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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CT/김도영] 도영과 도영의 연애 | 인스티즈 

 

 

 

 

 

 

 

 

 

 

도 영 과 

도 영 의 

연 애 

 

 

 

W. 문달 

 

 

 

 

 

 

 

 

 

 

 

 

 

 

 

 

 

 

만남은 갑작스럽고 우발적이었으며 테이블에 앉아있는 사람들이 주로 시킨 가장 기본적인 커피와도 같았다. 통유리로 감상하는 도시의 피곤한 야경이 볼만한 카페 안이었다. 조용한 분위기에서 커피향을 즐기며 대화를 나누고 싶다면 2층이 그나마 한적해서 좋겠으나 둘은 픽업하려고 진동벨을 갖고 잠깐 앉아 수다를 떨며 대기하거나 안방처럼 둘러앉아 시끄럽게 웃고 떠드는 1층에 있었다. 김도영은 잠깐이라도 앉아 쉴 수 없는 시간대의 고깃집 파트타임 알바생이었고, 이도영은 입술이 트고 목이 갈라지는 중학교 교사였다. 둘 다 잠시라도 앉아있거나 커피를 주문하고 진동벨이 울리기까지 기다려야 하는 무료한 시간이 필요했다. 조건은 성립됐다. 

2인 자리 테이블에 둘은 각각 앉았다. 등받이에 등을 대지 않고 옆으로 틀어 앉았다는 말이다. 김도영은 멍을 때리고 있었고, 이도영은 핸드폰으로 밀린 연락들에 일일이 답장을 해주고 있었다. 도영에게 전화가 오기 전까지 둘은 상관 없는 남이었다. 무슨 도영이냐면. "안녕하세요, 진영이 아버님. 진영이 반 담임인 이도영 이라고 합니다." 그때 김도영의 시선이 자기 캔버스 화에서 작은 원형 테이블을 두고 건너편에 앉은 이도영에게로 옮겨갔다. 김도영은 잘못 들었나 싶어 귀를 이도영이 귀에 대고 있는 갤럭시 폰으로 열어두었다. "저녁은 드셨어요? 하하, 네 아버님. 다름이 아니라 진영이에게 어느 정도 들으셨겠지만 진영이랑 같은 반 친구랑 다툼이 일어났어서요. 네." 도영 이라는 이름은 더이상 나오지 않고 그보다 진영이란 아이가 같은 반 애랑 싸웠는데 사실 싸운 게 아니고 그 친구를 일방적으로 괴롭혔다는 도움 안되는 정보만 얻었다. 하지만 김도영은 이미 이도영이라는 여자를 아예 모르고 살 수 있었던 자기 세계에 넣게 된 후였다. 김도영은 점퍼 주머니에 넣고 있던 핸드폰을 꺼내 시간을 확인했다. 개같이 일해서 번 돈으로 지른 아이폰 텐이었다. 저녁 여덟시 이 분이었고, 도영이라는 여자는 진영이 아버님과의 통화가 길어지고 있었다. 진영이가 잘못했네. 한마디 거들고 싶었으나 생면부지 남이 끼어들어봤자였다. 하지만 같은 도영이라는 이름을 가진 여자에게 말은 걸어보고 싶었다. 김도영은 용건도 없는 모르는 사람에게 함부로 말 거는 타입은 아니었지만 여러 소리로 좌우 귀가 다 따가운 이곳에서는 해보고 싶었다. 옆 테이블 아줌마들 웃음소리에 묻히면 그대로 안녕이지. 김도영은 이도영의 전화가 얼른 끝나기를 한쪽을 불에 살짝 구운 마시멜로우를 넣은 더블 초콜렛이 나오는 것보다 더 바랐다. 

