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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l 외국어 l 해외거주 l 해외드라마
l조회 1583 출처
이 글은 9년 전 (2016/10/01) 게시물이에요




 바람이 불면 들리시나요 | 인스티즈

이외수, 들리시나요






걸음마다
그리운 이름들이 떠올라서
하늘을 쳐다보면
눈시울이 젖었지요


생각하면 부질없이
나이만 먹었습니다
그래도 이제는 알 수 있지요


그리운 이름들은 모두
구름 걸린 언덕에서
키 큰 미루나무로
살아갑니다


바람이 불면 들리시나요
그대 이름 나지막히
부르는 소리













 바람이 불면 들리시나요 | 인스티즈

문태준, 꽃이 핀다






뜰이 고요하다
꽃이 피는 동안은


하루가 볕바른 마루 같다


맨살의 하늘이
해종일
꽃 속으로 들어간다
꽃의 입시울이 젖는다


하늘이
향기 나는 알을
꽃 속에 슬어놓는다


그리운 이 만나는 일 저처럼이면 좋다













 바람이 불면 들리시나요 | 인스티즈

이정하, 씻은듯이 아물 날






살다 보면 때로
잊을 날도 있겠지요
잊지는 못한다 하더라도
무덤덤해질 날은 있겠지요


그 때까지 난
끊임없이 그대를 기억하고
그리워할 것입니다
잊기 위해서가 아니라
내 안에 간직하기 위해서


살다 보면 더러
살 만한 날도 있겠지요
상처받은 이 가슴쯤이야
씻은 듯이 아물 날도 있겠지요.


그 때까지 난
함께 했던 순간들을 샅샅이 끄집어내어
내 가슴의 멍자욱들을 키워나갈 것입니다
그대가 그리워서가 아니라
그대를 원망해서도 아니라
그대에 대해 영영
무감각해지기 위해서













 바람이 불면 들리시나요 | 인스티즈

이성복, 입술






우리가 헤어진 지 오랜 후에도
내 입술은 당신의 입술을 잊지 않겠지요
오랜 세월 귀먹고 눈멀어도 내 입술은 당신의 입술을 알아보겠지요
입술은 그리워하기에 벌어져 있습니다
그리움이 끝날 때까지 닫히지 않습니다
내 그리움이 크면 당신의 입술이 열리고
당신의 그리움이 크면 내 입술이 열립니다
우리 입술은 동시에 피고 지는 두 개의 꽃나무 같습니다













 바람이 불면 들리시나요 | 인스티즈

홍해리, 봄병 도지다






봄은 스스로 솟아올라 튀어오르고
꽃들은 단호하게 천지를 밝히는데
한잔 술로 속을 달구고 불을 질러도
어째서 세상은 대책 없이 쓸쓸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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