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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경수/징어(하루)] log-out 03 | 인스티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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찬란히 빛나던 그대이기에- 

 

 

 

 

"강아지- 정말 좋아하시나 봐요?" 

"원래는 안 좋아했었어요." 

 

 

망고를 보며 눈을 떼지 못하는 경수씨에게 물어보니 원래는 좋아하지 않았다며 말을 하고는 망고를 안아들고 나를 다시 쳐다 봤다. 

 

 

"사람보다는- 강아지가 더 좋더라고요." 

"아.." 

"아무래도 직업이 연예이어서 그랬는지 그래도 사람들한테 상처를 많이 받아서, 아무조건 없이 사랑해주는 강아지가 더 좋아요." 

 

 

하긴- 정말 연예인들은 수 천명들에게 많은 질타와 악플을 받고 사는데, 어휴.. 갑자기 내가 가르치는 고등학생들이... 

 

 

우리반에 문제아인 김종인이 떠올라 고개를 설레설레 흔들자 어디 아프냐고 묻는 경수의 말에 나는 아니라고 말을 해주고 또 맥주를 따서 입에 가져다 댔다. 

 

 

"술 정말 좋아하시나봐요?" 

"켁.." 

"아-" 

"죄,죄송해요" 

 

 

아 너무 그런 이미지야. 

이래서 내가 남자친구가 없는거겠지? 

아오. 진짜 이놈의 술!! 

 

 

경수의 물음에 사레가 걸려 켁켁거리자 망고를 내려놓고는 천천히 등을 두드려 주셨다. 

 

 

정말. 쪽팔리게... 

 

 

 

"우리 왠지 좋은 친구 될꺼 같지않아요?" 

"...저희요...??" 

"네. 무척 잘 통하는데요?" 

"그럼!! 저랑 친구 되어주시는 거예요???" 

"그건 오히려 제가 부탁드려야 되는거 같은데-?" 

 

 

와-! 그리면서 평상에서 벌떡일어나 경수씨의 손을 잡고 행운이야! 라고 외치면서 웃자, 그 사람도 나의 웃음에 따라 웃으면서 그렇게 좋냐고 물어봤다. 

 

 

"당연히 좋죠!! 실은 제가 그 쪽 엄청 이상형이었거든요. " 

"아이고- 감사합니다." 

"은퇴해서 조금은 서운 했었는데.. 그래도 뭐, 저랑 친구해주셨으니-" 

 

 

어느새 어두워진 하늘에 경수씨와 나는 우리 이제 내려가야겠다며 말을 하고는 망고 두 마리를 불러 목줄을 메어주고, 평상 위에 어질러진 술들을 대충정리하고 계단으로 천천히 내려왔다. 

 

 

하-이 얼마나 좋아. 

학생이 아닌 남자 사람과 말하는게 얼마 만이지..? 

 

3년 전- 사고 당했을 때 남자친구랑 같이 있었는거 같았는데, 엄마와 부모님. 그리고 남동생은 아니라고, 넌 그냥 길가다가 사고 당했다고 말하는 바람에 그런가보다.라고 생각을 했었다. 

 

하지만 아무리 생각해도 3년 전 나는 남자친구가 있었다. 

 

 

얼굴도-목소리도 기억나지 않지만 분명히 있었는데, 

아무튼 그 날 이후로 나는 남자를 학생들 말고는 전혀 만난적이 없었다. 

 

 

"무슨 생각을 그렇게 해?" 

"어..?" 

"아니, 표정이 바뀌면서 골똘히 생각하길래-" 

"아, 그냥 뭐- 근데..우리 반말하자고 해놓고-" 

"존댓말을 하고 있었지." 

 

 

푸하하- 

 

 

서로의 집 앞에서 우리는 그렇게 웃고는 내일도 볼수 있음 보자며 말을 하고는 도어락 비밀번호를 눌러 들러가려는 순간 경수의 부름에 뒤 돌아 보있다. 

 

 

"우리 맥주..만 먹었잖아..그러니깐 밥..같이먹을래?" 

"....." 

"아니,뭐...아냐." 

"...좋아!" 

 

 

자신이 말해 놓고 부끄러운지 귀가 빨개져서는 들어가려는 경수한테 좋다고 말하자, 경수는 환하게 

웃으면서 들어오라고 말을 했다. 

 

 

 

 

[도경수/징어(하루)] log-out 03 | 인스티즈

 

 

 

천천히 계단을 내려오면서 슬쩍 그녀의 얼굴을 보니 무슨 생각을 하는지 시시때때로 변하는 표정에 진짜 귀엽다고 생각이 들어, 무슨 생각을 그렇게 하냐고 묻자 놀란 토끼처럼 눈이 동그래져서는 날 쳐다보는 그녀의 모습에 나도 모르게 입가에 미소가 지어졌었다. 