"내일 아침 열 시까지 학교에 나오시면 됩니다. 네.네. 들어가세요." 학폭위가 열린다는 사실까지 전하고 이도영은 뜨거운 핸드폰을 아무것도 올려져 있지 않은 테이블 위에 내려놓을 수 있었다. 그리고 자연스럽게 김도영을 보게 됐다. 김도영은 한쪽 손바닥 위에 턱을 괴고 있다가 그대로 이도영과 눈이 마주쳤다. 이도영은 무시하려고 했으나 마주 보게 된 남자의 눈빛이 상당히 강렬하고 사연이 많아 보였으므로 외면하지 못하고 물었다. "절 되게 빤히 보시네요." 그게 물꼬를 트이게 했다. "학교 선생님이세요?" "네." "일부러 들으려고 한 건 아닌데 멍 때리고 기다리다 보니 바로 옆 사람 전화하는 게 귀로 들어왔어요." "뭐, 그렇게 되겠죠. 저도 그런 적 많아요. 귀를 막고 살 순 없잖아요. 들으라고 붙어있는 앤데." "그렇죠? 좀 가볍지 않은 이야기라 마음이 무거웠어요." "털으세요. 그쪽이랑은 엮일 일 없으니까." "그쪽 하니까 제가 진짜 하고 싶은 말이 있는데요." "네. 그런데 그쪽 시킨 거 찾으러 가셔야 할 것 같은데요." 이도영이 김도영 손에 들린 진동벨이 빨간 불을 반짝이는 걸 먼저 보고 가리켰다. 의자를 뒤로 끌리면서 김도영이 말했다. "그쪽도요. 같이 가서 받아가면 되겠는데요." "그러네요." 이도영이 대답했다. 김도영 뒤에 이도영이 따라 서서 진동벨을 반납하고 각자 주문한 마시멜로우 더블 초콜렛과 아메리카노가 놓인 트레이를 들고 자리로 돌아왔다. 원래 앉아있던 테이블은 이미 다른 사람들이 차지해서 둘은 어디로 가야 할 지 두리번 거리다가 밖을 바라보고 앉는 창가쪽으로 갔다. "이런 데 앉으면 부끄러워요." 김도영이 먼저 입을 열었다. "왜요? 밖에 지나다니는 행인들이 쳐다봐서요?" "네. 뻘쭘해요." "저도 옛날엔 그랬는데 요즘은 그냥 당당하게 눈 마주쳐요. 어차피 나도 바깥 사람들 구경하니까. 서로가 서로를 보는 거죠. 뻘쭘할 것도 없어요." "멋지네요." "그다지." 김도영이 빨대로 마시멜로우가 찐득하고 진한 초콜렛 범벅이 되게 푹 눌렀다가 뽕 하고 솟아오르는 걸 보고는 한모금 빨았다. 이도영도 빨대로 쭉쭉 흡입했다. "그런데 혹시 저녁으로 고기 먹었어요?" 이도영이 이번엔 먼저 말했다. "아. 제가 엉생에서 알바 하거든요. 그래서 고기 냄새 베긴 걸 거예요." "그렇구나. 몇 살인지 물어보면 실례예요?" "아니요. 그다지." "하." "스물 둘이요." "엄청 어리네. 물론 예상했던 나이보다는 많지만 그래도 어리네요." "예상했던 나이는 몇 살인데요?" "스물이요." "근접했네요." "아까 하려던 말은 뭐였어요?" "아까 하려던 말이요? 아아." "궁금한 건 반드시 알아야 하거든요." "저도 그런데." "그렇구나. 그런데 대부분 사람들이 그렇더라고요." "맞아요." "그래서?" "그래서. 하고 싶었던 말은. 저도 이름이 도영이라고요." "정말? 내 이름이 도영인 건 어떻게, 아하 들었겠구나." "너무 신기해서요. 은근히 흔한 이름인 건 아는데 그래도 살면서 동명이인 본 적은 없거든요." "저도요." "저는 스물 둘 김도영 입니다." "내가 어쩌다 보니 도영씨 나이도 알고 성 이름도 다 알고 뭐 하는지도 알게 됐네요." "네." "설마 내 신상도 똑같이 까줘라, 이런 의미로 말해준건가." "저도 이미 아는데요. 선생님이시고, 이름 저랑 같은 도영이시고." "난 김은 아니고 이도영 이에요." "성까지 똑같았으면 더 재밌을 뻔 했어요." "그렇겠다." "도영 선생님은, 와 제 입으로 제 이름 부르니까 기분 되게 이상해요. 내 이름이 도영인데 남한테 불러주니까." "우리 반에도 지혜라는 애가 둘이 있거든요. 성도 똑같아서 애들은 큰 지혜, 작은 지혜라고 부른대요. 키가 차이가 나거든요." "지혜. 저 아는 사람들 중에서도 지혜라는 이름 가진 사람 많은데. 예쁜데 그래서 흔한 것 같아요." "도영도 예쁜데 그렇게 흔하지는 않아요. 의외로." "그렇죠. 갑자기 이상한 자부심 드네요." "이상하네요." 이도영은 거의 원샷 수준으로 음료를 들이붓는 쪽이었다. 