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출 예약
호출 내역
추천 내역
신고
  1주일 보지 않기 
카카오톡 공유
https://instiz.net/pt/3844907주소 복사
   
 
로고
인기글
필터링
전체 게시물 알림
유머·감동 이슈·소식 정보·기타 고르기·테스트 팁·추천 할인·특가 뮤직(국내)
이슈 오싹공포
혹시 미국에서 여행 중이신가요?
여행 l 외국어 l 해외거주 l 해외드라마
l조회 2361 출처
이 글은 9년 전 (2016/6/09) 게시물이에요

[어쩌다어른] tvN 미술 강의로 본 인문학 열풍의 그늘(잘못된 정보를 방송한 최진기..) | 인스티즈

-생략-

「어쩌다 어른」이라는 제목의 프로그램이다. 이 방송은 사회학을 전공한 최진기라는 강사와 역사를 공부한 설민석이라는 인물이 하는 방송 강의이다. 두 사람은 한 분야를 오래 동안 연구한 학자는 아니지만 화려한 액션과 듣기 좋은 입담으로 많은 시청자들의 인기를 얻고 있다.

이 중 최진기라는 이는 본래 대학과 대학원에서 사회학을 전공한 이로 여러 방계 학문을 섭렵한 후 현재는 수능 사회탐구영역(사회/윤리) 강사로 활동하고 있다고 한다. 그는 학원 강의 외에도 TV 방송이나 인터넷 방송 등에 출연해 학습법, 경제 등에 대한 방송을 진행하기도 한다. 그의 강의는 고등학교 학생의 수준에 맞춘 매우 흥미로운 강의로 대단한 인기가 있다고 한다.

고등학교 입시 강사의 특징은 '전지전능'하다는데 있다. 그들은 가르치는 과목과 관련된 모든 것을 알아내 문제를 풀어낼 수 있는 '신(神)'이 되어야만 하는 존재이다. 이러한 방식으로 학원가에서 인기를 얻은 그를 방송에서 발탁했다.

그는 자신의 전공 영역인 사회탐구영역을 일반인 대상으로 대중화한 후 '인문학'이라는 이름으로 포장하여 강의를 시작하였다. 그의 쇼맨십은 많은 흥미를 끌었고, 그는 전능하다는 듯 무불통지의 지식을 자랑하였다. 그런데 문제가 생긴 것은 그의 인문학이 지나치게 널뛰어 능력이 닿지 않는 미술 분야에까지 손을 뻗쳤다는 것이다.

그는 범위를 넓혀 <어른들의 인문학, 조선 미술을 만나다>라는 제목의 강의를 준비해 방송했다. 그의 전지전능은 짧은 시간에 한국 미술에 대한 모든 것을 알려주려는 듯 조선시대의 미술을 단 몇 마디로 명쾌하게 재단하는 듯하였다.

그런데 문제는 그의 지식이 미술이라는 인문학의 깊이 있는 본질을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단지 자신이 보고, 듣고, 알고 있는 것만으로 진정 한국미술을 이해하고 있다고 착각하고 있는 것이다.

그는 단원 김홍도나 조선시대 초상화에 대해 논하고, 친일 미술가들의 그림을 말하고, 한중일 삼국 미술의 차별성에 대해 거침없이 말했다. 많은 이들이 오래 동안 연구를 하여도 쉽지 않은 한국 미술의 특징이 그의 입에서는 쉽게도 설명됐다.

듣기 편치 않은 설명들임에도 패널들의 환호성 속에서 날라 다니더니, 급기야 조선 왕조 마지막을 장식한 천재화가 오원 장승업을 설명하는 부분에서 한국 미술에 대해 돌이킬 수 없는 지경을 만들고야 말았다.

세상에 어떻게 이런 일이!!! 놀라운 일이었다. 그동안 수도 없이 많은 한국미술 강의가 있었지만 이런 참사는 보지 못했다. 필자는 이른 아침 우연히 튼 TV 화면을 보면서 낯 뜨겁고 부끄러워 어쩔 수가 없었다.

다음 날, 필자는 이 뜬금없는 강의가 크게 문제되었을 것이라 생각하여 인터넷을 접속해 보았다. 그러나 이 강의는 조선시대의 미술을 알기 쉽게 강의한 '명강의'로 여러 포털 사이트에 소개되며, 전국의 미술에 관심 있는 많은 이들에게 환호를 받고 있었다.

