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더풀 월드'는 아들을 죽인 살인범을 직접 처단한 은수현(김남주 분)이 그날에 얽힌 미스터리한 비밀을 파헤쳐 가는 휴먼 미스터리 드라마.
당시 손에 쥐고 있던 단테의 '신곡' 첫 구절 '우리 인생길의 한 가운데에서 나는 올바른 길을 잃고 어두운 숲속을 헤매고 있었다'가 계속 마음에 쓰였다는 김지은 작가는 "나는 계속 걸어가는데 지금 어디에 있는지 날은 계속 어두워지는데 여기서 멈출 수도 없는데 마치 꼭 제 자신을 보는 거 같아서. 그러다 또 다른 인생길에서 숲속을 헤매고 있을 누군가와 함께 걸어가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 사람 얘기를 들어주고 싶었고 저 역시 위로 받고 싶었다. 그 사람이 은수현이라면 참 좋겠다고 생각했다. 그렇게 은수현이라는 인물을 처음 그려내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이어 "어쩔 수 없이 작가는 작품을 쓸 때 시청률을 의식하지 않을 수가 없다. 드라마는 예술 문학이 아니라 대중문화니까. 그런데 처음으로 시청률이라는 숫자보다 오롯이 사람의 마음에 더 집중해보자 생각하고 썼던 작품이 '원더풀 월드'"라며 "현실이 답답하고 어둡고 희망이 없어 보일 때 사람들은 현실을 닮거나 현실보다 힘든 드라마를 회피하고 싶은 심리가 있다고 생각한다. 사실 '원더풀 월드'가 그런 드라마이다. 담장이 없는 밝은 드라마와는 달리 우리 드라마는 담장이 있었던 것 같다. 편하게 볼 수 있는 드라마가 절대 아니다. 그런 의미에서 11%가 넘는 두 자리 시청률이 나온 게 믿겨지지 않는다. 어쩌면 어둡고 힘들어도 결국 연대하고 상처받은 사람들이 다시 일어설 수 있다는 작은 희망을 같이 들여다 봐주신 게 아닐까. 담장이 있는 드라마에 발끝을 들고 안을 들여다 봐주신 분들의 용기와 애정 덕분이라고 생각한다"며 밝은 작품이 아님에도 큰 사랑을 받은 것에 대해 감사한 마음을 표했다.
출연 배우들과 MBC, 제작사 삼화네트웍스, 제작진, 시청자들에게 감사 인사를 전하기도. 김지은 작가는 "이 자리를 빌려서 이 쉽지 않은 이야기를 세상 밖으로 같이 끄집어 내보자고 손 잡아주신 배우들과 요즘 트렌드가 아님에도 편성을 결정해주신 방송사, 그리고 제작사 식구들과 감독님, 스탭분들에게 감사 인사 드리고 싶다. 무엇보다, 배우들만큼 그 감정선을 따라 보시느라 감정 소모가 크셨을 시청자님들께 이 자리를 통해 머리 숙여 감사드린다"며 "고맙습니다. 이 말은 정말 꼭 하고 싶었다"고 덧붙였다.
또한 김지은 작가는 직접 쓴 글이 영상으로 구현됐을 때 가장 만족감을 느낀 장면은 무엇인지 묻는 질문에 "13회에서 그토록 간절히 듣고 싶었던 두 사람(은수현(김남주 분), 권선율(차은우 분))이 서로에게 사과를 건네는 장면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그리고 마지막회에서 소원나무에서 헤어졌던 두 사람이 6년 후 서점에서 다시 만나 멀지도 가깝지도 않은 이만큼의 거리를 두고 서로를 바라보던 장면도 오래 기억에 남을 것 같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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