항상 카페에 가면 제일 먼저 바닥이 드러나 베이글이나 조각 케이크를 더 주문하곤 했다. 이번엔 도영과 얘기를 한다고 마시는 것보다 휘젓는 용으로 빨대를 사용했다. "제가 꽉 막힌 사람은 아닌데 물어보면 지혜라는 이름 가진 친구들은 다 지혜 지 에 슬기로울 혜 자를 쓰더라고요." "저희 반 지혜들은 그 한자 아니던데요. 좀 막히셨네요." "아. 그럼 무슨 한자 쓴대요?" "뜻 지인가. 밝힐 혜인가. 아무튼요." "제가 조금 막혔네요. 아니, 근데 여태 제가 만난 지혜들은 그랬어요." "그래요. 지혜 얘기는 그만하고, 그래서 도영은 무슨 한자 쓰는데요?" "저는 물결도 에 뛰어날 영이요. 선생님은요?" "한자까지 똑같았으면 술이라도 한 잔 할까 했는데. 기뻐할 도에 찰 영 써요." "그래도 도영, 도영인데 술집까지는 못 가도 편맥 정도는 할 수 있는 거 아니에요?" "나랑 술 마시고 싶어요?" "솔직히 네." "진짜 솔직하시네요, 김도영씨는." "제가 거짓말을 못해요." "좋으면서 나쁘다." "맞아요. 거짓말이 필요할 때가 가끔씩은 생기는데 못해서 피보는 일이 생기죠." "피. 진짜로요?" "설마. 말이 그렇죠. 주로 마음으로 흘리겠죠?" "난 농담이랑 진심 잘 구분 못 해요." "그럴 수도 있죠." "좋은 건 모르겠고, 나쁜 점은 있더라고요." "뭔데요?" "분위기 싸하게 만드는 거?" 마시멜로우가 두 개 들어가 있는데 김도영은 방금 전에 하나를 입에 쏙 집어넣고 우물거렸다. 목구멍으로 넘길 때까지 시간이 필요했다. 입안이 건조해진 이도영도 그 틈을 타 아메리카노를 꿀걱 꿀걱 넘겼다. 그렇다고 갈증이 사라지진 않지만. 찝찝한 갈색이 치아 사이사이 끼여 있어서 물로 헹구고 싶었다. 대신 입안에 공기를 넣고 왼쪽 오른쪽 왔다갔다 거렸다. "도영 선생님. 나이 물으면 실례예요?" "실례는 아닌데 어린 사람한테 까려니까 부끄럽긴 해요." "그 정도인가. 놀라지도 비웃지도 않을게요. 누나." "누나? 이모가 아니고?" "에이. 나이가 뭐 중요해요. 그래봤자 결국엔 숫자 나부랭이에요." "의미 없지. 그런데 누나 소리 좋긴 하다." "그건 의미 있네요." 김도영이 웃었다. 이도영도 입꼬리를 올릴듯 말듯 했다. 이도영은 평소보다 느린 속도로 마셨지만 그래도 김도영보다 빨리 잔을 비웠다. "나랑 술 마시려면 분발해야 할 것 같은데." "헐." "급하게 안 마셔도 돼요. 나 시간 많아." "농담이랑 진담 구분 못하신다면서." "구분 못하지만 또 내가 농담 아예 못 하는 건 아니고." "그런데 진짜 신기하지 않아요? 우리 여기서 오늘 처음 만났잖아요." "아." "게다가 지금이 여덟시 오십 오분 이니까. 거의 한 시간? 안 지 한시간." "그러게. 신기하다." "아마 누나 이름이 도영이가 아니었다면 영영 안 부딪치고 살 수도 있었을 거예요." "응. 그렇겠다. 인연이란 거 참 신기하죠. 세상에 사람들이 이렇게 많은데. 나랑 연관 없는 사람들이 이 안에도, 저 밖에도 이렇게나 많은데 그중에 누군가는 나랑 이어진다는 게." "이런 식으로는요." "완전 희박." "저도 그렇습니다." "이름이 같았어도요. 우와 신기해. 저 사람 나랑 이름 같아. 하고 속으로만 신기해 했을 뿐 그걸로 끝일 수도 있었을 거예요." "그런데 말 걸어보고 싶었어요." "왜요?" 김도영이 어깨를 으쓱하며 미소 지었다. "모르죠. 저도 모르겠어요. 그냥." "그냥?" "알 수 없어요. 인연이라는 게 그렇지 않나요?" "응. 근데 인연이 아니면 어떡해요? 앞으로 얼마든지 악연이 될 수도 있어요. 가령 내가 이 자리에서 모든 사람이 다 듣게 자기 뺨을 친다든가." "살벌한데 그럴 위인 아니라는 거 이미 파악 했구요. 그런데 자기? 자기야 할 때 그 자기 맞아요?" "상대를 부르는 말로 꼭 연인 사이가 아니라도 가능하죠." "담당 교과목이 국언가요." "체육인데요." "죄송합니다. 제가 알고보니 편협하고 꽉 막힌 사람이었네요." "괜찮아요. 꽉 막힌 속 뻥 뚫리게 술이나 한잔 해요. 이런 인연 또 없죠." "저도 그렇게 생각합니다." 

