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g-out 찬란히 빛나던 그대이기에- "강아지- 정말 좋아하시나 봐요?" "원래는 안 좋아했었어요." 망고를 보며 눈을 떼지 못하는 경수씨에게 물어보니 원래는 좋아하지 않았다며 말을 하고는 망고를 안아들고 나를 다시 쳐다 봤다. "사람보다는- 강아지가 더 좋더라고요." "아.." "아무래도 직업이 연예이어서 그랬는지 그래도 사람들한테 상처를 많이 받아서, 아무조건 없이 사랑해주는 강아지가 더 좋아요." 하긴- 정말 연예인들은 수 천명들에게 많은 질타와 악플을 받고 사는데, 어휴.. 갑자기 내가 가르치는 고등학생들이... 우리반에 문제아인 김종인이 떠올라 고개를 설레설레 흔들자 어디 아프냐고 묻는 경수의 말에 나는 아니라고 말을 해주고 또 맥주를 따서 입에 가져다 댔다. "술 정말 좋아하시나봐요?" "켁.." "아-" "죄,죄송해요" 아 너무 그런 이미지야. 이래서 내가 남자친구가 없는거겠지? 아오. 진짜 이놈의 술!! 경수의 물음에 사레가 걸려 켁켁거리자 망고를 내려놓고는 천천히 등을 두드려 주셨다. 정말. 쪽팔리게... "우리 왠지 좋은 친구 될꺼 같지않아요?" "...저희요...??" "네. 무척 잘 통하는데요?" "그럼!! 저랑 친구 되어주시는 거예요???" "그건 오히려 제가 부탁드려야 되는거 같은데-?" 와-! 그리면서 평상에서 벌떡일어나 경수씨의 손을 잡고 행운이야! 라고 외치면서 웃자, 그 사람도 나의 웃음에 따라 웃으면서 그렇게 좋냐고 물어봤다. "당연히 좋죠!! 실은 제가 그 쪽 엄청 이상형이었거든요. " "아이고- 감사합니다." "은퇴해서 조금은 서운 했었는데.. 그래도 뭐, 저랑 친구해주셨으니-" 어느새 어두워진 하늘에 경수씨와 나는 우리 이제 내려가야겠다며 말을 하고는 망고 두 마리를 불러 목줄을 메어주고, 평상 위에 어질러진 술들을 대충정리하고 계단으로 천천히 내려왔다. 하-이 얼마나 좋아. 학생이 아닌 남자 사람과 말하는게 얼마 만이지..? 3년 전- 사고 당했을 때 남자친구랑 같이 있었는거 같았는데, 엄마와 부모님. 그리고 남동생은 아니라고, 넌 그냥 길가다가 사고 당했다고 말하는 바람에 그런가보다.라고 생각을 했었다. 하지만 아무리 생각해도 3년 전 나는 남자친구가 있었다. 얼굴도-목소리도 기억나지 않지만 분명히 있었는데, 아무튼 그 날 이후로 나는 남자를 학생들 말고는 전혀 만난적이 없었다. "무슨 생각을 그렇게 해?" "어..?" "아니, 표정이 바뀌면서 골똘히 생각하길래-" "아, 그냥 뭐- 근데..우리 반말하자고 해놓고-" "존댓말을 하고 있었지." 푸하하- 서로의 집 앞에서 우리는 그렇게 웃고는 내일도 볼수 있음 보자며 말을 하고는 도어락 비밀번호를 눌러 들러가려는 순간 경수의 부름에 뒤 돌아 보있다. "우리 맥주..만 먹었잖아..그러니깐 밥..같이먹을래?" "....." "아니,뭐...아냐." "...좋아!" 자신이 말해 놓고 부끄러운지 귀가 빨개져서는 들어가려는 경수한테 좋다고 말하자, 경수는 환하게 웃으면서 들어오라고 말을 했다.
