닥치고 내남자
WRITTEN BY. 키드
♥♥♥
오늘은...원래 토요일쯤에나 올리려던 글인데...
끄적이다보니 너무 길어지고 길어져서 결국...
오늘올립니다...(나란여자;;이런여자;;)
모두 재밌게 읽었으면 좋겠어요!!
♥♥♥
| 닥치고 내남자 02 |
전학생은 날 싫어하는게 틀림없다.
백현이 날 앞서 걷던 말던, 나는 나대로 정의한 문제에 대해 고민했다. 왜 전학생은 나를 미워할까. 아니, 싫어할까. 운동장에서 부딪힌 그 날 이후로 전학…아니 김종인은 나만 보면 뭐가 그리도 불만인지 눈을 삐죽- 입술을 삐죽- 기분나쁜 표정을 짓더라. 그것도 정말 싫다는 얼굴을 하고서. 그러니까 예를들면, 내가 곁에 다가가기만 해도 인상을 찌푸린다거나, 말만 걸어도 정말 짜증난다는 으레 그런표정을 짓는다던지. 분명 내가 모르는 뭔가가 있긴 하다. 김종인의 심사를 단단히 꼬아놓을, 그것도 쇠심줄마냥 단단하게.
'아- 저기 종인아. 다음번에 우리 당번…" '그래서.' '아니, 그게…'
불평불만 가득한 얼굴을 하고서. 나는 그런 녀석을 마주칠때마다, 괜시리 시선을 피하며 저자세로 나왔고 그때마다 백현은 김종인이 널 어지간히 싫어한다며 혀를 끌끌찼다. 분명 다른애들한테도 무뚝뚝하고 무심하게 나오는건 맞는데 왜 유독 나만보면 거기에 +짜증,귀찮음,화 라던지, 뭐 이따위가 섞이는거냐고. 이마위로 내려온 앞머리를 후- 하니 불며 한숨을 쉬는 내게 백현이 나긋하니 말을 건낸다.
“잘 생각해봐. 뭐 짐작가는거 없어?” “아니. 전혀.” “근데 쟤가 왜저래. 그것도 너한테만.” “…그니깐. 쟤 나랑 원수졌나? 언제 마주쳤었나? 근데 아니거든. 그런일이 있었음 진작 사과했지.” “그럼 쟤가 이상한놈이네.”
백현은 그럼 된거 아니냐며 내게 웃으면서 말했고, 나는 심각한 표정을 풀지 않은 채 그런 녀석을 바라본다. 갑자기 생각난 건데- 그때 운동장에서 의미심장하게 하려고 했던말. 전학생이 뭐니, 서프라이즈가 뭐 어떻고 하던 그 말.
“왜- 또 뭐가.” “너 그때 나한테 하려던 말이 뭐였어?” “뭐래."
어,어? 진짜 이상하잖아. 내 물음에 꾹-하니 입을 다문 백현을 보며 나는 미간을 찌푸렸다. 분명 김종인을 두고서 하는 말 같았단 말이다. 저를 향해 세모눈을 뜬 나를 보며 백현은 입꼬리를 씨익- 올렸다. 그리곤 한다는 말이.
“…훼이크지.” “...” “장난. 조크.”
아,야야!- 내 뒷덜미를 잡으며 잡아당기는 변백현. 나는 녀석의 발등을 밟으며 손을 뿌리쳤고, 이내 악- 하는 소리와 함께 풀린 셔츠깃을 가다듬었다. 훼이크? 뭐? 딴엔 심각하다고 털어놓은 고민을 고따위로 해석하다니. 뒤에서 녀석이 날 부르던 말던, 쿵쾅거리며 교실로 들어간것은 당연한 일.