액체를 먼저 빨아들이니 빵빵한 마시멜로우 한조각이 남았다 입에 털어놓고 주섬 주섬 나갈 채비를 했다. "벌써 크리스마스가 가까워오네요." "헉. 그러고보니 그렇네요." "이번 주말 지나면 그 주예요." "도영 누나는 크리스마스에 뭐 하실 예정이세요?" "교회에서 예수님 생신 축하 드리고 집에 와서 크리스마스 특선 영화 보다가 늘어지게 자거나 하지 않을까 싶네요." "저도 하루종일 집에 박혀서 영화 볼 거예요. 혹시 집순이?" "약간?" "이거는 같다." "같으면 뭐가 좋아요?" "기분이?" "단지 기분 좋으라고?" "뭐랄까. 운명 같잖아요." 이도영이 물었다. "도영씨 운명 믿어요?" "도영 누나는요?" "나는 사람 봐가며 믿는 편" "전 믿어요." "낭만 있네요." "좋은 쪽으로 생각해도 돼요?" "좋은 말이었어요." "네. 좋아요." "어리고 순수한 게 귀엽네요." "전 제가 귀여움 받을 나이는 지났다고 생각했는데." "왜 그런 생각을? 당장에 도영씨보다 단 세 살 많은 친구가 봤어도 나와 같이 봤을 거예요." 눈이 내렸다. 갑자기. 아무것도 없이 까맣게 덮인 하늘이 보내는 흰 눈이었다. 너와 나의 경계를 분명히 하자, 하고 땅을 하얗게 덮음으로써 선언하는 것 같기도. 카페에서 십 분거리 편의점으로 김도영과 이도영은 들어간다. "여기 좋다. 넓고 테이블도 안에 있어요." "알바생이 불편하겠지만." "술만 사고 치지 말고 마시면 되지 않을까요?" "아예 나가지 않는 이상 숨소리도 거슬릴 거예요." "하긴. 그렇겠다. 하지만 밖은 추운걸요." "한 캔 해치우는데 얼마 정도 걸릴 것 같아요, 도영씨?" "한시간?" "삼십 분으로 노력해봐요." "네." 이도영은 칭따오를, 김도영은 케이지비를 골라 각자 계산했다. "안주. 안주는 필요 없을까요? 뭐 안 드세요?" "별로 생각 없어요." "그러면 김도영의 술안주 조합은 어떠세요?" "젤리? 입맛이 나이보다 더 애긴데. 어울릴까요?" 김도영은 이어서 마이구미를 계산했다. "묘하게 어울린다니까요." "글쎄요. 한 번 먹어는 볼게요." "어떡해." 느리게 음미하는 이도영의 표정을 살피던 김도영이 손으로 입을 가리고 웃었다. "저는 이렇게 먹는 거 맛있던데." "특이 취향으로 해두죠." "넵." "크리스마스 이브에는 뭐 해요?" "이브는...늘어지게 자다가 알바 갔다 오지 않을까요? 도영 선생님은요?" "저도 학교 출근할 것 같네요. 일찍 퇴근하겠지만." "크리스마스만이 가진 분위기나 정경, 문화들. 좋아하세요?" "싫어하지는 않은데 딱히 들뜨지도 않아요." "저도 고등학교 들어가고 나서부터는 눈싸움도 하기 싫어지더라고요." 이도영이 풉 하고 웃었다. "고등학교. 너무 아득하다." "저 너무 어린 티 나죠." "좋아요. 젊어진 거 같고. 