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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탄소년단/박지민] 그 애 13 | 인스티즈











그 애
 

: 13














겨울 냄새가 여전하지만, 문득 봄의 것 같은 냄새도 나는 2월, 졸업식이 시작되었다. 키 순서대로 한 줄로 서 있었기에 박지민을 한 번도 보지 못했다. 찾아볼까 싶어 뒤를 돌아봤지만 내 키로는 어림도 없었다. 지금부터 식을 시작하겠습니다. 학생들과 내빈 여러분들은 .. 이제 학주 선생님의 목소리를 듣는 것도 마지막이겠지. 저마다의 아쉬움을 가지고 벌써 눈물을 터트리는 친구들이 많았다. 그런 애들 틈에 있다 보니 나도 눈물이 나올 것 같았다. 무엇보다 이제 더는 내 옆자리에, 까만 머리를 한 그 애를 볼 수 없다는 사실이 가장 서글펐다. 또한, 우리의 거대한 접점이자 이어주는 매개체인 학교를 졸업한다면 마주하는 일도 줄어들게 될 것이다. 벌써 쓸쓸한 공허함이 나를 감싼다.




노란머리의 그 애가 대뜸 나에게 말을 걸 때는 몰랐겠지, 나에게 있어 이렇게 깊고 큰 존재가 될 것이라는 걸




만약 그 애가 저가 가장 좋아하는 영화를 말해주던 그날로 돌아갈 수 있다면, 나는 그날의 나에게 오늘 당장 이터널 션샤인을 보고 좋아하는 장면을 꼽으라 말해줄 것 이다. 뭐, 의미 없는 넋두리지만 말이다.




지난 3년간의 우리를 담은 영상이 틀어지고, 울던 친구들은 더욱 거세게, 안 울던 친구들마저 펑펑 울어버려 강당은 금세 눈물바다가 되었다. 솔직히, 봄날에 찍은 우리 반의 단체사진이 나왔을 때는 나의 십 대가 마지막이라는 게 실감 나버려 나도 눈물이 찔끔 났다. 그때만 해도 박지민과 나는 멀찍이 떨어져 각자의 자리를 잡고 자세를 취하고 있다. 너는 어떨까, 혹여나 친구들처럼 눈물을 흘리고 있을까 아니면 앞 친구와 장난을 치고 있을까 아니면, 정말 어쩌면 .. 나와의 추억을 회상하고 있을까. 덧없는 기대를 한다. 이것으로 졸업식을 모두 마칩니다. 마지막으로, 3년간 열심히 학교에 다녀준 어.. 여러분 ..들 .. 이럴 수가, 호랑이 같던 학주 선생님이 끝내 눈물을 흘리시고 그 모습을 보던 학생들이 울음을 멈추고 술렁거리다 이내 다 같이 웃음을 터트린다. 아무쪼록 졸업을 축하합니다! 거대한 함성이 강당을 가득 채운다. 우리가 다 함께 웃을 수 있는 마지막 시간이 끝났다.




졸업식을 마치고 부모님과 함께 사진을 찍기 위해 운동장으로 나서면서도 박지민을 찾았지만, 여전히 보이지 않았다. 찍을 친구도 없었기에 부모님과 사진을 찍자마자 가족 식사를 하러 가야 했기에 촉박한 시간에 앞서 나는 점점 초조해졌다.








“ 어 .. 찍겠습니다 ! ”







한 번도 말해본 적 없는 친구가 부모님과 나의 사진을 찍어줄 때도, 내 표정은 웃는 듯 마는 듯했다. 그런 내 표정을 보고 잠시 당황하는 듯하면서도 여러 번 셔터를 누르던 친구는 금방 카메라를 우리에게 건네주더니 저의 무리로 사라진다. 물론, 박지민의 번호가 있었기에 언제든 연락해서 만날 수 있었지만 .. 그래도 오늘은, 오늘만큼은 꼭 얼굴을 보고 싶었다. 아니, 사실 같이 사진을 찍고 싶었다. 마지막으로 교복을 입은 우리의 모습을 담고 싶었기에





여주야 이제 갈까? 부모님께서 재촉하는 목소리가 들리고 나는 그 뒤를 따라가면서도 다시 돌아보고 또 돌아보는 것을 반복하며 겨우 시간을 벌고 있었다. 정말 이대로 끝인가, 정말 .. 정말 .. 아쉬움이 뚝뚝 떨어진다.





자포자기하는 심정으로 마지막으로 고개를 돌린 순간 친구와 사진을 찍고서 혼자 그 무리에 나와 있는 박지민이 보였다. 보자마자 심장이 터질 것 같아 잠시 멈췄다. 이내 박지민! 하고 크게 그 애를 불렀다. 내 목소리에 놀란 눈을 한 박지민이 내게로 달려오고, 나도 그 애에게로 달려간다. 운동장 중간에서 만난 우리에 집중하느라, 뒤에서 나를 부르는 부모님을 까맣게 잊은 채였다.







“ 한참 찾았어 ”







헉헉 거리며 말하는 나의 머리를 작게 톡톡 치는 박지민







“ 나도. 우리 같이 사진 찍을까? ”
“ 응 ”







나는 저 멀리 떨어져 있는 부모님을 부른다. 이런 내 모습을 처음 보는 부모님은 잠깐 놀란 모습을 하는 듯하면서도 이내 활짝 웃으시며 우리보고 장난스러운 목소리로 자세를 취해보라며 말씀하신다. 우리 둘은 잠시 몸짓 하다가도 하나, 둘 수를 세러는 부모님의 목소리에 초조해져서 금세 밝게 웃었다. 그 순간 내 어깨의 닿은 박지민 손이 너무 따뜻해서 순간 봄인 것만 같다는 착각이 들 정도였다.







