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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탄소년단/민윤기/박지민] Love Like Sugar 17 | 인스티즈




안녕하세요, 독스입니다.

내 사랑들, 그간 안녕히 지내고 있었나요?


이 주동안 치열하게, 혹은 여유롭게 지내면서

저를 반기러 와주는 모든 내 사랑들에게 얼마나 고맙고 미안함을 느꼈는지 몰라요.

나를 이렇게나 기다려주는 사람들이 존재했구나,

내가 이렇게나 사랑받는 존재였구나.

참으로 행복하고 고마웠던 이주였습니다.


사실 글을 자주로 들고 오지 못했던 이유중에 하나는

한 편의 분량이 뚠뚠했으면 좋겠다- 하는 저의 고집 때문이었어요.

편당 제가 정해놓은 일정 용량이 넘지 않으면 도저히 용납이 되지 않더라구요.

그런 강박 안에서 글을 쓰려다보니, 글에 대한 흥미를 잃어버리는 것 같아서

과감하게 포기할 건 포기 하자,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이번 편은 지난 화들보다는 조금 짧을 수 있어요.

제 글이 한 편의 분량으로는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는다 자부하기 때문에,

전편에 비해 끽해봐야 7kb 정도겠지만,

그래도 조금은 미안한 마음으로 들고 왔어요.

차라리 연재 횟수를 늘리면 늘렸지, 더는 내 사랑들을 기다리게 하지는 말자-

그런 생각이 매우 컸습니다.


아무튼 오늘도 맛있는 글을 들고 왔어요.

내 사랑들, 맛있게 많이 먹구 가요.(쪽)




p.s. 언제나 글의 맨 상단에 올리는 이미지는

이번 화의 메인 남주의 모습이에요.

제 머릿 속에 있는 모습 중 가장 비슷한 모습을 옮겨다 놓았으니

글 읽는데 참고 해주길 바랄게요.(찡긋)









죠지,강혜인 - Something (Inst.)




























  ‘왜 그래, 오늘 기분 안 좋은 일 있었어? 왜 이렇게 예민하게 굴어.’ 민윤기의 살짝 높아진 언성에 눈을 꼭 감아버렸다. 반복되는 싸움이 나라고 달가운 건 아니었다. 하려던 말들마다 왜 이렇게 날카롭게 나가는 건지. 날 선 대답을 하는 내가 문제인지, 내 모든 반응들을 비꼬아 받아들이는 민윤기가 문제인지. 이제는 뭐가 문제인지 구분도 되지 않았다. 나도 모르게 내쉬어버린 한숨에 민윤기는 또 한 숨 말고 대답을 해보라고 했다. 글쎄, 내가 해야 할 대답이 뭔지. 할 대답이 있기나 한 건지. 머릿속이 하얗기만 해서 ‘그만 끊자.’ 라고 말을 해버렸다.





  -너 변한 거 알고 있지.
  “몰라.”
  -몰라? 이렇게 내 모든 연락들에 신경질 적으로 반응하는데, 정말 몰라?
  “그런 적 없어. 계속 같은 말 할 거면 끊자, 머리 아파.”





  이번엔 민윤기가 길게 한숨을 내쉬었다. 잘 풀릴 줄 알았던 실은 점점 엉켜만 갔다. 폭풍 같은 감정은 어느덧 고요해졌고, 민윤기를 향해 있었던 내 질풍노도의 시기는 멎어 있었다. 그 안에서 나만 변했다 말 하는 민윤기가 좀 얄미운 것도 있었다. 자꾸 저는 그대로인데, 내가 변해서 우리 사이가 변한 거라고 이야기를 하는 것 같아 생기는 서운한 마음과, 민윤기의 사랑을 보이는 그대로 받아들이지 못하는 내 어긋난 마음도 있었다. ‘진짜 끊어?’ 되묻는 민윤기에게 응―이라고 대답하면 무너져버릴까, 우리의 관계가. 입술을 잘근잘근 깨물었다. 이럴 때면 입술을 툭 때리던 박지민이 떠올랐다. ‘탄소야, 진짜 끊어?’ 다시 되묻는 민윤기의 말에 끝내는 대답을 해버렸다.





  “응.”





  침묵이 잠깐 머물렀다. 전화 건너편의 민윤기는 잠시간 뭔가를 생각 하고 있는 듯 했다. 걸었던 길이 끝나 처음 걷기 시작했던 집 앞 놀이터가 보였다. 동네를 한 바퀴 도는 동안, 나랑 민윤기는 열심히도 싸웠다.





  -알았어.





  뭐라고 대답을 이어야 할지 망설이던 찰나에 전화는 끊겼다. 허탈하게 보이는 배경화면에 나와 민윤기는 해맑게 웃고 있었다. 기분이 너무 이상했다. 놀이터 앞에 멈춰 서버린 걸음이 꼭 내 머리 같았다. 아무 사고도 할 수 없는 게 지금의 상황에 대해서도 인지를 하지 못하게 만들었다. 멍하니 핸드폰 화면이 꺼지는 것을 보다가 참았던 숨을 내쉬었다. 무슨 일이 벌어진 건지. 그리고 내가 무슨 일을 벌인 건지.





  “야.”





  까마득하게 잠겨가던 이성이 박지민의 부름소리에 깨어났다. 박지민은 놀이터 안에서 휘적거리며 걸어 나왔다. 언제부터 거기에 있었던 건지, 그보다 내가 밖을 걷고 있다는 걸 어떻게 알았던 건지. 의문이 생기기도 전에 박지민이 내게 내미는 것을 보고 아차 했다.





  “자, 네 정신머리.”





  이어폰을 받아들며 멋쩍게 ‘언제 떨어졌지.’ 하고 중얼댔다. 박지민은 의미모를 긴 숨을 푹 내쉬면서 바지 주머니로 손을 넣었다. 굳어있는 그 표정을 보면서 내가 뭘 잘못했나― 떠올리다 핸드폰을 내려다보았다. 켜진 잠금 화면 위로는 박지민에게 걸려온 몇 통의 매너콜 문자가 찍혀있었다.