물론 도영씨보다 더 어리고 철 없는 애들 가르치고 있지만 좀 다르죠." "뭐가 달라요?" "걔들이랑은 술 안 마시죠." "그렇죠. 그러면 큰일나죠." "연애 감정 나눌 일도 없겠죠." "저랑은 돼요?" "흠. 곤란하네요." 그 말을 마치고 이도영은 호로록 마지막 모금을 비워냈다. 벌써. 하고 김도영은 놀랐다. "되게 빨리 마시네요." "뭐든 급하게 먹어버릇 했더니 고치는 게 어려워요." "누나, 저 고백할 게 있어요." "사랑은 아니죠?" "핳하... 그건 아니구 저 사실 술 엄청 약해요. 처음 마셔봐요." "진짜? 진짜로?" "누나가 구분 잘 못한다니까 친절하게 말해줄게요. 진.짜." "그래서 지금 케이지비 그거 마시고 취했다는 건 아니겠죠, 설마." "취? 한 건 아니고 텐션이 좀 올라간 거 같아요. 그래서 말인데." "응?" "혹시 이거 다 마시고 나가서 영화 볼 생각은 없어요?" "도영씨." "무리죠. 오케이." "무리는 아니에요. 내일 좀 피곤은 하겠지만." 김도영이 손사레를 쳤다. "맞아. 진영이 걔 때문에 내일 많이 피곤하겠다. 그러면 여기서 빠이빠이 해요." "내일 때문에 아직 남은 오늘부터 몸 사리기는 싫네요. 재밌는 거 뭐 걸려있나요?" "밤을 잊은 아이들 봤어요, 누나?" "아뇨. 후기는 많이 봤는데. 그거 보러 갈래요?" "네. 사실 그거 한 번 봤는데." "아. 그러면 굳이 나 때문에 두 번 안 봐도 돼요. 다른 거 봐요." "아니에요. 두 번 봐도 재밌는 건 재밌죠." 이도영과 김도영은 자리에서 일어나 캔 버리는 곳에 다 마신 캔들을 넣고 편의점을 나왔다. 제일 가까운 근처 영화관을 검색하니 버스로 20분 정도 걸렸다. "여기서 100번 타고 가면 되겠다." "씨지브이요?" "네. 강변점. 100번 5분 전 도착이라니까 좀 빠르게 걸을까요?" "네." "열 시 이십 분 거는 볼 수 있겠다." "고마워요. 덕분에 심야 영화 보네요." "그렇게 치면 나도 같은 이유로 고맙죠, 도영씨한테. 영화관에서 영화 안 본지 3개월 쯤 됐거든요." "바빠서요?" "그렇기도 하고. 집순이라 쉬는 날 생기면 무조건 집에 박혀 있는 것도 있고." "완전 공감. 그래서 저도 영화관 보다는 VOD 보는 편이에요." "최근에는 뭐 봤어요? 내 영화는 타샤 튜더가 최신이네요." "저 최근에 본 건 집에선데 비교적 옛날 거여가지고. 은하수를 여행하는 히치하이커를 위한 안내서요." "아. 난 그거 책으로 본 적 있는데." "전 책으로는 못봤어요. 그런데 영화 꼭 봐보세요. 미장센이 장난 아니에요. 얼마나 영상미가 돋보이는 지 몰라요." "진짜 장난 아닌가보다. 도영씨 눈이 반짝거려요." "진짜 장난 아니니까요." "기억나는 장면이나 대사 있어요?" "음. 음. 정확히는 모르겠고 헷갈리지만 그녀가 나의 사랑일까? 