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들 안녕ㅎㅎㅎ 솔직히 지금 인사할 정신은 아니지만 그래도 짧게 내 소개를 하자면 나는 동생 친구 과외 해주다가 수갑 차게 생긴 스물 세 살 여대생임. 내가 지금 좀 혼란이 와...ㅎㅎ 나 진짜 곧 수갑 찰 것 같거든?ㅎㅎㅎ 요새 아청법이 강화됐다던데 사실이니... 하... 내가 사건의 전말을 얘기해줄게 잘 듣고 수갑 감인지 아닌지 30자 내로 서술하시오. (3점)
지금 취업 준비하느라 잠깐 휴학해서 사실상 거의 백수나 다름없는 나한테 한 일주일인가 전부터 동생이 갑자기 자기 친구 영어 과외 좀 해주면 안 되냐고 자꾸 그러는 거임; 처음엔 무조건 안 된다고 했음. 취업 준비해야 되고 이런 것도 있지만 일단 내가 영어를 놓은지 꽤 돼서... 괜히 내가 잘 못 가르치면 동생이랑 친구 사이가 이상해질까봐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무조건 안 된다고 했는데 애샛기가 자꾸 조르는 거; 막 한 번만 해달라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얘가 원래 이런 애가 아니거든 ㅋㅋㅋㅋㅋㅋ 원래 막 조르고 그런 애가 아닌데 이상하게 자꾸 졸랔ㅋㅋㅋㅋ 그래서 내가 뭐냐고 너 왜 그러냐고 어디 아프냐고 막 다그쳤더니 애가
"아, 씨발. 그게 아니고 그 새끼가 너 사진 보더니 공부 잘하냐고 해서 그렇다고 했더니 존나 자기 과외 시켜달라잖아."
? 대체 무슨 사진을 들고 다니는 거야 이 새끼는 ㅎㅎ 뭘 봤길래 대체 나한테 과외를 받고 싶대... 후... 아, 그리고 얘 내 동생 맞음 ㅎㅎ 나한테 누나라고 잘 안 부름...ㅋ 엉엉... 그게 중요한 게 아니야 지금... 내가 그래도 막 안 된다고 절대 안 된다고 못 박으니까 애가
"너 어차피 학교도 휴학하고 할 것도 존나 없잖아, 좀 해줘라 그냥. 아님 너 저번 달에 엄마 몰래 할부로 빽 긁은 거 엄마한테 말해도 되는 거면 니 마음 대로 하시든지."
...개새끼! 씹새낑! 존나 나 빽 긁은 건 어떻게 알았는지 시발 꼬투리 잡을 게 없어서 그걸 물고 늘어짐? 어휴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내 팔자야... 그래서 나는 어쩔 수 없이 거짓 미소를 장착하고 고개를 끄덕일 수 밖에 없었음. 우리 엄마 귀에 그게 들어가면 나는 세상과 굿바이 키스 해야되거든...ㅎㅎㅎ 그래서 얼결에 동생 친구 과외를 하게 된 거임; 이게 사건의 발단이었음. 시발. 사법고시 패스하고 남고 붙은 선배들이 왜 매일 창문 앞에서 뛰어내리고 싶다고 하는지 몸소 느꼈음.
오늘 과외 첫 수업 한 건데도 겁나 파란 만장했다...^^ 일단 동생 친구가 졸라서 한 과외니만큼 동생 친구가 우리 집까지 친히 와서 과외를 받겠다고 했나봄. 그래서 나는 아이고 좋다 하고 편하게 기다리고 있었지. 좀 있으니까 애가 삑삑삑삑 비밀번호를 누르고 들어오데? 나는 우리 집 비밀번호를 누르길래 엄마나 아빠인 줄 알고 신경도 안 쓰고 티비 보고 있었는데 갑자기 동생이 과외 받을 애 왔다고 인사를 하래 ㅋㅋㅋㅋㅋㅋㅋㅋ 그래서 내가 '...? 왜 니 친구 놈이 비밀번호를 누르고 들어와 이 색기야' 하는 눈빛으로 동생을 조나 노려보니까 동생이 '아, 친해서 그래. 친해서.' 이럼서 손 휘휘 저음. ㅋ 넌 친하면 집 비밀번호도 막 알려주고 그러니^^ 네가 비밀번호를 아무렇게나 떠벌린 집에 스물 세 살 여자가 살고 있다는 사실을 망각하지 말아줘 동생아 ^^! 아무튼 동생을 용서할 순 없었지만 과외할 애가 왔다는데 계속 그렇게 동생만 째려보고 있을 수는 없어서 일단 동생 방으로 앞장 서서 들어갔음. 동생이 '아, 왜 거기로 들어가!' 하고 소리쳤지만 그럼 내 방으로 들어가냐?; 항상 느끼는 거지만 동생 샛기는 내가 여자라는 사실을 가끔 까먹는 듯. ㅇㅇ 나는 뒤를 돌아서 '그럼 내 방으로 들어가냐?' 하고 엿을 날려주고 마이웨이로 동생 방에 들어옴 ㅎㅎ 시큼한 냄새가 났지만 처음 보는 고딩한테 내 방을 공개하는 것보다는 나았음.