  “저녁 같이 먹자던 애는 계속 통화중이지, 집에 내려가 봐도 아무도 없지. 밖에 나와 보니까 누가 봐도 네 것 같은 이어폰이 나 좀 주워주세요―하고 떨어져있지. 누가 잘못했냐?”
  “미안.”
  “걱정 시키는 방법이 다양해졌다, 김탄소.”





  내 앞을 먼저 지나쳐 빌라 안으로 들어가는 박지민의 뒤를 따라 건물 안으로 들어왔다. 박지민은 뭐가 급했는지 집 앞을 나오면서 슬리퍼도 아니고 운동화를 구겨 신고 있었다. 기분이 이상했다. 자꾸 깨달아서는 안 될 문제의 답을 알아버리는 것 같았다. 손에 쥔 핸드폰은 장시간의 통화로 뜨끈했고, 그만큼이나 내 볼도 달아 올라있는 것처럼 화끈 거렸다. 울고 싶은 기분이었다. 복잡한 이 감정과 번복되는 고뇌 틈에서 너무 지쳐버린 게 분명했다.





  “박지민, 너 나 걱정했어?”
  “왜.”
  “걱정 했냐고.”
  “없어진 줄 알았지.”





  아니, 그래서 걱정 했냐고― 집요하게 묻는 나를 돌아봤다. 박지민의 눈동자는 고요했다. 그리고 소름이 끼칠 정도로 슬픈 눈이었다. 네가 나를 보는 눈이 언제부터 그렇게 아픈 눈이었는지. 왜 나는 너의 아픈 눈을 이제야 알아차리는지. 입을 뗄 수가 없었다. 일자로 다물어진 박지민의 입술이 달싹였다. 살짝 마른 입술을 혀가 핥으며 지나가고, 끝에 짧게 한숨도 뱉었다.





  “어, 걱정했어.”





  그렇게 어렵게 뱉어진 대답. 그리고 왠지 내가 기다렸던 것 같은 대답.


  헷갈리던 객관식 문제의 답을 정하는 순간이 온 것만 같은 타이밍에 나는 가만히 박지민의 앞으로 가서 섰다. 박지민은 물러서는 것 없이 나를 내려다보고 서있었다. 내가 어쩌면 좋을까 지민아. 민윤기와 다툰 이 시점에서, 자꾸 너의 아픈 눈을 보듬고 싶어진다면.


  내가 어떻게 해야 옳은 걸까.















Love Like Sugar
W. 독스



17













  밥을 먹는 내내 박지민과 나는 아무 말이 없었다. 생각보다 휘몰아지는 감정에 숨을 고르게 쉬려 애를 쓰고 있는 탓도 있었다. 자꾸 목 끝이 텁텁한 것이, 목이 말랐다. 계속해서 물을 마셔도 해소되지 않는 갈증에 박지민은 ‘그러다 물배 채워.’ 하고 결국 한 소리를 했지만, 컵을 내려놓을 수가 없었다. 답답한 게 내 속인지 목구멍인지가 분간이 되지 않아서, 계속해서 물을 마셔대기만 했다. 박지민은 젓가락을 내려놓았다. 답지 않게 밥그릇엔 아직 밥이 한 가득이었다.





  “민윤기랑 싸웠어?”





  짜증이 나는 건지, 아니면 내 기분을 걱정하는 것인지. 잔잔하게 깔리는 목소리에 그만 아랫입술을 꾹 깨물었다. 이제는 모르겠다고 대답을 하고 싶었다. 민윤기와의 관계를 넘어서서 내가 정말 민윤기를 좋아하고 있는지에 대해서 의구심이 생기고 있었다. 지속되는 싸움과 쉽게 해결되지 않는 응어리에 솔직히 말하자면 양쪽 모두 지쳐있는 게 맞을 거라는 확신이 들었다. 나만큼이나 민윤기도 답답하고 힘들겠지. 멀어진 거리와 더불어 소원해진 관계에 지치겠지. 싸우게 되어도 얼굴 보고 풀어낼 수 없는 물리적인 거리는 그만큼 전하지 못한 말도 많은 심리적인 거리를 만들었다. 불현 듯 지나가는 정호석의 목소리가 있었고, 녀석이 했던 말을 이제 와서는 부정하지 못하고 있는 내가 한심했다. ‘눈에서 멀어지면 마음에서도 멀어진다.’ 나 정말, 민윤기가 마음에서 멀어진 걸까.





  “복잡한 얼굴이네. 이번엔 조금 심하게 싸웠나봐?”
  “……….”





  계속되는 내 침묵에 박지민은 눈을 내리 깔았다. 어떤 말을 해야 좋을지, 생각이라는 걸 잃어버렸다는 표현이 맞을 것 같았다. 내 반응에 의기소침해진 것도 같은 박지민의 태도가 궁금해졌다. 너는 대체 나의 기분에 왜 이렇게나 연연해하는지, 나의 기분이 너의 기분에 어떠한 영향을 끼치는 지. 나의 안위가 너에게 도대체 왜 중요한 지. 내 물음에 너는 과연 답을 해줄 수가 있을까. 아니, 나는 왜 이런 것들이 갑자기 궁금해지는 걸까.





  “계속 아무 말도 안 할 거야? 무슨 말이라도 하면 듣고 반응이라도 해줄 텐데.”





  내가 무슨 말을 할지 짐작도 하지 못하면서 자꾸만 묻는 박지민의 친절함이 원망스러웠다. 쓰린 상처를 덮어주는 붕대라고 모든 통증이 없어지는 것은 아니었다. 상처 위를 덮는 새로운 위로는 또 다른 고통을 주기도 했다. 박지민, 너는 내 모든 말에 대답을 줄 수 있다고 확신할 수 있니. 꺼낼 수 없는 물음을 알기는 하는지, 박지민은 투명한 눈으로 나를 보고 있었다.





  “뭐가 궁금해.”
  “그냥, 얼마나 심하게 싸웠기에 이렇게나 오래 침묵을 유지하는 지가.”
  “내가 민윤기랑 어느 정도로 싸웠는지가 너에게 중요해?”
  “그보다는 위로를 해주고자 함이 크지. 너 그렇게 귀 늘어뜨린 강아지 얼굴로 있는 거 별로 안 어울리니까.”





