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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레니엄 전체글ll조회 1564l 8

저는 늘 월요일 새벽에 글을 가져오고.... 독자님들 사랑하고.....

저의 침체된 발악을 들어보시죠 브금 찾기도 귀찮은데 그냥 있는 브금 중에 뒤졌다고 한다...

 


침체된 발악

침체된 발악

밀레니엄 作

 

 

 

 

 

아침이었다. 속에서 무언가 역류하는 기분이 들었다. 그러고보니 밥을 안 먹은지 꽤 된 것 같았다. 나는 머리를 한 번 쓸어넘기고는 덮혀져있던 이불을 끌어 몸 위에서 내렸다. 그리고 나는 햇빛이 비치는 창문 밖을 바라보았다. 저 햇빛, 연구소 내에서는 보기 드물었던 저 햇빛이 나를 비춰왔다. 나와 루한을 같이 비추지 못하고 나만을 비추고 있었다. 나는 늘 이것이 참 씁쓸할 수밖에 없다고 생각했다. 루한과 함께하고 싶어도 함께하지 못하는 것들이 너무도 많았다. 루한과 같이 밥을 먹을 수도 없었고 루한과 이야기를 나눌 수도 없었으며 루한과 어디 나갈 수도 없었다, 사진조차 찍을 수 없었다.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그저 같은 공간에 공존한다는 것과 같은 공기를 들이마시는 것 정도가 같이 할 수 있는 것일까. 연구소에서 그 사건이 발생하기 전의 그 날들이 그립다. 루한과 같이 밥을 먹고, 같이 대화를 나눌 수 있었던 그때로 돌아가고 싶다는 말도 안 되는 생각을 한다. 시간을 되돌릴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하지만 그 불행은 반복이 되겠지. 차라리 루한이 연구소에 안 들어왔다면…. 그것은 나의 이기적인 욕심으로 인해 무너진다. 루한이 연구소에 들어오지 않았다면 살아있었겠지만, 나를 보지 못했을 것이다. 나는 아직도 그 끔찍한 연구실 어딘가에서 연구를 하고 있었겠지. 나의 이기적인 욕심으로, 루한을 내 인생에서 지울 수가 없었다. 그래, 그러니까 내가 이렇게 너를 위해 내 모든 악을 바치잖아, 루한. 나는 그렇게 합리화를 시키고 있었다.

 

몸을 일으켜 세워, 숨을 고르고 루한의 방으로 향했다. 원래 루한의 존재는 죽으면 안 되는 존재이지만 불완전한 바이러스에 감염된 것이기 때문에 언제 죽을지도, 언제 폭주할지도 몰랐다. 나는 늘 그것 때문에 가슴을 졸이며 문을 열어야했다. 이미 죽은 존재한테 죽었다는 표현이 과연 어울릴지는 모르겠다, 행동이 모두 멈췄다고 해야할까. 하지만 아직 루한이 살아있다고 믿고 싶기 때문에 나는 루한의 모든 행동이 멈추고 차갑게 식었을 때를 죽었다고 표현한다. 나는 루한이 죽거나 폭주하지 않고 조용히, 부디 조용히 나와 오래 살았으면 좋겠다. 부디 내가 너를 사랑한다는 마음을 네가 평생 깨닫지 못하더라도 너와 함께한다면 나는 내 모든 인생을 너에게 바칠 수 있다. 나는 그렇게 너를 사랑한다. 이것이 잘못되었다고 해도 나는 돌이킬 수 없는 길을 걸었기 때문에 더 이상 되돌릴 수는 없었다. 루한의 방 문 앞에 섰다. 문 손잡이를 잡고 나는 한숨을 내쉬었다. 이 안에 네가 살아있을까. 나는 두 눈을 질끈 감고 문고리를 돌려 밀었다. 갸르릉거리는 숨소리가 귓가에 들렸다. 아, 아직 살아있구나.

