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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 2. 전투는 회전문(feat. 겨울왕국)



 과 다니엘에게 집중공격을 당하던 줄리안은 결국 샘의 이빨에 어깨를 살짝 물리고 말았다. 이내 로빈이 샘의 얼굴에 주먹을 날려 이빨을 몇 개 날려버린 것으로 복수를 대신하긴 했지만. 살짝 물렸다지만 사자의 이빨인지라 꽤 출혈이 있는 듯 줄리안이 전혀 힘이 들어가지 않는 왼쪽 어깨를 부여잡았다.



"줄리안! 괜찮아?"


"살짝 아프긴 한데, 괜찮을 것 같아."


"살짝이 아니잖아! 피가 이렇게 나는데. 안 되겠다. 너 잠깐 알베르토 형한테 갔다오는 게 나을 것 같아."


"아무리 너라도 저 둘을 한꺼번에 상대하는 건 무리야. 일단 여기 마무리 짓고…"


"여기 린데만이나 타쿠야가 있는 것도 아니고, 괜찮아. 일단 여기 먼저 마무리 짓고 갈게."


"여기 마무리 지을려다 네 생을 마무리 짓고 싶니? 까불지 말고 빨리 갔다 와."


쟤네 지금 우리 앞에서 청춘드라마 찍으세요…? 전투하다 말고 치료를 해야 되니 괜찮니를 주고받는 줄리안과 로빈(후일 샘의 말로는 이들이 한 쌍의 바퀴벌레 혼혈로 보였다고 한다.)을 멍청히 바라보던 다니엘과 샘이 헛웃음을 지었다. 로빈의 살벌한 마지막 말에 깨갱한 줄리안이 저 뒤에서 아직도 장위안과 어색한 대치를 이어가고 있는 알베르토에게 가려고 했지만, 이내 정신을 차린 다니엘에게 붙잡혔다.


"어디 가시게."


"어떤 사자 나부랭이가 내 팔을 잡아뜯어 놔서 치료 좀 받으러 가야 하는데, 좀 비키지?"


"내가 미쳤다고."


세상에. 너 그럼 지금까지 삶을 제정신으로 살아온 거였어? 그런데 어쩜 그럴 수가… 금방이라도 눈물을 왈칵 쏟을 것만 같은, 진심을 담은 표정으로 줄리안이 자신을 쳐다보자 순간적으로 굉장히 빈정이 상한 다니엘은 진짜 팔을 잡아뜯는 게 뭔지 보여줘? 라며 줄리안에게 달려들었지만 위에서 그 상황을 모두 지켜보고 있던 에네스의 재빠른 대처로 인해 위로 붕 떠올랐다.


"아! 이거 뭐야! 야, 내려! 나 고소공포증 있다고, 왁!"


"내가 알 바냐. 야! 오리! 너 빨리 치료 끝내고 와서 저 사자 족쳐!"


넵. 줄리안은 그 말을 마지막으로 알베르토 쪽으로 쏜살같이 튀었다. 한편 일 대 일 상황에서는 자신이 훨씬 불리하다는 것을 알고 있는 샘은 저 뒤까지 물러나 으르렁대는 중이었고, 로빈은 그런 샘을 보며 여유롭게 웃고 있었다. 사자털 목도리는 따뜻할까, 라는 시덥지 않은 생각을 하며.


"야, 아저씨! 나 내려달라고!"


"어쭈? 이게 어디서 반말질이야. 내가 너보다 10년이나 밥을 더 먹었어. 알아?"


"자랑이냐! 빨리 이거나 내리라고!"


"진짜 내려?"


계속되는 호주 어린이의 반말에 잔뜩 열이 받 에네스(31, 터키인, 조선 유생)가 손가락을 까딱거리며 다니엘을 훅 내렸다 다시 붕 띄우기를 반복했고, 계속되는 흔들림에 아연실색한 다니엘이 이내 속이 울렁거리는 듯 가슴을 퍽퍽 쳐댔다. 중간에 욱, 욱 소리도 빼먹지 않으며. 다니엘 스눅스(이)가 공중에 토 흩뿌리기 를 시도했다!


"야, 야. 너 여기에 토 하지마. 나한테까지 튈라."


"그럼 내리면 되잖아!"


"이게 근데 끝까지 반말이네. 꼬맹아, 너 자이로드롭 타는 걸 즐기니?"


아까보다 더 센 강도로 올렸다 내렸다를 하는 걸로도 모자라서 이젠 빙글빙글 돌리기까지 하는 에네스에 다니엘은 거의 실신 직전이었다. 으웩, 아, 미아내. 아니 죄성해여. 나 좀 제발 내려져… 침까지 질질 흘리며 애원하는 다니엘에 잠시 끊긴 이성이 돌아온 에네스는 아무리 바이올런스라지만 애한테 너무했나 하는 생각에 흔들던 것을 멈추고 다니엘을 공중에 안정적으로 착지시켰다.


