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에 올라온 기사중엔 골목에 깔려있는 사람들이 손뻗고 있는 사진 있잖아. 그중에 한명이 나야. 맨 앞 밑에서 두세번째 줄에서 손 뻗고 있었는데 그게 벌써 1년 전이네 18년 할로윈때는 진입골목, 호텔 뒤 메인 골목에서 사진 찍을 수 있을 정도로 여유가 있었어 그때 분장한 사람들 보고 재미있었어서 작년에 친구한테 같이 가자고 해서 같이 갔는데 사람이 너무너무 많은거야. 사람이 너무 많아서 큰일나겠다 싶었어 빨리 나가서 지하철 타고 집에 가야지 생각한게 9시야 그렇게 진입골목인 편의점 골목으로 가는데 정말 말 그대로 인파인거야 사람들 사이에 끼어서 걷는게 아니라 끼어서 휩쓸리는 거였어 길가에 좌판같은것도 다 휩쓸려 넘어지는데 앞에서 밀지마세요 여기 사람이 깔렸어요 소리치는거야 내 주위도 밀지마세요 사람깔렸대요 소리질렀는데 이미 휩쓸리는 시점에서 가능할 수가 없었지 사람이 깔렸다니까 밀지마 너네가 사람이야 외치는 사람도 있었고 그상태에서도 밀려서 밀려서 편의점 골목에서 깔리게 된거야 깔린 초반에는 사람들이 뻗어진 손 잡고 한명씩 끄집어내서 나도 잘하면 빠져나가겠는데 싶었어 그때 스트랩 신발 신었었는데 스트랩은 발목에 멀쩡히 걸렸는데 신발은 벗겨져서 당길수록 빠져나가지는 않고 발목만 조이는 상태라서 운동화 신고 있었다면 끄집어 졌을텐데 생각했어 밑쪽에 깔렸지만 운좋게 깔린건지 숨쉬기도 편했고 압박감이 심하다고는 생각이 안들었기때문에 죽을것 같다는 생각은 안했어. 당겨지면서 스트랩이 내 발목을 조였기때문에 다리, 적어도 발을 못쓰게 될수도 있겠다고 생각했어 시간이 지나면서 더이상 끄집어 지는 사람은 없었고 그냥 뒤부터 뒤부터 외쳤어. 끄집어 내 질 수 있는 상태가 더이상 아니었고 뒤에 얹힌 사람이 일어서야 내가 일어날 수 있는 상태였고 앞에서 도와주던 사람들도 어떻게 방도가 없었기 때문에 물을 사서 입안에 물을 흘려주고 있었어 그런데 어느순간 노란형광조끼가 보이는거야 119가 왔구나 하면서 엄청 안심되더라 119도 사람들 끄집어 내려고 시도했는데 될리가 없지 그냥 뒤부터 정리 되기를 기다렸었어 앞서 말했듯 숨쉬기에 어려움이 없었어서 119 본 후부터는 마음이 편해졌던 것 같아 근데 숨쉬기가 괜찮았던건 내 얘기고 다른 사람 상황은 모르겠으니 물어봐도 모르고 아니었다고 반박해도 몰라 일단 앞쪽에 깔려있던 나는 그랬어. 119오고나서 주위에서 살려주세요가 많이 들렸던 것 같아 구조될거라는 희망이 보이기 때문에 살려달라고 말하는 상황? 살려주세요 70 물좀주세요 30 정도. 가만히 손 뻗고 있는데 갑자기 뒤에서 누가 날 일으키는거야. 뒤쪽이 다 정리되서 누르는 사람도 없는데 그걸 못느꼈어. 나를 누르는게 없다는걸 못느낄만큼 감각이 사라졌었나봐. 일으키는데 일어날수가 없고 걷지를 못하겠어서 골목 사이드에 앉아있었어. 핸드폰은 다행히 가지고 있던 상태라 갈라진 친구한테 전화한게 11시 20분. 그때 내 주위로도 몇명 앉아있었는데 디즈니 공주 분장한 여자분이 핸드폰을 잃어버렸는데 전화좀 빌려달라고 하시더라고. 울면서 일행한테 전화하고 기다리는 동안 하는 말이 뒤에서 사람 엄청 많이 죽었고 자기 앞에서 서있는 사람 얼굴 입술이 점점 시퍼래졌다고. 나는 솔직히 실감이 안났어. 내 앞뒤로 깔려있던 사람들은 안색이 많이 안좋다거나 부상이 심해보이거나 하는게 없이 살아있었으니까 사고가 생각보다 심한가? 정도로만 생각했어. 가죽자켓 손에 들고있던거 없어졌고 크로스백도 끊어져서 없어졌는데 골목에 짐 뭉쳐있는데 보니까 둘다 있어서 그거 챙겨서 대로로 나왔는데 아 이게 사고가 정말 컸구나 싶더라. 도로에 구급차 응급차 누워있는 사람들 내가 앉아있는동안 알아채지 못한, 골목에서 계속 실려나오는 사람들. 