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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큐 43, 44권 스포주의












겨울의 짧은 해가 지고 저녁 시간이 다가올 때까지 훈련은 계속되었다. 배구를 좋아하는 건 맞으나 배구를 하는 모든 순간이 즐거운 건 아니었다. 때론 몸도 마음도 지칠 때가 있었다. 그 날은 그런 날이었다. 컨디션도 좋지 못해 평소보다 득점이 적었고 실수가 잦았다. 사쿠사는 무거운 발걸음으로 학교 체육관을 나왔다. 목을 매만지는 사쿠사의 얼굴엔 피곤이 가득했다. 한시라도 빨리 집으로 가 쉬고 싶은 마음뿐이었다. 그렇게 발걸음을 재촉할 때였다.



우연이었다. 보통 이 시간대의 학교는 한산했다. 그렇기에 가로등 아래 서 있는 그녀가 눈에 띄었다. 그녀는 과잠으로 보이는 외투에 손을 넣고 살며시 눈을 감은 채 야트막하게 숨을 내뱉고 있었다. 하얀 입김이 주위에 피어올랐다. 사쿠사는 사람의 외형따위에 신경을 쓰는 사람이 아니었다. 좀 더 정확하게 말하면 배구에 관하지 않는 한 타인에게 관심이 없었다. 그러니까 초면에 이렇게 온 신경이 자석에 이끌리듯 쏠린 건 처음 있는 일이었다. 예쁜 외모라는 생각은 들지 않았다. 조금 우습지만 그냥 운명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지구가 질량을 가지기에 공간이 휘고 그 바람에 중력이 생기는 것처럼 아주 자연스러운 일이라도 되는 듯이.



우연하게도 그가 가는 궤도에 그녀가 있었다. 그의 마음과 발걸음의 동향이 일치했다. 그녀와의 거리가 점점 가까워질수록 선명해졌다. 앳된 얼굴을 보니 신입생인 듯했다. 그의 발걸음 소리를 들은 그녀가 이쪽으로 고개를 돌렸다. 눈이 마주치자 사쿠사의 안에서 무언가 덜컥거리며 고장의 신호를 보내온 건 착각이 아니었다. 그러나 그렇다고 해서 발걸음을 멈출 명분은 없었다. 사쿠사가 그녀의 곁을 지나쳐 가는 동시에 그녀의 것으로 추정되는 술 냄새와 담백하면서 향긋한 향이 훅 끼쳐왔다. 향수는 아닌 것 같지만 전두엽까지 침투해왔다. 저절로 고개가 돌아갔다. 다시금 그녀와 눈이 마주쳤다. 시선을 피한 건 사쿠사였다. 그녀의 난연한 시선을 오롯이 받아내기 벅찼다. 타인의 시선이 이토록 느꺼운 건 사쿠사에게 미증유했다.








[하이큐/사쿠사] 타성의 궤도 中 | 인스티즈

타성의 궤도
공백








처음 보는 사람에게 10엔짜리 동전 3개를 빌려주게 된 건 처음 있는 일이었다. 따지고 보면 처음 보는 사람이 아니긴 했다. 교내에서 몇 번 얼굴을 본 적이 있었다. 그런 것치고는 나는 저 남자의 이름과 학과, 나이, 몇몇 이야기들을 알고 있었지만.



사쿠사 키요오미.

웬만한 우리 학교 학생들은 모두 아는 이름이었다. 현재 배구 대학 리그를 뛰는 선수로 상위 팀에서 MVP로 뽑힐 정도로 배구를 잘한다고 들었다. 거기다 누가 봐도 잘생긴 외모와 타인과 가까이하지 않는 분위기 덕분에 만들어진 그에 대한 호기심. 사람들이 좋아하는 요소는 다 가진 남자였다.



그런 남자가 자판기 앞에서 30엔이 없어 나에게 동전 좀 빌려 달라고 하는 건 좀 의외였다. 놀란 탓에 허둥지둥 그에게 30엔을 건네주었다. 그는 내게 받은 30엔을 더해 130엔으로 생수를 골랐다.