“ 여주야 이제 정말 가야지? ”







여러장을 찍어 흡족한 모습인 부모님은 카메라를 들고 말씀하셨고 그 말에 박지민은 가보라며 내 어깨를 놔준다.




찰나의 순간, 아무도 없이 홀로 졸업식에 온 박지민의 모습이 보였다. 그 애에게는 누구나 하나쯤은 있는 꽃다발조차 없었다. 엄마 잠시만요. 나는 급히 부모님에게 있어 최대한 멀리 박지민을 데리고 간다.








“ 있지, 어 .. ”








막상 끌고 왔지만, 혹여나 상처가 될까 싶어 아무 말도 꺼내지 못하는 나를 박지민은 가만히 보다,








“ 김여주 ”








무심하듯 다정하게 나를 부른다.







“ 나 정말 괜찮아 ”






너는 늘 상처가 가득할 때 마다 괜찮다고 말했다.







“ 그러니까 걱정 안해도돼 "







세상에서 가장 비참한 얼굴을 하고서는




생각해보니 찢어진 공책을 쓰레기 더미에서 겨우내 찾아 자랑스럽게 보여줄 때도 박지민은 저런 표정을 지었었던 것 같다. 있지 김여주, 난 내 가난이 무서워. 찢어진 공책을 붙이며 말한 박지민의 목소리가 아득히 내게 울린다.




그러니까 가봐. 나를 부모님 쪽으로 미는 와중에도 나의 모든 신경은 박지민에게 집중되었다. 내가 간다면 이 큰 운동장에 박지민 혼자 남게 되는 게 아닐까. 생각을 하는 순간 졸업식의 영상을 볼 때보다, 친구들의 울음소리를 들었을 때보다 억 겹은 슬픈 감정이 밀려왔다.




멀어지는 내 뒷모습을 보며 작게 웃는 너는 슬플 때마다 저가 그 표정을 짓는다는 걸 알까. 당장에라도 다시 달려가고 싶었지만 나를 이끄는 부모님의 손에 어쩔 수 없이 학교를 벗어났지만,







어머, 여주야 너 졸업식이 그렇게 슬펐어? 왜 먹다말고 울어

우리 딸, 생각보다 여리구나







어쩐지 그 애의 볼이 오늘도 가득 부어 있었던 것 같아서







당신 닮아서 그래







나를 보는 그 눈에 울음이 담겨있는 것 같아서

 







이 양반은 안좋은 건 다 날 닮았대

 







내가 받은 꽃다발이라도 쥐여줄걸이라는 후회가 밀려와서








여린게 어때서 ! 감성적이고 좋구만

  






졸업 축하한다는 그 말 한마디도 너에게 제대로 해주지 못해서

결국 나는 짜장면을 먹으며 눈물을 쏟아내었다.

















-









소중한 여주님들 ! ( 암호닉 ) 

감귤주스 / 일독 / 윈미 / 유딩 / 벨 / 치킨 / 선율 / 몽9

암호닉 신청은 그 애 11 편에서 해주시면 됩니다 : ) 




컴퓨터가 갑자기 고장나서 휴대폰으로 급히 작성했기에 분량이 매우 작을 수 있습니다 엉어ㅇ 얼른 고쳐서 돌아올게요 .ㅠㅠ ㅠ

오늘도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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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회원82.164
지민이 볼이 부어보였는 게 여주만의 착각이길 ㅜㅜㅜㅠ 그래도 지민이 여주와함께 졸업했네요. 출석일수 위험했는데 예전과 참 많이달라졌어요. 좋게 ^^

야밤에 잠안자고 읽고있는 (유딩)입니다.

5년 전
비회원236.17
선율입니다!! 아ㅠㅠ 지민이 너무 맘아파요ㅠㅠ 지민이 언제 꽃길 걸을 수 있나요 작가님ㅠㅠ
5년 전
독자1
벨 이에요! 이번 편은 왜이렇게 뭉클한건지ㅜㅜㅜ
서로 배려하느라 학교에서의 마지막의 추억도 제대로 남기지못한게 신경쓰이네요ㅠㅠ

5년 전
독자2
안녕하세요 작가님 일독입니다 이번 편 진짜 엉엉엉엉엉이라구요.... 😭😭😭😭😭 부모님 대화랑 여주 마음 속 독백이 교차되는 장면 너무너무 좋아요 난 내 가난이 무서워, 하는 지민이의 대사는 제가 그 애에서 제일 좋아하는 대사인데 다시금 언급이 되니 또 마음에 닿아오는 것 같구요 ㅠㅠㅠ 벌써 졸업을 했네요 둘이... (저도 같이 졸업하는 느낌이고,,) ㅜㅜ 열심히 달려왔네요 둘 다 서로에게 좋은 인연이 되어서 다행이라고 생각해요 앞으로도 더 이어지기를 바라요 💜
5년 전
비회원220.26
치킨입니다!! 으어ㅠㅠㅠ 졸업식에서 지민이가 너무 안쓰러워서 여주랑 같이 눈물났어요ㅠㅠㅠ 괜히 속으로 여주에게 너가 꽃을 줘!ㅠㅠㅠ 이러면서 봤네요ㅠㅠ 볼이 부어보였다는 멘트에 눈물 1리터 쏟은것같네요ㅠㅠㅠ 좋은 글 항상 감사합니다💕
5년 전
비회원92.193
감귤주스입니다 작가님!! ㅠㅠㅠ 오늘 글은 유난히 음악이랑 잘 어울리네요ㅠㅠㅠ 지민이가 슬프게 웃는 모습이 너무 마음아파요ㅠㅠㅠ 좋은글 감사해요ㅜㅠ
5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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