  박지민은 고개를 주억거렸다. 그런 박지민을 보면서 나는 다른 생각을 하고 있었다. 그동안 나를 보던 박지민의 눈, 내 이름을 부르던 박지민의 입, 쉽게 내어주던 등. 그리고 자주 빌려 주었던 어깨. 그것들이 너에게 다 무슨 의미였는지를 어렴풋하게 알아버릴 것 같아서 고개를 숙였다. 박지민의 눈을 쳐다보고 있기가 곤란했다. 자꾸 곁에서 나를 챙기는 박지민에게 흔들려 버렸는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문득 들어버려서. 그래서 자꾸 민윤기에게 소홀해지고, 옆의 박지민을 찾는지도 모른다고. 그런 생각이 은연중에 들어버려 박지민의 눈을 보기가 힘들었다.


  내가 걱정하고 있는 것들이 모두 사실이라면 어떻게 해야하지― 하는 생각도 들었다. 내가 느끼는 박지민의 태도들이 다 으레 짐작하고만 있던 마음이라면, 나는 박지민을 어떻게 대해야 하는가에 대한 생각. 또한 박지민에게 내 생각을 어떻게 전해야하지 하는 두려움. 민윤기에게 소원해진 마음이 멀어진 거리 때문이기도 하지만, 그 한 켠엔 가까이에 있는 너에게 흔들렸기 때문이라고 말을 하면 박지민이 내 곁을 떠나지는 않을까. 입술이 바싹 말라왔다.





  “별로 이야기 해주고 싶지 않은가보네.”
  “박지민아.”
  “어, 말해.”
  “너는 내가 어떻게 해도, 내 옆에 있을 거지.”
  “무슨 말이야.”
  “내가 어떤 말을 한다고 해도, 내 옆에 남아 있어 줄 거지.”





  박지민이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불안한 마음은 조금 사그라지는 것 같았다. 계속해서 입술을 깨물어대는 나를 보며 박지민이 미간을 찌푸렸고, 나는 고개를 숙이며 괴롭히던 입술을 놓아주었다. 아무래도 쉽사리 말은 떨어지지가 않았다. 어색하게 들고 있던 숟가락을 내려놓으며 식탁에서 일어났다. 오늘 이야기를 털어 놓기란 힘들 것 같아서, 깊게 숨을 골랐다.





  “오늘은 어떤 말도 잘 안 나올 것 같다. 내가 생각 좀 정리해서 내일 이야기 해줄게.”
  “그래 그럼.”





  재촉하지 않았다. 나를 따라 느리게 일어나서 식탁을 치우는 박지민을 보고서 등을 돌렸다. 신을 신고 문고리를 잡자 뒤에서 배웅을 해주려 현관으로 걸어 나오는 발걸음 소리가 들려왔다.





  “푹 쉬어.”





  그 목소리에 억눌린 슬픔이 터진 듯, 눈물이 솟아올라서 대답을 못하고 문을 열었다.


  오늘 밤은 왠지 길게 지나갈 것 같은 기분이었다.















*











  민윤기와는 연락두절이었다. 물론 일방적으로 내가 잠수를 타고 있는 것은 맞지만, 더는 전화가 울리지 않는 걸 보면 아마 그도 단단히 화가 난 듯싶었다. 정말 헤어질 수도 있겠다는 위기감도 느껴졌지만 물러나고 싶지 않았다. 왜인지 모르게 그런 고집이 섰다. 맞은편에 앉아있는 전정국은 코를 찡긋대며 엔터를 두드려댔다. 과제에 집중하지 못하고 있는 나를 알고 있는 사람처럼 콧등으로 떨어진 안경을 끌어 올리며 세모눈으로 나를 쳐다봤다. 아, 미안. 짧게 사과를 하자 헛기침을 해대는 녀석이 무서워서 자세를 고쳐 앉았다. 전정국과 함께하는 조별과제는 그 어떤 과제보다 하기 싫은 일이었다.


  핸드폰을 테이블로 올려놓기가 무섭게 메시지가 왔다. 띠링― 맑게 울리는 알림음에 전정국도 고개를 들어 내 핸드폰을 쳐다봤다.





  [만두 먹을래? 마트 왔는데 너 먹는다고 하면 사가고. 02:31 오후]





  전정국은 눈을 돌리면서 짧게 숨을 내쉬었다. 그러더니 노트북에 올리고 있던 손을 내리며 목을 한 바퀴 돌렸다. 줄곧 구부정하게 앉아있던 녀석이 곧게 앉으니 꽤 몸집이 컸다. 박지민과는 다른 든든한 몸집이었다. 전정국의 행동에 나는 아무것도 하지 못하고 녀석을 보고 있었다. 왠지 내가 뭔가를 잘못 한 것 같은 기분에 혼나는 강아지마냥 눈을 반짝였다. 통할 리가 없겠지만,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었음 하는 마음에서였다.





  “니 박지민이 좋아하나.”
  “어?”





  갑자기 떨어진 말은 소스라치게 놀라 나자빠져도 과하지 않을 물음이었다. 눈을 크게 뜨고 껌벅이는 나를 보면서 전정국이 잠깐 지었던 표정이 꽤 비열했는지도 모른다고 느꼈다. 무슨 말인지 의도를 알아차리기도 전에 고개를 먼저 저었다. 그러자 전정국의 눈이 차갑게 변하는 게 보였다. 시선만 주고받다 어색함에 웃으며 왜? 하고 물어도 녀석은 대답이 없었다. 무안함에 자료들을 뒤적이는 나를 빤히 보던 전정국은 안경을 고쳐쓰며 다시 노트북으로 눈을 돌렸다. 굉장한 의미를 전달받은 것 같았지만 곧바로 해석할 수는 없는 언어였다. 괜히 눈치만 살피는 나를 알고 있는 건지, 전정국은 내 손에 들린 자료뭉치를 뺏어갔다. 손이 허전해져 가볍게 주먹을 말아 쥐었다. 손이 떨리고 있었다는 걸 나도 몰랐다.





