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출 예약
호출 내역
추천 내역
신고
1주일 보지 않기
카카오톡 공유
주소 복사
모바일 (밤모드 이용시)
댓글
사담톡 상황톡 공지사항 팬픽 만화 단편/조각 고르기
몬스타엑스 이준혁 김남길 강동원 온앤오프 엑소 샤이니
l조회 920l 2

  

  

  

시간의 돛단배 

  

  

   

 시골의 차도는 한적했다. 지나가는 차도 십 분에 한 대정도 밖에 없었고 파랗다 못해 노래질거 같은 하늘은 그것보다 더 노란 태양볕을 쨍쨍 내뿜고 있었다. 숨 막히는 더위였다. 

수업을 마치고 차비를 아끼기 위해서 조금은 멀리 떨어져있는 집으로 걸어가기 시작한지 삼십분째. 슬슬 지치기 시작했다. 본래 체력도 그리 좋은 편이 아니었고 운동에도 취미가 없는데다 날씨까지도 통 도와주질 않으니 지금상태는 딱 온몸이 땀에 젖어 녹아버릴 것 같을 정도로 최악이었다. 

아 그냥 버스 타고 갈걸... 중얼거리는 목소리가 낮고 지쳐있었다.  

 나는 왜 가난 한가 버스비천원이 아까워 죽을 것 같아 이 땡볕에 한 시간도 넘게 걸리는 집까지 걸어갈 정도로. 힘이 들 때 마다 드는 생각이 또 머릿속에서 스멀스멀 기어 나왔다.  

그래 난 부정적이었다. 부모님 두 분 다 멀쩡히 살아계시고 아버지가 매달 월급도 타오시고 나도 지금까지 사지 멀쩡하게 학교 다니고 어디서 얻어맞고 다니지도 않으니 나름 감사한 삶이라고 할 수도 있건만 이 순간 떠오르는 생각은 왜 난 이렇지. 하는 한심한 것이었다. 

잠시 쉬고 싶었다. 그런데 주변엔 앉을 곳 하나 없이 뻗어있는 차도가 전부였다. 

몰라 서서 쉬나 걸어가나 다리 아픈 건 똑같으니 계속 걷자. 집에 가서 빨리 시원한 물이나 마시자. 

   

 헉 헉 삐질한 땀을 닦아 바짓단에 대충 문지른 뒤 잠시 허리를 숙이고 숨을 들이키다 다시 허리를 폈다. 

드디어 꿈에 그리던 집이 코앞이었다. 빨리가고 싶어. 지친눈으로 앞만 뚤어져라 응시하는데 그 한적한 시골길 사이로 누군가가 보이는듯 했다. 뭐지? 

“...김성규?” 

“...” 

“야 너 진짜 오랜만이다!”  

누구지? 생각해 보았지만 더위에 사고회로가 잠식당해 뇌가 제 기능을 하지 못했다. 

작은 입만 달싹거리며 망설이고 있을 찰라 

“어떻게 넌 예전이랑 하나도 안변했냐? ...? 야 너 왜 그래? 상태 안 좋아 보인다. 금방 가봐야 되는 거 아니야?” 

내꼴이 생각보다 굉장히 말이 아니었나 보다. 가까이 다가오는 녀석의 눈이 놀라 커다래졌다. 동시에 내 표정 또한 놀란 표정으로 바뀌었다. 기억났다.  

“뭐야 너...장동우?” 

그래 장동우였다. 어릴적 맨날 같이 나돌아 다녔던. 오우거가 별명이었지 아마. 생각하니 갑자기 피식 작게 웃음이 터졌다. 이 상황에서 옛 친구를 만나다니 전혀 예상 못한 일인데. 어쩐지 정신이 없었다. 

 

“그래! 이제 기억났냐?” 

‘진짜 오랜만이다‘를 연신 남발해대며 진심으로 반가워 하는듯한 이 녀석 에게 차마 힘들어서 빨리 들어가야겠다는 말은 못하고 가만히 웃는 얼굴로 녀석의 방방거리는 모습을 지켜보았다. 친구는 역시 옛 친구라고 삐질삐질 땀을 흘리면서도 마음 한켠이 즐거워졌다. 아무 걱정 없던 어렸던 과거로 돌아간 듯한 기분 때문일까. 