 

 

사고 이후 재활치료1년 받고, 복귀를 하려고 했지만- 많은 악플과 나의 몸에 새겨진 보기싫은 흉터자국때문에 어쩔 수 없이 나는 은퇴를 하겠다고 말을 했고, 소속사 사장이었던 준면이 형이 붙잡지를 않아 서운했었지만, 어쩔수가 없다는 걸 알기에 모든 걸 포기했다. 

 

 

내가 그토록 좋아하던 연기를 그만 두고 이 집에 1년이 조금 넘었을 때 우리 망고를 발견하였었고, 2년 다 되어 갈때 쯤에 앞 집에 그녀가 이사왔다. 

 

하루. 

 

 

내 머릿속에 냄도는 그 이름을 가진 하루가. 

 

 

"우리 맥주..만 먹었잖아..그러니깐 밥..같이먹을래?" 

 

 

미쳤어- 도경수. 

오늘 처음으로 말하고 이제 막 친해진 여자한테 밥을..미쳤어 미쳤어. 

 

 

하루의 표정을 보자, 눈을 깜빡거리면서 나를 처다보고 있었고, 괜히 말했다는 생각에 아니라고 말을 하고 다시 급하게 도어락을 누르는데, 뒤에서 들리는 소리에 나도 모르게 또 웃어버렸다. 

 

 

"좋아!" 

 

 

그리고 문을 열어 하루보고 들어오라고 말을 했고, 하루는 처음 들어오는 집이여서 그런지 쭈뼛거리며,  

실례하겠습니다- 라며 말을 하고 들어오는게 아닌가. 

 

 

"나 혼자 사는데- 실례는 무슨..." 

"아니,뭐- 남자집은 처음...이라서." 

"...진짜?" 

"응- 뭐야. 나 헤프고 그런 여자 아니야." 

"그렇게 안 봤어." 

 

 

그리고는 쇼파에 앉아 있으라고 말을 하고는 냉장고 문을 열었다. 

 

 

뭐가 좋을까. 여자니깐 당연히 스파게티겠지? 

 

내가 무슨 여자를 만났어 봐야 알지. 

 

아- 사고났을때. 

내 기억엔 여자친구랑 가다가 사고 난거 같았는데, 매니저인 찬열이랑 준명이형이 아니라고 니가 사람죽였다고 해서 그 충격에.  

 

 

"냉장고 문 열어 놓구 뭐해?" 

"어? 어. 스파게티좋아해??" 

"싫어." 

"어??" 

"아...미안..내가 거짓말을 못해서-" 

 

 

푸하하- 

적어도 27년 살아 온 내가. 연예계생활을 거의 20년 했던 내가 장담하는데. 세상에 저렇게 자기 표현을 잘하고 하는 여자아이가 어디있을까 싶다. 

 

 

"그럼~ 된장찌게?" 

"오오오! 나 그거 좋아해!" 

"알겠어. 앉아 있어." 

"응!" 

 

 

근데 한 집에 이러고 있으니깐 꼭 연인사이 인거 같다는 생각을 해서 그런지 괜시리 얼굴이 붉어져서는 빠르게 재료를 꺼내 요리를 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이제 밥만 올리면 되는데, 저녁9시가 다 되어가는. 조금 늦은 저녁을 먹을라고 하는데, 갑자기 울린 하루의 전화였고- 그 전화를 받은 하루는 한 숨을 내 쉬더니 알겠다고 말을 하고는 미안한 표정으로 나에게로 걸어왔다. 

 

 

"저기..어떻하지? 나 지금 우리반 학생이 폭행시비로 경찰서에 있대서.." 

"아- 그럼 가봐야지." 

"미안해. 저녁 준비도 다 했는데.." 

"아냐-" 

"어...나 금방 올테니깐! 밥 먹지말고 기다려!! 우리 망고 좀 부탁할께-" 

"알겠어. " 

 

 

그리고는 현관문을 열고 나가는 하루의 모습을 멍하게 보고는 자신의 주인이 나간 문을 하염없이 쳐다보고있는 하루의 망고를 안고는 식탁 앞에 앉았다. 

 

 

"망고야. 너희 주인님 곧 오실꺼야- 형이랑 같이 기자리자." 

 

 

 

 

 

[도경수/징어(하루)] log-out 03 | 인스티즈

 

 

 

"김종인!!!" 

 

 

경수의 집에서 전화받고 급하게 택시를 타고 온 경찰서에는 피 딱지를 덕지덕지 붙이고 앉아 있는 김종인을 보자마자 소리를 지르며 달려갔다. 

 

 

"이 학생 담임이십니까?" 

"아..네. 안녕하세요." 