  “남자친구는 아직 만나나.”
  “어, 그렇지.”
  “장거리라카지 않았나. 꽤 오래 가네, 그래도.”





  자료뭉치를 뒤적이다 뭔가를 보고 타이핑을 하는 전정국을 보면서 나도 거들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쉽사리 움직일 순 없었다. 책의 접어놓은 페이지를 앞뒤로 넘기면서 글자들을 읽었다. ‘니 박지민이 좋아하나.’ 좀 전에 들었던 대사가 꼭 책에 쓰여있는 것처럼 잔상이 밟혔다. 몰래 하던 것을 들킨 것처럼 목이 칼칼해서 헛기침을 했다. 그러자 전정국이 내 앞에 있는 멀건 아이스커피를 더 가까이로 밀어줬다.





  “그렇게 불편해하면 물어본 내가 의심하지 않겠나.”
  “뭘?”
  “남자친구 아직 만나면서 박지민이 좋아하는 거 아인가― 하고.”
  “…….”
  “얼 필요 없다고. 아님 말지, 뭐.”





  얼굴이 화끈하게 달아올랐다. 속을 들여다보고 있는 것 같은 전정국의 물음에 부정도 긍정도 쉬이 할 수 없는 내 마음에 죄책감이 들었다. 자꾸만 외면하던 내 마음이, 박지민을 볼 때 갖던 내 감정이 그런 거였다고 알려줘 버린 것도 같은 전정국의 한마디에 어안이 벙벙해졌다. 전정국은 아무렇지도 않았다. 제가 별 말을 했다고 내가 이런 반응인지 모르겠다는 듯 한 표정으로 자료와 모니터를 번갈아 볼 뿐 더는 아무것도 묻지 않았다. 전정국의 기대보다 더 격한 반응을 보여 버린 것 같은 나는 뜨거워진 얼굴을 감싸 쥐고 핸드폰을 다시 내려다보았다.


  어떤 부분에서 그렇게 느꼈는지는 모르겠지만, 확실한 건 제 3자의 눈에서도 내가 고민하는 부분들이 보인다는 거였다. 내가 자꾸 마주하고 싶지 않아하는 감정과 마음들이 전정국의 눈으로도 보여 버린 거라면, 박지민은……. 생각 회로가 정지되면서 틈을 비집고 박지민의 얼굴이 흘러나왔다. 마트에 가서까지 내 생각을 하고 있는 거야, 너는? 그러자 그런 의문과 해답이 꼬리를 물고 새어나왔다.





  “내가 박지민을 좋아하는 것처럼 보여?”
  “아님 됐다. 궁금해서 물어 본 거지 별 뜻 없었다.”
  “어떤 부분에서 그렇게 느꼈는데?”
  “그냥 자주로 붙어먹으니까. 니가 박지민을 자주로 찾기도 하고.”
  “내가?”





  의외의 답에 놀라버린 내게서 꽤 큰 소리가 나왔다. 급하게 주위 눈치를 살피던 나는 애먼 입술을 꾹 깨물었고, 전정국은 느리게 나에게로 시선을 돌렸다. 속내를 알 수 없는 검은 눈동자는 한 치 흐트러짐도 없는 모양이었다. ‘니도 니 속을 모르겠나.’ 목소리가 낮게 흘렀다. 살짝 눈을 피하자 전정국은 ‘마.’ 하고 나를 다시 불렀다. 몰라, 나도. 볼멘소리는 투정이 아니었다. 전정국이 꺼낸 화제는 요즈음 내 최대의 고민거리이기도 했고, 누구에게도 털어 놓을 수가 없는 못된 마음이었다. 스무 살의 어려 빠진 내가 단순히 내릴 수 있는 답이라고는 눈을 씻고 찾아봐도 없어서, 하기 시작한 속앓이가 쉬운 문제였다면 내가 지금 전정국의 앞에서 이토록이나 당황하고 있었을까. 남의 일이기에 쉬운 모양인지 전정국은 계속해서 덤덤한 얼굴로 나를 바라보고 있었고, 그 눈이 답답하다 느껴버린 순간에 녀석의 말소리가 내 뒤통수를 강하게 내리쳤다. 나랑 동갑 녀석에게서 어째서 이런 견고함을 느낀 건지도 알 수가 없었다.





  “둘 중에, 없어지면 더 아픈 것을 고르믄 된다. 이것도 갖고 싶고 저것도 갖고 싶을 때엔, 그냥 머릿속으로 둘 중에 하나가 없는 상상을 하믄 돼. 그럼 아마 어느 한쪽이 없는 게 더 불편하고 힘들고 아파. 그럼 그걸 선택하면 되는 기다.”





  아주 간단한 답이었다. 그러면서도 명쾌했다. 왜 어느 것도 내 곁에서 없어질 수 있다는 상상은 하지 못했었는지 깨달으면서 삶의 지혜가 결코 나이에만 비례하는 것은 아닐 수도 있겠다고 생각했다. 살짝 고개를 치켜들자 전정국은 다시 내게서 시선을 거두었다. 오롯하게 내가 생각할 시간을 주려는 건가. 침묵이 괴롭지가 않았다. 전정국에게 쏠려있던 정신을 추스르며 눈을 몇 번 감았다 떴다. 천등의 조명이, 조명을 붙잡은 전선이. 내 이성과 잠재의식의 관계와도 같아보였다. 숨을 죽이고 있던 내 잠재의식이 슬며시 고개를 들었다. 그러자 언제 그랬냐는 듯 모든 것을 부인하고만 있던 내 이성은 어둠 속으로 빨려 들어갔다.