동생 방에 앉은뱅이 책상을 펼쳐놓고 마주 앉아서 그제야 동생 친구 얼굴을 자세히 보는데 애가 좀 귀엽게 생긴 거임! 어머 이런 애가 나한테 과외를 받고 싶다고 했다니! 조금 우쭐해지는 순간이었음. 일단 나는 수준을 보려고 내가 가지고 오라고 했던 평소에 풀던 영어 문제집을 꺼내보라고 했음. 무난하게 EBS 연계교재를 갖고 왔더라고 ㅇㅇ 나는 펄럭 펄럭 종이를 넘겨서 얘가 얼마나 맞았나 보고 있는데 갑자기 얘가 그 좁은 앉은뱅이 책상에 턱을 괴고 나를 뚫어져라 쳐다보는 거;
"사진발이면 어쩌나 걱정했는데 사진하고 실물하고 똑같네요."
? 애가 무슨 선보러 나온 사람마냥 얘기를 하는 거임. ㅋㅋㅋㅋㅋㅋㅋㅋ 그래서 나는 그냥 대충 넘어가려고 어어, 그래. 이럼 ㅋㅋㅋㅋㅋㅋㅋㅋ 그랬더니 나머지 한 쪽 손까지 올려서 아예 양손으로 턱 괴고 작정하고 내 얼굴 뚫어져라 쳐다봄; 내가 괜히 그거에 반응하고 그러면 분위기 엄청 어색해질까봐 그냥 나는 저 이글이글 타오르는 눈빛이 느껴지지 않는다... 나는 사시다... 나는 영어 문제집만을 볼 수 있다... 존나 주문을 걸어댔음. 근데 나를 진짜 뚫을 기세로 노려보는데 아무리 주문을 건다고 한들 내가 신경이 안 쓰일 리가 없잖음? 후... 결국 한 마디 하고 말았음.
"뭘 그렇게 쳐다봐."
"내 이상형처럼 생겨서요."
"……."
그렇게 말하면 내가 할 말이 없잖... 동생 샛기 어디서 친구도 지 같은 걸 데려와서 이렇게 누나를 곤란하게 함? 후... 아무튼 나는 당황하지 않(은 척을 하)고~ 또 한 번 억지 미소를 장착하고 친절하게 물었음 ^^
"이름이 뭐야?"
"김동혁이요."
"동혁아 우리 잘 해보자, 알았지?"
나는 '잘'을 졸라 강조해서 부탁하는 어조로 말했음. 끝에 제발도 붙이고 싶었지만 그래도 내가 누난데 너무 비굴해보일까봐...^^ 집어 치웠다고 한다. 그랬더니 동혁이는 착하게 고개를 끄덕였음.
오늘은 첫 날이고 하니까 그냥 맛보기 정도로 한 지문 정도만 하고 끝내기로 하고 다음 수업부터는 진짜 열심히 진도 팍팍 나가기로 약속한 다음 슬슬 지문 해석을 하려는데 애가 계속 보라는 책은 안 보고 뭔가 날 힐끔거리는 것 같은 느낌이 드는 거임; 근데 또 뭐라고 혼내질 못하겠는 게 내가 순간 확 열이 뻗쳐서 해석 하던 거 급 멈추고 이제 니가 해석해보라고 그랬는데 내가 어디까지 읽었는지 알려주지도 않았는데도 내가 읽은 그 다음부터 해석을 막힘 없이 쭉쭉 잘도 하는 거임; 이건 뭐; 혼자서도 졸라 해석 잘하는데 왜 나한테 과외를 받아...! 그리고 그냥 힐끔 힐끔 쳐다보는 것도 아니고 입에 은은한 미소를 띠고 쳐다봄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뭔지 알음?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 진짜 애 같고 귀엽긴 한데 어쨌든 나한테 과외를 받겠다고 했으면 과외를 받아야지 왜 그러고 있냐고... 하...