"그러게 왜 까불어. 한국에는 이런 말이 있어. 까불면 큰 코 다친다고."


"코는 자기가 더 크면서."


"뭐?"


"아니, 아무 말도 안 해써."


"말이 짧다?"


"해써여."


아까까지 장위안이랑 반상회 하던 알베르토를 한심하게 쳐다보던 에네스 맞으세요? 왜 여기서 콩트 찍고 계세요…? 하지만 에네스는 버릇없던 꼬맹이를 교육시킨 자기 자신에 대해 굉장히 대견스러움을 느끼고 있을 뿐이었고, 그 교육은 에네스가 한참 악마 소환을 연습하다가 문득 시계를 본 타일러에게  잔소리를 한 바가지 듣기까지 계속되었다고 한다.



-


고개를 숙이고 있느라 시야가 가려져 있던 기욤의 팔을 누군가가 붙잡았다. 붙잡힌 부근부터 순식간에 차가워지는 느낌에 황급히 그 사람을 보자니 역시나 린데만이었다. 아뿔싸. 타쿠야의 도발에 걸렸구나. 기욤이 급히 팔을 빼려 했지만 엄청난 린데만의 악력에 빼낼 수 없었고, 이리저리 불을 쏘아도 봤지만 무거워지고 있는 한쪽 팔 탓에 균형이 하나도 맞지 않아 다 빗나갈 뿐이었다.


"팔이 한 쪽이 없어도 살아갈 수는 있을 거에요. 돌이라 아프지도 않을 걸요?"


만족스러울만큼 석화를 시켰는지 손을 뗀 린데만이 기욤의 팔을 부수려 손을 풀었고, 기욤은 그저 닥쳐올 암담한 미래에 대해 눈을 꼭 감고 있을 뿐이었다. 하지만 차가운 돌이 부서져내리는 대신 기욤의 팔에는 다시 따뜻한 기운이 돌았고, 눈을 뜬 기욤의 앞에는 줄리안의 치료를 끝내고 급히 뛰어온 알베르토가 숨을 헐떡거리고 있었다.


"알베르토!"


"형, 괜찮아요? 형은 가서 줄리안 도와줘요. 걔 지금 장위안 때문에 흥분해서 제정신 아니니까. 얘는 내가 상대할게요."


굉장히 감동받은 표정을 지은 기욤이 격렬하게 싸우고 있는 줄리안과 장위안 쪽을 향해 쏜살같이 뛰어갔다. 이제 완전히 근접전 대 근접전인가. 서로의 신체에 직접 접촉하지 않으면 초능력을 쓸 수 없는 두 사람인지라 지금 이루어지고 있는 여느 싸움보다 기싸움만은 팽팽했다.


"이탈리아 난봉꾼. 여기서까지 난봉 일으키지 말고 조용히 가시지?"


"뭐라는 거야. 그런데 너 아까 기욤 형이 지른 불에 가슴털 탄 거 알아? 보기 민망하니까 그 단추는 좀 잠그고 다니지 그래?"


뭐? 콤플렉스였던 털을 건드리는 알베르토에 급하게 자신의 가슴팍을 내려다본 린데만이 이내 셔츠 단추가 잘 잠겨있는 것을 보았고, 낚였다는 것을 깨달았다. 아니 그런데 저 사기꾼이…


"이탈리아 사람은 난봉뿐만이 아니라 사기도 잘 친다던데, 정말이었네요. 베네치아 뱃사공이 그렇게 사기의 귀재라면서요?"


"이건 사기가 아니라 유머지. 독일인이라 유머를 모르는 건가? 하긴 저 존댓말부터 딱딱한데 내가 뭘 기대해."


그 입 다무시죠. 너나. 알베르토와 린데만은 서로를 향해 계속 으르렁거리다가 알베르토가 급작스럽게 린데만의 손을 붙잡기를 시도했다. 린데만이 빠르게 피한 덕에 살짝 손톱을 스치는 것에서 끝났지만 그 독이 어찌나 강력했던지 린데만의 엄지손톱은 순식간에 모조리 썩어 버렸다.


"초능력도 참 자기같이 더러운 거 쓰시네요. 어울려요."


"너야말로. 찌질하게 석화가 뭐냐?"


쉴새없이 언쟁을 버리는 둘 사이에서 소외된 타쿠야는 그저 조용히 염전처럼 짜져 있을 수밖에 없었다. 저 멀리서 줄리안, 기욤과 사투를 벌이고 있는 장위안을 아련하게 쳐다보며. 보스, 집에 가고 싶어요…


-


"저런. 샘한테 어깨라도 뜯겼나봐? 평소에는 나부랭이 나부랭이 거리던 사자한테 된통 당해서 어째?"