 

아직 살아있어서, 살아있어줘서 너무 다행이야. 질끈 감았던 두 눈을 떴다. 루한은 눈을 감은 채 갸르릉거리는 숨을 고르고 있었다. 나는 이것을 수면 상태라고 칭한다. 과연 자고 있는 것인지는 의문이지만, 그 프로젝트의 연구에 참여하지 못했던 나는 루한의 몸 상태에 대해 잘 아는 것이 없었다. 그저 기본 상식선에서 준면이 형한테 들은 것들을 접목시켜 이론을 만들어 낼 뿐이었다. 나는 그래서 늘 나의 작은 실수로 루한이 부숴져버릴까 걱정이 된다. 그래, 나는 그렇다. 제대로 아는 것도 없으면서 루한을 위해 모든 것을 바친다고 하는 나를 생각하니 내가 생각해도 내가 너무 우스웠다. 헛웃음이 났다. 나는 곤히 잠든 루한에게 다가가 머리칼을 쓸어주었다. 푸석푸석했다. 나는 루한이 깰까봐 조용히 머리를 쓰다듬어 준 뒤 방을 나왔다. 거실로 햇빛이 밝게 비추었다. 블라인드가 쳐진 루한의 방은 그렇지를 못했는데. 나는 그 거실을 걸어 나와 대충 옷을 갈아입었다. 오늘도 나는 까만색 옷들을 입었다. 까만 티셔츠와 까만 팬츠를 입었다. 그리고 나는 현관으로 가 까만 컨버스화를 신겠지. 공사판에서 불편하긴 하지만 내게 있는 신발은 이것뿐이라 어쩔 수 없었다. 나는 그리고 문을 열고 집을 나왔다. 철컹―, 하며 열린 현관문을 밀어 나왔다. 그리고 뒤를 돌아 주택가에서 조금 더 떨어져 있는 집에게 인사를 했다. 부디, 루한이 살아있게 해줘. 나는 그리고 가볍게 걸어 주택가를 내려왔다.

 

가벼운 걸음으로 비포장 도로인 주택가를 내려가는데, 오늘 따라 유난히 조용한 느낌이 들었다. 바람도 불지 않았다. 나는 정말 적막 속의 주택가를 걷고 있었다. 아무도 없는 것만 같았다. 나 혼자 이곳에 존재하는 느낌이었다. 나는 괜히 오싹해지는 느낌에 서둘러 발걸음을 옮겼다. 바람도 불지 않았으며 사람의 기척도 느끼지 못했다. 나는 빠르게 그 고요한 주택가를 가르며 내려왔다.

 

기계적으로 외운 그 공사판으로 가는 길에는 역시나 아무런 장애물이 없어야했다. 고개를 푹 숙이고 그 기계적으로 외운 길로 공사판을 향해 가고 있었다. 사람들이 나는 보는 시선이 느껴지지 않았다. 평소에는 조금이라도 시선이 닿는 것이 느껴졌는데 지금은 그런 느낌이 전혀 들지 않는다. 세훈은 익숙하지 못했던 것에 익숙해져 가던 찰나에 일어난 새로운 익숙하지 못한 것에 대해 당황하고 있었다. 하지만 세훈은 기계적으로 외운 길로 공사판에, 무심히 걸어가고 있었다. 세훈의 발걸음은 안정적이지 못했지만 그것은 늘 있었던 일이니 크게 신경 쓸 것이 아니었다. 세훈은 그 불완전한 걸음걸이로 공사판에 도착했다. 매캐한 공기가 세훈의 눈을 찔렀다. 아직 기계가 돌아가는 것은 아닌지 아주 시끄러운 소음은 없었다. 세훈은 공사판 안으로 들어가 간이 건물에서 빠르게 옷을 갈아입었다. 인부들이 입는 옷, 회색빛의 그 점프수트와도 같이 생긴 옷은 모래와 먼지들에 절여 있어 매캐한 느낌을 주기에 충분했다. 하지만 세훈은 그것을 아무렇지 않게 챙겨 입고 나와, 자신의 구역으로 향했다. 자신의 구역에 나이 든 인부들이 세훈을 보고 수근대는 모습을 세훈은 보았다. 괜히 무언가 찝찝한 마임이 든 세훈이었지만, 곧바로 들리는 걱정 어린 목소리에 그 마음이 풀렸다.

