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 다음은 세자전하께서 직접 스튜디오로 발걸음을 해주셨습니다." 찬열은 예의 그 미소로 카메라 앞에 섰다. 아직 나이가 어리다 보니 대중들 앞에 서보는 것이 낯설기도 했지만, 세자로서의 위엄이 드러나는 듯 했다. "안녕하세요. 대한민국의 세자 박찬열입니다. 여러분들의 앞에 나서는 것이 정말 오랜만이라서 죄송한 마음이 드네요. 한 나라의 세자로서 국민들 앞에 앞장서 행동해야 하는데 제가 아직 부족한 점이 많습니다." "아닙니다. 세자 전하. 이렇게 저희 방송에 나와주신 것만으로도 영광스럽지 않습니까?" 아침 교양 방송에 출연제의가 들어와 왕실에서 대외적인 이미지를 고려하여 결정한 출연이었다. 찬열은 묻는 질문에 세자로서 지켜야할 품위를 보여주며 막힘없이 답변 해나가고 있었다. "다음 질문은요... 지금 전국민의 관심사죠. 왕실에서 지금 새가족의 탄생을 앞두고 있습니다. 세자 전하께서는 현재 심경이 어떠신지?" "아,네... 제가 세자라는 특수한 상황이다보니 일반 남성보다 매우 빠른 나이에 아버지라는 자리에 앉게 되었습니다. 물론 다른 평범한 가정의 아버지처럼 설레기도 하고 두렵기도 합니다. 하하" "그렇군요... 어떤 점이 가장 세자 전하를 두렵게 하나요?" "아이가 태어난다면 세손이라는 무거운 감투를 쓰게됩니다. 저 또한 그 절차를 밟아왔구요. 참 어렵고도 외로운 길인데, 그 길을 다시 걷게 하려고 하니 참 고민이 많아 지더라구요. 세자빈께서도 아이가 그러한 길을 걷길 원치 않습니다. 그 점이 참 고민되기도 하고, 또..." 찬열이 답을 얼버무리며 얼굴을 붉히자 진행자는 대답을 재촉하듯 질문을 해왔다 "...세자빈이 많이 아파하는 것 같아서 그게 두렵습니다. 알려진바와는 달리 세손이 아들이라서 그만큼 활발한 것 같아요. 하하. 세자빈과 세손 모두 건강했으면 좋겠네요." "세자전하께서 세자빈 마마를 아끼시는게 눈에 보이는데요? 네, 곧 좋은 소식 기다리겠습니다. 오늘 스튜디오에 이렇게 직접 발걸음 해주셔서 너무 감사드립니다." 찬열은 생방송을 끝내고 곧장 백현의 처소로 달려왔다. 다음주면 백현이 입원을 하기로 해서 요즘은 등교도 마다하고 항상 옆에 붙어있는 중이었다. "방송 봤어?" "응, 긴장도 하나도 안하고 잘하던데?" "일부러 우리 튼튼이랑 너 본다고 더 씩씩하게 했어." 백현은 찬열의 우스갯소리에 푸스스 웃음을 지었다. 요즘엔 참 찬열 때문에 웃는 일이 많아졌다. 공원 데이트 이후로 왕실 어른들도 걱정이 많으셨지만 그만큼 둘의 사이가 가까워졌다고 느끼셨는지 간섭도 덜하시니, 둘만의 세상이나 다름없었다. "튼튼이는 조용히 있었어?" "음... 조금? 아까 티비에서 자기 이름 나오니까 막 움직이더라. 웃기지? 그리고 아까는 밥먹는데 단 거 먹으니까 움직이고... 아,참! 중전마마가 배냇저고리 주셨어. 아직까지 너가 입었던거 가지고 계셨더라. 알고 있었어?" 아니. 하며 찬열은 종알종알 말하는 백현의 입술에 입맞췄다. 백현이 원래 이렇게 말이 많은 편이 아니라는 것을 찬열은 알고 있었다. 최근 의원이 더이상 임신을 유지하는 것이 무리라며 수술날짜를 잡기 시작하면서 백현은 불안한 듯 보였다. 