  민윤기와 처음 말을 주고받았던 때의 모습이 나타났다. 웃는 듯 마는 듯, 올라가있던 입꼬리와 휘어진 눈매. 그 눈을 마주했을 때의 내 심장 박동. 잊혀져가던 그때의 감각들이 선명하게 되살아나고 있었다. 미친 듯이 갖고 싶었던 사람. 내 것이 되었으면 좋겠다고 하루에 수도 없이 기도했던 사람. 그런 존재를 나의 사랑이라고 받아들이게 되었을 때의 희열과 두려움. 그와 나날히 가까워지던 때에 느낀 희망과 가끔씩 찾아오던 절망. 그리고 현재의 우리. 지난 우리의 시간들이 주마등처럼 내 코위를 스치고 지나갔다. 시원하고 달큰한 민윤기의 향기. 그리고 따뜻한 품, 큰 손. 난 정말 민윤기를 열렬히도 좋아했었다.





  “……….”





  민윤기와 관련된 모든 정보들이 나의 오감으로 기억되어 있었다. 머릿속으로 그리는 그의 표정 하나에 손끝이 찌릿하게 저렸고, 맞추던 입술에 팔뚝의 털이 바짝 서버릴 정도로 선명했다. 그런 그에게 어째서 이런 소홀함을 갖게 된 건지 시작도 알 수가 없었다. 어디서부터 내 마음이 엉킨 것인지는 알아낼 수가 없었다. 민윤기가 없는 나의 일상을 상상했다. 먹먹하고 씁쓸하고 그립다. 잊을 수 없는 체온과 향기를 떠올리며 그리워할 것 같다. 어쩌다 연락을 건네 볼까 고민도 하면서 나날을 보내겠지. 생각보다 이별을 상상하는 일이 힘들었다. 우리가 정말 이별의 문턱까지 와버린 줄 알았는데, 아직은 나도 널 잃고 싶지는 않은지 상상의 끝이 계속해서 그리움으로 끝났다. 민윤기가 없으면 난 항상 그를 그리워한다.


  그렇다면 박지민은? 박지민이 없는 나의 일상은? 상상을 하려는 데 도무지 상상이 되지를 않았다. 일 년 전의 내 옆에도, 이년 전의 내 옆에도. 박지민은 항상 있었다. 심지어 민윤기가 내 삶에 뛰어 들지 않았던 그 순간에도, 박지민은 여전히 존재했다. 그리고 나를 바라보고 있었다. 언제부터 그의 몸이 내 쪽으로 돌아앉아있었던 건지 기억도 할 수 없을 만큼 오래 전부터, 박지민은 언제나 나를 향해있었다. 나를 향해 웃는 얼굴, 나를 향해 건넨 미소, 나를 위해 하던 희생. 그리고 나에게만 베풀던 호의. 깨어있던 내 의식의 아래에서 되돌아본 내 옆의 박지민은 모든 것의 끝이 늘 나였다. 모든 이유와 목적과 결론이 나였다. 날 보던 눈이 그렇게 아프던 이유, 날 담은 그 눈동자가 유난히도 젖어있던 이유. 그 이유를 오랜 시간이 흐른 지금에 와서야 알아차리고 있었다.


  결국 상상은 할 수 없었다. 박지민이 내 곁에서 사라진 일상은 엉망일 테고, 그 속에서 나는 과연 하루를 살아 낼 수 있을까. 세상 모두가 내게 등을 돌린대도 유일이 날 바라보고 서있어 줄 그 한사람. 박지민이 내게서 돌아서버린 하루하루를 내가 견뎌 낼 수 있을까. 민윤기를 상상하던 것 보다 더한 통증이 밀려왔다. 고통을 넘어선 죽음 같은 그림자가 내 머리 위를 맴돌았다. 꽃을 위해 존재했던 흙이 없어지는 순간, 더 이상 꽃은 살아갈 수 없게 된다. 아무리 물을 주고 거름을 해도 꽃은 얼마가지 않아 시들어 죽게 된다. 박지민은 내게 흙 같은 존재였나 보다. 내가 서 있을 수 있도록, 나를 위로하고 안아주던 존재.





  “……….”





  한참 말이 없던 나를 빤히 보던 전정국은 노트북을 덮고 가방 안으로 집어넣었다. 의아함에 현실로 돌아온 내게 전정국은 ‘판단이 섰으면 가서 뭐라도 해봐라. 과제는 내일 해도 된다.’ 같은 말을 하며 가방을 들쳐 맸다. 살짝 미안해서 녀석의 옷소매를 붙잡으니 전정국은 어깨를 들썩이며 이해 한다는 듯 한 얼굴을 했다.





  “우리 스무살 아이가. 한창 피가 뜨거울 때지. 사랑을 고민하고 사랑에 슬퍼해도 된다. 쪽팔릴 거 없다. 경험 아이겠나. 간다.”





  전정국이 가버린 그 뒤로 내 주위엔 고요함만이 남았다.





  [만두 말고. 맥주. 03:05 오후]





  이제는 정말 결론을 내리겠다고, 말아 쥔 주먹으로 답을 했다.















*











  집 앞 놀이터 벤치에 박지민과 나는 맥주 한 캔씩을 들고 나란히 앉았다. 적당히 시원한 바람과 가벼운 공기는 어느 덧 봄의 끝자락을 달리고 있었다. 적막이 어려웠던 녀석은 나와 제 사이에 핸드폰을 놓고 잔잔한 노래를 틀어두었다. 어렵지 않은 멜로디의 발라드가 흘러나오고, 하늘이 서서히 노을로 물드는 광경을 보고 있으니 나도 모르게 콧노래를 흥얼거리고 있었다. 그런 내 옆얼굴을 흘끔 본 박지민은 맥주캔을 들어 한 모금 홀짝였고, 그 모습을 따라 나도 맥주를 한 모금 들이켰다.


  기분 괜찮아 보이네. 박지민의 목소리에 소리가 나는 쪽을 향해 돌아간 내 얼굴이 몇 모금의 술로 조금은 붉어졌음을 느낄 수 있었다. 뜨끈해지는 볼의 열감을 느끼며 ‘나쁘지 않아.’ 하고 대답하니 박지민이 싱긋 웃었다.





  “내가 맥주 사와서?”





  의기양양한 표정을 하고서 묻기에 고개를 끄덕 해주었다. 박지민은 어색한 웃음소리로 움하하― 하고 웃었다. 어색한 그 웃음소리가 싫지만은 않았다.


