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한빈 "
" ... "
어떻게 니가, 이토록 뻔뻔하게
아무 일 없다는듯이 내앞에 나타날 수 있어?
이런 말들이 목끝까지 차올랐지만, ... 말이 나오질 않았어.
이 새끼는 그저 원망하고 또 원망해야 할 놈인데
오랜만이다,
툭하고 한마디를 던진 김한빈은 그후에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어
그저
나는 김한빈을,
김한빈은 나를 뚫어져라 보고만 있었어
" ... 김삐잉 "
" ... "
" 우습지 않아?
끝까지 나에 대한 온갖 욕들을 지껄이면서 등돌린 너랑,
그 등에 대고 죽어라 소리쳤던 내가
이렇게 마주보고 있다는거. "
"..."
" 그런 눈빛으로 보지마.
그런 눈빛으로 보면,
너도 날 조금은 그리워 했다고, 내 마음대로 해석할 테니까. "
그리워 했다니, 내가?
... 확실하게 부정 할 수가 없는건 왜일까
그 일이 있고 몇년이 흘러서 그래서
그래서 조금은 무뎌져 버린걸까
" ... 헛소리 하지마 "
아니
나한테 김한빈을 그리워 할 권리는 없어
난 준회를 사랑해야하니까
" 그래
그러니까 이제서야 나쁜년 답네. "
" ... "
" 너무 경계하지는 마.
오늘은 그냥 경고하러 온거니까 "
경고라니,
넌 2년전일을 반복하고 싶은걸까
" 잘 새겨드ㄹ.. "
" 김삐잉! "
저 멀리서 다급하게 뛰어오는 준회가 보여
그러자 김한빈은 준회를 한번 슥, 쳐다보았고
준회는
그 자리에서 굳어버렸어
" 잘 새겨들어 김삐잉 "
" 구준회를 믿지마. 경계하고, 또 의심해.
그리고 난
널 속수무책으로 당하게 내버려 두지 않을거다. "
그게 무슨 말이야
준회를... 믿지말라니 김한빈
그게 준회를 지옥으로 밀어버린 니가 할 말이야?
" 그럼 또보자 "
김한빈은 그렇게 급하게 자리를 떴다.
김한빈의 말에 큰 혼란에 빠져버린 난,
내 혼란에 빠져 허우적댔고
준회가 김한빈에게 보냈던 살의 가득한 눈빛을
난 알아차리지 못했다.
.
누군가 내 목을 조르는 것 처럼
숨이 턱턱 막혀온다
앞에 앉아서 아무런 말도 없이 날 바라보는 준회에,
점점 더 숨이 막혀온다.
이 분위기는,
몇달 전 내가 잠꼬대에 실수로 김한빈의 이름을 불렀을 때와는 비교도 되지않을
그런 살인적인 .
" ... 삐잉아. "
" ...응 "
" ... 김한빈이랑 무슨 얘기했어? "
김한빈이 널 의심하고, 경계하래.
준회야 널... 믿지 말래.
난 몇달 전 그 끔찍했던 밤을 뚜렷하게 기억한다.
거의 반쯤 정신이 나가있던 너는,
집에 있던 모든 것을 던지고, 부쉈지만
정작 나는 건드리지 않았다.
제 정신이 돌아왔을 때 무서움에 거의 경련을 일으키고 있던 나를 꼭 안아주며 준회는 이렇게 말했다.
'넌 못건드려 내가 제정신이 아닐 때 널 건드린다면 정신이 돌아온 후에는 내 스스로 내 목숨을 버림으로서
널 건드린 죄책감을 씻을테니까'
" 삐잉아, 말해주지 않을거야? "
",,아무말도 안했어. "
" 후 ... 삐잉아. 제발. "
" ... "
" 씨발 너 지금 그 새끼 감싸고 도는 거냐
씨발 내 앞에서 그 개새끼를 ?!!"
" ... 준회야 "
또 다시 그 끔찍한 밤을 되풀이 할까,
내 몸은 벌써 덜덜 떨려온다
더 화내려다가 이런 내 모습을 본 너는 결국 한숨을 뱉곤 화를 삭인다.
" 후... 삐잉아. 믿어도 되는거야? "
" ... "
" 아무말도 안했다는 니 말, 믿어도 되는거냐고.
니가 나를 속이면 안되는거잖아
너까지 나한테 그러면... 너까지 그러면... 안되는 거잖아. "
" ... "
" 믿어도 ... 되는거지? "
" ...응 "
결국엔 너에게 거짓말을 해버린다.
" 후... 이리와봐. 삐잉아 "
준회는 항상 불안할 때마다 나를 품에 안는다.
나는 항상 그런 준회를 토닥거려준다.
" 키스해줘. "
그리고는 아직도 낯선 준회의 입술에 내 입술을 묻는다.
난 이기적이어서,
사랑해라는 말로 준회를 달래지 않는다.
아마 준회도 알고 있겠지
깊은 밤, 넌 내 무릎에 누워
마치 절대 놓지 않겠다는 듯이 내 허리를 꼭 감싸고 있어.
난 그런 너의 오른팔을 쓰다듬고 있었고
넌 그런 나를 쳐다보다가 내 손위에 니 손을 얹어.
" ... 많이 아팠지. "
" 걱정마. 이젠 괜찮아 "
정말 괜찮은 거니.
아마도 평생 남을 이 흉터,
그리고 그 흉터가 없어질 때 까지 널 사랑해야하는
(사랑하는 척 해야하는)
내 의무는 변함이 없겠지.
" 너만 내 곁에 있어주면, 삐잉아
난 더 큰 고통도 감당해낼 수 있어. "
"..."
" 사랑해. "
밤은 점점 더 깊어져만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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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 독자님들
저번편을 모바일로 써서 너무 성의없게 쓴것 같아 미안해요
이제부터는 더더더 열심히 쓸게요
봐주는 독블리들 (?) 모두모두 사랑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