 

“세훈아, 네가 사는 구역 모두 이사갔다는데, 정말 안 가도 되는 거니?”

“제가 돈이 어딨다고요, 괜찮아요.”

 

세훈은 늘 그렇듯 웃으면서 거절의 의사를 나타냈다. 그 흉흉한 소문의 출처가 나였다면 과연 이 사람들은 믿을까. 세훈은 그런 생각을 하며 다른 인부가 건네 주는 자재료를 받아 들었다. 여전히 나이 든 인부는 걱정 어린 목소리로 세훈에게 이사를 권했다. 거기, 경찰들도 손 쓰지 않는 동네인데 네가 진심으로 걱정되어서 하는 말이다, 세훈아. 너도 어서 이사 가. 하지만 세훈은 웃으면서 아니라고 손을 내저을 뿐이었다. 그곳의 납치 소문, 그것에 원인이 전데 제가 왜, 가야합니까. 세훈은 이 말을 속으로 삼키면서 자재료를 운반했다. 햇빛이 달군 바닥이 뜨거웠다. 바람은 불어오질 않았다. 세훈은 물 한 모금을 마시고 자재료를 운반하고 있을 뿐이었다. 나이 든 인부도 더 말을 하지 않고 세훈과 함께 자재료를 운반했다. 이 구역에서 일하는 모든 이들은 그리 높은 페이를 받지 못하지만, 나름 다들 웃으며 살고 있었다. 그게 겉모습일 뿐인지 나는 모르지만 왠지 그게 참 행복해 보였다. 나이 든 인부들은, 살아있는 사람을 사랑한다는 것이 부러웠고. 젊은 인부들은 아직 희망을 갖고 살아간다는 것이 부러웠다. 세훈에겐 주어지지 않던 그것들. 세훈은 이마에 맺힌 땀을 눈물을 지우듯 팔로 닦아냈다.

 

그렇게 자재료를 운반하다가 쉬는 시간이 되었다. 세훈은 물 한 통을 들고 햇빛이 비치는, 세훈의 작업 구역에서 벗어난 곳을 향해 갔다. 늘 세훈이 쉬는 시간이 주어지면 가는 곳이었다. 햇빛이 쨍쨍하게 세훈을 비췄으며 세훈은 그것을 맞으며 물을 삼켰다. 세훈의 입을 타고, 그리고 목을 타고 내려가는 물은 시원했을까, 세훈이 잠시라도 쾌감을 느낄 수 있을 만큼. 세훈은 그리고 물통을 손에 쥔 채로 햇빛을 받고 있었다. 그러다가, 세훈을 향해 바람이 불어왔다. 진한 쇳덩이 냄새가 담겨 있는 바람, 세훈은 그 바람을 맞았다. 그리고 직감했다, 무언가 거대한 것이 다가온다고. 세훈이 고개를 돌려 바람이 불어온 방향을 확인하고, 다시 고개를 올려 세훈이 있던 곳 위를 바라 보자 철근이 떨어지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이미 도망치기엔 늦었다. 세훈은 뒤로 돌아 머리를 두 손으로 감싸고 그 자리에 멈췄다.

 

―.