  전정국과 헤어지고 집으로 돌아와 방 안에 앉아서 어떻게 하면 이 마음을 정리해보면 좋을지, ‘회피’보다는 ‘방안’에 대해서 조금 더 고민해보았다. 고민하면 고민 할수록 내가 박지민을 바라볼 때의 기분이라든지 녀석에게 기대하는 바로 보아서는 단순 친구의 감정이 아닌 그 이상의 것이 분명함을 자꾸 깨달았다. 이 마음이 비단 민윤기와의 장거리 연애로 인해 소홀해진 감정이 옮아간 것인지, 아니면 나의 무의식 안에 이미 존재하던 것인지 명확히 알 수는 없었으나, 일단은 내가 박지민을 생각하는 마음이 단순히 ‘우정’은 아님을 인정했다. 인정한 후로는 방안을 모색하기는 쉬웠으나, 결론적으로 걸리는 것은 나의 양심과 도덕성. 민윤기를 완전히 정리하지는 못한 이 상태에서 박지민에게 내 마음을 비추는 것이 과연 그 누구에게도 결례가 되지는 않을지― 하는 것이었다.


  박지민에게 무어라 말을 해야 할지 감이 잡히지 않는 문제도 있었다. 다짜고짜 내가 너를 좋아하는 것 같다― 라고 이야기했을 때, 일단 의심부터 하지는 않을까 하는 걱정이 앞섰고 그 다음은 녀석의 대답이 걱정이었다. 만약 박지민도 나를 좋아했다고 말하면 어떻게 해야 하지, 아니면 녀석은 그런 마음이 단 1만큼도 없으니 내개 마음을 접으라 하면 그때는 또 어떻게 해야 하지. 좀 전부터 부쩍 조용한 내가 이상한지 박지민은 계속해서 나의 눈치를 살폈다. 내 얼굴이 기분 상한 얼굴은 아닐 텐데 왜 저렇게 눈치를 살피는지. 대체 너에게 나의 기분이 뭐가 그렇게 중요한지.





  “왜 자꾸 봐.”
  “아무 말도 안 해서.”
  “사람이 어떻게 계속 말을 하면서 사냐. 가끔 입도 쉬어줘야지.”
  “넌 원래 쉬지 않고 말하잖아.”





  녀석의 앞에서 나는 참 밝고 명랑하고 조심성이 없는 여자였다. 그런 내게 박지민이 이성으로써의 호감을 가질 수가 있을까를 자문해보면, 답은 ‘No’이었다. 남자는 본능적으로 보호해주고 싶은 마음을 일으키게 하는 가녀리고 조신한 여자를 좋아하겠지― 그런 게 나의 생각이었다. 녀석이 과연 제 앞에서 쉼 없이 이야기하고 떠들고 입 벌려 웃어버리는 나를 여자로써 좋아해본 적이 있을까. 없었다면 앞으로 생기기는 어려울까. 그런 생각이 자연스레 떠올랐다. 어쩌면 내가 민윤기를 좋아하기 시작하던 때에 녀석의 눈에 들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고민하던 때와 같은 모습이었다. 내가 대답이 없자 박지민은 맥주만 홀짝였고, 나는 그런 박지민을 물끄러미 바라보다 마른침을 꼴깍 삼켰다.





  “야, 박지민. 나 부탁 하나만 들어주라.”
  “뭔데.”





  박지민은 내 부탁을 거절하는 일이 없었다. 이번에도 역시 무슨 부탁이든 들어 줄 것만 같은 얼굴로 박지민은 나를 쳐다봤다. 박지민의 얼굴을 찬찬히 뜯어보고 있었다. 단정한 눈썹부터 약간은 매서워 보여도 웃을 땐 휘어지는 눈매하며 크지 않은 코와 앙 다문 입술. 저 입술은 언제나 나를 볼 때면 약간은 웃고 있었지. 언제고 내게 매서운 얼굴을 한 적이 없었으니. 한참이 말이 없는 내 허벅지를 콕 찌른 박지민은 의아하다는 얼굴을 했다.





  “부탁 한다며.”





  충성심 높은 강아지 같았다. 돌이켜 생각해보면 언제나 내 한 발자국 뒤에서 내가 하는 모든 일들을 지켜봐주고 응원해주고 나의 편이 되어주었다. 네가 나에게 그런 의리를 베풀었던 데에 밑바탕이 되는 감정은 무엇이었냐고 묻는다면 실례가 될까. 내 속내를 모르는 박지민은 한 번 더 내 허벅지를 콕콕 찔렀다.





  “뭐해. 무슨 생각 하는데.”
  “박지민, 너는 내 부탁이면 다 들어주지.”
  “대부분은 다 들어주지. 내가 못 해주는 거 아니면.”
  “어려운 거 아니면 다 들어주잖아.”
  “무슨 부탁인데 그래. 무섭다?”





  들고 있던 맥주캔을 내려놓는 내 손을 따라 옮아간 박지민의 시선 끝에 나의 발이 걸렸다. 까닥이던 내 발 끝이 멈추고 나는 심호흡을 한 번했다. 사람이 속이 복잡하고 답답하고 너무 어려운 일이라 고민조차도 끝이 없다면, 일단은 부딪쳐 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는 엄마의 말을 믿어보기로 했다. 지민아. 난데없이 다정히 불려진 제 이름에 당황한 박지민이 나를 쳐다보기가 무섭게, 나는 그보다도 더 당황스러운 말을 해야 했다.





  “나, 한 번만 안아주라.”





  물론 박지민의 표정은 가관이었다. 놀란 것 같은 얼굴이면서도 곤란해하는 얼굴이었다. 녀석의 입장에서는 어이가 없을 부탁임이 당연하지만, 나로서는 부딪쳐 볼 수 있는 가장 쉬운 방법이었다. 박지민의 품에 안겼을 때 내 심장이 어떻게 반응할지. 이 생각과 감정이 진짜인지, 아니면 착각인지. 알아 볼 수 있는 가장 간단한 방법이었다. 내 말을 들은 박지민은 반응 할 생각조차 못 하고 있는 듯 했다. 얼어붙은 박지민은 그냥 내 눈을 빤히 보고 있을 뿐이었다.