*** *** ***
얼마나 더 기다려야돼? 아- 한 이틀정도. 펼친 장부를 확인하며 나는 네모칸에 체크표시를 했다. 반티를 맞춘지가 언젠데, 아직까지 돈을 안낸녀석들이 족히 열이나 남았다. 후- 언제 이걸 다 받으러 다녀. 쉬는시간내내 독촉하는것도 이젠 힘에부쳤고, 녀석들따라 졸졸거리는것도 못할 짓이었다. 이제 삼일도 안남았는데, 울적해진 내 얼굴을 보며 백현이 고개를 절래절래 저었다. 뭐하러 총무를 하냐. 그러게, 그놈의 봉사시간이 뭐라고 내가 이 고생을 할까.
"몇 명 남았는데?"
내가 왜 걔를 까먹고 있었지. 백현의 말마따나 이제 김종인도 엄연히 3학년 4반의 일원이었고, 녀석은 반티를 맞춰야할 의무가 있다. 더군다나 체육대회를 위해서 특별의뢰를 한건데. 아- 진짜. 갑자기 늘어난 고민거리에 내가 머리를 감싸는 동안, 의자를 끌어당겨 내 앞에 앉은 백현이 입을 열었다.
"가서 맞출거냐고 물어봐."
그건 그렇지만...나는 녀석의 말에 어떤 대답도 할 수없어 뒷말을 흐렸다. 남들 다 입은 반티가 없어 홀로 교복자락을 휘날릴 녀석생각에. 그런 나를 보며 백현은 어차피 해야할거 지금 해버리라며 등떠밀다시피 나를 김종인네 자리로 밀었다. 야,야 밀지마 쫌! 당황한 내가 뭐라 하기도 전에 나는 김종인앞에 선 꼴이 되고 말았다. 방금전만해도 없었는데. 언제 온거야. 한 손에 든 흰우유곽을 아무렇게나 구겨 던지는 모습에 괜시리 몸을 움츠린 내가 뻘쭘하니 녀석을 바라본다. 김종인은 그런 날 보며 한쪽 눈썹을 올리는 것으로 답했다.
"할 말있어?"
둘 사이의 침묵을 견디지 못한 쪽은 김종인이었다. 녀석은 의자를 잡아당겨 앉더니, 한 쪽다리를 꼰 채로 내게 물었다. 다리도 기네, 길어서 좋겠다 넌. 김종인의 당당한 태도에 괜시리 주눅든 내가조심스레 입을 연다.
"아, 저기. 우리 반티맞췄거든-"
'오천원만 주면 된다고' 되긴 뭐가돼. 나를 향해 미간을 찌푸린 김종인. 나는 큼큼- 헛기침을 하며 고개를 돌린다. 그런 나를 아래위로 훑어보며 김종인은 알듯말듯한 미소를 지었다. 왜 웃는건데. 그 찝찝한 웃음을 바라보며 나는 내 나름대로 기분이 좋지않아 미간을 찌푸렸고, 녀석은 곧 순순히 답했다. 어. 지금 줄게. 제 가방에서 지갑을 꺼낸 김종인이 금새 오천원을 내 앞에 내밀었다. 나는 녀석을 보며 어,어- 얼빵하니 대답하며 돈을 받았고. 곧, 장부에는 김종인옆에 작은 체크표시가 그려졌다. 녀석은 그것까지 확인하는듯 나를 바라보았고, 나는 손을 덜덜- 떨며 체크한 장부를 덮는다. 그와 동시에, 김종인은 눈길을 거두며 고개를 돌렸다. 그리곤 마치 들으라는듯 말한다.
"글씨가 개발이네."
*** *** ***
탁- 소리나게 책상위로 장부를 올려둔 내게 백현이 입모양으로 어땠어- 라고 묻는다. 아주 구렸어. 개발의 충격이 아직도 가시지 않는다. 녀석처럼 입만 벙긋거린 내가 잔뜩 인상을 구겼고, 백현은 알았다는 표정으로 고개를 돌렸다. 증말 뒈박 구려. 짜증나. 이유도 없이 내가 왜 저 녀석한테 이런 취급을 받아야 하는건데. 아니- 근데 더 웃긴건 왜 나는 찍소리도 못하는거지? 방금전만해도 충분히 기분나쁜 상황이었고, 나는 당당히 김종인에게 화를 내야했다. 그런데 아무 말도 못했다. 아니 왜?! 도대체 왜 나는 저녀석 앞에만서면 복날멍멍이마냥 덜덜- 떠는데? 왜!