안타깝게도 철근은 그대로 세훈의 어깨에 부딪혔다. 세훈은 그것과 충돌함과 동시에 쓰려졌다. 공사판 사고였다. 잦다면 잦고, 위험하다면 위험하며 제대로 보상받을 수 없다는 공사판 사고였다. 세훈의 직감은 틀리질 못했다. 세훈은 입술을 잘근 깨물었다. 철근에 눌린 자신의 몸이 처량하다고 생각했다. 어깨 쪽의 고통이 너무 심해 세훈은 이를 악무는 수밖에 없었다. 대충 이런 기분이었을까, 루한은. 세훈은 그런 생각을 했다. 그리고 곧 세훈의 주변으로 사람들이 몰려왔다. 어떡해! 119를 불러! 아니 총책임자를 불러야지! 주변은 시끄러웠다. 시끄러운 것을 좋아하지 않는 세훈은 귀를 틀어막고 싶었다. 하지만 철근으로 인해 눌린 한 팔을 맘대로 움직일 수가 없었다. 그래서 눈을 질끈 감고 이를 악물고 있었다. 그리고 다행스럽게도 곧 어느 인부가 중장비를 끌고 와 나를 누른 철근을 들어올렸다. 심하게 눌린 것은 아니라 팔이 골절된 것 같지는 않았다. 하지만 나는 어깨의 고통이 너무 심했다. 나는 어깨를 부여잡고 일어섰다. 모두가 나를 보고 있었다. 이런 관심이 익숙하지 않은데, 자꾸 나의 목을 졸라오는 것처럼 나를 죽여온다. 세훈은 비틀거리며 원래 구역으로 돌아가고 있었다. 세훈의 작업 구역의 인부가 세훈을 부축해 세훈을 작업 구역으로 데려갔다. 모두가 세훈에게 안타까운 시선을 보냈다.

 

세훈은 돌아와서 오늘은 그만 쉬고 돌아가는 게 어떻겠냐는 제의를 받았다. 하지만 세훈은 그것을 거절하고 자재료를 받았다. 당연히 자연스레 따라오는 고통에 세훈은 인상을 구겼다. 나이 든 인부는 세훈이 걱정되어 잠시만 더 쉬라는 호의를 베풀고 그 자재료를 자신이 대신 들어 운반하였다. 세훈은 그늘 진 세훈의 작업 구역 구석에 앉아 어깨를 움직이고 있었다. 다른 인부가 쥐어준 파스도 붙였다. 이것이 소용이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그 큰 고통에 절로 찌푸려지는 인상을 줄이기 위해서라도 어깨를 부여잡고 앉아 있었다. 아, 있다가 진통제 받아서 먹고 가야겠네. 연구소에는 정말 효능이 센 진통제가 있었는데, 세훈은 그런 생각을 하다가 다시끔 커지는 어깨의 고통에 앓는 소리를 냈다. 연구소, 심적으로도 거부하고 육체적으로도 거부하는 것일까. 세훈은 구석에서 건물에 몸을 기대어 구역의 인부들을 바라보았다. 나도 저렇게 돌아다니고 있었겠지. 세훈은 그들을 보다가 회색의 매캐한 모래 투성이인 자신의 옷을 쳐다보았다. 그만 두고, 집에 가서 루한을 보고 싶다.

 

여기서 그만두면 지금까지 노동의 댓가를 받을 수 없는데, 세훈은 그런 생각을 하며 이 악물고 부여잡은 어깨를 놓고 일어섰다. 나 때문에 괜히 더 고생하는 사람들이 많잖아, 나로 인해 불행해진 사람은 루한 하나여야 하는데. 나는, 나는 루한만을 책임질 수 있는데. 세훈은 인부에게 가 자재료를 받아 들었다. 조금 쉬어서 그런지 괜찮았다. 하지만 인부들은 모두 같이 걱정 담긴 눈빛으로 세훈을 보았다. 이런 관심, 나는 필요 없는데. 세훈은 그리 생각하며 입술을 깨물고 자재료를 운반했다. 어깨의 고통은 심했으며 이마에는 땀이 맺혔다. 세훈은 공사판에서 처음으로 다쳤다. 그것도, 크게 다쳤다. 다친 어깨를 부여잡고, 세훈은 짐을 짊어졌다. 세훈은 이 짐들은 절대 미워하지 않는다. 아까 그 철근도, 세훈은 미워하지 않는다.