그렇게 지옥 같았다면 지옥 같았던 두 시간이 지나고 동혁이가 집으로 돌아갔음. 두 시간 동안 영어는 별로 안 했는데 내내 구경을 당해서 그런지 힘이 쭉 빠지는 기분이었음. 동혁이 가자마자 나는 동생한테 겁나 화풀이를 했음; 얘가 딱 봐도 존나 공부할 마음은 없어보이고 두 시간 내내 내 얼굴만 조또 쳐 보다 갔는데 내가 이러고 돈을 받으면 생날강도지 사람이냐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랬더니 동생이
"미친.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 새끼 니 얼굴만 처 보다 갔어?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씨발, 김동혁 존나 골 때려."
"어, 니 누나 존나 두 시간 내내 구경 당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걔가 너 좋대.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 ㅇ0ㅇ 동혁이를 처음 보고 좀 귀엽다고는 생각했지만 그냥 좀... 귀여울 뿐이지 연애 상대로 느껴진다거나 그런 건 아니었단 말임? 근데 동생놈 말 들어보니까 동혁이라는 애는 꽤 진지한 것 같았음... 시발... 동생 말로는 지가 다 계획을 해놨다면서 무조건 과외만 받게 해달라고 졸랐다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러는데 대체 무슨 계획을 세워놨길래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어후 진짜 요즘 고딩들 다 이렇게 패기가 만땅임? ㅋㅋㅋㅋㅋㅋ
아무튼 나는 계속 완강하게 철벽 칠 건데 혹시나 행여나 진짜 설마 그럴 일 없겠지만 어쩌다 내가 얘랑 어떻게 잘 되기라도 하면 그거 바로 은팔찌 강제 장착이지...? 그래 내가 봐도 졸라 철컹 철컹이야... 너무 걱정 돼 나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나 엄청 금사빠라 얘가 자꾸 찍으면 넘어갈지도 모른단 말임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미자라니 진짜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지금은 아직 애 같은데 어느날 갑자기 남자처럼 보이고 그러면 나 진짜... 알아서 자결할게...ㅎㅎㅎ 아무튼 동생놈은 내가 진지하게 얘기해도 처 웃기만 하고 별 도움도 안 돼서 여기에 털어놔... 무슨 일 없기를 빌어줘 제발... 나 은팔찌 싫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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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번째 썰을 들고 돌아온 아이콘입니다!
한빈이 썰에 이어서 이번엔 동혁이 썰이에요...♡
글잡에 동혁이 썰은 별로 없는 것 같아서
또 제가 이렇게 메모장을 켰습니다 하하 (동동맘)
사실 (비)팀스타그램을 몇 화 더 연재하고 싶었으나
제가 이번에 컴퓨터를 갈아 엎으면서 안에 있던
파일이 모조리 날아가버려서...☆
그 때 (비)팀스타그램 파일도 다 날아가버렸어요...
(의욕제로)
그래서 그냥 새 썰을 쓰기로...
아, 암호닉은 그대로 두기로 했어요!
모두 감사드립니다♡
♥감사한 암호닉♥
육비님 / 구준회가먹으라구준회님 /
●비니쓴한비니●님 /윙삥윙삥님 / 똥띄님 /
동경님 / 김한빈성애자님 / 김바비천국님 /
한빈찌님 / 빈아님 / 손가락님 / 준회가사준회님
바비랑동갑님 / 꽈배기님 / 한빈아조화해님 /
소솜님 / 마잌쳌원투님 / 라인님 / 한빈느님님 /
이히엄마님 / 한겨울의 잔디밭님 / Show님 /
홈매트님 / 바비인형님 / 원피스님 / 이모티콘님 /
지뚜님 / 한빈탱님 / 타이탄킹님 / 96김한빈님 /
헬로판다님 / 잠윤보님 / 립밤님/ 븨아이님 /
뿌요를개로피자님 / 페어리진환님 /
한빈아사랑해사랑해사랑해프링글스백만개사줄까님 /
차녜님 / 옵티머스님 / 한빈아너왜내안남친님 /
오여미님 / 치킨님 / 오훈남님 / 우리맘빈님/ 디유님 /
고구마님 / 빈대떡님 / 지원한빈찡님 /
내가 고자라니...!님 / 몽실님 /
내꺼인듯내꺼아닌내꺼같은한빈님 /
내가바로김지원님 / 기맘빈과김요정님 / 잔디밭님 /
(행복)님 / 기쁘다구주네오셨네님 / 얄루님 /
플라워왈츠님 / 한빈아 너랑4살차이야♥님 /
식욕님 / 작가님사랑하빈다님 / 바비아이님 /
림프님 / 밥이랑 김이랑님 / 딸기님 / 내여자님 /
버내너님 / 시나몬님 / 비팀의비중님 / 여지님 /
샤넬님 / 기맘빈님 / 뽀로로님 /
(혹시나 빠지신 분은 말씀해주세요!)
벌써 믹요일이네요!
믹스앤매치를 기다리면서 독자님들 모두
좋은 하루 보내세요 *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