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어,으악! "
" 뭐,뭐야!!!!! "
" 바비형 빨리 바지, 바지입어요!!! "
" 왜,왜이렇게 빨리왔어?! "
" 지금 그게 대수야?! 바지나 좀 입지?!! "
양 손에 바리바리 싼 캐리어는 무겁다.
그리고 눈 앞의 남자들은 암담하다.
그리고 집안 꼴은 총체적난국.
어떡하지....나?
****
" ...네? "
" 당분간 이사할 때 까지만이야. 미안하다, 00아. "
" ....어,아니여..괘,괜찮아여. "
" 우와, 진짜 우리랑 같이 살아요? "
" ...그런 것 같다. "
B팀의 숙소에 온 지 1시간 째 체감 시간은 100시간. 조만간 숙소를 옮긴다고 했는데 그게 대수야?
오늘 밤부터 당장 이,이 시커먼 남자들이랑 같은 방을 써야 한다고?
탁 트인 거실에만 있어도 이렇게 홀애비 냄새가 나는데?!!!!
매니저 오빠가 대충 짐을 놓고는 나갔다. 오빠...어디가세여...가지마여..
매니저 오빠가 나간 후 거실에 모인 우리..정적이 흘렀다.
나는 소리없는 아우성을 질렀다. 당장 불편한건 둘째치고
너무...
" 하하하...우리..통성명이나 할까? ^.^ "
어색하다고...
****
" 일단...나 부터 할께. "
마치 유딩때나 하던 수건돌리기는 하는 모양새로 앉았다. 그래도 숙소 짬으로 치면 막내니깐 총대를 매야지.
" 나는 권00이고, 음, 95년생이야. 음,어,어...앞으로 잘 부탁해. "
" 끝? "
" ..끄덕 "
" 나는 김한빈. 비아이라고 불러도 되고. 리더야. "
그렇게 김한빈을 필두로 어색한 자기소개가 끝났다. 자기소개가 끝나니까 또 다시 정적이 흘렀다.
..하..
이게뭐야..
젠장..
속에서는 오만가지 쌍욕이 튀어나왔다. 여긴 어디 나는 누구. 눈치만 보면서 손가락만 꼼지락 거리고 있었는데
전화벨이 울렸다.
" 어,어!!! 저,전화가 왔네? 나 전화 좀 받고 올께. 하하. "
도망가듯 자리에서 일어나 베란다로 나갔다. 발신자를 확인하니
오빠.
이름을 보자마자 갑자기 울컥 오만가자 서러움이 북받쳤다.
" ..끄헝,오빠아아아앙아아아!!!!!! "
' 아, 깜짝이야! '
" 오빠...ㅠㅠㅠㅠㅠㅠㅠ오빠 나좀 살려줘ㅠㅠㅠㅠㅠㅠ흐어엉어어엉 "
' ...후, 사장님한테 얘기 들었어. '
" 오빠ㅠㅠㅠㅠㅠㅠ난 지짜 사장님께서 무슨생각 하시는지를 모르겠어ㅠㅠㅠㅠㅠㅠ이게 말이나 되는 일이야? 남자그룹이라니??
거기다 여자는 나 혼자뿐이라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나 어떡해ㅠㅠㅠㅠㅠ"
' ..어쩔 수 없잖아. 사장님 뜻이 그런데. 사장님이 아무 생각도 없이 그러시는 분은 아닌 거 알잖아. '
" ...그래두,그래두..난 데뷔도 하기 전에 저 남자애들 팬들한테 매장당할거야. 여자 하나에 남자 여섯 혼성그룹이라니?
난 데뷔 하고싶은데...진짜 하고싶은데...진짜...ㅠㅠㅠㅠㅠ"
' ....알아, 니 마음 다 알아.'
슈발 니가 뭘알아!!!!!!!! 난 조금 전에도 빤쭈만 입은 남자애가 돌아다니는 걸 봐야 했다고!!!
마음같아선 이렇게 소리지르고 싶었지만 그랬다가는 다음에 만나면 꿀밤을 100대는 맞을 것이 뻔했기 때문에 꾸욱 참는 너야.
" 알겠어... "
시무룩한 대꾸에 오빠는 힘내라는 말을 하고서는 전화를 끊어.
" 후우.."
초당 10년은 늙는 것 같아.
베란다에서 나오니 이목이 집중되. 어색하게 웃으면서 다시 바닥에 앉았어.