  앉아있던 자리에서 일어나 박지민의 발 앞에 다가가 섰다. 나를 올려다보는 박지민의 눈이 조금 슬퍼 보이는 것도 같단 생각이 들었지만 기분 탓이려니 했다. ‘안아 달라니까?’ 되물음에 박지민이 엉거주춤 벤치에서 일어났다. 녀석의 목 깨에 떨어지는 내 머리끝에서 박지민이 내쉬는 숨이 오롯하게 다 느껴졌다.





  “이유 물어봐도 돼?”





  가라앉은 목소리였다. 나 모르는 새에 맥주를 많이 마셨나 싶었다. 고개를 모로 저었다. 이유를 먼저 말해버리면, 부탁을 들어주지 않을 수도 있으니. 더는 그만 물어봐주길 바랬다. 내 스스로 내 일을 해결 할 수 있도록.


  침묵 끝에 박지민의 손이 내 머리로 올라왔다. 천천히 내 머리를 쓰다듬은 박지민은 내 뒷목과 등을 끌어 당겼다. 곧 박지민의 넓은 가슴팍에 내 볼이 닿았고, 박지민은 내가 조금 더 안기는 느낌이 들 수 있도록 힘주어 나를 끌어안았다. 쿵쿵쿵― 규칙적으로 뛰고 있는 박지민의 심장 소리가 들렸고, 나는 완벽하게 박지민에게 안겨있었다. 쿵쿵쿵쿵― 내 심장 박동도 박지민의 것 못지않게 빨리 뛰고 있는 느낌이었다.


  내 뒷목을 살짝 어루만진 박지민의 손이 아쉽게 나를 놓아주었다. 술 때문에 달아올랐던 두 뺨이 더 상기되어버린 것 같았다. 녀석의 얼굴을 곧게 볼 수가 없었다. 고개를 튼 나를 내려다보던 박지민이 이내 곧 웃어버렸다.





  “어려운 부탁은 아니었지만 굉장히 난감한 부탁이기는 했네.”
  “……….”
  “민윤기의 품이 그리웠기 때문이라고 그러면, 널 부대찌개에 넣고 끓일 거야.”
  “그런 거 아니야!”





  박지민의 정강이를 퍽 소리가 나도록 걷어찼다. 냉큼 내 맥주 캔만 집어 들고 황급히 놀이터를 빠져 나왔다. 맙소사, 맙소사. 어떡해, 어떡해.





  “미쳤나봐, 나 박지민 좋아하나봐.”



























  글을 쓰는 제게 원동력이 되어 주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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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랑 나 사이의 알 수 없는 무언가

더 가까이 갈수도, 더 멀어질 수도 없게 만드는

너랑 나만 아는 그 무언가


 

 

 

 

 



* 신작 알림이 아마 두 번 갔을 거에요. 사실 제가 실수로 글 수정중에 올리기를 눌러버렸...(콜록)

나이가 들 수록 기계와는 멀어지는 건가봐요. 나름 얼리어답터라고 생각했는데 말이죠.


* 날이 갑자기 더워졌어요. 아직 살 못 뺐는데.

라고 생각하는 사람 저 뿐만이 아니라고 말해주세요. 아직 여름 옷 사이즈로 몸뚱이 복구를 못했단 말이에요.(울컥)

 

* 기분 전환 할 겸 집안의 구조를 싹 바꾸었더니 마음 가짐이 새로와요.

그리구 제 몸도 다시 태어난 것 마냥 새롭네요. 손이 발인지, 발이 손인지 감각이 무딥니다.

 

* 찾아와주신 분들중에 반가운 암호닉 내 사랑들도 계시더라구요.

너무 반가와서 정말로 울컥했어요. 다들 너무 그리웠어요.


* 읽어주시는 모든 분들 사랑합니다 (쪽) 오타나 탈자는 애교로(찡긋) 댓글로 알려주시면 더욱 좋아요

 

작가님이라는 호칭보다는 독스님이라는 호칭이 더 좋아요(쪽)

 

* 암호닉 신청은 때와 장소를 가리지 말고 연재된 글의 가장 마지막글에 해주세요.

