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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탄소년단/박지민] 그 애 08 | 인스티즈








그 애

: 08








여느 때와 다름없이 박지민이 교실에 들어오고, 그런 박지민에게 인사를 한다. 박지민도 살포시 웃으며 내게 인사한다. 추운 겨울임에도 교복 마이만 입고 온 너에게 춥지 않느냐고 묻는다. 너는 추위 따위는 아무것도 아니라며 제 나이를 믿는다고 말한다. 그런 박지민이 웃겨 나도 따라 웃는다. 그러다 문득 박지민의 목 부근에 가득 붙여져 있는 파스가 눈에 띄었다. 그런 내 시선을 느낀 너는 저 손으로 급하게 가려보지만 이미 내 눈에는 걱정이 가득 서려 있다.







“ 어디 아파? ”
“ 음, 그냥 어제 엄마랑 이야기하다가 .. ”







그제야 큰 파스를 붙였음에도 다 안 가려진 상처들이 보였다. 어제도 맞았구나. 박지민은 내게 괜찮다며 손짓을 해 보이지만 쉽게 눈을 뗄 수 없었다. 보이는 곳에도 상처가 이렇게나 많은데, 안 보이는 곳에는 .. 그 애 마음속에는 얼마나 많은 상처가 있을지 가늠할 수 없었다. 곧이어 박지민이 가방에서 낡은 공책을 꺼내려 뒤적거리다가 이내 제 손으로 머리를 쓸어 넘긴다.







“ 아 .. 진짜 ”







너는 작게 욕지거리를 내뱉으며 다시 공책을 찾기에 몰두한다. 수능시험이 끝나고 모두가 미친 듯이 노는 고3 황금기에 오로지 공책을 보며 요리 공부에 매진했던 너였다. 그런 박지민 옆에서 시끄럽게 군다면 누가 될까 아무 말 없이 같이 책만 읽었었다.







“ 공책 없어졌어? ”
“ 응 엄마가 버렸나 봐 ”
“ 왜 ..? ”
“ 요리하는 거 싫어하거든 ”







어떡하지. 라고 되뇌며 가방을 계속 뒤지는 네 모습이 안쓰럽다. 집에 있는 거 아니야? 내 말에 박지민은 그랬으면 좋겠다. 라 덧붙인다.







“ 같이 찾아줄게, 마치고 네 집 가보자 ”
“ 고마워 ”







언제든 도와준다고 했잖아. 내 말에 박지민은 그제야 조금 웃는다. 그 공책에는 단지 요리 방법 따위뿐만 아니라 그 애의 실낱같은 희망이 담겨있기 때문에 꼭 찾아주겠노라 다짐한다.








-








박지민네 집으로 올라가는 길, 어쩔 수 없이 식당을 빠지겠노라 사장님께 전화하는 박지민의 목소리는 한껏 우울해 있다. 이 동네는 마치 박지민처럼 왠지 모를 정겨움이 있어 따스하다가도 다른 사람들은 느끼질 못할 추위가 있었다. 빨간색 대문 앞, 박지민이 문을 열고 그 애의 집으로 들어간다. 변함없는 그 집은 여전히 작았다. 박지민은 가방을 아무 곳에나 놔두더니 책상, 서랍, 식탁 차례대로 찾아보기 시작한다. 나는 어디서부터 뭘 해야 할지 몰라 잠시 가만히 있다가, 실례하겠습니다. 라며 조심스럽게 신발을 벗고 들어선다. 이 작은 공간에서 박지민은 이터널 션샤인을 보고, 최고의 요리사가 되겠노라 꿈도 꾸고 그랬겠지. 조심스럽게 어머님의 방에 들어가 찾아본다. 어머님의 책상에는 박지민, 아버님, 어머님께서 함께 찍은 사진이 올려져 있다. 언제 찍었을지도 모를 그 사진은 빛이 바래있었다. 어릴 때의 박지민은 지금의 슬픔을 맞게 되리라 가늠할 수 없을 정도로 행복해 보였다. 저 웃음을 되찾아주고 싶다. 괜히 한 번 더 쳐다보다 다시 공책을 찾는다.







“ 거기도 없지? ”
“ 응 ”
“ 엄마가 버렸나 봐. ”








거실에 나란히 앉아있다. 결론적으로 이 집에는 공책이 없는 듯했다. 박지민은 머리를 한참 쓸어넘기다. 어떡하지 .. 나지막이 말한다. 사장님이 주신 거라 애지중지하던 터였으니 그럴 만도 했다. 사장님 볼 면목이 없어, 식당도 못 나가겠지? 박지민의 말에 아무 말도 하지 않고 그저 등을 쓸어준다.