“야 넌 진짜... 너도 너다 하나도 안변했네. 그래도 키 많이 컸다 야. 고향 그리워서 왔냐?” 

내말에 녀석은 예의 그 시원한 웃음을 지으며 대답했다. 

“응 다른데 가다가 잠깐 들렀어. 어디가다 들렀는진 비밀. 그나저나 여긴 참 공기도 여전하고, 여전히 좋으네. 햐- 상쾌하다” 

도시공기는 역시 너무 탁해. 

녀석은 어릴 적 이 조그만 시골마을에 몇 안 되는 내 또래로 꾀나 친하게 지냈던 녀석이다. 조그마한 시골교회 목사님의 아들로 부모님이 다른 교회로 가야해서 이사를 갔던 걸로 기억한다. 어릴 적엔 그게 이해가 안 갔지만 목사님이라는 직업의 특수성을 조금이나마 알게 된 지금의 나는 그렇구나하며 이해하고 있다.  

  

녀석이랑은 조금이야기를 나누다 곧 헤어졌다. 나중에 꼭 연락해! 꼭! 말하며 휴대폰번호를 교환한 우리 둘은 그렇게 또 기약 없는 만남을 그리며 각자 갈 곳으로 멀어져 갔다. 

  

멍하게 마시는 시원한 물은 말로 표현할 수 없을 만큼 달았지만 마음은 어쩐지 애매모호했다. 옛 친구를 오랜만에, 거의 삼사년 만인가 그 시간동안을 떨어져 있다가 예상치도 못하게 다시 만나는 기분이란 마치 짧은 꿈을 꾼 느낌이라서 가슴 한켠이 아릿해졌다. 

왜 갑자기 그리워질까. 모든 것 들이. 

  

  

  

  

 

어제와 다르게 시원한 바람이 부는 날이다. 

끈적끈적하지도 않고 날씨 좋네. 오늘만 같아라. 휘휘 휘파람을 불며 등교한 학교는 시끌벅적했다. 이 녀석들은 항상 지나치게 들떠 있어서 탈이다. 아침부터 대체 뭐가 그리 좋은 걸까 .별 시답지 않은 걸로 꽁트 몇 편은 거뜬하게 짤 수 있을 것 같은 거침없는 남고생의 기세를 성규는 좀처럼 쉽게 이해하기 어려웠다. 너희 고삼한번 돼봐라. 그때도 그렇게 파릇파릇할지. 정작 자신도 17세 파릇파릇한 새싹이었지만 성규는 짐짓 모든 것을 통달했다는 눈빛을 지어보였다. 

   

   

   

   

무슨 색으로 하지? 

   

동우는 고민하고 있었다.  

   

빨간색? 초록 빨강 초록 빨강 하얀 브릿지도 간지 나던데 

   

“...” 

   

책자를 이리저리 넘겨보며 눈을 굴리던 동우가 드디어 입을 열었다. 

   

“이거요! 이색으로 해 주세요.” 

   

   

   

   

저게 뭐여...하는듯한 눈초리가 따라 붙거나 말거나 동우는 신이 나 있었다. 

고민 끝에 그윽한 카키색으로 머리칼을 물들인 그는 지금 교문 앞이다. 

당연히 선도부한테 걸렸고. 빠따를 든 학생주임이 바로 앞에 서있다. 

   

“너 이 새끼 머리 꼴이 그게 뭐냐? 학교 끝나고 당장 가서 다시 물들이고와.” 

학생주임은 무서웠다. 하지만 그것 때문에 내 기분을 포기할 순 없어! 하며 큰맘 먹고 물들인 머린데 다시 되돌리긴 아무래도 무지무지 아까웠다. 

   

“두발자유 허용해 주세요~” 

   

멀쩡한 머리를 가을 감나무처럼 푸르죽죽하게 염색한 이유는 이러하다.  

