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븐틴/이석민/도겸] 독서실 훈남 내꺼 만들기 04

독서실 훈남 내꺼만들기 04

[이석민 번외]

BGM:포맨-고백

****

"야, 쟤 봐. 존나 이쁘지 않음?"

"누구?"

"저기 쟤 있잖아. 이어폰 꽂고 있는 애."

"미친 새끼, 눈이 삐였냐?쟤가 이쁨?"

"어, 개예쁜데?니눈엔 쟤가 안이쁨?"

"쟤가 이쁘면 난 원빈임."

"지랄."

고등학교 입학식 날, 버스를 기다리며 옆쪽을 보니 존ㄴ...아니, 매우 예쁜 여자아이가 있었다. 중학생 때 부터 친구였던 김민규에게 쟤 엄청 예쁘다고 말을 붙였더니 눈이 삐였냐고 한다. 예쁜데...

"야, 쟤 그만보고 버스 타. 학교 안갈거냐?"

"어?가야지..."

나도 모르게 그 아이를 보며 멍때렸나보다. 결 좋아보이는 긴 생머리에, 단정하게 꼭꼭 갖춰입은 교복, 이어폰을 꽂고 노래를 들으며 설레는 표정을 짓는 예쁘장한 얼굴까지 뭐하나 눈길이 가지않을 이유는 없었다.

버스에서 내린 후에 학교로 도착하여 반 배정을 확인했다. 나와 김민규 둘 다 5반. 아쉽게도 남녀분반이라 그 아이와 같은 반이 될 확률은 0%, 제로였다.

"김여주 4반이네."

"뭐?"

"아무것도 아님."

"어."

혼자 중얼거리던 김민규를 잠시 흘겨보고, 입학식을 위해 함께 강당으로 향했다. 그 아이도 우리학교 교복을 입고 있었으니, 그것도 깔끔한 교복을 입고 있었으니 1학년 신입생일 것이다. 같은 학교니까 꼭 한번 더 봤으면 좋겠는데...

"다음은 성적 우수자 장학금 수여식이 있겠습니다. 호명하는 학생은 앞으로 나와주시기 바랍니다. 수석, 1학년 4반 김여주, 차석, 1학년 5반 이석민, ..."

내가 성적 우수자라니. 차석입학이라니.

"장학증서, 1학년 4반 김여주. 위 학생은 본교에 수석으로 입학하여 성적 우수자 장학금 700,000원을 수여함. 2013년 3월 4일, 칠봉고등학교장 ***."

와, 김여주라는 아이는 수석이란다. 이 아이가 증서를 받고 단상에서 내려오는 길, 얼굴을 보니 아침의 그 아이였다. 와, 쟨 공부도 잘해?완벽하네.

"1학년 5반 이석민, 앞으로. 장학증서, 1학년5반 이석민."

열심히 증서를 읽어주시는 교장선생님의 목소리는 귀에서 윙윙거릴 뿐, 내 신경은 그 아이 아니, 김여주를 향했다.

그리고 그 날부터, 내 첫사랑은 시작되었다.

*****

올해부터 남녀합반으로 바뀌었다. 여주와 같은 반이 될까 기대도 했지만 나는 이과, 여주는 문과를 선택하여 그 기대는 허탈함으로 바뀌었다.

"야, 누구 5반에 김여주 아는 사람?"

"김여주는 왜?"

"오, 김민규 너 김여주랑 아는 사이임?"

"뭐래. 걔는 왜?"

"아니, 김여주랑 3학년 권순영 선배님이랑 사귄다는 말이 있어서."

"헐?"

"미친."

하하하...미친...

"야, 민규야."

"헐, 갑자기 왜그렇게 다정하게 부름?소름돋아."

"아 좀 들어봐."

"어, 왜?"

"...여주랑...권순영 선배님...사실일까?"

"그거야 모르지. 정 궁금하면 김여주네 반 찾아가서 부승관한테 물어보던가."

"부승관이 누군데."

"김여주랑 친한 내 부랄친구."

"그럼 니가 좀 물어봐주라..."

"내가?내가 왜?"

"부탁할게. 좀 해주라."

"들어주면 뭐해줄건데?"

"미친새끼, 꺼져."

안그래도 심란한데 김민규 이새끼는...(절레절레)

하, 근데 여주가 권순영 선배님이랑 사귄다고?설마...

"김민규, 잠시만 나와봐."

"...지훈이형?"

이지훈 선배님이 김민규를 불러내었다. 쟤가 이지훈 선배님도 아는구나...옆엔 전원우 선배님?전원우 선배님도 아는건가?

"야, 이석민."

"왜, 왜 부르는데?"

"아니래."

"뭐가, 또?"

"김여주랑 권순영 선배님 안사귄다고."

"...진짜?"