답은 망할 42가 아니었어. 답은 그렇다야. 의심할 여지 없이 당연하고 명백하게." "좋은 대답이네요." 김도영은 숨을 들이켰다. 바로 그 다음 대사가 있었고, 이도영이 아무렇지 않게 비슷한 문장으로 가로챘기 때문이다. 물론 의도하지 않았겠지만. "맞아요. 좋은 대답. 하여튼 귀여운 sf예요." "도영씨처럼?" "...네! 저처럼." "하하, 인정했어." "제가 귀엽다니. 귀여운 거 좋은 거죠?" "낭만 같은거죠." "좋은 거네요." "이제 내려야 돼요. 이 다음 정류장." "네." 김도영과 이도영은 차례대로 버스에서 내렸다. "추천해준 영화. 꼭 볼게요. 이브나 성탄절 당일날요." "네.꼭 보세요." 그리고 둘은 밤을 잊은 아이들을 보기 전 좋아하는 맛의 팝콘을 사서 상영관으로 들어갔다. 김도영은 두 번째지만 재밌게 봤고, 이도영은 처음이지만 재밌다 여기며 보고 나왔다. "있잖아요 누나. 오늘 재밌었어요. 정말 정말." 김도영은 아직까지 팝콘이 많이 남아서 통을 그대로 들고 있은 채였다. "저도 오늘 무지 재밌었어요. 특별하고. 재밌었어요." "네. 특별." "이제 진짜로. 빠이 빠이 할까요?" "네. 감사했어요." "저도. 근데 버스는 끊겼고. 택시 타고 가야되는데 집까지 갈만한 돈 충분해요?" "저 누나만큼은 못 벌어도 집 갈 돈은 있어요." "그럼 내 노파심이고. 잘 가요." "있잖아요, 도영 누나." 이도영이 빙글 뒤를 돈 순간이었다. 김도영이 있잖아요 라는 말로 이도영을 원래 위치로 서게 만들었다. "은하수를 여행하는 히치하이커." "그거 꼭 볼게요. 크리스마스에. 이브는 아무래도 안될 거 같아." "저 그건 세 번도 더 봐도 되는데. 같이 보시지 않을래요?" "같이?" "네. 같이. 괜찮으면 저희 집에서? 아님 누나 집? 아. 이건 좀 아니다. 아니면...아니면 내키지 않으면 뭐." "도영이네 집." "네?" "도영이네 집에서 봐요. 같이." 이도영이 먼저 빙긋 웃었다. 김도영이 뒷머리를 긁으며 어색한 미소를 지었다. "일단 번호 먼저 줘야 하지 않을까?" "번호! 핸드폰이." 이도영이 화면에 먼저 열 한자리를 누르곤 보여줬다. "외워요. 젊으니까 오 초 주면 외우죠? 오, 사, 삼, 이, 일." "아 잠깐. 아! 아. 네. 외웠어요. 이칠팔구ㅡ 이칠팔구. 삼이육칠." "응. 이제 진짜 인사할게요." "네. 잘가요 누나. 이제 진짜." "안녕 도영씨. 크리스마스 날 봐요." "내일 학폭위 무사히!" "아. 열 두시 지났으니 몇 시간 뒤다. 화이팅." "화이팅! 각자 열심히 살다가 다음주 크리스마스에 봐요." "그래요. 안녕." 그렇게 손 흔들어 인사하고 김도영과 이도영은 반대 방향으로 걸어가다가 택시를 각자 잡아탔다. 도영이의 크리스마스가 재밌어질 예정이다. 안녕. 

