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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혁 몬스타엑스 샤이니 온앤오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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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태형의 인생은 난잡했다. 뻑하면 술이나 처마시고 들어오는 아버지는 별 것도 아니었다. 아버지 때문에 새로 구한 빌라는 더 비정상적이었다. 아랫층 여자는 윗층 여자와 관계를 가지고, 그걸 안 아랫층 여자의 연인이 자해를 하는 난리가 난 적도 있었다. 운이 없는 건지 뭔지 김태형의 주위에선 그런 비슷한 류의 일이 자주 일어났다.  

  

 그리고 쟤는 뭐지? 태형은 제 기억을 의심하고 있었다. 그러니까 쟤가 요정이라고? 요정들 다 얼어 죽었나.  

  

  

  

  

  

  

  

  

  

  

BOLDAS 0  

: BOLD ASSISTED SUICIDE
  

  

  

  

  

  

  

  

  

  

  

[ 야 니네 빌라 근처에 응급차 ]  

[ 그 여자 죽은 듯 ]  

[ ㅅㄱ ]  

  

  

 태형은 강의가 끝나자마자 문자를 확인하고 한숨을 내쉬었다. 허구한 날 불러대는 게 응급차였지만 오늘은 좀 다른가보다. 그 여자들 중 한 명이라도 좋으니 이사 가면 좋겠다고 생각한 건 맞았지만 죽음을 원한 건 아니었기 때문에 골이 지끈했다. 어쨌든 집에 가긴 가야 하기에 가방을 고쳐 멘 태형은 문득 움직이기 싫다는 생각을 했다.  

  

  

"집에 가기 싫지?"  

  

  

 나른하게 고개를 숙이고 서 있던 태형의 귓가에 어떤 목소리가 간지럽게 속삭였다. 뭐지? 태형은 자기도 모르게 고개를 끄덕였다. 억지로 들어올린 눈꺼풀 새로 보이는 건 다름 아닌 남자였다. 남자? 키는 좀 작고 어깨도 좁은, 한 고등학생 정도이려나?  

  

  

"꼬맹아, 학원 가냐?"  

  

  

 기분이 별로 좋지 않던 태형이 묻자 남자가 맑게 웃었다. 아니, 난 그런 거 안 다녀. 왜? 고등학생 아니냐? 태형의 물음에 남자가 음, 하고 잠깐 생각하더니 고개를 가로저었다.  

  

  

"그래 보여?"  

"엉."  

"음, 그럼 기분 좋으니까 너한테만 말해 줄게. 난 자살의 요정이야."  

  

  

 뭐? 정색하고 묻는 태형을 철저히 무시한 남자가 헤헤 웃었다. 내가 사람을 무기력하게 만들 수 있거든. 아까 네가 집에 가기 싫었던 것도 다 나 때문이야. 그리고 난 박지민인데, 넌 특별히 내 친구 시켜 줄게. 입을 다물 새도 없이 쫑알거리는 지민에 태형이 잠깐 인상을 찌푸렸다. 그러니까 얘가 요정이라고? 키는 딱 요정 만한데, 그닥…….  

  

  

"야, 왜 대답을 안 해!"  

"근데 너 몇 살인데 말 툭툭 놓냐."  

"나? 스물 여섯!"  

"나 집에 가 봐야 되거든, 꼬마야. 아, 지민이라 그랬나. 나중에 보자?"  

  

  

 저 꼬맹이가 나보다 세 살이나 많다니. 태형은 애써 그 사실을 부정하며 걸음을 옮겼다. 슬리퍼를 직직 끌며 빌라로 걸음을 옮기던 태형이 순간 멈춰섰다. 걸어야 하는데 걸어지지가 않는다. 혼란에 빠진 태형의 허리를 얇은 팔이 꼭 껴안았다.  

  

  

"김태형."  

"……."  

"나는 널 조종할 수 있다니까? 심심하면 여기서 네가 자살하게 할 수도 있어."  

  

  

 일말의 따뜻함도 없는 웃음 섞인 목소리에 태형은 바짝 굳어버렸다. 그럼 이제 너희 집으로 가자! 해사하게 웃으며 태형의 목에 매달린 지민이 말했다. 아니, 얜 대체 어떻게 내 이름을 안 거지? 태형의 생각은 점점 미궁 속으로 빠져갔다.  

  

  

  

  

  

"야. 그러니까 내가 요정이라고."  

  

  

 혀가 잔뜩 꼬인 지민이 종이컵으로 탁자를 툭툭 내리쳤다. 요새 요정은 술도 마시나. 속으로 생각한 태형이 지민의 손에서 컵을 빼앗아 들었다. 마음 같아서는 이 요정 놈에게 술을 잔뜩 먹이고 제 집에서 내쫓고 싶었지만, 내일의 시간표를 생각하니 빨리 집을 치우고 자는 게 우선이었기 때문이다.  

  

  

"왜 빼앗아. 야. 내 말은 들리지도 않냐?"  

"야, 술 마셨으면 곱게 처자라잉?"  

"야아, 너 윗집 여자처럼 되고 싶냐?"  