자신을 만나자마자 슬슬 약을 올리기 시작하는 장위안에 당황하지 않고 침착하게 대응…은 개뿔. 오리 횬혈이 괜히 오리가 아니랍니다. 꽥꽥거리는 건지 말을 하는 건지 도통 구분하지 못할 말을 던지던 줄리안이 제 분에 못 이기고 장위안에게 주먹을 날렸다. 하지만 장위안이 보스직에 그냥 오른 건 아니지. 입으론 쉴새없이 줄리안을 약올리면서도 주먹을 이리저리 피해가는 장위안에 줄리안의 얼굴이 터지기 일보 직전까지 갔을 때였다. 줄리안을 지원하기 위해 뛰어온 기욤이 위안의 코트자락을 잡고 그대로 불을 붙였고, 30초 동안은 불을 알아차리지 못하던 위안이 이내 뜨거움을 알아채고 코트를 저 멀리 던졌다.


"이 대 일이야? 너무 치사한 거 아냐?"


"타쿠야가 누구 오른팔 아니랄까봐 똑같은 소리 하시네. 내가 네 발목에 불 붙히지 않은 걸 다행으로 아시지?"


저거 내가 아끼는 코트인데. 여전히 꽥꽥대는 오리와 3일 전에 장만한 코트가 불탄 것 때문인지는 몰라도 급작스럽게 피곤해짐을 느낀 위안이 자신을 아련하게 쳐다보고 있는 타쿠야와 눈이 마주쳤다. 오늘은 이쯤 때려치고 그만 갈래?


-


EP 2+. 알베르토 와장창 말고 사무실이 와장창! (feat. 타말년)


뭐가 이렇게 복잡해. 한참을 악마를 소환하는 데 열중하던 타일러는 나오라는 악마 대신 끊임없이 튀어나오는 비눗방울에 어푸푸거리며 짜증을 냈다. 하란 대로 했는데 왜 비눗방울이 나오는 거야?


"먼저 소환진을 그리고, 주문을 외운 다음에 그 위에 불 붙이는 거 맞잖아!"


대체 왜 안되는 거지… 다시 한 번 해봐야지. 심기일전하고 재도전을 하는 타일러가 딱 하나 간과한 게 있었는데, 그건 바로 타일러가 현재 악마 소환을 시도하는 책상이 나무로 만들어진 책상이라는 것이었다. 그 뒤는 어떻게 됐냐고? 안 봐도 뻔하지.


불! 불! 책상은 물론 주변 소파, 책꽂이까지 싹 태우고 나서야 불을 진압한 타일러가 문득 생명의 위협을 느꼈다. 불에서 난 연기 때문이 아니라 돌아오면 잔소리 폭풍 + 감봉을 끼얹을 에네스 때문에.


-


EP 2++. 에네스(터키인. 조선 유생)의 한국어 발음 교실


"이제 그만 내려줘여."


"내려줘여, 아니고 내려줘요. 너 대체 한국에 온 지가 몇 년이길래 발음이 그렇게 새?"


"한 2년?"


에네스가 다니엘을 한심하게 쳐다봤다. 대체 누구한테 배웠길래 2년씩이나 됐는데 발음이… 입에 구멍이라도 뚫렸니.


"아 됐고. 이 정도면 충분히 둥둥 떠 이썼쟈나요."


"이썼 아니고 있었. 쟈나 아니고 잖아. ㄶ받침이야. 따라해. 잖-아."


이뭐병… 다니엘이 한심한 눈길로 에네스를 쳐다봤지만 따라하지 않으면 다시 흔들어 버리겠다는 에네스의 눈길에 깨갱할 수밖에 없었다. 귀찮은데… 뭐? 내가 방금 반말을 들은 것 같은데? 아무것도 아닌데요. 합니다, 해요.


-


난 왜 장편에 손댔는가(오열) 다음 에피에선 꼭 이 전투씬을 끝내고 말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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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꿀잼ㅋㅋㅋㅋㅋㅋㅋㅋㅋ잘보고감돠 다음편기다리고 있을게 너정 쥬뗌므~♡
9년 전
독자2
세상에나 벌써 2편이라니ㅠㅠㅠㅠ사랑한다ㅠㅠㅠㅠ
9년 전
독자3
에저씨랑 호다 왜이리 ㄱ엽냨ㅋㅋㅋㅋㅋㅋ쭈구리돼서 구경하는 타쿠야도 ㄱ얍곸ㅋㅋㅋㅋㅋㅋ
9년 전
독자4
우으으응 2편이라니퓨퓨ㅠ고마워! 잘읽었어!
9년 전
독자5
기욥다.....
9년 전
독자6
에니엘 짱귀ㅋㅋㅋㅋㅋㅋㅋㅋㅋ
9년 전
독자7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아낰ㅋㅋㅋㅋㅋ타요 비누방울ㅋㅋㅋㅋㅋ지못미ㅋㅋㅋ
9년 전
독자8
너정 사랑해...오늘 영어시험에 바이올런스 나왔는데 너정 덕분에 맞았어ㅜㅠㅠㅠㅠ
9년 전
독자9
아귀여웤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9년 전
독자10
재밌게읽었어!!!!
9년 전
비회원163.234
다음화보고싶다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9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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