 

 

 

 

 

 

 

 

 

 

 

 

 

 

 

 

 

 

 

 

 

 

 

 

 

 

 

 

 

 

 

 

 

글이..안 써져서 ㅠㅠ됵댱해서 ㅠㅠㅠㅠ 슬럼프 이겨낼 겸 쓰다가 이 시간까지 왔네용 ㅎ...동명이인이 만나면 어떻게 될까에서 시작해봤어용 잘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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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회원210.67
헐 어쩐지 들어오고 싶더라니 선댓후 감상입니다 문달릠,,,,잘 지내셨조 ㅠㅠㅠㅠ
5년 전
문달
잘 지냈죵 ㅠㅠㅠ 새벽에 삘 탔는데 이런 느낌 좋은 거 같아서 써봤습니다. 어떠실 지 모르겠네 ㅎㅎ
5년 전
독자1
유루입니다! 오이...도영이와 도영이의 연애라니...! 전 살면서 동명이인을 수도없이봤는데 남자애랑은 딱 한번 같아봤던 기억이... 도영 선생님이 도영 알바님 귀여워하는게 너무 귀엽네요... 도영님들 귀여웡..♥
5년 전
문달
오 재밌는데 이거 하면서 주루룩 썼어요 ㅋㅋㅋㅋㅋㅋ 저도 이름 엄청 흔해서 김문달 박문달 송문달 주문달 류문달 다 알거든요. 반대 성별은 아직 본 적 없지만 ㅎ 좀 색다를 거 같죠? ㅎㅎㅎㅎ 상대가 도영 한정 일때만 설레려나 ㅎㅎㅎ
5년 전
독자3
아마도 그럴걸요...? 아마도가 아니라 확정인가... 도영이는 도영이니까요..!
5년 전
독자2
체리콕이에요ㅠㅠㅠ작가님 이거 너무 취향이에요 진짜...드라마같고 영화같은데 영화로 애들 만남이 이어지는거도 매력적이고, 김도영이 연하인거도 좋네욥! 보통 도영이는 항상 연상으로나왔던거같은데 연하도영...너무 좋슴다^^
5년 전
문달
아 그런가용? 저는 이상하게 도영이가 연하로 잘 그려지더라고요 ㅌㅋㅋㅋㅋㅋ예쁘고 깜띠기한 우리 토끼 ㅠㅠ
5년 전
독자4
작가님 스트로니에용ㅠㅠㅠ 이런 동명이인 로맨스 생각해본적없는데 취향저격 당했습니다ㅠ 저도 이름이 흔한편인데 남자이름으로 생각해본적이 한번도 없거든요 약간 새로운 생각을 하게 되네요ㅋㅋㅋㅋ 진짜 저런 연애를 하게 된다면 너무 신기할거같애요 글구 연하도영 너무 좋습니다ㅜㅜ꺼이꺼이ㅜㅜ넘 귀염뽀짝ㅠㅠㅠㅠㅠㅠ
5년 전
문달
요새 드라마 보다 연하의 맛에 빠져서 홀홀홀
5년 전
독자5
단자입니다! 도영과 도영이라니 새로워요!!! 글이 도영으로 가득 차서 기분이 괜히 좋아지기도 하고 또 제 이름도 중성적이라 생각해 봤는데 아무리 남이라도 전 성 때고 이름 못 부를 거 같아요ㅋㅋㅋㅋㅋㅋ 도영이들은 운명인데 만남이 깔끔하게 다가와서 운명적인데 현실적으로 느껴지는 게 도입 문장이 정말 그런 거 같아요! 독자의 구구절절 작가님은 문장으로 딱 끝내주시는 퍼펙트.. 제가 감히 도영즈 크리스마스 이후를 궁금해해도 될까요...? 이미 궁금해하고 있지만요... 도도연 도도연 도도연 세 번 외치면 이뤄진다고 제가 믿어요ㅠㅠㅠㅠ
