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슨 소문?"
너의 반응이 살짝 놀랐다.
재환이는 아무렇지도 않아 보였다.
평소처럼 눈을 맞추며 생글생글 웃고있는 그 모습이 적잖이 당황스러웠다.
유명한 소문이라길래 당연히, 이재환도 알고 있을 줄,
".....무슨 소문말이야~"
너가 아무 말도 안 한채 가만히 있자 이재환이 재촉하기 시작했다.
너의 눈이 조금씩 흔들렸다.
시선을 내려 만지작대던 손을 빤히 바라보았다.
그랬지. 정택운이란 사람도 이 소문에 대해 이재환에게 절대 말하지 말라고 했었고.
신신당부를 하고 나서야 안심한 표정을 지었었어.
순간 너가 무슨 이유로 이 소문에 대해 말을 꺼내려고 마음 먹었는지도 의문이 들었다.
손이 아파 보이던 그 남자 때문일까,
그 남자를 쫓아가던 차학연 모습 때문일까,
이 얘길 꺼내서 내가 무엇을 듣고 싶었던거지?
너가 꿋꿋이 아무 말도 않자 재환이는 엹은 웃음을 지었다.
그리곤 조용히 손을 뻗어 너의 손을 들려올렸다.
부드럽게 손을 잡은 그 느낌은 부드럽고 편안했다.
"별빛아. 내가 널 아끼는 마음만큼 나는 너를 믿는 거 알지?
그니까 넌 마음 주고 싶은거에만 마음 줘도 돼.
듣고 싶은 것만 듣고 너가 보고 싶은 것만 봐."
"....재환아."
"내 앞에서 그렇게 고민하는 표정 짓지 않아도 돼.
너가 나에 대해 무슨 소문을 들었던 나는 그렇게 걱정이 되지 않는다."
그런 재환이의 표정에 안심이 된 것 같았다.
너가 조심스럽게 고개를 끄덕이며 알겠다고 대답했다.
너는 스스로 이렇게 생각했다.
내가 무슨 소문을 들었던
내가 보는 이재환은 그런 사람이 아니라고 믿는다.
그러면 된건데, 왜 사실을 확인하려고 했을까.
괜히 재환이에게 상처만 주려고 한 것 같았다.
"나도 널 믿어. 재환아, 빨리 밥 먹자."
"그래, 먹여줄까?"
너가 스르르 입꼬리가 올라가며 떠먹여주는 재환이의 손을 밀쳐냈다.
적막한 분위기는 어느샌가 사라지고 익숙한 웃음소리가 식당에 퍼졌다.
*
"홍빈이.. 봤다면서요, 차학연아."
'재환아. 내가 생각해봤는데 이사할 생각은 없어? 이별빛이랑 같이?
걔 이제 너네 동네에서 돌아다니는 거 보면 너랑 이별빛이랑 마주칠 수도 있을거야.
독기 품고 온 것 같은데 이번엔 정말 너가 화 안 입었으면 좋겠다, 아픈 애가..'
재환은 화장실 거울 앞에서 조잘조잘 들려오는 목소리를 듣고 머리를 헝클였다.
좁은 미간 사이로 거울에 비친 자기 모습을 들여다보곤 다시 통화에 집중했다.
"어떻게 그래. 별빛이한텐 뭐라고 말하고...
그리고 난 아직도 홍빈이가 그렇게 어린 생각을 가지고 있을거라곤 생각 안 한다."
'멍청아! 2년 전 일 기억 안나? 그 일 때문에! 그 소문이 아직도 너 발목을 잡고 있는데!
내가 봤을 때 이홍빈은 2년 전이나 지금이나 똑같은 것 같아.'
재환은 주위를 살짝 둘러보다가 입을 열었다.
"별빛이랑 같이 있다가 살짝 나온거야. 조용히 얘기해줘."
'아, 그럼 끊을게, 몰랐었네. 좋은 시간 방해해서 미안해, 재환아!'
통화를 마친 재환이 실없는 한숨을 내쉬었다.
옆 벽에 몸을 천천히 기대는 재환이었다.
"...별빛이한테 이 얘기를 말한다면."
2년 전 그 소문의 진실을 알게 된다면?
*
"짠!"
너와 재환이는 손을 뻗어 맥주를 맞댔다.
재환이는 웅얼거리면서 소파에 기댔다.
"처음으로 럭셔리한 가게 간다 했더니만 결국 끝은 우리 집에서 맥주 마시는 거네?"
"근데 나는 이 것도 좋은데 뭘."
너를 힐끔 보던 재환이가 슬며시 팔을 들었다.
너의 머리를 살짝 자기 몸 쪽으로 미는 재환의 손을 따라 머리를 기댔다.
재환이의 가슴팍에 머리를 기대고 맞은 편 꺼진 티비를 바라봤다.
꺼진 티비에는 너와 재환이의 모습이 그대로 비쳐보였다.
이재환은 한 손을 너의 어깨에 기대며 앞을 보며 중얼거렸다.
"나중엔 어디 갈까. 산은 갔으니까 이번엔 바다 가볼까.
별빛이는 어디 가고 싶은 데 더 없어?"
텁텁한 공기에 너가 들고 있던 캔맥주를 내려놓았다.
조금씩 잠이 올 것 같았다.
이재환은 너가 대답이 없자 고개를 숙여 너를 바라보았다.
너가 천천히 고개를 들어올렸다.
숨소리가 들릴 만큼 가까워진 거리였다.
우리는 그렇게 가까이 오래 있었다.
"미치겠네."
가까운 거리를 유지하던 그 때에 이재환이 입을 열었다.
너는 그런 이재환을 올려다보며 말했다.
"왜?"
"너랑 이렇게 가까이 마주할 때마다 무슨 생각이 드는 줄 알아?"
"모르겠어."
너의 말이 끝나기 무섭게 입이 눈 앞의 입술로 틀어 막혔다.
점점 위로 올라오는 이재환 모습에 머뭇거리던 두 손을 이재환 어깨 위로 안착하고 말았다.
나도 그래.
나도 너 때문에 미치는 게 한 두번이 아닌데 말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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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와 분량 실패...ㅠㅠㅠ 죄송합니다 짧지만 그 만큼 다음편에 더 길게 올게요!..♡
자주 오지 못하지만 댓글 다 읽고 있어요ㅠㅠㅠ 다 답글 달고 싶은데 언젠가는 꼭 다 답글 정성껏 달아드리겠습니다..ㅠㅠ
자주 찾아뵜으면 좋겠어요! 이러다 겨울에 완결나면 오또카니 소설속은 여름인뎈ㅋㅋㅋㅋㅋㅋ후...
다음편에서 뵈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