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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OYOU 전체글ll조회 1935l 1

(BGM : 어쿠스틱 콜라보 - 그대와 나, 설레임)





신입사원이라면서, 잘 부탁드린다고 인사하던 그 모습이 신경쓰이기 시작한 게 언제부터였는지 이제 감도 잡히지 않았다. 같이 있고 싶었지만 적당한 구실을 찾지 못해 괜히 야근을 시킨 적만도 몇 번. 하루에도 몇 번씩 사랑한다는 말을 꺼내고 싶었지만 도저히 용기가 나지 않았었다. 그런데 어젯밤 회식, 한 여사원이 술김을 핑계로 당신에게 좋아한다는 말을 늘어놓는 것을 보고 난 결정했다. 더 이상 속만 태우다가 당신을 보낼 수는 없다고. 당신에게 고백하겠노라고.


-


..그렇게 다짐한 게 바로 어제, 아니 몇 시간 전이건만. 여전히 난 당신과 눈이 마주치기만 해도 고개를 휙 돌려버리기가 일쑤였다. 붉어지는 볼은 덤으로. 당신에겐 말조차 붙이지 못하면서 괜히 어제 그 문제의 여사원에게만 업무 폭탄을 내리는 것으로 답답한 마음을 대신했다. 말 해야 하는데.. 힐긋 본 당신은 무슨 일인지는 몰라도 그 여사원과 미소를 띠며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아마 그 시점에서, 살짝 핀트가 나갔던 것 같은데.


"린데만 씨."


"네?"


"..잠깐 본부장실로 좀 오세요."


딱히 할 말은 없었지만 욱해서 당신을 부른 게 맞다. 그 여자와 얘기하다가 깜짝 놀라 나를 쳐다본 당신은 약간 맹한 표정을 짓고 뒤따라 방으로 들어왔고, 나는 태연한 표정을 짓고 있었지만 사실 속으로는 굉장히 안절부절 못하고 있는 중이었다. 무슨 얘기를 하지, 딱히 업무 얘기는 할 거리가 없는데.


"본부장님? 무슨 일로 부르셨어요?"


불러 놓고 한동안 말이 없는 내게 당신이 조심스럽게 물어왔다. 아, 일단 앉아요. 커피 마실래요, 아니면 녹차? 그 사이 이미 머릿속으로 계산을 마친 나는 이왕 당신을 부른 김에 고백을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괜찮다면서 손을 내젓는 당신을 나는 할 말이 있다고, 긴 얘기가 될 것 같다면서 녹차를 손에 쥐어주고 억지로 앉혔다.


"하실 말씀이라는 게.."


"..린데만 씨. 어제 회식자리에서 희연씨에게 고백 받는 걸 제가 우연히 들었어요."


"...아."


"우리 회사 입사조항 중 사내연애 금지가 포함되어 있는 건 알죠? 사실 상사로써 눈 감아줄 수도 있긴 한데, 린데만 씨와 희연씨에게는 별로 그렇게 하고 싶지 않네요."


"그런 일이셨다면 걱정 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희연씨와는 그냥 좋은 입사 동기로 남기로 했으니까요."


살짝 차갑게 나갔던 내 말 탓이었을까, 감정을 온전히 드러내진 않았지만 그래도 살짝 기분 나쁜 태를 보이는 당신이 귀여워 그냥 피식 웃고 말았다. 할 말 다 하셨으면 나가보겠습니다. 말을 마치고 당신은 자리에서 일어나려 했지만, 이내 내 다음 말에 발이 묶일 수밖에 없었다.


"잠깐만요. 윤희연씨 외에도 린데만 씨와 관련해서 사내연애 신고 들어온 게 또 있는데."


"네? 그럴 리가 없는데요."


"일단 앉아요. 사실인지 아닌지는 내가 린데만 씨와 이야기해 보고 판단할 일이에요."


당신은 정말 영문을 모르겠다는 표정을 지으며 자리에 앉았다. 당연히 모를 수밖에 없지. 그 신고는 방금, 당신이 본부장실에 들어오고 나서야 나한테 들어온 신고인데.


"최근에 들어온 신고에요. 알베르토 몬디 본부장이 다니엘 린데만 사원한테 사내연애 제의를 했다는 말이 있던데."


"..예?"


"참고로 이번 사내연애는 눈 감아줄 의향이 있어요. 린데만 씨는 이 제의에 어떻게 답변을 할 거죠?"


 남들이 본다면 오글거리다고도 할 수 있고 유치하다고도 할 수 있는 고백이었지만, 고백이라는 것에 서툴렀던 나에게는 최선의 방법이었다고 변명을 하고 싶다. 예상치 못한 말에 당황한 당신은 한참 동안이나 말이 없었고, 그 긴 공백 안에서 나는 거절을 느꼈다고 생각했다. 나는 낙담한 표정으로 당신에게 알았으니 나가보라는 말을 했고, 내가 찻잔에 남은 마지막 녹차 한 모금을 들이킴과 동시에 당신은 어렵사리 입을 떼었다.


"그 제의, 받아들일게요."


"네?"


"받아들인다구요."


누가 보면 중대한 프로젝트 수락이라도 하는 듯, 언뜻 비장함까지 감돌았던 너의 얼굴에서 비로소 나는 안도를 찾을 수 있었다. 고마워요, 린데만 씨. ..아니, 다니엘이라고 불러도 되죠? 이제 나가서 업무 봐요. 당신은 나에게 고개를 살짝 굽혀 인사를 하고 나갔고, 난 그제서야 얼굴 만면에 미소를 띄울 수 있었다. 이젠 더 이상 야근이라는 핑계로 서로를 피곤하게 붙잡지 않아도 된다는 사실에 기뻤고, 아무 이유 없이 주말에도 당신의 얼굴을 볼 구실이 생겼다는 것에 행복했다.


항상 현실과의 싸움에 치열했고, 오직 생계의 유지로만 드나들었던 이 삭막한 사무실에 당신이라는 사람이 들어옴으로써 생긴 부드러운 변화의 이름.

그대와 나, 설레임.


-


(손발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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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앜 좋아!
9년 전
비회원도 댓글을 달 수 있어요 (You can write a comme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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