그리고 김종인과 같은 이름의 또 다른 김종인.
'경수야. 너 만화 조아해?' '오늘 우리집에 놀러올래? 맛있는것도 많고, 구경할것도 많아!' '호혹시- 내가 싫은거야…나는 경수 너를-'
도망남. 김종인이 생각난다. 항상 나한테 좋아한다는 말을 밥먹듯이 말하고, 사랑한다고도 했던 녀석. 그리고 단 한번도 날 차가운 눈빛으로 쳐다보지 않았던. 저가 나를 좋아했던 것 만큼, 내가 녀석을 싫어함에도 끈질기게 날 쫓아다녔던 김종인. 도망남 김종인. 나는 2년전의 기억을 더듬으며 김종인을 떠올렸다. 지금 내 반대편에 있는 저 녀석과는 비교도 안될만큼 착하고, 순수했던 녀석. 다만, 집착의 병자라는것만 빼면. 5분밖에 안남은 쉬는시간을 확인하며 나는 서랍속에서 교과서를 꺼냈다. 그리곤 그것을 펼치며 작게 궁시렁거린다. 개발은 무슨. 잘만 쓰는데.
*** *** ***
9월. 햇살에 익어가는 실록의 계절. 그리고 단 한번뿐인 수학여행이 있기도한. 나는 칠판위로 적힌 글씨들을 바라보며 백현의 팔을 잡아당겼다. 왜- 흰 분필가루를 손등에 묻힌 녀석이 날보며 입을 방긋거렸고. 나는 손가락을 들어 칠판 한 가운데를 가르켰다.
"중국이라니. 일본은 어떻게 된거야." "낸들아냐. 학교에서 정해버렸는데. 우린 가라면 가고- 오라면 오면돼. 새삼스럽게-" "말이 안되잖아. 이런게 어딨어! 분명 작년만해도 일본갔으면서. 중국이 얼마나 더운데." "그러세요- 근데 난 방사능에 찌들긴 싫거든."
인터넷에 뜬거 못봤어? 기형식물 그거. 그- 감자가 빨게 아주. 배추가 무슨 짐짝만하고. 다 적은 칠판아래로 분필을 올려놓은 백현이 손을 탈탈- 털었다. 그러고는 한다는 말이. '촌스럽게 언제적 일본을-'이란다. 내가 팍-하니 인상을 찌푸리자, 한 손을 들어 내 이마를 쭉 민 녀석이 이내 몸을 돌리며 말한다. 30쌍의 눈동자를 향해.
"수학여행 날짜가 정해졌다. 9월 30,31. 10월 1일까지."
오오!! 흥분한 녀석들이 책상을 치며 소리를 질렀고, 여자애들은 저마다 뭐 입을꺼냐며 시끄럽다. 그래 좋겠지 다들. 백현은 씩- 웃으며 다음 말을 잇는다. 그리고 나, 도경수는 일본이 아닌 중국이란 생각에 입술을 댓발 내밀었고.
"중국. 베이징!! 사실, 홍콩도 목차에 없던건 아닌데. 그냥 쿨하게 베이징으로 정했다. 나 말고 윗분들이."
