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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alenti Rose 전체글ll조회 1780l 1


'사랑이 어려워' 와 이어지는 글입니다. 





마지막 첫사랑


W. Valenti Rose









이제노, 라는 이름을 가진 사람이 한국에 몇명이나 있을까. 멍하게 있다 , 내뱉어진 말에 재민이 커피를 내려놓으며 물었다.




이제노 만났어?”




, ? 제노인지는 모르겠는데, 이제노라는 이름을 가진 사람은 만났어. 그런데 얼굴이모르겠어. 내가 기억하는 애가 맞는지.”





그리고 사랑 이야기 속의 주인공이, 나인지도. 원체 얼굴을 기억못하기도 하고 금세 까먹는 편이라 확신이 서지 않았다. 이야기 속의 여자아이가 나랑 닮았다고 해도, 대한민국에 미술 입시생이 못해도 만명은 될텐데. 그것 하나로만 확신하긴 어려웠다.


, 사진을 찍어서 나재민한테 물어봐야하나. 꼬리에 꼬리를 무는 생각들에 머릿속이 복잡해질때 , 모습을 보던 재민이 입을 열었다.





한번 가보면 되지. 그리고 물어보면 되잖아. 여기서 끙끙대봤자 풀리는거 하나없다~”




나재민 특유의 무심하지만 다정한 대답에 정신이 번쩍 들었다. 고마워, 나재민 …. , 미안. 커피도 사줬으면서 혼자 남겨질 재민이 마음에 걸려 머뭇대자 재민이 무심하게 한마디 덧붙인다.





그럴줄 알고 여기서 보자고 한거야, 있다가 여자친구 올거니까 마음 쓰지 말고 가라.”




“…, 다음에 ~”




오냐. 뛰어가는 뒷모습에 시선을 잠깐 두던 재민이 다시 휴대폰으로 시선을 돌렸다. 수신인은 사랑사람, 내용은 자기얌 언제왕 보고싶어.








-





여기쯤이였던 같은. 모르겠네.”





여러 골목을 헤매다 , 앓는 소리가 났다. 길치는 아닌데 골목이 너무 비슷하게 생기고 비슷비슷한 건물들이 많아서 헷갈렸다. 전화해서 물어봐야하나. 전화번호를 따로 저장하진 않았지만 가지고 다니는 지갑에 가져온 명함이 꽂혀있었다. 잠시 고민하고 있을 , 가방에 넣어놨던 휴대폰이 울렸다.





모르는 번호인데. 여보세요.”





[, 여보세요. 이제노인데요.]





타이밍 . 속으로 감탄을 삼키고 전화기 너머로 들려오는 목소리에 집중했다.





[좋은 차를 샀어요, 좋아할 같아서요. 시간 괜찮으면 오실래요?]





다정하고 나긋나긋한 목소리. , 이제노다. 왜인지 모르겠지만 조금의 확신이 생겨서 불쑥 말을 꺼냈다.





사실 오늘 가려고 찾아가는 길인데, 골목이 헷갈려서 못찾겠더라고요. …데리러와주실래요?”





전화기 너머에서는 잠시간 정적이 흐르다 뒤척이는 소리가 들렸다. 곧이어 들려온 대답에 미소를 지으며 전화를 끊고 주변을 두리번거렸다.





[잠시만 기다리세요, 갈게요.]






여기가 어디인지도 모르면서. 이제노 맞네. 말은 속으로 삼켰다.









-



민트색 가디건을 입고 부드러운 갈색 머리를 인영이 멀리서 보이자, 손을 흔들었다. 앞에 제노를 보고 웃으며 가디건 옷깃을 잡았다



안녕, 제노야. 불쑥, 들이밀어진 반말에 적응 하지 못하고 잠시간 저를 빤히 쳐다보던 제노가 웃는건지 우는건지 모를 미소를 지으며 손을 잡았다





기억 났어?”




처음에 못알아봐서 미안, 얼굴 기억 못하는거 알잖아. 진짜, 일줄은 상상도 못했어.”




나는 처음 보자마자 알았는데.”




진짜 미안, 인생이 너무 괴롭혀서 잊고 살았나봐. 그리고…”





점점 작아지는 목소리에 제노의 몸이 쪽으로 기울었다. 뭐라고? 못들었어. , 너무 부끄러운데. 앞에 익숙한 문이 보였다. 후하, 심호흡을 하고 제노의 귓가에 빠르게 속삭이고 먼저 안으로 들어왔다


그때랑 많이 달라졌어, 잘생겨지고


아무래도 얼굴 보고 하기에는 부끄러운 이야기라. 뒤에서 제노의 웃음소리가 들렸다. 얼굴이 붉어지는 기분이 들었다.






-





, 여기 있습니다, 손님.”




, 손님이에요, 제노씨?”