신청 방법은 따로 없어요. 구분하기 쉽게 [네모괄호] 안에 그냥 던지고 도망가시면 쫓아가서 뽀뽀해드립니다. 지구 끝까지(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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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끄앙
4년 전
독자2
예찬이에요 아 세상에 아까 알람 오자마자 딱 들어갔는데 글이 삭제 된 거 보고 오 조금만 기다리면 올라오겠구나 하고 잠과의 사투를 벌이고 있었다구요! 그리고 잠을 참은 내 자신 정말 칭찬해 ㅠㅠ 오늘도 진짜 레전드를 또 만들어내셨어요 ㅠㅠ 어떻게 쓰는 글 마다 이렇게 제 심장을 쥐락펴락,,, 정국이가 아주 큐피트 역할을 제대로 해주네요 사투리 쓰는 전정국,,, 더럽,,,,. 하 ㅠㅠㅠㅠㅠ 오늘은 여주의 심정이 뭔가 이해가는 스토리였어요 ㅠㅠ 제가 장거리하다가 헤어진 적이 있어서 그런가,,(긁적) 하지만 제 옆에 지민이같은 남사친은 없었죠 (우럭) 뭔가 다음화에 광대승천 할 것만 같은 스토리가 기대되는걸요!!!! 여주가 마음을 알았으니 어서 지민이 마음도 알고 둘이 서로 마음 확인해라ㅏ!!!!!!!!!! ㅠㅠ 오늘도 좋은 글 써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ㅠㅠ 요즘 너무 우울해서 진짜 기분도 안좋고 그랬는데 럽랔슈보고 다 날아갔어요 ㅠㅠㅠㅠ 💜 사랑합니다
4년 전
독스
내 사랑, 예찬님. 어째서 오늘 하루가 우울한 하루였나요? 호르몬의 영향이었나요 아니면 치킨을 먹은지가 너무 오래여서였나요? 그랬다면 내 사랑 입에 닭다리 두개 물려주고 싶은걸요. 다음화에서 과연 행복한 이야기가 전개될지, 아닐지 잘은 모르겠어요. 사실 도덕성과의 싸움이니까요. 사랑이라는 게 결국 본인에게 이기적이던 자가 나중에 덜 괴로워하더라구요. 우리의 여주가 이기적으로 굴어버릴까요, 아니면 남은 도덕성을 택할까요. 뒷이야기는 다음화에서 확인하도록 해요(찡긋) 이 시간까지 안자고 기다려주어서 너무 고맙고 사랑해요. 일등 댓글자에게는 제 따따블 사랑을 드리고 있으니 다음 일등 댓글도 놓지지 말아주어요. 좋은 꿈 주고 상쾌한 아침 맞길 바랄게요. 잘자요.(쪽)
4년 전
독자3
굥굥입니다! 독스님 글을 다시 정주행하면서 암호닉을 신청했던걸 발견했어요 그동안 정주행을 계속 했더니 암호닉을 잊어버렸네요 핳핳 16년에 처음 이 글을 봤었는데 그 때도 지금도 여전히 독스님 글은 몰입감이 장난아니예요 그 때가 한창 글잡을 모조리 읽던 시절이였는데 독스님 글은 감정이입해서 읽던 기억이 아직도 새록새록하기도 하고 이번 정주행하면서도 몰입하면서 읽었어요 여전하신 글솜씨이십니다👍 그 때와 달라진 점이 있다면.. 어차피 남친은 민윤기야!!! 어남윤!! 하고 외치면서 보던 제가 이제 지민아ㅠㅠㅠㅠ 하고 울면서 지민파로 돌아섰다는 점..?ㅋㅋㅋㅋ 1화부터 지민이만을 바라보면서 읽었어요ㅠㅠ 물론 윤기도 아주 좋습니다.. 여주에게 몰입하면서 읽다보니 제 마음이 다 혼란스러워 지면서도 제3자 입장에서 바라보게 되니까 왜 지민이 마음을 몰라주니!!!! 빨리 붙잡아!!! 하고 속으로 답답해 하는 상황이.. 책을 잘 읽지 않는 사람인지라 독스님 글을 잘 이해한건지 잘 모르겠지만 일단 다음화가 간절합니다ㅠㅠ 지민이와의 해피엔딩으로 제 머리속에서 댕댕 울립니다.. 다시 한번 돌아와주셔서 감사합니다 저는 다음화가 올라올 때까지 다시 한번 정주행을 해봐야겠어요 주절주절 정신없이 썼는데 결론은.. 사랑합니다💜
4년 전
독자4
안녕하세여 독스님 전 예전에 글읽던 한 닝겐인데요... 작가님 다시 돌아와주셔서 넘 감사해여ㅠㅡㅠ 저 진짜 보는내내 내심 지민이랑 이어지면 좋겠다했는데 이어지는건가요 필승 가즈앗 두근두근두근 ㅜㅡㅜ [슙기력]으로 암호닉 신청할게용 작가님 글 너모쥬아옹❤️
4년 전
비회원228.175
독스님 덕분에 너무 행복해요..
4년 전
비회원25.64
독스님..이런글을읽고도 댓글을안남기는건 도무지가능하지않습니다..정말최고에요..ㅜㅠㅠㅠㅠ1화부터 사실제맘속 남주는 짐니로내정되어있었던터라...요즘화는 소리지르면서보고있습니다꺅!ㅎㅎㅎㅎㅎㅎ 바쁘신와중에도 정말이지이런 대작남겨주셔서 너무감사하고진짜 글너무잘쓰세요..ㅜㅜㅜㅜ정말감사합니다이런글 써주셔서..💜무탈히 건강하세요독스님화이팅💜💜💜
4년 전
독자5
안녕하세요 독스님💜어쩌다 보니 이곳에서 글을 읽어보다가 저의 최애와 차애의 이름을 보고 들어왔다가 독스님 개미지옥에 빠진 독자입니다 1화부터 최근 것까지 밤을 새가며 정주행을 마쳤어요 보면서 여주가 너무 어리게만 보이고 자꾸 지민이의 맘만 아프게 하는 것 같아 여주가 너무 미웠는데 아직 사랑에 서툰 어린 나이다 보니 그럴 수 있겠다는 생각으로 나중엔 어찌하시려고 독스님께선 지민이를 꾸준히 출연시킨 걸까 싶어 궁금하던 찰나에 결국 이렇게 저의 심장을 콱 잡아 주물주물 하시려고 하셨군요 깊은 뜻에 감동받았습니다.. 그래요 이제 지민이에게도 기회를 한번 줘보면 어떨까요... 이 모든 것이 여주를 향한 지민이의 숨길 수밖에 없었던 마음이고 그 마음을 자처해서 품고 가는 지민이라 그냥 시린 가슴만 부여잡고 여주만 미워했네요 그렇게 망설이던 여주의 마음을 무심한 듯 콱 잡아주고 자꾸만 회피하려는 여주가 답답했는데 왠지 정국이가 저 같은 기분이 들었지 뭐예요 둔하디 둔한 여주의 마음을 무심한 듯 챙겨주면서 기어이 여주가 꼭꼭 덮어놓고 숨겨오며 애써 외면하고 회피하던 마음에 이불을 거칠지만 조심스럽게 걷어내는군요 ㅠㅠㅠ
😭😭😭너무 멋있는 거 아입니까..!!!
하 진짜 독스님 글 완전 몰입도 장난 아닙니다.(진지) 어쨌든 다음 화에서는 부디 더는 두 남자 사이에서 여주가 위험한 줄다리기를 하지 않길...바라며...정주행한 독자가 암호닉 던져 놓고 갑니다 [이삐강양이] 저도 독스님 사랑 받고싶어요💜

4년 전
독자6
작가님 오랜만에 생각나서 찾아왔어요 ㅎㅅㅎ
3년 전
비회원11.137
작가님~~ ~ 제발 다시 돌아와주세요오오오오 언제나 기다릴께요 제발제발젭알젭알요..!!!!
2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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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동원 보보경심 려 02 1 02.27 0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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