5년 전
문달
도영즈 크리스마스...ㅋㅋㅋ써 드리고 싶지만 딱 여기서 끝나야 아쉬우면서 완벽할 거 같습니다 ㅋㅋㅋㅋㅋ 단자님..곧 크리스마스래요..시간 엄청 빨라ㅠㅠ
5년 전
독자6
헐 대박 이거 너무 좋아요..ㅠㅠㅠㅠㅠㅠㅠㅠㅠ 이게 진짜 데스티니겠죠? 도영과 도영의 연애ㅠㅠㅠㅠㅠㅜ 제목부터 완벽한 걸요ㅠㅠㅠㅠㅠㅠ 아 그나저나 그 [라나]라는 암호닉 계속 써도 되는 건가 싶어서요ㅠㅠㅋㅋㅋㅋㅋㅋㅋㅋ 문달님께서 불편하시다면 그냥 댓글만 다는 걸로 하고 괜찮으시다면 [라나]라는 이름 계속 쓰고 싶어서요ㅠㅠㅠㅠㅋㅋㅋㅋㅋㅋㅋㅋ 불편하시다면 꼭 말씀해주세요!
5년 전
문달
에이 아니에요 전혀 안 불편해요 저도 계속 도짜님 암호닉 불러드리고 시픈걸류 ㅎㅎㅎㅎ
5년 전
독자7
자까님 저 너무 오랜만이져?ㅠㅠ 토끼또잉이에요!ㅠㅠ 흐엉ㅠㅠ 이 글 읽으니까 지쨔 뭔가 겨울이 온 거 같고 클쓰마스가 코 앞에 온 거 같은 느낌이에요ㅠㅠ 몽글몽글해ㅜㅜ 헿ㅎㅎㅎ 지짜 같은 이름의 사람을 만나면 뭔가 한번 더 보게 되는 거 같아용!ㅋㅋ 괜히 친근하게 느껴지고!ㅋㅋㅋ 그나저나 또잉이가 마시멜로가 두개나 들어있는 핫초코보다 도영선생님이랑 말할 타이밍을 더 많이 기다렸다면 정말 엄청나게 기대한 거 잖아요ㅠㅠ 둘이 이브에도 함께 있겠죠...? 뷰러워라ㅜㅠㅠㅠ
5년 전
문달
토끼또잉님은 저랑 이브에 같이 ㅎㅎㅎㅎㅎㅋㅋㅌ킼키킼ㅋ 너무 심한 말이었다^^!
5년 전
독자8
8ㅅ8입니다 ㅜㅜㅜㅜㅜ또잉와 연애라니 아 대화가 너무 귀얍네요 약간 운명적 만남.... 조아여... 저도 그런 운명적 만남 하고 싶어요...
5년 전
문달
8ㅅ8님 저랑 운명적으로 만나짜나영
5년 전
독자9
작가님 카테고리 엔시티 설정 까먹으신 거 같아요ㅠㅠ 저번 글에는 다 해두셨길래
5년 전
문달
헐....하 ㅠㅠㅠㅠ감사랑합니다
5년 전
비회원183.145
물매입니다아~~!!! 허얼 스이상에..... 저도 편협하고 편견에 찌든 사람이었나봐요 자연스럽게 도영이의 과목이 국어 아님 영어라고 생각했던게ㅋㅋㅋㅋㅋㅋ 오늘도 깨고 갑니다... 그래서 도영이가 알바하는 엉생이 어디라고? 그래서 도영이와 도영이는 크리스마스에 히치하이커를 봤을까요ㅎㅎ?
5년 전
비회원12.221
헐 너무 좋은데요???.....이거 다음편은 없나요? ㅠㅠㅠ 김도영 친구 집에서 영화보는 장면이 너무 궁금해요 ㅠㅠㅠㅠ 대화가 평범한듯 평범하지 않아서 더 좋은 작품이에요 작가님...
5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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