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수는 여느 때와 다름없이 방에서 글공부를 하고 있음. 물론 쉽지 않지만 고려에서 살아가려면 글 정도는 익혀야한다는 생각으로 악착같이 공부... 아니 악착까지는 아니고 그냥 열심히 공부함ㅎㅎ
그런데 오늘은 이상하게 너무 치킨이 먹고싶은거임. 특히 후라이드. 닭다리를 집어 소금에 콕 찍어서 앙! 하는 모습이 자꾸만 상상돼 집중이 안 됨. 그러고보니 오늘 단골 치킨집이었던 곳에서 4황자님과 치맥하는 꿈을 꿨었음. 황자님도 되게 좋아하셨는데. 아, 갑자기 배고프네- 하며 글공부하던 화선지에 붓으로 치킨을 그림. 왕은 황자 캐리커처를 그릴 정도로 그림에는 약간 자신있는 해수였기에 디테일까지 살려서 쓱쓱 그림. 이왕 그리는거 리얼하게 그려서 먹고싶을때마다 보자! 하여 물감도 찾아내서 색칠까지 하고 그림 밑에 멋들어지게 싸인까지 하니, 그럴듯해 보여 뿌듯함. 기분이 좋아진 수는 헤헤거리며 그림을 말리기 위해 책상에 눌러놓고 다시 글공부를 시작함.
"...어? 황자님."
자기도 모르게 잠들었었는지, 눈을 떠보니 앞에 소가 앉아있음. 아까 그린 그 치킨 그림을 들고. 소는 도무지 알 수 없다는 표정으로 그림을 내려놓으며 물음.
"이거, 대체 뭘 그린거냐?"
"황자님, 웬 일로 오셨어요?"
"그냥, 너 보러 왔다. 근데 이게 뭐냐니까?"
말 돌리기 실패. 고려시대에 치킨이 있을 리 없지, 간수 좀 잘 할걸! 자신을 자책하며 데굴데굴 눈알과 함께 머리를 굴리던 해수는 문득 생각난게 있어 소리침.
"그! 우리 집! 우리 집에서만 해먹는 특별한... 음식입니다요..."
"..."
괜히 소가 안 믿을것 같아 물어보지도 않은 말을 해수는 줄줄 쏟아냄.
"닭만 있으면 쉽게 만들 수 있어서 많이 해먹었어요. 닭을 손질해서, 기름에 튀기는거. 그냥 생각나서! 그려봤어요..."
완전히 뻥은 아니니까 괜찮다는 생각으로 말했으나 계속 빤히 쳐다보는 소에 뭘 잘못 말했나... 설마 들켰나?!하며 해수는 잔뜩 쫄음.
"왜, 왜 계속 봐요..?"
"집이 그리워?"
"에?"
"집이 그립냐고."
아...
해수는, 아니 하진은 오랜만에 가족이 생각남. 고하진의 가족. 고하진의 엄마. 처음엔 많이 그리워했지만, 지금은 해수로 살고 있기 때문에, 또 소가 있기에.
"아니요! 안 그리운데요?"
"정말?"
"네! 그냥 치킨...이 아니고 닭튀김이 먹고싶어서 그런거예요. 황자님이 있는데 무슨."
해수의 말에 소는 함박웃음을 짓고선 말함.
"그럼 먹으면 되지. 닭튀김."
"아, 여긴 없을걸요."
"많이 해먹었다며. 방법은 알 거 아니야."
벙 찐 해수의 손목을 잡아 이끌며 소가 말함. 가자. 아니, 어디로요?
"닭튀김 먹으러."
소는 수에게 닭튀김에 대해 자세히 설명을 듣고 그대로 나인들에게 전해 만들라 시킴. 물론 밀가루도 없고 많이 다르겠지만, 해수는 소가 직접 신경써주는게 너무 고마웠고 치킨을 먹는다는것도 좋았음. 해수는 나인들 사이에서 이것저것 거들고 소는 그런 수를 사랑스럽게 바라봄.
"자! 완성!"
얼굴에 쌀가루를 잔뜩 묻히고는 천진한 웃음으로 그릇에 예쁘게 담아낸 닭튀김을 들고 오는 해수에 소는 미소를 지으며 잘했어. 하고는 해수의 손에 있던 그릇을 탁상에 내려놓음.
"와- 맛있겠다."
"먹어."
치킨을 먹으려다 고개를 들고 소를 향해 예쁜 웃음을 지으며 황자님, 고맙습니다! 하는 해수에 소는 순간 설레어 괜히 먹기나 해. 라며 퉁 명스러운 말을 내뱉음. 물론 바로 후회하지만, 이미 해수의 안중에는 없음. 젓가락을 옆에 두고도 손으로 닭다리부터 집는 해수에 소는 헛웃음을 지음. 젓가락 두고 왜-,
"건배합시다 건배!"
소의 말을 잘라먹고 닭다리 하나를 소의 손에 쥐어주며 칰얼스-☆를 하자마자 해수는 닭다리를 앙 베어뭄.
"오... 생각보다 되게 맛있다..."
밀가루 대신 쌀가루로 해서 그런지 엄청 독특해요! 근데, 진짜 맛있다. 황자님이 만들어줘서 그런가봐요. 입 안에 잔뜩 치킨을 넣어놓고 오물오물대는 통에 뭐라고 하는지 사실 소는 못 알아들었지만, 그저 해수가 귀여워 사랑스럽게 쳐다봄.
"얼레. 황자님, 왜 안 먹고 있어요? 제일 맛있는걸로 줬는데."
"너 많이 먹어."
"아이. 황자님 덕분에 먹는건데. 먹어요! 먹여주는걸 바라는거예요?"
"무, 무슨소리야! 먹는다, 먹어."
"어때요? 맛있죠? 응?"
눈을 반짝이며 맛있냐고 묻는 해수에 소는 웃으며 맛있다고 대답함.
"아이, 역시. 사실 제 꿈에, 황자님이랑 이렇게 앉아서 치킨, 아니 닭튀김을 같이 먹었는데, 되게 행복했거든요."
"그래서, 행복해?"
"당연하죠."
"나도."
의식의 흐름으로 치킨먹고싶은 생각 하나로 써재꼈더니 글의 꿜리띠가! 이상혜!!! 미안 뾰들아!!!!!!! 이런글 보여줘서 미안하다!!!!!

눈정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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