"어. 선배님이 김여주 넘어질 뻔 한거 잡아준 것 뿐인데 소문이 와전된거래."

"...그걸 니가 어떻게 알아?"

"방금 훈이형이랑 원우형 왔었잖아."

"근데?"

"권순영 선배님한테 물어보고 왔대."

"아..."

다행이다...진짜가 아니라서 다행이다...쿠크 깨질뻔.

*****

오늘은 축제 날.

"네, 3학년 이지훈 학생과 전원우 학생, 권순영 학생의 노래와 춤, 잘 듣고 잘 봤습니다. 이 노래는 이지훈 학생이 만들고, 안무는 권순영 학생이 짰다고 하는데요. 역시 칠봉고의 자랑 답습니다."

이지훈 선배님과 전원우 선배님, 권순영 선배님이 유명한 이유. 노래와 춤을 기가 막히게 잘 만드신다. 노래도 잘 하시고, 춤도 잘 추신다. 닮고싶어...

"다음은 2학년 이석민 학생이 준비하고 있습니다. 포맨의 '고백'을 준비했다고 하는데요, 들어볼게요!"

아, 떨린다. 여주도 보고있을까?여주를 생각하며 선곡한 노랜데, 꼭 들어줬으면...

"사실은 고민했었어, 니가 떠날까봐."

떨며 첫소절을 부르자마자 여주를 발견했다. 날 봐줘, 날 기억해줘.

"난 네게 부족하지만, 참 많이 부족하지만...세상을 다 뒤져도 나같은 남잔 없다는 걸 아니?조금은 어색하지만, 많이 부족하겠지만 시간이 흐른뒤엔 날 바라보면서 웃을거야."

앗, 눈이 마주쳤다. 눈만 마주쳐도 날 떨리게 하는 그대여, 내 진심을 알아주오.

"...나와 결혼해줘요."

끝소절을 부를 때 까지 여주에게서 눈을 떼지않았다. 넌 관심없단듯 다른 곳을 봤지만, 이 노래에 담긴 내 진심만 알아주면돼.

*****

"야, 독서실 가자."

"이건 또 뭔 개소리야?"

"독서실 가자고."

"헐, 왜?"

"우리 이제 고3이거든?공부해야지."

"진짜 그 이유?"

"...여주보러."

"그럴 줄 알았다. 니 혼자 가서 실컷 보고 와라."

"치사해."

"어. 치사하니까 혼자 가셈. 빠빠이."

치사한 김밍구새끼...진짜 고3이니까 공부도 할겸, 여주가 다니는 독서실이나 가야지.

"......."

공부하려고 책을 펴면 뭐해, 내 신경과 시선은 여주를 향하는데.

아냐, 그래도 공부해야해. 공부하면서 여주를 보는거야. 계속 여길 다니면서 여주의 눈에 띄는거야.

*****

[저기요, 그쪽이 마음에 들어서 그러는데 전화번호 좀 주세요.]

시원하다~너무 시원해~

화장실에 다녀오니 이런 쪽지와 함께 바나나우유가 놓여있었다. 누구지?

"...(힐끔)"

"......."

여주가 날 계속 힐끔거리며 보는 걸 보니 여주인가보다. 우리 귀여운 여주.

"........!!"

어딘가를 보며 화들짝 놀라는 우리 여주. 왜그러나 싶어 여주의 시선을 따라가니 김민규가 있었다. 평소엔 독서실도 안다니더니 웬일이래...

그나저나, 김민규 넌 여주 모른다면서 왜 같이 나가는데?

김민규와 여주가 나간 후, 여주의 책상에 답쪽지와 커피를 올려뒀다. 좋아해야할텐데...

*****

여주의 사촌오빠와 옆집오빠를 만나게 된 날, 여주가 화장실에 간 사이에 지훈이형이 물었다.

"석민이 너 혹시 여주 좋아하니?"

"...네?"

"보아하니 민규때문에 온 것 같지는 않고."

"아..."

"...여주 좋아하는 것 맞지?"

"아, 형은 뭐 그런걸 물어보고그래?김여주보단 이석민이 더 아깝지."

"민규야, 쉿. 지훈이랑 둘이 얘기하게 둬."

"네, 좋아합니다. 1학년 입학식 때 여주를 처음 본 그 순간부터 좋아하고 있습니다."

"...야, 이석민."

"...왜."

"넌 우리 등신이 뭐가 좋냐?"

"너한텐 등신이라도 나한텐 소중한 사람이야."

"...맘에 든다."

"네?"

"너, 맘에 든다고. 우리 여주가 눈치가 없어. 그동안 힘들었겠다."

"하하, 아닙니다."

"너, 순영이랑 여주 소문 기억하지?"

"네?네..."