뭐가 윗분들이야. 너도 학생회 임원이면서. 그리고, 저마다 좋아하는 아이들 틈으로 무심한 얼굴을 한 김종인이 보인다. 항상 저 표정. 세상만사 관심없다는 표정을 짓다가도, 왜 나만보면 그리도 못잡아먹어서 안달인지. 나는 고개를 돌려 김종인을 바라봤고, 마침 시선을 옮기던 녀석과 눈이 마주쳤다. 시끄럽게 떠드는 소리 사이로 김종인과 나는 마치 약속이라도 한 듯 서로에게서 시선을 거두지 않는다. 녀석은 녀석대로. 나는 나대로 괜한 오기가, 그리고 더는 녀석에게 약한 모습을 보이고 싶지가 않아서. 그렇게 괜한 마음에 녀석을 바라보는데 김종인도 나와 같은 마음인지 아닌지는 몰라도. 꼭 부리부리한 눈을 하고서 날 쳐다보는게 아닌가. 아니다. 저 눈은 꼭 잡아먹을듯한, 적을 향한 눈빛이다.
"야-야 도경수-"
대체 내가 뭘 잘못했냐. 엉? 입이 있는데 왜 말을못하니.
"야야! 총무!" "도경수 정신차려라!! 정줄빼놓냐-" "눈 봐라. 튀어나오겠네 큭크크크크!!!!"
녀석들이 날보며 뭐라건 말건. 나는 김종인을 향한 내 분노의 눈빛을 거두지 않았다. 오기로 시작한 눈싸움이, 이젠 점점...유치의 극을 달리기 시작했다. 점점 벌겋게 달아오르는 녀석의 눈을 바라보며 나는 나대로 찔끔거리는 눈을 애써 치켜떴고. 그것은 김종인도 마찬가지였다. 몇몇 녀석들이 나를 바라보며 뭐라뭐라 말하는게 보였지만, 알게뭐람. 그렇게 거의 다 끝나가는듯 녀석이 눈을 감을듯 말듯 하는데- 작작하자 꼬맹아. 내 뒷목을 잡아당기는 백현의 손짓에 내가 먼저 눈을감아버린다. 나는 빨가니 충혈된 눈을 손등으로 비비며 아오- 따위의 소리를 내뱉었다. 다 이긴게임인데.
*** *** ***
"쪽팔리게 눈싸움이 뭐야. 눈싸움이." "내가 다 이겼다니까. 니가 잡아당기지만 않았어도-" "시덥잖긴. 그냥 무시하라니까."
너같으면 그럴수 있어? 삐죽하니 튀어나온 샤프를 필통에 집어넣으며 나는 투덜거렸다. 이유없이 나만 보면 얼굴을 팍- 구기는 김종인도 밉고. 그 이유를 알지 못해 쩔쩔매는 나도 밉다. 그렇게 투덜거리며 다음 수업을 준비하는 동안, 백현은 저 나름대로 이야기를 꺼내기 시작했다.
"이세상에- 이유없는 미움은 없거든 경수야." "…뭐야 갑자기." "다시 한 번 잘생각해봐. 니가 잊어버린게 뭔지." "…" "답은 가까이 있단다. 도생수."
거기까지 말하곤 피식- 웃어버린 백현은 다시 저가 읽던 책으로 고개를 돌렸다. 알수없는 말만 잔뜩늘어놓는 녀석이라며 내가 투덜거리던 말던. 이내 곧, 나는 저마다 책상위로 엎어져 숙면을 취하는 아이들을 훑어보다 어느 한 곳을 향해 시선이 멎는다. 김종인. 유독 내게만 냉랭한 김종인을. 그리고- 마치 내가 저를 바라본다는 걸 안다는 듯, 녀석이 고개를 들었다.
나는 잘 모르겠어 김종인. 왜 너가 나한테만. 유독. 지금과 같은 눈을 하고서 바라보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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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됴됴 일렉트뤽 스티치 설리 경찌기 씨엘 가젤 달다 오앙이 비타미나 발리 행여 오탁구 수림 찬사 동동 비둘기 카스타드 지율 이불익이니 탐스런 백설기 몽글몽글 학교 사계절 ♥♥♥ 모두 감사해요^^ 암호닉 안잊을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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