"이 학생이 부모님을 부르라니깐 자기는 부모님 

없다고- 부를라면 선생이나 부르라고 하길래 이렇게 

늦은 시간에 불렀습니다." 

"아. 아닙니다. 괜찮습니다." 

"네가 이 새끼 담임이냐?" 

 

 

갑자기 들려오는 날카로운 소리에 김종인의 옆에 더 엉망인 얼굴을 하고 있는 아저씨를 쳐다보자, 뭘 쳐다보냐며 소리를 지르고 있었다. 

 

 

하- 말도 안 통하겠네. 술은 떡이 되가지고서는. 

 

마음을 추스리고, 앉으라는 경찰분의 말에 김종인의 

옆에 조용히 앉았다. 

 

 

"이 학생이 자기 아버지되는 뻘을 이렇게 만들었어요. 왜 그랬냐고 물어봐도 맞을 만 하니깐 때렸다는 말뿐이더라구요." 

"휴- 죄송합니다." 

"담임 네가 왜 사과해? 내가 잘 못한거 없다니깐?" 

"시끄러-김종인. 어서 사과해." 

"저 분께서는 학생이 사과한다면 아무런 처벌도 안한다고 하시니, 학생을 잘 설득하셔서 하는게," 

"시발. 내가 잘 못 안했다고요- " 

"학생-" 

"시발." 

 

 

그리고 그대로 자리에서 일어나 밖으로 나가는 종인을 보고는 아저씨는 연신 욕을 하고 나도 이런 일은 처음이 아니었기에 화가 많이 났었지만, 그래도 내가 대신해서 사과해야겠다 싶어 그 아저씨 앞에 가 무릎을 꿇었다. 

 

 

"선생이 되서 제자를 제대로 가르치지 않은 제 탓이예요. 그래도 저 학생이 나쁜아이는 아니니깐- 제가 이렇게 대신 제가 사과드릴께요." 

 

 

 

 

 

 

 

 

그렇게 일단 대충 합의를 보고 내일 다시 학생을 데리고 와달라는 말을 듣고 밖으로 나와 종인을 찾을려고 주변을 둘러보자, 화단에 앉아 있는 종인을 찾았다. 

 

 

화내지말자. 화내지말자. 

 

 

"뭐해.너-" 

"왜 무릎꿇어요? 매번?" 

"제발- 이제 사람 좀 그만 때려." 

"화나죠? 짜증나죠?? 그럼 방법 가르쳐 드릴까요?" 

"...." 

"쌤은 처음이라서 모르는 가본데- 이럴때는 욕하고 때리고 하거나 그냥 개무시." 

"...." 

"그게 학교 선생들이 하는 방법이예요." 

"김종인." 

 

 

 

도대체 이 아이를 어떻하면 좋을까 생각을 했다. 

작년에 익히 선생님들 사이에서 화려한 소문을 들었었다. 그리고 올해 김종인이 우리 반 학생이 됬고, 나는 김종인의 바쁘신 어머님을 대신해 매일 무릎을 꿇었다. 

 

 

한마디로 난 저 놈 때문에 자동 다이어트다. 

 

 

종인이의 황당한 말에 그냥 쳐다보고만 있었고, 종인이는 그런 내 눈을 쳐다보다가 천천히 시선을 나의 어깨쪽으로 옮기는 걸 봤다. 그리고 인상을 찌푸리는 것도- 

 

 

"아무리 더워도, 나시 입지마요. 대한민국 선생이 뭐이래-" 

"어??" 

 

그리곤 자신의 허리에 메고 있던 난방을 풀고는 나의 어깨에 걸쳐주고 월요일에 봐요-쌤 하며 걸어가는 종인의 모습을 쳐다봤다. 

 

 

"허." 

 

 

어깨에는 사고당시 생긴 흉터가 있었고, 경수씨 집에서 아까 잠시 얇은 여름 가디건을 벗었다가 급하게 나오는 바람에 걸치지도 않고 나왔나보다. 

 

 

"새끼. 그래도 넌 안 이뻐-" 

 

 

그리고는 시계를 급하게 확인하고는 다시 

택시를 잡고선 우리 집으로 향했다. 

정확히는 도경수. 

그 사람 집으로- 

 

 

 

 

 

 

 

 

[도경수/징어(하루)] log-out 03 | 인스티즈

 

 

항상 상처만 받고 자랐던 나였기에- 

나는 나를 보호하는 벽을 20년 동안 만들어 놨었다.근데, 하루라는 여자는 그 벽을 허물게 해줬고, 낮을 가리는 나에게 하루만에 친구가 될 수도 있다는 걸 가르쳐 줬다. 그런 하루를 기다리며, 난 식탁에 

조용히 앉아- 식어버린 된장찌게를 다시 끓일려고 의자에서 일어났다. -도경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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