 

그렇게 이 악물고 자재료를 운반하며, 가쁜 숨을 고르고 나니 해는 점점 져 갔다. 아직 위태롭게 떠 있는 태양, 세훈은 인부 하나가 사 온 도시락을 받아 열었다. 오랜만의 밥이었다. 점심 시간이 원래 주어지기는 하나 세훈의 작업 구역이 너무 바빴기 때문에 그 시간에도 일을 하고 있었어야 했다. 그 이유 중 하나가 제 일 때문이 아닐까 세훈은 미안한 감정을 가졌다. 세훈은 그 도시락을 열어 밥을 조심스럽게 입에 가져다 대었다. 그리고 그것을 입 안에 넣었고, 그 순간 루한의 모습이 생각났다. 세훈은 차오르는 토기를 주체하지 못하고 도시락을 내려놓고 근처 하수구에 가 헛구역질을 했다. 루한이 씹어먹던 그것들, 내가 한 짓들. 어깨가 아릿하게 아파왔다. 머리가 어지러워 도시락을 먹지 못하고 배고파 하는 다른 인부에게 건넸다. 오늘따라 내 몸이 잘 따라주지 않았다. 기분이 나쁜 직감들이 자꾸만 적중한다.

 

세훈은 익숙하게 담배에 불을 붙여 그것을 입에 물고는 자재료를 운반하기 시작했다. 어깨가 아프니, 담배에라도 의지해야지. 세훈은 담배를 공사판의 인부들에게 배웠다. 인부들도 늘 담배를 피우며 일하기 때문에 누구의 눈치를 볼 필요도 없었다. 세훈의 팔 위에 놓여진 자재료들, 이것들은 과연 세훈의 짐이었을까. 세훈은 그것을 들고 운반했다. 그 왔다갔다 하는 길의 길이가 너무가 긴 것 같았다. 세훈은 어지럼증을 느꼈다. 캄캄한 밤의 그 긴 그림자가 세훈의 몸을 휘감아 세훈의 목을 조르는 것만 같았다. 그 정도로, 세훈이 지금 몽롱하다는 이야기이다. 세훈은 마른 입술을 피가 날 정도로 깨물고 자재료를 운반했다. 그리고, 세훈이 집에 갈 시간이 왔다. 세훈은 빠르게 옷을 갈아 입고 빠르게 집으로 향했다. 어깨가 욱신욱신 아파 와 어서 집에 가고 싶었다.

 

세훈은 여전히 비틀거리는 완전하지 못한 걸음으로 기계적으로 외운 길을 향해 집으로 돌아가고 있었다. 깜깜한 밤의 적갈색의 기분 나쁜 퀘퀘한 주택가를 향해 세훈은 걷고 있었다. 사람들은 없었다. 고개를 푹 숙인 세훈도 알 수 있을 정도로 인기척이 없었다. 세훈은 왠지 불쾌한 느낌에 몸을 저 쪼그려트리고 걸었다. 주변의 아무것도 보지 않은 채 다시 그 주택가로 돌아가는 길, 세훈은 빠르게 주택가의 입구에 도착할 수 있었다. 검은 차림을 한 세훈은 금방이라도 그렇게 검은 밤의 어둠 속으로 녹아들 것 같았다. 세훈은 지금 어떤 생각을 하고 있을까. 세훈은 주택가 안으로 발을 뻗었다. 유난히 고요한 밤이었다. 세훈은 주택가를 오르기 시작했다. 아직도 주택가는 고요했다. 세훈은 어깨를 부여잡고 걸음을 옮겼다. 주택가에서 조금 더 떨어진, 루한과 내가 공존할 수 있는 그 장소로 세훈은 걸음을 옮겼다. 비포장 도로의 울퉁불퉁함이 검은 컨버스화를 통해 느껴졌지만 세훈은 그것에 불만을 품지 않았다. 조금 더 빨리, 루한을 보고싶었다. 루한 자체를 그리워함도 있었지만, 나는 루한의 생사여부를 알 필요가 있다. 내가 부디 1초 늦음으로써 죽음이 이르는 일이 생기지는 않길. 세훈은 빠르게 그 도로를 올랐다. 그리고, 그곳은 매우 조용했다.

