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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앙근 전체글 (정상)ll조회 586l
길고 긴.. 쓰차의 나날이었습니다.. 독자님들 보고싶어 죽는줄 ㅜ 광광 

헬로워드도 헬로워드인데 단편수니+프로 쓰차러인 제 심정을 담아 컬러버스를 찝니다 

하지만 제목은 나도 생각하지 않았숴 하하하 

단편입니다 01이라는 숫자가 붙긴 했지만 이건 어디까지나 조각글 각각의 이야기를 모으는 순번에 불과해요 혹시라도 나중에 제본을 찐다면 키스타입이랑 같이 들어갈지도 몰라버렷-!! 

 

+) ㄴ, 네? 나뭇잎이여? 초록글이여? 아니 이 짧은 이 썰이 뭐라고 촑글이여? (기쁨의 지림) 

 

----- 

 

이파리를 햇살에 대어보면 잎맥이 파랗게 드러난다. 

 

그건 남들이 파랗다고 하니까 아는거다. 시니피에와 시니피앙이 필연적으로 연결되어있지 않다는건 나같은 전색맹에게 너무나 잔혹한 일이다. 살색은 왜 살색일까. 발음과 뜻이 손을 맞잡아 일치한다면 왜 그 이름을 들었을때 머릿속에 떠오르는 것이 없는걸까. 의자, Chair, いす. 앉는 것에 특정한 이름이 붙어야만 하는 이유가 있는거라면 왜 언어마다 명칭이 모두 다른걸까. 의자면 한국어로도 의자, 영어로도 의자여야지. 빌어먹을 선조들. 언어를 왜 나눠서. 나는 하루에도 수십번씩 마음 속으로 바벨탑을 되쌓았다. 

 

그래서 국어를 싫어했다. 남들이 보기엔 신기했으리라. 싫어한다는 아이가 집요하게 들고파고 있으니. 그건 나 나름의 생존방식이었다. 내가 파랗다의 느낌을 아는 방식은 직관이 아닌 설명이었다. 선생님은 국어학자를 추천하셨다. 몰래 코웃음을 쳤다. 책등이 까지다 까지다 결국 스프링 제본을 한 생활국어를 옆구리에 끼고 혀를 물어가며 읽고, 외웠다. 그렇게 해서 알아야 겨우 대화가 되었다. 무슨 부다페스트 호텔? 그 영화가 색감이 그렇게 예쁘다는데. 알 바 아니었다. 나에겐 푸르다도, 시퍼렇다도 그저 밍밍한 밝기 뿐이니까. 무채색이 왜 무채색인줄 아는가. 맑고 탁한 채도 없이 그저 밝기만 있는 색이기에 이름이 무채색이다. 이것마저, 언어로 외웠다. 

 

후덥지근한 여름 바람에 채 덜 익은 청단풍이 일찍이도 떨어져 목덜미에 달라붙었다. 인상이 저절로 찌푸려졌다. 송글송글한 땀이 잔뜩 묻은 그것을 떼내어 볕에 비춰본다. 파랗다. 이거란 말이지. 파란 느낌. 허연 볕만 노려보다 머리가 익을 것 같아 수돗가로 걸어간다. 

 

수도꼭지를 잔뜩 틀어놓고 다짜고짜 머리를 들이밀었다. 뒷통수를 찌르는 찬물에 정신이 멍해진다. 그 새 물이 콧속으로 흘러들어가 머리가 찡해져 어푸거리며 세수를 한다. 뒷덜미에 물을 끼얹어봐도 청단풍이 앉은 느낌이 사라지지 않는다. 벅벅 긁는데 무언가 가벼운 포물선을 그리며 하늘을 자른다. 

 

통- 통통- 

 

아. 가볍게 옆머리를 때린 감촉에 눈을 비비며 운동장을 둘러보니 농구코트에 당황한 1학년 아이들이 서 있는게 보인다. 더워죽겠는데 운동을 할 기력이 나나 싶어 괜히 역정이 치민다. 그 중에 한 아이가 톡 불거져 뛰어나온다. 잘못된 단어처럼. 

 

"죄송합니다!" 

 

물이 흘러 뻑뻑해진 눈을 한참 비비고서야 제대로 얼굴을 마주한다. 순간, 흑백의 장막이 좌우로 차르륵 걷힌다. 

 

"에?" 

 

당황한 나머지 이상한 감탄사를 내고만다. RGB. CMYK. 원추세포가 일제히 깨어나는 감각이 낯설어 정수리부터 발바닥까지 소름이 돋는다. 멀리서 뛰어오는 아이의 이목구비부터 시작해 점점 멀어지며 학교 뒷산과 저 하늘에까지 빛이 들어온다. 빛..? 이걸 빛이라고 부르나? 아니, 이게 그, 그 뭐더라, 

 

"죄송합니다. 다치셨어요?" 