천천히 계단을 내려오면서 슬쩍 그녀의 얼굴을 보니 무슨 생각을 하는지 시시때때로 변하는 표정에 진짜 귀엽다고 생각이 들어, 무슨 생각을 그렇게 하냐고 묻자 놀란 토끼처럼 눈이 동그래져서는 날 쳐다보는 그녀의 모습에 나도 모르게 입가에 미소가 지어졌었다. 사고 이후 재활치료1년 받고, 복귀를 하려고 했지만- 많은 악플과 나의 몸에 새겨진 보기싫은 흉터자국때문에 어쩔 수 없이 나는 은퇴를 하겠다고 말을 했고, 소속사 사장이었던 준면이 형이 붙잡지를 않아 서운했었지만, 어쩔수가 없다는 걸 알기에 모든 걸 포기했다. 내가 그토록 좋아하던 연기를 그만 두고 이 집에 1년이 조금 넘었을 때 우리 망고를 발견하였었고, 2년 다 되어 갈때 쯤에 앞 집에 그녀가 이사왔다. 하루. 내 머릿속에 냄도는 그 이름을 가진 하루가. "우리 맥주..만 먹었잖아..그러니깐 밥..같이먹을래?" 미쳤어- 도경수. 오늘 처음으로 말하고 이제 막 친해진 여자한테 밥을..미쳤어 미쳤어. 하루의 표정을 보자, 눈을 깜빡거리면서 나를 처다보고 있었고, 괜히 말했다는 생각에 아니라고 말을 하고 다시 급하게 도어락을 누르는데, 뒤에서 들리는 소리에 나도 모르게 또 웃어버렸다. "좋아!" 그리고 문을 열어 하루보고 들어오라고 말을 했고, 하루는 처음 들어오는 집이여서 그런지 쭈뼛거리며, 실례하겠습니다- 라며 말을 하고 들어오는게 아닌가. "나 혼자 사는데- 실례는 무슨..." "아니,뭐- 남자집은 처음...이라서." "...진짜?" "응- 뭐야. 나 헤프고 그런 여자 아니야." "그렇게 안 봤어." 그리고는 쇼파에 앉아 있으라고 말을 하고는 냉장고 문을 열었다. 뭐가 좋을까. 여자니깐 당연히 스파게티겠지? 내가 무슨 여자를 만났어 봐야 알지. 아- 사고났을때. 내 기억엔 여자친구랑 가다가 사고 난거 같았는데, 매니저인 찬열이랑 준명이형이 아니라고 니가 사람죽였다고 해서 그 충격에. "냉장고 문 열어 놓구 뭐해?" "어? 어. 스파게티좋아해??" "싫어." "어??" "아...미안..내가 거짓말을 못해서-" 푸하하- 적어도 27년 살아 온 내가. 연예계생활을 거의 20년 했던 내가 장담하는데. 세상에 저렇게 자기 표현을 잘하고 하는 여자아이가 어디있을까 싶다. "그럼~ 된장찌게?" "오오오! 나 그거 좋아해!" "알겠어. 앉아 있어." "응!" 근데 한 집에 이러고 있으니깐 꼭 연인사이 인거 같다는 생각을 해서 그런지 괜시리 얼굴이 붉어져서는 빠르게 재료를 꺼내 요리를 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이제 밥만 올리면 되는데, 저녁9시가 다 되어가는. 조금 늦은 저녁을 먹을라고 하는데, 갑자기 울린 하루의 전화였고- 그 전화를 받은 하루는 한 숨을 내 쉬더니 알겠다고 말을 하고는 미안한 표정으로 나에게로 걸어왔다. "저기..어떻하지? 나 지금 우리반 학생이 폭행시비로 경찰서에 있대서.." "아- 그럼 가봐야지." "미안해. 저녁 준비도 다 했는데.." "아냐-" "어...나 금방 올테니깐! 밥 먹지말고 기다려!! 우리 망고 좀 부탁할께-" "알겠어. " 그리고는 현관문을 열고 나가는 하루의 모습을 멍하게 보고는 자신의 주인이 나간 문을 하염없이 쳐다보고있는 하루의 망고를 안고는 식탁 앞에 앉았다. "망고야. 너희 주인님 곧 오실꺼야- 형이랑 같이 기자리자."
