ㅠㅠㅠㅠㅠㅠ따흑 작가님 글 너무 재밌어요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5년 전
독자6
토끼또잉이에요! 자까니뮤ㅠㅠ 기다리고 있었어요ㅠㅠ 헿ㅎㅎㅎ 오늘도 너무 감사합니당💚 정우 감정으로 읽어서 그런지 저도 저 김계주라는 의사 선생님이 뭔가 싫어요!ㅠㅠㅋㅋㅋ 정우 도림이한테 이제 진짜 완전 마음 연 거 같은데ㅠㅠ 친구로 허락해준다니ㅠㅠ 왤케 귀여워여ㅠㅠㅋㅋㅋ 근데 마지막에 도림이가 자유롭게 걸어다니는 다리 쳐다본 거 보니까.. 정우 조만간 도림이랑 같이 걷고 싶어질 거 같은데ㅠㅠ 으이잉ㅠㅠ
5년 전
문달
어떠캐 토끼또잉님 다음 챕터에서 김 선생님 안티 되는 거 아니야?ㅋㅋㅋㅋㅋ 킷킷 저도 매번 감사합니다ㅠ 명예 문독자가 되는 걸 허락하겠습니다 ㅎㅅㅎ
5년 전
독자8
점점···🎶 둘의 사이가····🎵 워후🎶🎵🎶🎵
5년 전
문달
ㅋㅋㅋㅋ뭐지 웃기려고 하는 댓글이었다면 성공하셨습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
5년 전
비회원166.223
저 욕조 안 인어 정말 좋아하는 글이에요ㅠㅠ♥︎글도 잘쓰시고 또 제 최애가 정우기도 하고 좋아하지 않을 수가 없는 글이죠ㅠㅠ도림이 성격도 너무 좋구요!!!정말 짱입니다ㅠㅠㅠ
5년 전
문달
우앙 ㅠㅠ좋아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도짜님두 짱이에여
5년 전
비회원77.239
으아 작가님 기다렸어요ㅠㅠㅠㅠㅠ 너무 좋아서 어쩌죠ㅠㅠ
5년 전
문달
어쩌긴요ㅠㅠㅠ다음화 또 쪄올게여 ㅠ
5년 전
독자10
와 작가님 너무 잘읽었어요 (기립박수) 재밌는 글 써주셔서 감사합니다!
5년 전
문달
아이구 감사합니다 홀홀
5년 전
독자11
유루입니다! 아 진짜.. 정우.. 너 싫어 하면서 마음열어둔거 왜이렇게 귀엽죠... 아 귀여워 김정우.. 정우 스위스 가지 마로라아 공기는 거기가 더 좋을수도있지만.. 그냥 보내기싫어.. 저 김씨의사양반 정우가 안좋게보니까 저도 막 안좋게보이고.. 정우가 저에게 이렇게 큰 영향을 미친답니다!(오잉또잉아무말)
5년 전
문달
정우의 말버릇으로 자리잡게 된 너 싫어 ㅎ.... 우리 정우 순수하고 귀엽죠ㅠㅠ
5년 전
독자13
정우가 너 싫어! 할때 텐션이 그 도영이한테 살짝 삐쳐서(?) 도영마흔아홉외칠때 텐션같아서 더 귀엽고.. 앜 ㄴ귀여워...
5년 전
문달
엌ㅋㅋㅋㅋㅋㅋ그러네요 ㅋㅋㅋㅋ그러고보니! 글 쓸 때 정우같은 경우에는 정우 목소리를 떠올리면서 (?) 이게 정우 말투에 어울리겠지 하고 쓰는 편인데 싫어 같은 경우엔 마흔아홉이랑 비슷한 텐션으로 상상해요. 유루님 비유 정확하셨다~
5년 전
독자14
이게 다 작가님이 글을 너무너무너무무진장 잘써주셔서 한번에 똭..! 진짜 매번 좋은글 감사해오..♥
5년 전
비회원202.6
작가님 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제가 항상 기다리고 있어요 오늘도 좋은 글 감사함당 흑흑
5년 전
문달
아구 너무 오래 기다리게 하지 않으께여
5년 전
독자12
루니입니다ㅠㅠ 너무 좋아서 기절할뻔했어요ㅠㅠㅠ 정우 너무 안타까우면서도 귀여운... 작가님 좋은글 감사해요💚
5년 전
문달
아픈 손가락 그거 김정우...ㅜ
5년 전
비회원42.115
오바..... 작가님 제가 탈토ㅣ를 당해서...^^ 얼른 다시 가입해서 구독료도 내고 댓글도 열심히 쓰겠습니다 ㅎ흑 정우가 도림이한테 마음을 완전히 열어서 넘 뿌듯하고... 눈물나고... 제가 도림이라면 주체를 못 했을텐데 도림이는 절제를 참 잘하나봐요... 어떻게 하버드 얼굴 전공 김정우를 보고도........... 작가님 매번 좋은 글 감사합니다...❤
5년 전
독자15
라나예요ㅠㅠㅠㅠ 아 오바 너무 좋아요 이거 진짜로ㅠㅠㅠㅠㅠ 읽을 때마다 좋아요ㅠㅠㅠㅠ 항상 기다려지고 그렇거든요ㅠㅠㅠㅠ 그렇다고 재촉은 아니에요 절대! 천천히 오셔도 됩니다💚
5년 전
비회원44.49
사랑함돠 소재 굉장히 신선하고 재밌어요♡♡
5년 전
비회원211.240
나정이에용ㅎㅎ!! 갑자기 계정이 정지...가 되서 지금에서야 댓글다네요ㅜㅜ 원래 신알신 뜨자마자 달려와서 봤는데ㅜㅡㅜ 정우랑 도림이가 이 정도까지 친해져서 넘 기분좋고 다음에는 얼마나 더 친해질지 기대되네요ㅎㅎ 작가님 진짜루 사랑합니다💚💚ㅜㅜ
5년 전
비회원195.157
작가님 덕분에 하루하루가 행복해요 진짜 이런 좋은 글 써주셔서ㅜ감삼돠 ㅠㅠ 들숨에 재력 날숨에 권력까지 얻는 삶 사세요...
5년 전
비회원155.164
작가님 항상 너무 잘보고 있어요ㅠㅠㅠ 작가님 글만 바라보고 삽니다...💚💚👍
5년 전
비회원242.121
아 안돼 여기서 끝나다니 ㅜㅜㅜㅡㅜㅜㅜ 이 글이 제 원동력입니다
5년 전
비회원81.93
아 이거 진자 너무 너무다.. 미정우이비다 ,,, 지금 약간 비몽사몽한데 글 읽음서 잠 깼어요,, 내 하루를 밝혀주는 빛문달님 ㅜㅜ 정우는 이제 아예 마음을 열었네요 너무 다행이에요 흑흑 아 근데 계주 맘에 안들어요 울 정우 팔에 몬 짓 퓨ㅠㅜ 근데 와중에 정우 넘 귀욥다 ,, 순수하고 아카같아요 작가님 글 읽음서 이미 저한테 정우 캐해는 = 이 글속 정우가 됐스비다 좋은 글 잘 읽고 가요 ♥︎
5년 전
비회원3.176
흐어어ㅓ 둘이 점점 더 가까워지는 거 점점 더 서로에게 마음 열면서 아닌 척 하는거 넘모 취향이에요ㅠㅠㅠㅠㅠ앞으로 어떻게 진행될지 궁금해요...자까님은 좋겠다 뒷 내용도 알구...
5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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