도로에 있던 어떤 남자분이 모포 위에 누워있는 여자분 병원에 가야 한다고 했는데 구급대원이 지금 모든 사람이 병원에 갈수는 없고 중상자만 이송하고 있다고 했는데 그 남자분이 자기가 의사인데 여자분 상태가 병원에 가야하는 상태라고 말하셨던게 생각나네. 나는 걷기가 힘들어 부축받아 자리를 옮겨서 버스정류장 의자에 앉아있는 상태였는데 다친곳은 없는지 시간 지나니까 걸을 수 있겠더라고. 이쯤에서 친구랑 합류했어. 친구는 다행히 빨리 빠져나왔었는데 나오고 나서 보니 나는 없고 연락은 안되고 사람들은 다쳐서 나오는 걸 보면서 내가 연락하기를 2시간동안 기다린거야. 친구한테 안좋은 기억을 남기게 해서 너무 미안해. 아무튼 집에 가야하니까 대중교통을 타야겠는데 도로 통제가 되서 버스를 탈 수 있는 한강진역까지 걸어갔어. 도로 통제가 굉장히 길게 되어있더라. 한강진역에서 버스타고 집에 오는동안 뉴스 보니까 기사가 정말 많이 났더라. 엄마가 걱정하진 않을까 걱정했는데 집에 오니까 주무시고 계시더라. 다행이라고 생각하면서 씻고 잤어. 다음날 일어나서 내 몸상태 보니까 멍이 좀 많이 들었더라. 핸드폰 보니까 온통 이태원 기사더라고. 근데 나는 현장에 있던 사람인데도 별 생각이 안들었어. 지구 반대편에서 어떤 사고가 있었대 하면 안됐다 생각드는데 그냥 그게 다잖아? 너무너무 안타까워 어쩌니가 아니라 그냥 사고가 났구나. 안타깝네 하면서 잊혀지고 별 생각 안드는거. 합동 분향소 갔었는데 거기서도 그냥 꽃만 두고 나왔어. 이렇게 괜찮을 수가 있나 싶을 정도라 오히려 걱정되서 구청에서 지원해주는 심리상담을 받았는데 거기서도 문제없다고 했고 따로 간 병원에서도 사람마다 받아들이는 정도가 다른데 무던하신 편인 것 같다고 트라우마 없으셔서 다행이라고 했었어. 아무튼 일요일 저녁에 퇴근한 엄마랑 저녁먹으면서 얘기하는데 엄마가 토요일 저녁에 일찍 잠들어서 아침에 일어나서 이태원 사고기사를 봤대. 걱정돼서 방을 들여다 봤는데 자고있길래 안심하고 출근했다고 하시길래 나는 잘 빠져나와서 나오는동안 발 밟혀서 멍든게 다라고 했어. 엄마는 아직도 몰라. 월요일에 정형외과에 가서 멍이 좀 많이 들어서 왔다 하니까 어디서 이렇게 멍이 드셨냐 물어보길래 이태원 현장에 깔려있었다 했더니 상하체 사진을 각도별로 다 찍으시더라. 천만 다행으로 부러지거나 금간곳 부은곳도 없이 멍든게 다였고 무사하셔서 다행이라 하시면서 병원비 안받으시고 물리치료 해주시더라. 약 처방도 해주셨는데 약받으러 가니까 약국에서 정형외과 전화 받았다고 약값도 안받으셨었다. 그때 구두 스트랩에 조여진 자국이 발등에 짙은 색으로 아직도 안없어지고 남아있는데 이것만 이라는게 너무 다행이다 싶고 이건 시간이 지나도 안 없어질 것 같은 생각이 들어. 파라마운트, kbs 다큐도 나오고 정부에서 공무원 동원해서 이상한 훈련 하는거 보고 기분 이상해져서 써봤어. 나도 기억이 사라지기 전에 기록 해두고 싶기도 하고. 기록 남기고 싶으면 혼자보지 왜 오픈된곳에 쓰냐 관종이냐 물어보면 그래 그 말대로 관심받고 싶나보지. 누가 알아줬으면 하나보다. 그런것같다. - 크러시 다큐 보고나서 생각난거 내 기억으로는 메인뒷길에서 조금씩 조금씩 움직이다가 새마을 식당 앞에 서있을 때. 그때부터 본격적으로 휩쓸렸었어 그 좁은 길에 등신대, 광고판, 나무로 된 음료 가판대가 있었고 그것도 다 넘어가면서 그거 붙잡고 조금 버텨보려고 했는데 가판대까지 다 넘어지면서 휩쓸리기 시작했고 사람이 깔렸다는 소리가 들렸었어 그 소리가 들리고 나서도 한참 후에 내가 골목으로 진입을 했던(휩쓸려 들어갔던) 기억으로 보아 최초로 사람이 넘어진건 골목에서가 아니었던것 같아. 이때 가게 밖 테라스에 있던 사람들은 다들 놀라서 허둥지둥 하거나 굳어있었어서 사람들이 끌어올려주면서 도움이 시작된 때는 아니야. 