"그 소문 듣고서야 여주가 순영이한테 물어보더라. 자기 좋아하냐고."

"전원우 넌 애한테 무슨 말 하는거야?"

"좀 있어봐. 암튼 순영이가 그렇게나 잘해주고 티냈는데도 그제서야 눈치챈 것 보면 진짜 눈치없지, 우리 여주?"

"형은 김여주 디스?"

"김민규 넌 닥치고, 석민이 너 잘 기억해둬라. 권순영은 아직도 여주 좋아해."

"아..."

"무슨 얘길 그렇게 해?"

"아무것도. 김여주, 너 입술 너무 빨갛다?"

"에이, 이게 왜~"

권순영 선배님과의 소문은 거짓이었지만, 선배님은 여주를 좋아했구나...하긴, 나도 첫눈에 반했는데 여주를 나보다 더 오래봤을 선배님은...

"석민아, 카톡해라."

"네, 형님."

"언제 한 번 보자."

"네. 조심히 들어가세요!"

참 좋은 선배님들이란 말이지...(중간중간에 여주에게 어필할 수 있는 방법을 알려주셨다.)

*****

여주와 함께 우리집으로 와서 연애상담을 해달라고 했다. 그 여자애가 너일줄은 모를거다, 여주야.

"내가 오래전부터 좋아하던 애가 있는데 걘 내가 자길 좋아한다는걸 눈치 못채는 것 같아. 난 엄청 많이 티냈다고 생각했는데 걔는 전혀 모르는 눈치더라."

"...많이 답답하겠다."

응, 조금. 그래서 니가 미운데 그만큼 네가 좋아.

"응. 걔가 먼저 내 번호를 따서 날 좋아하거나, 내가 좋아한단걸 눈치 챈 줄 알았어. 근데 웬걸, 그냥 편한 친구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닌 것 같아."

"........"

"아예 모르던 사이였을 때, 그저 바라만 보던 시절에는 '아, 쟤랑 언제 말 한번 해보냐.', '친해지고싶다.', '친구라도 되고싶다.' 라는 생각을 했었는데, 정작 말도 트고 알게되니까 얘가 내 마음을 알아주었으면 싶은 마음이 들어."

"...응, 아무래도."

"그래서 김민규한테 상담해보니까 그냥 고백을 하래."

"그것도 괜찮을 것 같은데..."

"근데 걔가 날 싫어하면 어쩌나 싶어서 고백할 용기가 안나."

"야, 널 싫어하는 여자도 있어?너같은 남자가 나한테 고백하면 난 바로 받아줄듯."

그거야 내가 널 좋아하는지 모르니까...정말 날 바로 받아줄거니?

부승관에게 전화가 왔다. 여주와 친한 친구라는 이름으로 옆을 차지하고 있는 부러운 자식.

"김여주."

"어?"

"나 너한테 할 말 있는데."

"...뭔데?"

"여주야, 사실..."

쾅쾅쾅-

시발.

*****

여주가 집으로 돌아간 후, 생각을 했다. 지금 고백을 하면 성급해보일까?너를 전부터 좋아했다고 말하면 날 어떻게 볼까?아니 그 전에, 수능이 며칠 안남은 이 시점에 말해도 될까?

*****

고민을 하며 며칠을 보낸 후, 수능을 치뤘다. 이제 남아도는게 시간일텐데, 이 시간을 여주와 함께 보내고싶다.

"........"

고민을 하던 난 결국 겉옷을 집어들고 나가며 여주에게 카톡을 보냈다.

늦은 시간에 불러내서 미안하지만...

오늘 꼭 말해야겠다.

"무슨 일이야, 석민아?"

"...여주야."

"응?너 어디 아파?"

"아니, 안아파."

"...그럼 왜그렇게 힘이 없어...?"

"아냐, 괜찮아. 여주야, 널 이렇게 늦은 시간에 불러낸건 정말 미안해."

"아니야. 무슨 일인데?"

"나 진짜 많이 고민해봤는데...할 말은 해야겠어."

"...뭔데?"

"...아낀다. 널 많이 아껴."

"...무슨 소리야..."

"...그러니까, 여주야."

"응?"

"너 좋아."

"...뭐?"

"김여주, 좋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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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주저리

석민이가 드디어 고백을 했습니다!풍악을 울려라!!!사실 쓰고싶은 에피소드는 많았지만 필력이 안따라주던...(우울)

[독자1]

공부하다가 졸려서 정주행중인데 심쿵사로 잠들것같습니다.. 넘나 재밌는것 석민아 현기증날정도로 널 아끼는 내마음을 알아주겠니...?

[꽃봉오리]

계속 댓글 달아주신 독자님이시군요!감사해요 반가워요 \ㅅ/ 석민이를 보면 제 마음은 심.쿵☆ 우리 석민이 아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