"나중에 갚을게요."

"아, 안 그러셔도 돼요."

"내가 불편해서 그래요."


생각보다 고집 있는 모습에 나는 나지막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사회체육학과 14학번 사쿠사 키요오미입니다."

"심리학과 17학번 닝이에요."


흔한 수법이었다. 돈을 갚는다는 핑계로 같이 밥을 먹거나 영화를 본다거나. 하지만 상대가 사쿠사다보니 나는 이게 수작이라는 생각은 하지 못했다. 남에게 신세 지는 걸 못 보는 성격인가 하고 어렴풋이 짐작만 할 뿐이다. 어쩌다 학교 유명인사와 대화를 하게 된 건 단순히 이야깃거리로밖에 내게 다가오지 않았다. 친하게 지내는 동기에게 이런 일이 있었다고 말하자 호들갑을 떨어댔다. 너한테 관심 있는 거 아니냐는 말을 덧붙이는 건 잊지 않았다. 나는 친구의 말을 듣고 눈을 가늘게 떴다. 객관적으로 생각해보라고. 그 사쿠사가 나한테 관심을 가질 리가 없다고. 그러자 친구가 그렇긴 하네, 하고 장난스럽게 수긍했다.



친구에게 말하지 않은 사실이 있다. 그렇게 통성명하고 나서 내 번호를 받아 갈 줄 알았던 사쿠사는 자신의 번호를 알려주었다. 편할 때 연락주면 갚겠다고. 내가 사쿠사에게 연락 한 건 그로부터 이틀 후였다. 안녕하세요. 저번에 돈 빌려드렸던 사람입니다. 이렇게 보내고 5분 후 바로 전화가 왔다. 문자로 답장할 줄 알았던 터라 조금 깜짝 놀라며 전화를 받았다.



"여보세요?"

[사쿠사 키요오미입니다. 언제 갚아드릴까요]

"아…… 혹시 지금 괜찮으세요?"

[네. 어디 계세요? 제가 가겠습니다]

"저 인문관에 있어요."

[주차장에서 기다리고 계세요. 금방 갈게요]



짧게 본론만 하다 통화가 끝났다. 주차장에서 보자고 한 거 보면 차가 있는 모양이었다. 사쿠사는 정말로 금방 왔다. 차에 대해서는 잘 몰라 사쿠사가 타고 있는 게 좋은 차인지는 모르겠으나 그를 닮은 검은색이었다. 회색 후드티에 검은색 재킷, 검은색 마스크. 항상 운동복 입은 모습만 보다 오늘은 사복 차림이었다. 겨우 30엔 갚겠다고 이렇게 멋있게 오는 건 좀 반칙이었다.


"안녕하세요."


살짝 허리를 숙인 후 막 차에서 내린 그에게 다가갔다.


"점심 드셨어요?"

"……네?"

"점심 안 드셨으면 제가 살게요."


나는 거절하지 못하고 그의 차에 올라탔다. 잘 알지 못하는 사람 차에 올라타면 안 된다는 걸 알면서도 불가항력적이었다. 사쿠사의 차를 타고 식당으로 가 밥을 먹었다. 어색하다면 어색한 시간이었지만 나쁘진 않았다.


"밥 말고 돈으로 갚으실 줄 알았는데."

"……싫었어?"

"아, 아니요! 전혀요…!"

"그럼 다음에 또 만나. 아직 20엔 더 갚아야 하니까."


그렇게 말하며 옅은 미소를 짓는 그 모습에 홀리지 않을 수가 없었다. 그가 누군가에게 장난을 치는 것도 웃는 것도 다 처음 보는 모습이었다.



그렇게 우리는 두 번을 더 만났고 그 끝에 연애하게 되었다. 모르는 사이에서 연애하는 사이까지 그 기간은 짧았는데 사쿠사의 적극적인 구애 덕분이었다. 처음 그와 밥을 먹고 난 후 그가 나에게 관심 있다는 걸 쉽사리 믿을 수 없었다. 그 사쿠사가 나에게? 자존감이 낮다기보다는 자기객관화를 잘하는 편이었다. 그래서 초반에는 그가 내비치는 호감을 떨떠름하게 받아들였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일 뿐, 뭐 하나 빠지지 않는 남자가 작정하고 나를 꼬시려 드니 나는 어찌할 도리가 없었다.



