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은 네가 내 곁에서 사라져버리는 꿈을 꿔. 넌 차가운 표정으로 날 바라보는데 내가 한번도 본 적없는 표정이라 잠에서 깨고나면 너가 정말 그렇게 될까 무서워 나도 모르게 눈물이 나와. 너는 변하지않을거지?
'누나 아무 일 없는거죠? 요즘 연락이 없어서 걱정돼요. 기다리다 먼저 연락해요. 꼭 답장해줘요 꼭.'
아이는 날 안심이라도 시켜주듯 이렇게 내가 스스로 불안에서 벗어나오지 못할 때 다가와준다. 넌 너무나도 다정한 아이다. 네가… 정말 너무 좋아. 이제 어떻게 멈춰야하는지도 모르겠어. 아니, 멈추고싶지않아. 나는 너무나도 모순적인 태도로 널 아프게만든다. 내가, 내가 결정하고 매듭지어야하는 일이라는 걸 알면서도 모른 척 하고싶기 때문인건지도 모르겠다.
'걱정해준 덕분에 잘지내. 컴백 준비 잘하구, 다치지말구.'
'누나랑 얘기하고싶은 게 너무 많아요. 출근하시면 꼭 한번 만나서 얘기해요. 또 걱정되게 아프지말고요.'
심장이 저릿하다. 하고싶은 말이 너무나도 많겠지. 나도 너가 어떤 생각을 하고 있을지 이해해. 너도 어설프게 끊긴 일을 얼른 마무리짓고싶겠지. 어떤 쪽으로 나아가든 정리라도 할 수 있을테니까. 마냥 피할 수 있는 일이 아니란걸 알면서도 피하고싶다. 나는 정말 어떻게 해야할지 모르겠어.
'누나 생각많이 하는거 눈에 다보인다ㅎㅎ 답장안해도되고 걱정하지않아도 괜찮으니까 일단 만나요. 우리 얼굴 좀 봐요.'
이렇게 괜찮은 척 문자를 하면서도 넌 많이 답답하고 힘들었을 거야. 알아, 알아 백현아. 아는데… 난 그냥 겁이나.
'내일 사옥갈거야. 너도 내일 나오면 볼 수 있을거야. 미안해 백현아.'
'미안해하지말고! 내일 저도 나올거니까 시간되면 꼭 봐요.'
겁이 난다. 어떻게 해야할지 모르겠으니까. 어디로 가야할지 모르겠으니까. 너와 내가 함께 걸을 수 있을까?
ㅡ
"와, 누나다. 진짜 누나맞죠?"
아이의 얼굴이 눈에 띄게 핼쑥해졌다. 얼굴을 보니 또 미안함이 솟구친다. 너를 보면 이제 그냥 미안하고 또 미안해. 너도 속으로는 아플거면서, 또 숨기면서 아픈 웃음을 짓는다. 나한텐 그러지않아도 돼. 널 숨기지 않아도 돼.
"왜이렇게 살이 많이 빠졌어?"
"아, 요즘 입맛이 없어서그래요. 별거아니니까 또 걱정하지말아요."
"…안할 수가 없잖아."
"네?"
"걱정을 안할 수가 없어… 백현아."
네 걱정을 어떻게 안할 수가 있어.
"앉을래요?"
나는 고개를 끄덕이고는 백현이를 마주하고 앉았다.
"그냥 이렇게 얼굴이라도 보여줘요. 응? 누나 고개 좀 들어봐."
"백현아, 난 내가 어떻게 해야할지 모르겠어."
"누나도 내가 좋잖아요. 숨기지 마요. …이제 누나한테 듣고싶어. 아니, 들을래. 말해줘요."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D
+ 짧은 공지
확실하지는 않지만 누나는 10화 안에 완결을 낼 예정입니다. 내용이 진지한 편인데다가 점점 무거워져 연재를 길게 하게되면 재미만 반감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서 최대한 빨리 마무리 짓는 걸로 결정했습니다. 완결 후에는 백현시점의 번외편을 메일링, 혹은 짧게나마 연재할 예정입니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더 고민해보도록 하겠습니다. 좋은 의견이 있으시면 의견 부탁드리겠습니다^ ^
구독료를 처음으로 정산받았는데요, 생각보다 많은 분이 읽어주셔서 정말 감사할 따름입니다. 완결까지 더 열심히 노력하겠습니다! 모든 분들에게 감사드립니다: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