 

주택가의 불쾌한 조명은 세훈을 비추고, 거리를 비췄다. 개미굴 지도 마냥 징그럽게 붙어 있는 골목길의 주택가들, 세훈은 직감으로 그곳을 걸어 집으로 향했다. 그 옹기종기 붙여있는 집들보다 조금 더, 산 위에 가깝게 떨어져있는 집. 세훈은 불쾌한 그 가로등을 뒤로한 채 바삐 걸음을 놀려 루한이 있는 집 앞에 다다랐다. 세훈은 숨을 고르며 집 문을 잡아 열었다. 잠겨져 있지도 않지, 까맣게, 아주 까맣게 어둠에 잠겨 있을 집에 대한 두려움. 세훈은 문을 잡아 끌어 그 어둠 속으로 발을 내딛었다. 아주 까만 그 어둠 속에서 세훈은 그런 생각을 한다. 루한이 나와서 나를 못 알아보고 물어버리면 어떡할까. 루한을 쇠사슬에 묶어둔 자로서 할 말은 아니지만, 세훈은 그런 생각에 시달렸다. 자신의 죽음이 두려운 게 아니였다. 루한이 후에 어떻게 살아야하는 것인지가 두려웠다. 세훈은 그런 생각을 하며 열린 문 안으로 들어온 자신의 손으로 거실의 불을 켰다. 그리고 검은 컨버스화를 벗고 루한이 있는 방 안으로, 바로 세훈은 발걸음을 옮겼다. 제발, 살아있어줘. 루한의 방 문 앞에서 문고리를 잡아 돌렸다. 눈을 질끈 감았다가, 슬며시 떴다. 루한이 살아 있음을 알리는 숨소리와, 무언가를 씹는 소리가 들렸기 때문이다.

 

“아….”

“…….”

“…루한.”

 

벌써 다 먹었어? 세훈은 그 여자의 발 끝을 보고 있었다. 루한은 그것을 쥐어 잡고 있었다. 세훈은 허탈한 듯 웃음을 지어보이고 루한은 잠시 세훈을 바라보는가 싶더니 다시 그 여자의 발 끝을 씹었다. 세훈은 다시 아파오는 어깨의 통증에 어깨를 부여 잡고 루한에게 싱긋 웃었다. 루한에게 세훈은 그런 소리를 했다. 살아있으면, 다행이야. 다음 고기, 줄게 루한. 세훈은 루한이 있는 방문을 닫고 걸어 나왔다. 거실 한 구석에 쓰러져 있는 아줌마. 세훈은 무표정한 얼굴로 그 앞으로 걸음을 옮겼다. 그리고 무심하게 그 몸을 들어 올리고 루한의 방으로 다시 가 문을 열어 그 아줌마를 루한의 앞에 놓았다. 그리고 세훈은 웃었다. 아줌마를 들며 어깨의 고통이 조금 더 심해졌지만, 루한의 얼굴을 보고 있으니 그 또한 괜찮았다.

 

“많이 먹어.”

“…….”

“예뻐, 사랑해.”

 

세훈은 루한의 주변에 놓여져 있는 다른, 루한의 먹이가 되었던 이들의 뼈 조각을 수습했다. 방 안에 있던 비닐 아무거나에 뼈 조각들을 담아 들고 루한의 방에서 나왔다. 루한을 오래 보고 싶었지만, 오래 보면 토기가 몰리는 모순스런 자신을 저주한다. 세훈은 자신이 경멸스럽다는 생각을 하며 그 뼈 조각들이 담긴 비닐을 들고 나와 세훈과 루한이 공존하는 집 뒤에 있는 나무들이 무성한 숲처럼 보이는 곳으로 걸어들어갔다. 그리고 세훈은 일정한 곳에서 멈춰 거기 놓여 있던 삽을 들고 땅을 팠다. 무엇을 하는 것일까. 세훈은 어느 정도 파인 땅 위에 그 비닐을 올려 놓았다. 무덤일까, 아니면 그저 쓰레기 처리. 세훈은 아무 말 없이 그 위로 다시 흙을 덮었다. 주택가는 모두가 잠든 것처럼 고요했다. 세훈은 다시 루한과 공존하는 집 안으로 돌아왔다. 그리고 세훈은 생각했다. 루한을, 되돌릴 방법은 정말 없을까. 세훈의 어깨의 고통이 저리는, 밤이었다.