놀라운 일이었다. 그렇게 인기가 있다면 많은 사람들이 보았을 텐데, 잘못을 지적하는 이는 한 명도 없고, 어떻게 이렇게 찬사만이 있는 것인지 도저히 이해가 되지 않았다.

그의 강의의 문제점은 대강 이러했다. 그의 강의 대부분이 미술에 관한 인문학이라고 말할 수 없을 정도로 기초 공부가 되지 않은 내용이었다. 특히 문제가 되는 것은 장승업과 관련된 부분이다.

그는 조선조 500여 년 미술을 가볍게 넘나들더니 일제강점기 대표적인 화가 김은호와 김기창의 친일 이력에 대해 말하기 시작했다. 그러더니 갑자기 이들과 달리 장승업과 같은 조선의 천재미술가는 조선 미술만이 가지는 뛰어난 능력을 보이며 이들의 그림과 다른 차별성을 보인다고 강조했다.

대표적인 예로 김기창의 말 그림과 장승업의 말 그림이라는 것을 비교하면서 예시했다. 장승업의 그림이라는 것은 10여 마리의 말이 뛰고 있는 것이었다. 오랜 세월 그림 공부를 한 필자는 순간 당황하였다. "장승업이 이런 말 그림도 그렸나? 저것이 장승업의 그림이야?" 순간 얼얼했다.

[어쩌다어른] tvN 미술 강의로 본 인문학 열풍의 그늘(잘못된 정보를 방송한 최진기..) | 인스티즈

그가 예로 든 말 그림은 장승업의 그림이 아니다. 현대동양화가 중 한 명의 말 그림이었다. 서울 어느 대학을 퇴직해 아직도 생존해있는 이모 교수의 그림이었다.

어떻게 이런 일이 벌어질 수 있는 것인가? 그것도 제법 인기 있는 방송사에서 하는 강의에서 이런 사고가 일어날 수 있는가? 어안이 벙벙하였다.

강사는 더 나아가 "이 그림의 필력이 얼마나 뛰어난지 이 그림을 자세히 보고 있으면 이중섭의 소가 연상될 정도"이며, "이것이 진짜 조선화"라고 흥분하며 극찬하였다. 많은 패널들이 감동하여 입을 벌리고 있었다.

[어쩌다어른] tvN 미술 강의로 본 인문학 열풍의 그늘(잘못된 정보를 방송한 최진기..) | 인스티즈

더욱이 조선시대의 그림은 '동양화'라 하면 안 되고 '조선화'라고 해야 한다며, "이것이 진짜 조선화다"라고 하는 대목은 섬뜩하기까지 하였다. 학문에서 유사한 종류의 덩어리를 이름 짓고 고유명사를 만들 때에는 매우 학문적이고 신중해야 한다.

학문에서 연구 대상의 갈래를 나누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고, 그래서 이를 연구하는 '갈래론'은 매우 어려운 학문이기도 하다. 함부로 이름 지을 것이 아니다.

또 '조선화'라는 명칭은은 북한 회화의 한 장르를 가리키는 말이기도 하다. 북한에서 말하는 조선화는 동양화의 맥을 이었으나 채색과 서양화적 기법이 더해진 독특한 양식의 그림을 가리킨다. 조선화는 사회주의적 사실주의 수법을 추구해 추상성이 적고 주로 사실적 묘사와 채색으로 이루어진다. 강사 최진기는 이러한 사실을 이를 아는지 모르는지 단지 조선시대에 그린 그림이므로 '조선화'라 불러야 한다니, 이 또한 무슨 무책임한 이야기란 말인가?

다음 화면은 강사의 한국 미술에 대한 무지의 한계를 가늠할 수 없을 정도로 자신의 말대로 '파격적 국면'이다. 장승업은 역동적인 말 그림뿐만 아니라 한 발 더 나아가 어느 작가도 따라오기 힘들만한 천재적인 능력을 보인다며 파초 그림을 예로 들고 있다.

그는 정조 임금의 <파초>, 현재 심사정의 < 파초와 잠자리> 두 작품을 비교 대상으로 장승업의 <파초> 그림에 나타난 천재성을 이야기 한다. 그는 "천재는 빨리 그림을 그린다"며, 장승업의 파초 그림이라는 특이한 작품 하나를 소개하였다. 필자는 또 한 번 절망하였다. "어디서 장승업의 이런 그림을 구해 왔지? 나는 잘 모르는 작품인데..." 아무리 봐도 장승업의 필치는 아니었다.