 

혼란한 시야에 아이의 눈동자가 불쑥 들어온다. 나는 바보같이 청단풍을 생각한다. 까마득하게 뒤섞이는 새로운 차원의 정보들 사이로 낯익은 언어들을 집어올린다. 이, 찬. 이름표에 적힌 이름이다. 

 

"어..?" 

 

농구공이 나한테 무슨 충격을 가한건지 납득이 가지 않는다. 아이의 표정이 점점 당황으로 굳어진다. 빠르게 내 이름표를 훑는다. 

 

"죄송합니다. 양호실로 모셔다드리겠습니다," 

 

아이가 손을 내민다. 목덜미에서 떼낸 청단풍이 그 손을 스치고 날아간다. 파랗다. 저건 파란 느낌. 읽지 않고 보는 정보. 색. 컬러? 컬러. 나는 이걸 색이라고 불러도 되나 잠시 갈등한다. 이게.. 19년을 살아와도 안 보이던 이게 왜 갑자기..? 왜?? 아이의 '까만' 홍채 앞에 나는 아이보다도 더 당황한다. 붉은 혈기, 갈색 머리카락, 하얀 살빛, 까만, 아주 까만 눈동자. 단 몇 초 사이에 새로운 시공간이 열린다. 오래된 정보의 나는 갱신할 시간을 찾지 못해 머뭇거리기만 한다. 

 

"최한솔 선배님." 

 

갑작스런 돌풍에 청단풍이 하늘로 솟구친다. 

비로소 잎이 떨어져나간 목덜미가 시원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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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년 전
다앙근
이것은 그저 단편.. 이것으로 디엔드.. 쓰차 연속으로 2주인가 펑펑 터지는데 진짜 울고 싶었어요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호시부인님 너무너무 그리웠읍니다...
7년 전
독자2
끼야야아아앙아!!!!!!앙근님 저 가방입니다!!신알신 울리는 날만 기다렸어요ㅠㅠ매일 확인하고ㅠㅠ드디어 오셨다ㅠㅠㅠㅠ솔찬 뭐에요ㅠㅠㅠ게다가 흑백인 세상에서 오직 찬이만 색이 있다는 게ㅠㅠㅠ너무 좋고ㅠㅠㅠㅠ청량한 찬이모습 눈에ㅠ들어오는 것 같고 너무 좋아요ㅠㅠㅠ이건 조각으로 끝낼 소재가 아닙니다..!쭉 연재 가시죠..!
7년 전
다앙근
찬이로 인해 색을 얻은 핸설 너무 청량했으면..* 단편 수니라 나중에 살릴 일이 있으면 적극 반영하도록 하겠읍니다 희희 일단은 헬로워드 먼저.. ㅜㅜㅜ
7년 전
독자3
난... 커플링을 안읽는 시체인데... 앙근님이니까 안 읽을 수도 없고... 하지만 또 청량하고 재밌고... 너무너무 좋은데... 하지만 커플링이고...(혼란의 카오스)하지만 하나 분명한 건, 작가님 오신 거 할렐루야임.
7년 전
다앙근
그리운 그 이름 시체님 아아.. 시체님을 위해서라도 빨리 처음 너는 시리즈를 이어야겠군요.. 저는 본격 꼐희보단 꼐희가 될듯말듯 인듯 아닌듯 뜨거운듯 차가운듯 이도저도 아닌 애매모호하기 그지없는 상황이 너모 좋아혀 변태 ㅇㅈ? 꼐렐루야한 것과 동시에 노오말을 태워야겠다는 결심을 불태우게 됩니다 후후
7년 전
독자4
다시 빙글로 오시면 300자 500자 막 채워서 댓글 달고 할게여... 그리구 요즘 피곤하고 우울하고 매일밤을 눈물로 지새워요 흑흑
7년 전
다앙근
안돼 울 시체님 왜 우럭이야 요즘 ㅜㅜㅜㅜㅜㅜㅜ 그럼 안돼버렷 승관이가 필요해..!
7년 전
독자5
앙녕ㅇ하세여 생선입니다 뿌에ㅔㅇ 작가님 넘무 보고 싶었고... 찬이 저렇게 깍듯하게 존댓말 쓰는게 이렇게 좋을 일...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찬이랑 눈 마주친 한솔이가 비로소 두 눈에 빛이 환하게 들어왔다는게 넘 좋습니다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7년 전
다앙근
기나긴 쓰차들 넘나 싫은 것 ㅜ 보고싶었습니다 생선님 ㅠㅠㅠㅠㅠㅠㅠㅠ 아무 말도 없이 내가 제법 안 보인다 싶으면 그건 백퍼 이백퍼 쓰차야 난 독자님들 사랑하니까 오래 안 볼 수가 없어 ㅠㅠㅠㅠㅠㅠㅠㅠㅠ
7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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