"김종인!!!" 경수의 집에서 전화받고 급하게 택시를 타고 온 경찰서에는 피 딱지를 덕지덕지 붙이고 앉아 있는 김종인을 보자마자 소리를 지르며 달려갔다. "이 학생 담임이십니까?" "아..네. 안녕하세요." "이 학생이 부모님을 부르라니깐 자기는 부모님 없다고- 부를라면 선생이나 부르라고 하길래 이렇게 늦은 시간에 불렀습니다." "아. 아닙니다. 괜찮습니다." "네가 이 새끼 담임이냐?" 갑자기 들려오는 날카로운 소리에 김종인의 옆에 더 엉망인 얼굴을 하고 있는 아저씨를 쳐다보자, 뭘 쳐다보냐며 소리를 지르고 있었다. 하- 말도 안 통하겠네. 술은 떡이 되가지고서는. 마음을 추스리고, 앉으라는 경찰분의 말에 김종인의 옆에 조용히 앉았다. "이 학생이 자기 아버지되는 뻘을 이렇게 만들었어요. 왜 그랬냐고 물어봐도 맞을 만 하니깐 때렸다는 말뿐이더라구요." "휴- 죄송합니다." "담임 네가 왜 사과해? 내가 잘 못한거 없다니깐?" "시끄러-김종인. 어서 사과해." "저 분께서는 학생이 사과한다면 아무런 처벌도 안한다고 하시니, 학생을 잘 설득하셔서 하는게," "시발. 내가 잘 못 안했다고요- " "학생-" "시발." 그리고 그대로 자리에서 일어나 밖으로 나가는 종인을 보고는 아저씨는 연신 욕을 하고 나도 이런 일은 처음이 아니었기에 화가 많이 났었지만, 그래도 내가 대신해서 사과해야겠다 싶어 그 아저씨 앞에 가 무릎을 꿇었다. "선생이 되서 제자를 제대로 가르치지 않은 제 탓이예요. 그래도 저 학생이 나쁜아이는 아니니깐- 제가 이렇게 대신 제가 사과드릴께요." * 그렇게 일단 대충 합의를 보고 내일 다시 학생을 데리고 와달라는 말을 듣고 밖으로 나와 종인을 찾을려고 주변을 둘러보자, 화단에 앉아 있는 종인을 찾았다. 화내지말자. 화내지말자. "뭐해.너-" "왜 무릎꿇어요? 매번?" "제발- 이제 사람 좀 그만 때려." "화나죠? 짜증나죠?? 그럼 방법 가르쳐 드릴까요?" "...." "쌤은 처음이라서 모르는 가본데- 이럴때는 욕하고 때리고 하거나 그냥 개무시." "...." "그게 학교 선생들이 하는 방법이예요." "김종인." 도대체 이 아이를 어떻하면 좋을까 생각을 했다. 작년에 익히 선생님들 사이에서 화려한 소문을 들었었다. 그리고 올해 김종인이 우리 반 학생이 됬고, 나는 김종인의 바쁘신 어머님을 대신해 매일 무릎을 꿇었다. 한마디로 난 저 놈 때문에 자동 다이어트다. 종인이의 황당한 말에 그냥 쳐다보고만 있었고, 종인이는 그런 내 눈을 쳐다보다가 천천히 시선을 나의 어깨쪽으로 옮기는 걸 봤다. 그리고 인상을 찌푸리는 것도- "아무리 더워도, 나시 입지마요. 대한민국 선생이 뭐이래-" "어??" 그리곤 자신의 허리에 메고 있던 난방을 풀고는 나의 어깨에 걸쳐주고 월요일에 봐요-쌤 하며 걸어가는 종인의 모습을 쳐다봤다. "허." 어깨에는 사고당시 생긴 흉터가 있었고, 경수씨 집에서 아까 잠시 얇은 여름 가디건을 벗었다가 급하게 나오는 바람에 걸치지도 않고 나왔나보다. "새끼. 그래도 넌 안 이뻐-" 그리고는 시계를 급하게 확인하고는 다시 택시를 잡고선 우리 집으로 향했다. 정확히는 도경수. 그 사람 집으로-
항상 상처만 받고 자랐던 나였기에- 나는 나를 보호하는 벽을 20년 동안 만들어 놨었다.근데, 하루라는 여자는 그 벽을 허물게 해줬고, 낮을 가리는 나에게 하루만에 친구가 될 수도 있다는 걸 가르쳐 줬다. 그런 하루를 기다리며, 난 식탁에 조용히 앉아- 식어버린 된장찌게를 다시 끓일려고 의자에서 일어났다. -도경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