[어쩌다어른] tvN 미술 강의로 본 인문학 열풍의 그늘(잘못된 정보를 방송한 최진기..) | 인스티즈

그는 정조 임금의 파초 그림을 동네 어린애 그림 던지듯 무시해 버리고, 심사정의 그림도 나쁜 그림은 아니라 하면서 장승업 솜씨만은 못하다는 말을 쉽게 던졌다. 정조나 심사정은 그렇게 쉽게 말할 수 있는 화가들이 아니다.

특히 심사정은 장승업 못지않은 천재성을 지닌 화가이다. 특히 이 파초 그림은 심사정의 그림 중에서도 특별하게 좋은 수작 중의 하나이다. 오른 쪽 파초의 잎과 잠자리의 선이 둥그렇게 연결되며 작품에 리듬감을 주는 탁월한 묘사력을 보여주는 작품이다. 그럼에도 이러한 조선시대의 명품을 두고 '이것도 제법 그린 작품'이라는 표현을 한다는 것은 무지에서 오는 매우 불경스러운 태도이다.

더구나 그가 장승업의 작품이라고 소개한 파초 그림은 도대체 어디서 찾아온 것인지 보는 이를 아연실색하게 한다. 그는 현대에 그린 수묵화의 일종으로 보이는 정체불명의 한 작품을 세워 놓고 "전체를 안 그리고 부분만 잘라 표현한 파격적인 구도로, 잎과 줄기의 구분이 없고, 농담을 이용하여 과감한 빠른 붓질을 이용하여 빨리 그린 천재화가 장승업의 작품"이라며 소개하고 있다.

필자는 이 작품이 도대체 누구의 작품인지 너무도 궁금했다. 그러나 자료를 찾아보아도 쉽게 찾을 수 없었다. 추측으로는 현대 동양화가의 빠른 필력으로 그린 수묵화 같은데 알 수 없었다.

그런데 우연히 인터넷을 통하여 이 작품이 임권택 감독의 영화 '취화선'과 관계있는 작품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장승업을 소재로 한 영화의 소품으로 쓰였거나 영화에 대필화가로 참여한 화가의 작품이라면 대충 상황이 이해가 될 만 하였다.

영화에 쓰기 위해 그린 작품을 장승업의 작품으로 오인하여 소개하고 있었던 것이다. 참으로 놀랄 만한 일이다. 이를 어찌한단 말인가? 많은 대중들이 이러한 사실의 강의를 보며 감동하였고, 그의 강의를 듣고 한국 미술을 제대로 이해하게 되었다는 사람들이 많으니...

[어쩌다어른] tvN 미술 강의로 본 인문학 열풍의 그늘(잘못된 정보를 방송한 최진기..) | 인스티즈

그의 잘못된 설명은 이것뿐 아니다. 여백을 설명하기 위한 대상으로 쓰인 어몽룡의 <월매도>는 서울대박물관 소장품이나 어몽룡의 작품으로 인정되지 못해 '전(傳) 어몽룡 작'으로 소개하는 작품이다. '진작(眞作)'과 '전칭 작(傳稱 作)'의 구분도 하고 있지 못한다는 이야기다.

스쳐 지나가는 석파 이하응의 작품도 가품이며, 단원 김홍도의 도판 중의 한 점도 가품이 등장한다. 자세히 살피면 더 있을 것이다. 사용한 도판들의 진위를 전문가에게 전혀 자문을 받지 않았다는 것을 보여준다.

이 방송을 보고 조선 시대의 미술을 이해하게 되었다는 사람들의 '새로운 지식'은 이제 어찌해야 하나? 감동이 강하면 고쳐지기 힘들 텐데 큰일이다. 이제라도 방송사는 프로그램을 점검하고 잘못된 점이 확인되면 오류가 있었음을 공고해야 할 것이다.

그리고 시청자들에게 사과해야 한다. 우리의 자랑스러운 화가 장승업을 웃음거리로 만든 잘못을 시인하고, 방송사의 공익성을 훼손한 것에 대해 반성해야 한다.