앞에 놓인 찻잔을 보다가 앞에 앉은 제노로 시선을 돌려 찬찬히 살펴봤다. 이렇게 보니 처음 봤을때 못알아본게 신기할 정도로 아직 많이 남아있는 모습이었다. 바뀐거라곤 머리카락과 전체적인 분위기 정도? 다시 찻잔으로 시선을 돌려 한모금 머금었다. 따뜻하고 향긋한, 제노랑 어울리는 차라는 생각에 웃자 제노가 물어왔다. ?




아니야, 그나저나 너는 뭐하고 지냈어?”




나는 대학원까지 졸업하고 작년까지는 학교에서 상담사로 일하다가 지금은, 보다시피. 학교도 좋았는데, 학교 밖에도 상담이 필요한 사람들은 많더라고. 사람들에게 상담이 무겁지 않았으면 좋겠어서 이렇게 상담소 차렸어.”




사람은 ?”




생각보다는 많이? 인스타그램으로 홍보도 하고 있고, 처럼 우연히 지나가다가 들르는 사람도 있어. 인터넷으로 상담 요청하는 사람도 많아서 그런 쪽으로도 하고 있고.”




, 이제노 멋있어졌는데?”




반하겠어?”





, 장난섞인 말투로 던져진 말에 서로 마주보며 웃게 됐다. 부담스럽지 않게 다가오는 사랑이 기꺼워서




아직 좋아해?”




그래서 나도 , 장난섞인 말투로 던져봤다. 확신이 필요해서.




안좋아했으면 그때, 이야기 안했을걸. 좋아해, 여전히.”





나도 사실 아닌지 맞는지, 그냥 어릴때 추억인지 몰랐었는데 그때 얼굴 보니까 알겠더라. 아직도 좋아하는구나. 그래서 계속 연락 기다렸어.



이번엔 장난기 섞인 말투가 아닌 진지하고 담백한 말투였다. 이렇게 분위기가 휙휙 바뀌어도 괜찮은가, 의문이 잠시 들었지만 이내 머릿속에 떠올려진 생각을 내뱉었다.






어릴때는 경험이 많은게 좋은 알았어. 나이가 많은 아니지만 어느정도 경험을 많이 보니까 알겠더라. 경험이 많은게 절대적으로 좋은게 아니라는걸. 무경험이 주는 열정과 맹목이 있더라고. 근데 경험이 많으면 그만큼 상처도 많더라고, 관계에서는 특히 . 그래서 점점 경험이 많아질수록 소극적으로 변하는 같아. 상처받기 싫고, 차라리 외로운게 낫다 싶어서.”




저를 오롯히 바라보는 제노를 보며 말을 이었다.




이런 이야기도 하는게 나인데, 괜찮아? 네가 생각하는 나와 존재하는 나는 다를 있는데.”




끝내고 찻물을 머금었다. 차분하게 말한것 같아서. 평소에 하면서도 다른 사람에게 보일 없는 생각들 하나였는데, 그냥 제노에게는 말하고 싶었다. 말해야할 같았다.





나도 나를 모르는데, 내가 아는 너가 너의 전부라고 생각 안해. 그래서 어떤 너이든, 나는 하나하나를 알고 싶어. 모든 너를 사랑할 자신 있어.”





사귀자는 말은 당장 못하겠지만, 네가 마지막 첫사랑이었으면 좋겠다. 우연히 너를 다시 만나고 생각했던 말이야




제노가 언제나 보여줬던 다정한 미소를 짓는 얼굴을 마주보며, 이런 사람이라면 다시 한번 사랑을 믿어봐도 좋다는 생각이 들었다. 비가 내리든, 천둥이 치든, 눈이 소복히 쌓이든, 모든 모습을 전부라고 생각하지 않고 함부로 단정짓지 않을 사람 같아서. 다정한 미소 아래에서 나도 모르는 나를 발견하고, 스스로도 몰랐을 제노의 모습을 내가 알고 싶어졌다. 진심이 담겨 서툴고 어리숙한 모든 모습을 앞에서 보여주는 다정함으로 감싸줄 사람이라, 한번 믿어보기로 했다


마지막 첫사랑.






-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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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헉.... 글 너무좋아요ㅠㅠㅠㅠ 제노가 말하는 말 한마디 한마디 너무 예쁘네요! 좋은글 너무 감사합니다!!! 작가님 다음 작품들도 기대할게요! 잘보고가요!!!
4년 전
독자2
아 제노야 너 잘생겼는데 말도 잘하면 어쩌니.. 정말 완벽 그 자체구나... 작가님 잘 읽고 가요!!
4년 전
독자3
전 편에서 왜 남 이야기처럼 듣나 했는데ㅠㅠㅠㅠㅠ못 알아 본 거 였군요ㅠㅠㅠㅠㅠㅠ대화 내용 하나하나가 굉장히 따뜻하고 설레는 말들이에요...
4년 전
독자4
따뜻해요...,❤️ㅠㅠㅜㅠㅠ재밌게 읽고 갑니다~
4년 전
비회원도 댓글을 달 수 있어요 (You can write a comme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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