우리는 연애한 지 한 달 만에 동거하기 시작했다. 사쿠사가 원래 살던 곳에 들어가 살게 되었다. 그렇게 몇 개월이 지나고 사쿠사가 졸업했다. 같이 학교를 다니지 못하는 건 아쉽지만 어차피 한집에서 살고 있으니까 괜찮을 줄 알았다. 사쿠사는 졸업과 동시에 프로 리그를 뛰기 시작했다. 시즌일 때는 바빴고 비시즌일 때는 한가해서 대학 다닐 때와는 다르게 연애를 즐기고 있었다.










해외 구단에서 스카우트 요청이 왔다. 솔직히 말하면 사쿠사가 가지 않았으면 했다. 그러나 평소 사쿠사가 동경하던 배구 선수가 소속해 있던 구단이었기에 그에게 가지 말라는 말은 하지 못했다. 자주 못 보게 돼서 아쉽겠지만 어쩔 수 없는 일이라고 받아들였다. 그러나 사쿠사는 아니었다. 그는 나 때문에 일본에 남겠다고 했다. 그 말을 사쿠사의 입에서 들으니 내 생각은 달라졌다. 그가 내 옆에 있겠다고 하니 오히려 나는 더한 죄책감과 거부감이 들었다. 되려 내가 그를 설득하게 되었다. 어차피 계약 기간은 1년뿐이니 갔다 오라고. 기다리고 있겠다고. 그리고 어차피 이제 나도 취업 준비를 해야 하니 이 1년 동안은 각자에게 집중하는 시간을 가지자고. 내 완강한 설득에 사쿠사는 결국 해외로 가게 되었다.



일본에 비해 해외는 리그가 많았다. 그래서 비시즌 기간이 전보다 짧았다. 초반에는 비시즌 기간에 꼬박꼬박 일본을 찾아와줬다. 하지만 지구 반 바퀴를 돌아 짧은 시간 머물다 다시 떠나는 일은 쉬운 일이 아니었다. 나는 사쿠사를 만날 때마다 그가 피곤해하는 모습을 보는 나날들이 많아졌다. 그런 그를 보고 있자니 덩달아 나도 힘들어지는 느낌이라 결국 내가 오지 말라고 했다.



그렇게 서로를 화면 속에서만 만나다 결국 우리는 지치게 되었다. 어쩌면 당연한 수순일지도 몰랐다. 그 당시 나는 처음으로 입사하여 인턴 생활을 하느라 한창 힘든 시기였고 사쿠사도 국내와 다르게 해외에서 활동하는 게 힘들었을 것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우린 헤어질 생각은 하지 않았다. 잠깐 이 시기가 힘들 뿐이고 언젠가는 끝이 나니까. 그러니까 이 시기만큼은 서로에게 잠깐 신경을 끄고 지내기로. 그렇게 서로에게 연락이 뜸하던 시기가 있었다. 그래도 나는 사쿠사가 나오는 경기는 꼬박 챙겨봤었다. 해외 선수들과 합을 맞추며 배구를 하는 사쿠사는 여전히 멋있었다.



사쿠사는 모르겠지만 나는 가끔 그런 느낌을 받을 때가 있다. 내 곁에 가장 가까이 있는 사람이면서도 가끔은 아주 먼 사람처럼 느껴질 때가. 이건 처음부터 그랬다. 워낙 학교에서 유명인사였다 보니 나와 어울리는 사쿠사에게 어색한 느낌을 받을 때가 있었다. 이건 프로 배구 선수가 된 그를 보면서 더 하면 더 했지 결코 나아지진 않았다. 하지만 그런 생각이 들고 난 다음 날이 되면 사쿠사는 어김없이 나를 안아주며 거리를 좁혀줬기에 큰 문제가 되진 않았다.