파급력이 강한 방송사에서 건전한 삶의 양식이 되는 지식을 전달하는 강의를 만들기 위해서는 검증된 지식인을 내세워야 한다. 그 사람이 꼭 좋은 대학을 나오고 유명해야만 하는 것은 아니지만, 그가 가진 지식은 정확하고 고급스러워야 한다.

더욱이 '인문학'이라는 말을 쓰기 위해서는 극히 조심스러워야 한다. 잡담을 하듯 재미있게 말하는 것과 많은 이들에게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공적인 강의는 구분해야 한다.(*)

인문학 강의는 홈쇼핑에서 상품을 소개하는 것하고는 다르다. 멋진 말로 듣기 좋게 말한다고 해서 좋은 강의가 될 수는 없다. 상품은 잘못되면 돌려주거나 바꿔주면 되지만, 예술에 관한 인문학 강의는 수강생의 머리에 전달이 되면 인생의 가치관 회로에 영향을 주기 때문에 반품하기 어렵다.

그래서 인문학 강의는 오랜 연구를 거듭하여 학문이 곰삭은 전문 연구가를 필요로 한다. 그의 말이 비록 어눌하고 사탕발림 같은 말장난을 잘하지 못하더라도 깊은 학문의 축적에서 나오는 향기가 있어야 한다. '학문의 즐거움, 학문의 아름다움'이란 그런 것이다. 이러한 향기가 우리의 삶에 뿌려질 때, 우리의 삶이 더욱 풍요로워 질 수 있을 것이다.

* 이 글은 < 한국미술정보개발원 SMARTK >에 게재된 글입니다.


http://www.huffingtonpost.kr/jungsoo-hwang/story_b_10346522.html?utm_hp_ref=korea


대표 사진
DAREDEVIL  Matt Murdock
헐... 공중파에서 저런 잘못된 내용을 내보냈는데 확인도 안하고 ㅠㅠ 저 강사분은 무슨 생각으로...
9년 전
대표 사진
캇데쿠  캇쨩 ♡ 데쿠
헐뭐야.... 진짜별로다 알아보지도 않고 강의를막하네 전문가한테 자문을받던가...
9년 전
대표 사진
김종인님과 연애중  김종인 (1994.01.14)
이래서 최진기 싫어함
9년 전
대표 사진
따숩
헐 말만 잘 하는 사람이었구나
9년 전
로그인 후 댓글을 달아보세요


이런 글은 어떠세요?

전체 HOT댓글없는글
우리 엄빠가 사랑해서 결혼한 게 아닌 줄 알았거든
23:36 l 조회 1
만날 사람은 어떻게든 만나게 되어있다3
23:30 l 조회 498 l 추천 1
다음 초능력 쿠키중 두가지만 먹을 수 있다면?2
23:26 l 조회 617
자기 먹지말라고 온몸으로 말하는 생물1
23:23 l 조회 1513
5년 만에 해결한 커튼 속 미스터리 인물
23:22 l 조회 794
자영업을 하면서 매일 인간 혐오가 생겼다는 사장님
23:20 l 조회 1156
🚨쿠팡 잠수부가 노트북 건져올리는 영상..🚨2
23:19 l 조회 3853
장례식장에서 들은 교육의 부고6
23:09 l 조회 2656
첫 눈에 신난 아파트 단지 상황
23:04 l 조회 1322
돈 내고 고문받는 치료법3
22:58 l 조회 2896
요즘 10대들한테 무섭게 퍼지고 있다는 병8
22:57 l 조회 5893 l 추천 1
인간의 욕망은 끝이 없다1
22:55 l 조회 1169
32살 아들이 취업을 안합니다. 도와주세요.jpg2
22:54 l 조회 5878
애연가 할아버지에게 담배 좀 끊으라는 손자
22:53 l 조회 1807
뚜껑열린 차주의 경고문5
22:51 l 조회 3384
요즘 의외로 많다는 이혼사유6
22:49 l 조회 6463
여친이 너무 검소해서 불만인 남자1
22:49 l 조회 1826 l 추천 1
현대인이라면 최소 하나는 중독되어 있다
22:45 l 조회 818
힘들때 우는건 삼류입니다
22:45 l 조회 1086
고소공포증 있는 사람은 힘들 수 있는 계단2
22:44 l 조회 2274


12345678910다음
이슈
일상
연예
드영배
23:3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