 

집으로 돌아온 세훈은 심해진 어깨 통증에 입을 열지도 못하고 루한의 방에 다시 들어가지도 못한 채 바로 거실에 쓰러져 버렸다. 오늘은, 오늘은 밖에 캐리어를 끌고 나가기 힘든 밤이라고, 세훈은 생각했다. 이대로 아픈 어깨에 지쳐 눈이 감길 것만 같았다. 하지만 세훈은 구태여 몸을 일으며 루한의 방에 다시 들어갔다. 아까 마지막으로 여자의 발을 씹고 있던 루한은, 그것을 다 먹은 것인지 여자의 발은 안 보였다. 하지만 루한이 무언가를 씹고 있는 것으로 보아 알 수 있었다. 저 입 안에 들어 있다고, 루한의 입에서 흐르는 역겨운 액체에 세훈은 자신도 모르게 입을 틀어 막았다. 그리고 루한에게 더 가까이 갔다. 그제서야 세훈은 손을 내렸다. 세훈은 애처롭게 웃었다. 그리고 루한에게 말했다. 루한, 루한, 루한

 

“…….”

“사랑해, 루한….”

“…….”

“네가 어떤 모습을 하고 있든지, 나는, 나는 루한 너를 너무.”

“…….”

“사랑해.”

 

그렇게 말을 하고 있던 세훈의 눈에는 액체가 고였다. 그리고 곧 그것은 그 양을 감당하지 못하고 세훈의 볼 위로 흘렀다. 이 밤에서 세훈은 눈물을 흘렸다. 그리고 세훈은 풀썩 루한의 방 안에서 쓰러졌다. 그대로 세훈은 잠이 들었다. 피로가, 쌓일만 하다. 세훈에게 오늘 밤은 길지 않았다. 세훈의 어깨는 저렇게 그냥 방치해두어도 괜찮은 것일까. ……, 루한은 루한은 이 모든 세훈의 헌신을 알고 있을까. 내일의 아침이 곧 밝아올 것이다.


밀레의 사담

저 오늘부터 수학여행갑니다 월!화!수!

핸드폰은 들고 가요 열분....... 세륜 그래서 7시까지 학교 가야하는데ㅋㅋㅋㅋ

이번 편도 쓰다가 날라가서 오열. 글잡 임시저장 오열.

사실 단편 같은 경우 쓰다가 날라가면 그냥 빡쳐서 안 쓰고 마는데

연재물이니까 억지로 억지로 쓰고 있네요..

그래서 좀 짧고 대충 쓴 느낌 날 거예요 공들인 게 날아가다닠

화가 난다..!

 

띄쓰나 맞춤법에 오류가 있을 수 있습니다

고칠 것은 알려주세요

 

독자님들 모두 사랑해요 주말에 온다면서 월요일이네 이것도 주말로 쳐줘요...... 네........

 

사랑합니다 모두ㅜㅜ

 

D편 업뎃이 너무 늦었네요

 

사실 침악을 세루대란때적은건데 그게 벌써 한달도 전이고..

시험기간때문에한달을안썼더니ㅋㅋㅋㅋㅋㅋㅋ

 

아 그리고 백현아 생일 축하해

 

