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찬열이 잡은 손목
빼내려고 힘주는데
얘가 더 쎄게 계속 잡는 거 있지.
"아파"
"........."
"알겠으니까 좀 놔"
그러고서 박찬열 손 쳐냈어.
손은 앵간 커가지고..
지 때문에 아프니까
진짜 괜히 찔리긴 하나봐.
얼마 안되서 수학시간 끝났는데
박찬열이 안 가고 계속 앉아있는거.
"비켜 박찬열"
종인이가 저 말하고서도
한참은 앉아 있었던 거 같아.
뭐 종인이는 내 옆으로 앉고
박찬열은 지 여친이 데리고 나갔고.
"줬어?"
"뭘?"
"옷"
"........"
"줬냐니까?"
"그게 왜 박찬열건데"
"왜냐니.
거기서 박찬열 이름표가 나왔으니까
그게 박찬열거겠지"
".........."
내 말에 김종인 표정이
싹 굳어버리는 거 있지.
"그거"
종인이가 무슨 말하려는지
입을 뗐는데
그때 내 책상으로 뭐가 떨어지는거야.
보니까 약이더라고.
뒤에 쳐다보니까 박찬열이 서 있는거 있지.
"뭐야?"
"너 아프다며"
"......"
"아니..뭐..
이제 화 좀 풀라고..."
덩치는 큰 녀석이
머리 긁적이면서 나 쳐다도 안보고 저러는데
뭐.
조금 아주 조금은 귀엽더라고.
괜히 뻘쭘해져서는
옆에 종인이 의자에 걸려있는 마이가 보이길래
집어서는 박찬열한테 던지듯이 줬어.
"뭐야"
"갖고 꺼져"
"왜"
"왜냐니"
"맞아 찬열아.
좀 가져가라 그것좀"
종인이가 박찬열이아니라
내눈 똑바로 쳐다보면서 저렇게 말하는데
종인이 말에 박찬열이 종인이 보더니
마지못해 갖고 가는거 있지.
뭐지.
근데 나 왜이렇게 찝찝하니.
종인이는 뭐가 맘에 안드는건지
인상만 쓰고 있고.
괜히 나도 엄청 불편한 거 있지.
그냥 둘 다 수업 끝날 때 까지도
아무 말 안했고.
김종인은 뭐 더 말도 없이
종치고 바로 나가버렸어.
너무 어이가 없는 거 있지.
쟨 맨날 애가 도무지 알 수가 없다니까.
나도 가방 챙겨서 나오는데
"아 형"
"이놈새끼 이거"
종대가 종인이 헤드락 걸어서
괴롭히고 있는거야.
"야.가자"
내 말에 종대가 나 보더니
"어.이제 좀 괜찮냐"
종인이 놔 주고
나한테 오더니 어깨 감싸는거야.
...........
........나는 봤어.
우릴 보고 굳는 종인이 표정을.
어쩌면
김종인이 박찬열보다 어려운 앤지도 모르겠다.
...........정 떨어져 진짜.
종대는 집에 오자마자
나 붙들고 내 방으로 가더니
강제로 침대에 눕혔어.
"나 괜찮아"
"괜찮긴 무슨
시끄럽고 누워.아니다 자라"
"미친 놈"
"아.야 너 종인이랑 싸웠냐"
".........."
"아 아니다
너 다 나으면 그때 얘기해.
뭐 필요한 거 있으면 부르고."
"오늘은 안 나가냐"
"어.너 아프니까"
그러더니 종대는 나가버렸어.
나도 김종인 저 놈 자식이 왜 저러는지
하나도 모르겠다 정말.
얘가 좋아지려고 할 때 쯤
저 지랄이니...
전학 온 첫날부터 애가 미스테리이긴 했다.
전학온 첫 날 박찬열이랑 같이 까댔으면서 아닌 척 한것도.
갑자기 날 자기 여친행세 한 것도.
어느 순간 차갑게 변해버린 것도.
아까 찝찝했던 마이 일도.
이런 저런 생각하다 잠이 들었다.
"............"
자는데 전화가 계속 울리는거야.
거절을 해도 울리고
애써 눈 뜨면서 받았는데
"여보세요"
"바보다 바보"
".......여보세요?"
"멍청이. 진짜..멍청한 기지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