“ 아 근처에 쓰레기장 있는데 ”
“ 가보자 ”
“ 이런 모습까지 보여주니까 좀 비참하다 ”







박지민은 웃고 있었지만 울고 있었다. 그 표정을 더는 볼 수 없어 얼른 신발을 신고 현관을 나섰다. 박지민 말대로 집 근처에 쓰레기장이 있었다. 크진 않았지만, 쓰레기들이 종류별로 가득 쌓여있었다. 여기에서 찾을 수 있을까 싶었지만 이내 쓰레기장으로 들어서는 박지민을 따라 들어섰다. 퀴퀴한 냄새가 내 코를 자극했지만 티 내지 않았다. 계속해서 내게 미안한 표정을 짓는 박지민도 아마 이 냄새를 맡았겠지. 그 애는 잔인한 현실에서 자신의 비참함을 느끼는 것이었다. 쓰레기장을 이리저리 뒤지는 순간에도 계속해서 말해주고 싶었다. 네 비참함은 네 탓이 아니라고.








“ 찾았다! ”








어디에 있을까 싶어 종이 쓰레기들이 가득 쌓여있는 공간에서 박지민의 낡은 공책을 찾았다. 이미 군데군데 찢겨있었지만, 그 조각들도 근처에서 찾을 수 있었다. 가득 더러워진 나의 손안에 쥐어진 공책과 한 움큼의 조각들을 들어 박지민에게 보여주었다. 박지민은 그것을 한참보다 다시 비참한 표정을 짓다, 이내 밝게 웃어 보였다. 진짜 고맙다, 너 아니면 큰일 날뻔했어 라 말하며 그것들을 받아간다. 쓰레기장을 나서며 우리는 한마디도 하지 않았다. 대문에 들어서 마당 중간에 있는 누런색의 평상에 앉아 그 조각들을 함께 맞춘다. 조용히 입으로 테이프를 찢어 공책의 조각을 맞추고, 뜯어진 부분을 감싸며 박지민은 말했다.








“ 있지 김여주 ”
“ 응 ”
“ 난 내 가난이 무서워 ”








순간 불어온 겨울바람이 너무 실려서 몸을 관통하는 듯한 추위를 느꼈다. 박지민은 덤덤히 말했지만 물기가 가득 서려 있었다. 이까짓게 뭐라고 .. 조용히 중얼거리며 테이프를 또 붙이고 붙이는 박지민의 손은 그 추위 때문에 퉁퉁 부어있었다. 동상에 걸릴 것 같아 그 손 위에 내 손을 올렸다. 동그랗게 눈을 뜨며 나를 보기 위해 고개를 드는 박지민의 눈은 빨개져 있었다.







“ 내 손 따뜻하지? ”
“ 응, 난로 같아 ”








다시 고개를 숙여 내 손을 올린 채로 공책을 계속해서 고치던 박지민은 말했다. 엄마가 요리 어느 세월에 배워서 돈 버느냐고 반대하더라, 그래서 대들었다가 맞았어. 다시 내 시선은 숙인 박지민의 목을 향한다. 새 파란 멍과 날카로운 손톱자국이 가득한 그 애의 목. 이렇게 상처 난 곳에 파스 붙이면 더 아파, 내가 밴드 붙여줄게. 내 말에 박지민은 응, 근데 얘들 보이기 창피하잖아. 라 말한다. 그 마음을 신경 쓰지 못한 내가 부끄러워 이내 입을 닫았다.








“ 다 했다 ”








종이를 맞추느라 숙였던 고개를 드는 박지민의 손에는 테이프가 덕지덕지 붙여져 있는 공책이 쥐어져 있었다. 나는 수고했다며 어깨를 작게 두드렸고 박지민은 나지막이 웃어 보이며 말했다. 평상 근처에 있는 수도꼭지에서 얼음장같이 찬물로 손을 씻었다. 처음에는 그마저도 얼어서 잘 나오지 않더니 박지민이 몇 번을 발로 차고서야 나온 물이었다. 다 씻고 나서도 우리는 한참을 평상에 앉아 있었다. 이곳은 춥다가도 괜찮은 공간이었다. 문득 이 평상에 같이 누워 여름날의 밤하늘을 보며 별을 세는 우리 둘을 상상해본다. 너와 함께라면 여기보다 더 낮은 옥탑방이라고 할지언정 따스할 것 같다.








“ 요리 공부 계속할 거지? ”
“ 응 ”
“ 다행이다 ”
“ 다 네 덕분에 할 수 있는 거야 ”
“ 왜? ”
“ 공책, 네가 찾아줬잖아 ”
“ 아 .. ”
“ 너는 정말 슈퍼맨이구나 ”
“ 뿌듯하네 ”