"시끄럽고 좀 자."  

  

  

 어깨를 눌러 뒤로 몸을 확 미는 태형의 손길에 지민이 벌러덩 드러누웠다. 야아……. 두어 번 정도 저를 더 부르더니 이내 잠이 든 듯한 지민에 태형이 한숨을 내쉬었다. 이건 또 언제 치우고 언제 자냐. 술병이 몇 개야, 미친. 사실 지민은 자살이 아니고 소주의 요정이 아닐까 하는 실없는 생각을 하던 태형이 다시 한숨을 푹 내쉬며 술병 몇 개를 집어들었다.  

  

 초등학교 때 태형의 아빠는 피씨방을 했었다. 초딩 때의 태형은 학교가 파하면 당장 피씨방으로 뛰어왔었다. 태형이 별 것도 없는 피씨방에 간 이유는 그저 알바를 하는 누나가 예뻤기 때문이었다. 그 누나는 지금 생각하면 인생 제대로 망쳤던 개쓰레기였는데, 누나를 다시 본 건 대학교를 들어와서였다. 어디서냐면, 자취를 명목으로 출가했을 때 윗집에서.  

  

 그러니까 그 누나를 박지민이 죽였고, 그 박지민은 지금 술에 취해 뻗어서 우리 집 소파에서 자고 있다고? 태형은 생각에 빠진 채로 집을 대충 정리했다. 소파에 널브러진 지민이 얄미워 발로 한 번 까고, 혹시 추워서 일어나서 저를 죽이진 않을까 싶어 이불까지 덮어 준 태형이 방으로 들어가 누웠다.  

  

 나 내일 어쩌지. 혹시 저 자살 요정이 아침에 날 죽이는 건 아닐까……. 그 날 밤, 김태형은 두려움에 떨며 잠을 청해야 했다.  

  

  

  

  

  

"김태형 고기 제대로 안 굽냐."  

"죄송합니다."  

  

  

 연기 냄새와 담배 냄새, 그리고 향수 냄새의 앙상블은 생각보다도 더 지옥 같고 끔찍했다. 게다가 벌레와 선배의 불호령 덕에 태형의 기분은 겉잡을 수 없이 더러워진 후였다. 집게를 들고 고기를 굽다가도 눈 화장 짙게 그린 여 선배의 술잔에 술을 따르고, 분주하게 움직이던 태형이 문득 집에 누워 있을 지민을 떠올렸다.  

  

 아직 자고 있으려나? 이쯤 되면 죽이러라도 올 줄 알았는데. 김태형은 쓰레기였다. 아침에 일어나 보니 오늘이 엠티 날이라는 친구와 선배들의 미쳤냐는 문자가 수두룩했다. 그러고 보니 그랬던 것도 같아서 부랴부랴 짐을 싼 태형은 아직까지도 평화롭게 누워 자고 있는 지민을 한 번 더 까고 집에서 나왔다.  

  

 박지민 생각에 잠겨 멈칫한 태형의 뒷통수를 누군가가 세게 갈겼다. 보나마나 선배가 갈구러 왔을 게 분명해서, 잘못했다고 말하려던 태형의 눈에 지민이 들어왔다. 야, 너 뭐야! 눈이 이만큼 커진 태형이 묻자 지민이 씩씩대며 태형의 품으로 쓰러져 안겼다.  

  

  

"이, 이 씨발 새끼이……."  

"야, 야 너 왜 이래! 다른 요정이 괴롬혔냐?야! 일어나, 병신아!"  

  

  

 그러고 보니 얼굴도 붉다. 순식간에 일어난 일에 김태형은 눈만 꿈뻑거리며 주위를 둘러봤다. 그러고 보니 주위가 멈춰 있었다. 저를 구박하려던 선배도, 술을 따르라고 부르려던 여 선배도, 지글지글 익던 삼겹살도 전부 멈춰 무채의 지경에 이르러 있었다.  

  

  

"야, 이거 니가 그랬냐? 너 어디 아파? 새끼야, 일어나 봐!"  

"으응, 잘래……."  

  

  

 금세 제 품에 안겨드는 지민에 김태형의 혼란은 가증됐다. 아, 뭐 어쩌라고! 시간은 흐르는데 흐르지도 않고, 지민은 처자기나 하고. 김태형은 앞뒤 상황은 전혀 모른 채로 박지민과 한참을 껴안고 있었어야만 했다. 더운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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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헉 요정이라니! 태형이에게만 보이고 선배들한테는 안보이는건가요! 으악 너무 재밌잖아요 ;ㅅ; 신알신은 물론이고 다음편 보러 갑니다 ㅠㅠㅠ
9년 전
독자2
이런문체너무좋아요....ㅠㅠㅠㅠㅠ왜여태까지이렁글을못봣을까요 ㅜㅜㅜㅜ재밋러요♥
9년 전
독자3
완전재밌어요ㅠㅠㅠ 지민이가지금 다들무기력하게만든거죠? 마지막에안길때완전 ㅜㅜ귀여워요
9년 전
비회원도 댓글을 달 수 있어요 (You can write a comme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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