독자님들 좋은 하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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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오늘도 역시 잼있게 읽고 갑니다
11년 전
독자2
신알신도 하고 갑니다
11년 전
밀레니엄
재밌게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11년 전
독자3
즈어...저.. 이거 첨봤는데; 분위기쩌러요;; 오늘이 쉬는 날이라 다행이야ㅜㅠㅠ잘 봤어요 저 1편?부터 읽구 신알신도 했어요ㅜㅜ
11년 전
밀레니엄
어휴 쉬는 날이셨나요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전 걷는 고생..! 고맙습니다 좋은 하루 되세요ㅋㅋㅋㅋㅋ
11년 전
독자4
어우 분위기 진짜 대박이예요ㅜㅠㅠㅠ 잘 읽었어요 다른편도 기대해요♥
11년 전
밀레니엄
분위기가 스산 스산....... 브금 덕택. 감사합니다~
11년 전
독자5
두ㅇ두ㅇ 이에요! 왜이러케 늦게 왔어요 ㅠ 제 암호닉이 금지어가 되서 써지질 안나보ㅓㅏ요 ㅜㅜ 박씨로 바꿔도 될까요 ㅜㅜㅜ엉엉어 제가 제일 좋아하는세루픽인데 ㅠㅠㅜㅜㅠㅠ루한이가 다시 돌아올수는 없겠죠?? 아 정말 행복해지는 모습이 너무 보고싶어서....행복해지면 싸이코물이라는 주제에 약간 어긋나겠네요 ㅎ 루한이 너무 불쌍해요 ㅠ 전체적으로 밖에서 보는 시점보다는 세훈이 심리를 그대로 그려준거같아서 몰입이 더 잘되는거같아요 ....어..좋다구요..그러니까 작가님글 정말사랑해요 ㅠ 다음편 기달릴께요!
11년 전
밀레니엄
저번에 바꾸셨어요 두ㅜㅇ두ㅇ님..! 아니 박씨님ㅋㅋㅋ 싸이코물은 아니지만ㅋㅋㅋ 사실 제대로 말하자면 세훈이는 소시오에 더 가깝달까.. 근데.. 어쩔 수 없는 거니까요 엉엉ㅇ 루한이 마법의 물약을 발견해서 먹으면 뾰로롱 뿅..! ㅈㅅ 행복한 세루ㅠㅠㅠ 제가 행복한 세루를 참 좋아하는데요, 제 손이 행복한 걸 못 쓰네요 엉어ㅓ유유 세훈이 시점과 전지적 작가 시점의 크로스에 불편하실까 하다가 세훈이의 텅 빈 모습을 표현하려면 둘 다 있어야 할 것 같아서요ㅠㅠ 와 글 좋아해주셔서 감사해요ㅠㅠ
11년 전
독자6
루한이 세훈이 먹이로 알규 잡아먹을꺼같아서.....ㅜㅜ 잘읽었어여!
11년 전
밀레니엄
어머....... 괘아나요 루한이 쇠사슬로 묶임.....! 감사합니다!
11년 전
독자7
통통입니다. 으아 글은 며칠 전에 봤는데 이제야 댓글을 달 수 있었네요. 역시 작가님의 글은 음울한 분위기와 함께 담담한 것 같이 이야기를 풀어내서 정말 좋아요. 엉어 저도 이렇게 글을 쓰고 싶은데 생각처럼 되지 못해서 너무 아쉽네요. 침악은 소재가 너무 신선하고 풀어나가는 방법이 좋아서 제가 안좋아할 수가 없네여ㅠㅠㅠ 작가님 천천히라도 좋으니 연재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11년 전
밀레니엄
통통님 안녕하세요ㅠㅠ 음울음울침울침울 참... 제목부터 음침해욬ㅋㅋㅋㅋㅋㅋㅋ 담담하게 전해져ㅛㅆ다면...! 제가 원하던 것이 이루어졌네요ㅠㅠㅠㅠㅠ 글을 쓰시지 못 하다뇨 꼭 그런 사람들이 금손이시던데..... 통통님 금손.......감사합니다 통통님 다음편서도 꼭 봐요!
11년 전
독자8
항상 고퀄써주셔서감사해요:)
11년 전
독자9
ㅠㅠㅠ저디톡스에요.....ㅠㅠㅠ하진짜읽을때마다 세훈이잡혀갈꺼같아서 진짜심장이쫄깃해져요ㅠㅠ
연구소찾아가서 해결책찾고행쇼하면ㅠㅠ좋을텐데 ㅠㅠ담편에서뵈요밀레님~

11년 전
독자10
내일 아침이 밝지 못한지 한 달 째에요 밀레쨩...! 시험 끝나면 써줄거라 믿습니다..믿어 의심치 않습ㄴ디ㅏ 내 여신님
10년 전
독자11
너무너무 재밌네요....ㅠㅠ이 픽을 왜 잊알있을까요 신알신허고갈게요!!
10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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