박지민의 눈을 마주했다. 그럼 이 어둠 속에서도 날 구해줘 하는 듯한 그 애의 눈을 한참이나 바라봤지만, 박지민도 그 눈빛을 피하지 않았다. 어둑해진 밤하늘을 까맣게 잊고서는 우리는 오랫동안 서로의 눈을 봤다. 나는 그 순간에도 박지민의 자리 잡은 검은색 머리가 눈부시게 아름답다고 생각했다. 나도 까만색으로 염색할까? 내 말에 박지민은 놀란 듯하다가 이내 평소와 같이 웃으며 말한다. 그럼 우리 더욱 닮아가겠네. 내가 자신을 찾을 수 있음을 알고 빨간 대문에 앉아있었던, 나에게 사과하던 날의 박지민과 그런 그 애를 찾기 위해 뛰었던, 빨간 대문의 박지민을 찾았던 나는 그때처럼 여전히 서로가 서로였다. 한참을 그렇게 있다 가방에 있는 매일 들고 다니던 연고를 꺼내보였다. 박지민은 잠시 멈칫하더니 하여튼 김여주, 라며 목을 내보였다. 숙인 박지민의 목에 붙여져 있는 파스를 조심스럽게 떼어내니 상처가 더욱 잘 보였다.







" 어떻게 참았어 "







순간 울컥해서 눈물이 나올 뻔한 걸 겨우 참는다.







" 그냥, 익숙하거든 이제 "







거짓말, 이게 어떻게 익숙해. 연고를 바르는 내 손에 움찔거리는 네 몸이 말해준다. 이 아픔은 결코 익숙해질 수 없다는 것을










-








안녕하세요 허석입니다 ! 오늘 아침에 기분 좋은 알림을 받았어요

 

[방탄소년단/박지민] 그 애 08 | 인스티즈

짠 ㅠㅠㅠㅠ 신알신 해주신 20명의 구독자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인사를 드립니다 ㅠㅠㅠㅠㅠ
이런 제 글이 20명이라는 적지 않은 분들께 알람이 간다는게 참 기분이 좋아요, 설레고
또 처음 정말 아무것도 모르는 제가 독자님과 함께 조금씩 성장하고 있음을 느낍니다
앞으로 더욱 노력하는 허석이 되겠습니다.
늘 함께 달려주시는 독자 여러분들께 진심으로, 늘 !!!!!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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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ㅠㅠㅠㅠ얘네 얼릉 행복했으면 좋겠어요ㅜㅜㅜㅜ
좋은 친구이면서도 좋은 친구,,,,,,,,,,,,
다음편 또 기다립니다 ㅎㅎ

5년 전
허 석
함께 달려주셔서 진심으로 감사합니다 :> ♡
5년 전
독자2
작가님 아아악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내 가난이 무섭다는 말. 되게 찡해지는 말이에요 손 얹어주는 여주도 너무 예쁘고. 꿈을 지켜주려는 여주가 참 대견하고 잃지 않으려고 하는 지민이도 너무 이뻐요! 늘 좋은 글 감사합니다 근데 오타가 몇 개 숨어있는 것 같아요ㅠㅠㅠㅠㅠㅠ .. 작가님 브금도 늘 예쁜 거구.. 최고에요 💜💜🙏
5년 전
허 석
제가 말하고 싶은, 표현하고 싶은 것들을 알아주시는 독자님 ! 늘 예쁜 댓글 진심으로 감사해요 .. 제게 너무 과분해서 늘 보고 또 본답니다 ㅠㅠㅠ 제 무덤은 여기에요 .. 앞으로 더 좋은 글로 보답할게요, 감사합니다 ♡
5년 전
비회원24.220
둘이 같이 있으면 따뜻해지는데 주위는 너무 추운 겨울 같아요 8ㅅ8 근데 이 느낌이 글에서 느껴져서 너무 좋아요..ㅠㅠㅠㅜ
5년 전
허 석
아흑, 제가 표한하고자 했던 부분을 이렇게 잘 알아주시다니 ㅠㅠㅠㅠ 늘 감사해요 독자님 ♡ !
5년 전
비회원82.164
현생이 치여서 이제서야봅니다. 여주도 이제 꽤 적극적이네요 손도 잡아주고 이쁘게...ㅋㅋㅋㅋㅋ 미친더위가 지나가서 좋지만 현실적으로 추운겨울이 그들을 힘들게 할거라는게 너무눈에보여서슬퍼요ㅜㅜㅜㅜ
5년 전
허 석
독자님 표현력이 대박 .. 늘 봐주시는 것 만으로도 진심으로 감사한걸요 ㅠㅠ ♡
5년 전
비회원118.71
ㅜㅜㅜ헛 두근두근 ㅜㅜㅜㅜ 연고까지 발라주고 .... 넘넘 예쁜이들이에요
5년 전
허 석
짐니에 대해 적극적으로 변화(?) 하는 여주의 모습 헤헤 ,, 독자님 늘 감사합니다 ! ♡
5년 전
비회원131.224
안 힘들었으면 좋겠다 얘들아..ㅠㅠ 암호닉 신청 가능하면 [감자]로 신청할게욥ㅠㅁㅠ
5년 전
허 석
암호닉은 아직까지 받고 있지 않지만 언젠가 받게 된다면 감자님은 꼭 명시해 둘게요 ♡ 감사합니다 !
5년 전
독자3
작가님 힐링되는 글 너무 감하히구 너무 축하드려요!!
5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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