찬열도 물론 무섭기도 했지만 백현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라는 생각에 백현을 다독거렸다. "긴장되?" "아니, 아무렇지도 않아. 괜찮아." 애써 강한 척 하는 백현이 귀엽기도 하고 안쓰럽기도 한 찬열이었다. "근데 찬열아... 혹시 수술하다가 잘못되면 우리 튼튼이 먼저 살려줘." "그런말이 어딨어요. 세자빈 마마. 둘다 아무렇지도 않을거야. 건강하게 나올거야." "맞아. 괜한 소리했다. 얼른 가자 어른들 기다리시겠다." 찬열은 마음이 많이 약해진 백현을 보며 한 숨을 내쉬었다. 입원을 앞두고 왕실 어른들과 저녁 식사를 함께 하기로 했다. 백현은 이제 저에게 아낌없는 사랑을 주시는 왕실 어른들이 편해지고 있었다. 멀지 않는 장소로 찬열과 백현이 김실장만을 대동하고 걸음을 옮겼다. 몸이 편하지 않은 백현에게 보조를 맞추어 찬열은 조심스럽게 걸어가고 있었다. 시간이 조금 지첵된 것인지 먼저 와계시는 어른들께 인사를 드리고 자리에 앉자, 백현에게 이리저리 질문이 쏟아지기 시작했다. "세자빈, 어디 불편한 곳은 없는가?" "오늘은 세손이 많이 힘들게 하진 않던가요?" "혹시나 입에 안맞는 음식이 있으면 바로 얘기하세요." 백현은 저에게 쏟아지는 관심이 참 고마웠다. 이제 진정한 왕실의 일원으로 인정받는 느낌이 들었기 때문이다. 하나한 정성스레 대답을 드리며 식사를 이어갔다. "이틀 후면 입원을 하게되니, 사흘 뒤면 새 가족이 생기겠네요." "예, 할마마마. 세자빈과 함께 잘 준비하고 있습니다." "주상과 세자가 태어날 적에는 왕실에 산실청이 차려졌었는데, 요즘엔 참 새롭습니다." 왕실 법도나 정서 상 왕실의 출산은 대부분 궁 안에서 일어나는 것이 평범했다. 최근에 백현의 출산 방법을 결정할 때에도 고려하지 않은 것은 아니다. 워낙 home birth 시스템이 잘되어 있던터라 상관없었지만 백현의 건강이 변수로 작용했다. 백현은 궁 안에서 자연분만하길 원했지만, 찬열이 부득불 우겨서 수술을 결정하게 되었다. "걱정끼칠 일 없을거에요. 건강하게 다시 궁에 돌아올테니 염려마세요." 이틀 후, 백현은 찬열과 함께 왕실 전용 병원에 입원을 했다. 튼튼이를 만난다는 설렘과 약간의 두려움을 안은 채 였다. 진통을 겪어서 진행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정밀검사가 끝나고 백현은 바로 수술실로 들어갔다. 금방 끝나는 수술이라며 안심시키는 김실장님과 어마마마의 말에도 안절부절 못하던 찬열은 수술실 안에서 나오는 아기 울음소리에 결국 참지 못하고 수술실로 박차고 들어갔다. 그 날, 이 나라의 세손이 태어난 날, 대한민국은 떠들석 해졌다. 안녕하세요. 제가 강퇴 당하는 바람에 겨우겨우 다시 돌아왔어요ㅠㅠㅠ 너무 오래 쉬었던 터라 여러분이 아직까지 기억하고 계실지 모르겠네요!! 하지만 아직까지 제 글을 읽어 주시는 분이 계신다면 소설을 끝내는게 작가의 도리죠!! 앞으로 한 회가 남았습니다. 나름의 성실연재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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