그러나 그가 내 옆에 있지 못하는 날들이 늘어나니까 조금씩 이 문제가 짙어져 갔다. 외로운 건 둘째치고 TV에서밖에 보지 못하는 사쿠사를 느낄 때마다 허무함을 닮아있는 알 수 없는 경외감에 빠진다.



나는 이 사실을 부러 사쿠사에게 말하지 않았다. 어차피 사쿠사가 돌아올 날이 얼마 남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가 돌아오고 다시 한집에서 살게 되면 이건 자연히 사라질 문제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언제나 내 예상을 벗어나는 일들은 존재했다. 사쿠사는 해외 구단 활동을 끝내고 일본으로 돌아오자마자 국가대표 합숙에 들어가게 되었다. 해외 구단 스카우트였다면 이번엔 나도, 사쿠사도 거절을 했겠지만 국가대표 합숙은 그럴 수가 없었다. 국가대표 합숙을 가기 전 나와 지낼 수 있던 시간은 고작 5일이었다. 그 5일 동안 사쿠사는 그동안 주지 못했던 만큼 나를 사랑해주었다. 그러나 나는 그럴 수가 없었다. 또다시 사쿠사가 없는 시간을 보내야 한다는 생각이 들자 순수하게 그의 사랑을 받을 수가 없었다. 나는 사쿠사 몰래 방황했고 사쿠사는 그런 나를 이해하지 못했다. 그는 끝내 그 사실을 알지 못한 채 국가대표 합숙에 합류하게 되었다.



과거 같았으면 우리가 헤어질 거라는 생각은 전혀 못 했었는데 지금은 너무 자연히 우리의 이별을 그리고 있었다. 그건 사쿠사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올림픽 합숙이 진행되면서 우리는 연락이 뜸했다. 가끔 쉬는 날이 있어도 사쿠사는 나를 찾아오지 않았고 나도 그를 찾지 않았다. 그렇게 우리는 이별을 준비했다. 사쿠사는 더 이상 나를 사랑하지 않은 듯했고 나는 더 이상 그를 사랑하지 못했으니까. 나의 해묵은 자존감이 그렇게 만들었다.



나는 내 마음대로 사쿠사에게 이별 통보조차 하지 못했다. 올림픽 전에 헤어지자고 하면 행여나 지장을 줄까 싶어 그러지 못했다. 혼자 끙끙거리며 올림픽이 끝나기만을 기다렸다.



올림픽이 끝이 나고 드디어 사쿠사가 돌아오던 날, 나는 그와 함께했던 집에서 이별을 고했다. 난 이제 널 사랑하지 못해. 그 말을 끝으로 집을 나왔다. 전조가 있던 이별이기에 사쿠사는 이별에 질척이지 않았다.


예나 지금이나 깔끔하지 못한 사람은 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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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이게 중이라니.. 하는 과연 어떤 이야기일지ㅜㅜ...
3년 전
독자2
센세 중1 중2 중3 중10까지 있는 거죠? 그리고 하편 가는 거죠????
3년 전
독자3
사랑해 너무 잘읽었어 상, 중편 각각 두 번씩 읽었어 나
3년 전
독자4
하앙 센세 where is 하편..
3년 전
독자5
센세 사쿠사 드림 감사합니다 너무 제 취향이라서 호로록 읽었어요 따흑 하편 기다립니다 ㅠㅠ
3년 전
독자6
와 진짜 홀린듯이 다 읽었ㅇㅓ요ㅠㅠㅠㅠ 진짜... 둘은 완벽한데 상황이... 어떡해ㅜㅜㅜ
3년 전
독자7
센세 브금영상이 안틀어져요 재생할 수 없다고 떠요
3년 전
글쓴이
수정했습니다! 알려주셔서 감사합니다.
3년 전
비회원61.149
하... 첫눈에 반하는 사구사라니... 적극적인 사쿠사라니... 이런 494 첨인데 너무 좋아서 눈물이 나여ㅠㅠㅠㅠ 이런 494놓치지말아줘 닝...ㅠㅠㅠ
3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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