그날따라 주먹 휘두르는 맛이 좋았고, 오랫동안 부딪히던 패거리와의 싸움에서 승리 했다. 그는 싸움에 재능이 있었다. 친구들과 맥주를 마셨고 좋아하는 음악을 들었다. 그야말로 기분이 굉장히, 어마어마하게 좋았던 것이다. 이게 다다. 다른 이유는 없었다. 이왕 좋아진 기분 더 하이텐션을 달려보자 하고 간 곳이 헤어샵이다. 

   

   

“아야...” 

결국 학주한테 한 대 맞아버린 동우가 작게 울상을 지었다. 

그래 내가 너무 오바했지 학생신분인데. 학교를 소란스럽게 만들고 싶은 마음은 없었다. 

난 나쁜 사람만 혼내주는 양아치니까! 

굉장히 자랑스러운 표정을 지어보이며 그가 천천히 교실로 들어섰다. 

  

  

  

  

  

  

  

  

  

  

 

 


이런 글은 어떠세요?

 
독자1
동우귀여워옄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재밌어요!!!!
9년 전
비회원도 댓글을 달 수 있어요 (You can write a comment)
작품을 읽은 후 댓글을 꼭 남겨주세요, 작가에게 큰 힘이 됩니다!
 
분류
  1 / 3   키보드
필명날짜
이준혁 [이준혁] 내게 비밀 남친이 있다 ss2_0715 1억05.01 21:30
온앤오프 [온앤오프/김효진] 푸르지 않은 청춘 012 퓨후05.05 00:01
김남길[김남길] 아저씨 나야나05.20 15:49
몬스타엑스[댕햄] 우리의 겨울인지 03 세라05.15 08:52
      
인피니트 [현성엘] 알파, 오메가, 그리고 베타의 이야기 0319 Unsaid 07.08 13:50
인피니트 [현성엘] 알파,오메가, 그리고 베타의 이야기 028 Unsaid 07.07 19:00
인피니트 [현성엘] 알파,오메가, 그리고 베타의 이야기 01 Unsaid 07.07 16:57
인피니트 [수열] 생각 단무 07.07 05:44
인피니트 [명수/성열] 그림자 키스2 명사수 07.07 03:49
인피니트 [현성엘] 알파,오메가,그리고 베타의 이야기 009 Unsaid 07.07 02:17
인피니트 [인피니트/현성] 일기장과 라디오. - 02 라디오의일기장12 Unlimited 07.07 00:19
인피니트 로그인 후 이용해 주세요 9 회전초밥 07.06 20:01
인피니트 [인피니트/비스트] [두규현형/규총] Delay 021 Unlimited 07.06 15:50
인피니트 로그인 후 이용해 주세요 6 열열히 07.06 03:25
인피니트 [인피니트/현성] 일기장과 라디오. - 01 라디오의일기장33 Unlimited 07.05 23:25
인피니트 로그인 후 이용해 주세요 10 성우짱머겅 07.05 22:31
인피니트 로그인 후 이용해 주세요 6 성우짱머겅 07.05 22:29
인피니트 로그인 후 이용해 주세요 60 연백 07.05 02:00
인피니트 [인피니트/성우] 벽 013 틴틴 07.03 22:26
인피니트 [인피니트/우현×명수(현명)] 무제_1 chamelmel 07.01 16:05
인피니트 로그인 후 이용해 주세요 2 열열히 06.30 01:05
인피니트 로그인 후 이용해 주세요 29 달꽃 06.29 13:12
인피니트 [인피니트/현성] 청사초롱 불이 밝다:0214 규닝 06.29 05:09
인피니트 [현성] 백설공주_단편2 06.29 01:11
인피니트 [인피니트/성우] 명탐정 김성규의 사건집4 잘해요 06.28 22:28
인피니트 /6 06.28 16:27
인피니트 로그인 후 이용해 주세요 19 소실 06.28 01:39
인피니트 [엘규] 다시 한 번 '60초'_19 60초 06.27 14:35
인피니트 [인피니트/성우] 상자 ep.048 시또 06.25 00:06
인피니트 [인피니트/다각] 시간의 돛단배11 06.24 01:16
인피니트 [인피니트/현성] 무제 上11 jh23 06.23 22:35
팬픽 인기글 l 안내
1/1 8:58 ~ 1/1 9:00 기준
1 ~ 10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