골목이랑 큰길이랑 마주보는 술집 있잖아. 대문같은거 있는 집. 그 대문같은게 열려있어서 안쪽이 보였거든. 거기는 휩쓸리는 데가 아니었어서 약간 동떨어져진 느낌이라 사람들 안으로 들어가게 해주면 좋을텐데 생각도 했었어. 인터뷰 영상에서 남자분이 여자분이랑 한걸음 한걸음 갔다는 내용이 있는데 나도 그랬었어. 내가 혼자 휩쓸리고 있으니까 남자분이 잡아주면서 조금씩 가면 나갈 수 있을거다 힘내자 하셨었어. 어느순간 그분도 사라졌었는데 안전하시겠지? 골목 코너에 와이키키가 있잖아. 와이키키에 들어가려는 손님들이 골목에 줄서 있었고 그 줄을 관리하는 사람들도 따로 있었어서 통행이 더 원활하지 못했어. 영업을 해야하니 관리를 해야하는거 알기는 하겠는데 탓하는 마음이 영 안들수는 없네... 골목을 절반정도 갔을때는 조금만 버티면 큰길이다 조금만 더 버티자 생각했는데 어느순간 신발가게 앞에서 깔려있었어 내 앞에 있던 사람들은 어떻게 빠져나가서 신발가게 앞쪽으로는 사람이 없었을까 궁금했는데 자료화면 봐도 아직도 모르겠고 신기하네. 앞에 있던 사람은 어떻게 되었길래 중간에 있던 내가 밑에 깔려있었을까? 짐가방을 계속 잡고 있었고 기억의 빈틈이 없어서 의식을 놓은 적 없다고 생각했는데 잠깐 의식이 사라졌을 가능성이 있을까. 숨쉬기 편하다고 느꼈는데 뒤쪽에서 나를 누르는게 없음에도 그걸 인지하지 못한 건 몸이 고통을 버티려고 호르몬 분비를 했을 수도 있겠다. 근데 앞에서 멍이 많이 들었다고 썼었는데 그냥 운동하면서 멍 많이 든 정도로만 멍들었었어서 그냥 정말 안힘들었던 가능성도 있어서 진짜 잘 모르겠네. 나는 무교인데 진짜 모든 종교의 신에게 감사하다고 생각한 날이기도 하니까 그냥 하늘이 도와준걸로 해야겠다. 구조대가 오기 전 도와주던 사람들이 물을 흘려주면서 의식 잃으시면 안돼요 정신차리세요 라고 말했던게 기억나. 나는 의식이 있는데 다 그 말을 해서 위쪽이랑 중간에 끼인 사람들이 의식을 많이 잃었나보다 생각했어. 나한테도 계속 묻길래 의식 있어요 괜찮아요 대답했었어. 나는 아래를 보고 깔려있었고 내 대각선 밑에 있던 남자분은 위쪽을 보고 깔려있어서 눈마주치면서 서로 힘내세요 했던것도 생각나. 살려주세요 소리가 구조대 훨씬 전부터 나왔는데 내가 그냥 기억에서 묻어뒀었나봐. 구조대 이전에 시민들이 도울때도 살려주세요 외침이 있었어. 근데 살려달라고 하던 남자도 막상 끄집어 내려고 하면 저기 여자분 먼저 도와주라고 저 분이 더 상태 안좋다 자기는 괜찮다 했던게 생각난다. 구조대가 도착하고 구조대고 한참동안 밑에 중간에 눌려있던 사람들 빼내려는 시도했어서 사람들 불평이 있었어. 빼내는거 안돼요 뒤부터 골목부터요 하면서. 구조대 정말 반갑기는 했는데 사람들이 다 안된다는데 뭘 또 이렇게 끄집어 내려고 하나 시간 낭비일텐데 하는 생각 나도 했고. 구조대도 안되는걸 알았는지 정신차리세요 골목 뒤쪽으로 진입하고 있어요 정리되고 있어요 조금만 기다리세요 하면서 희망을 불어넣어주고 물주면서 구조가 진행 됐었어. 내가 골목길에 앉아있을때 앉아서 쉬는 사람이 별로 없다고 생각했는데 영상 보니까 내 눈에 안들어왔던 거지 쉬던 사람이 많았네. 대로에 나갔을때 시민이 CPR하는거 많이 봤던것도 생각나. 구급대원만큼 일반 시민이 많았어.CPR 뿐만이 아니라 안쪽에서 사람 업고, 실어 나오는 사람들중에도 많은 사람이 일반 시민이었어. CPR 조금만 더 해보면 안되냐고 울던 분, 그 얘기 듣고 다른 사람에게 가려다 다시 한참을 심폐소생에 힘쓰던 분. 모두 너무 힘들었던 밤이었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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