" 일단 이사가기 전까지만 동혁이 준회 00 이렇게 셋이 방 쓰는 걸로 하자. "
" 뭐? 아, 왜! "
" 난 좋은데!! "
걸죽한 목소리의 주인공은 준회였어. 암만 그래두 노골적인 거부에 당황한 니가 준회를 쳐다봤어
눈이 마주치자 머쓱했는지 시선을 피해버려.
그러고선 한빈을 향해 개미만한 목소리로 중얼거려.
" 아,암만 그래두..여자잖아, 어떻게 같은 방을 쓰냐고.. "
준회야.
나즈막히 준회를 부른 한빈이 한숨을 얕게 쉬어.
" 이사 갈 때까지만이야. 그것도 못참냐? 그리고 동혁이는 괜찮다잖아. "
" ...알겠어. "
의외로 한빈이한테는 순종적인 모습에 괜히 자존심이 상해. 야,임마..암만 그래두..내가 누난데..
" 일단 당장 내일부터 월말평가 준비 들어가야하는거 알지? 내일 노래 춤 선곡하고, 춤부터 연습 들어갈거야. "
" 난 솔직히 이번이 마지막 기회라고 생각해. 다들 마찬가지겠지만 연습생 하면서 이런기회 오는거 흔치 않아. 죽었다 생각하고 하자.
이기면 꿈에 그리던 데뷔라고. "
" 그리고 권00. "
어,어?? 갑작스런 부름에 얼빠진 표정으로 한빈을 쳐다봤어.
" 여자라고 봐주는 거 없어. "
" ...어,알겠어. "
쳇, 여자라고 봐달라고 한 적 없거든.
" 그럼 오늘 회의 끝. "
회의가 끝났다. 그리고 다들 각자 방으로 들어갔다. 나 또한 동혁이와 준회를 쫄래쫄래 따라갔다.
그리고
권00 숙소 적응 수난시대가 시작되었다.
****
제 1수난.
" 아참! 일단 씻어야겠다. 오늘 땀 많이 흘렸으니까 샤워를 해야겠지. "
주섬주섬.
폼클렌징과 샤워타올과 수건챙겼다.
그리고 화장실 문을 열었다.
" ....어.. "
" ......... "
3
2
1
" 으아아악!!!!
" 으아아아아아아!!!! "
왜,왜 무슨일이야!!
화장실 바로 옆방에서 한빈과 진환이 튀어나온다.
윤형이 다급히 수건으로 몸을 가리고 마릴린먼로 포즈를 취해.
한빈이 관자놀이를 꾹꾹 누르면서 어금니를 꽉 물고는 말해.
" ...화장실에 들어갈 때는 문을 꼭 잠굴것. "
제 2수난.
조금 전 일로 유체이탈을 경험하긴 했다만 금방 평정을 찾고 화장실로 들어왔어.
야무지게 문을 잠구고 샤워를 시작해.
쏴아아아아아
" 아..개운해. "
수건으로 물기를 닦고 바디로션을 치덕치덕 발랐어.
그리고 옷을 입으려고 하는데,
" .....헐.. "
갈아 입을 속옷을 안가져온거야.
" 하... "
울고싶다...
제 3수난
구르르르륵..
하루종일 긴장한 탓일까? 새벽에 배가 아파서 깬 너야. 참고 다시 잠들어보려고 해도 영 상태가 나아지질 않아서
화장실을 가야겠다고 생각했지.
2층 침대에 잤기 때문에 1층에 자는 동혁이가 깨지 않을까 조심해서 사다리를 타고 내려왔어.
" 끙... "
하,
살것같다.
볼일을 보고 물도 내리고 까치발을 들어 다시 방으로 왔지.
- 철컥
방문이 닫히는 소리와 동시에 방문이 열리는 소리가 난 것 같았는데 그냥 잠이 덜 깼나 싶었어.
그리고 다시 침대위로 올라가서 꿀잠을 청했지.
다음날 아침식사시간
우물우물. 무슨 일이 있어도 아침밥은 꼭 챙겨먹는 편이야. 먹성하나는 알아주는 넌데도 눈앞에 준회가 먹어대는 걸 보니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어.
역시 남자애들은 많이 먹는구나. 그렇게 밥을 먹고 있는데 방에서 지원이 나와.
" 얔ㅋㅋㅋㅋㅋ구준회 그만먹엌ㅋㅋㅋㅋㅋㅋㅋ"
" 아 으에 !!( 아 왜!!) "
" 그렇겤ㅋㅋㅋㅋ먹으니깤ㅋㅋㅋㅋㅋㅋ똥냄새갘ㅋㅋㅋㅋㅋㅋ어흌ㅋㅋㅋㅋㅋ 나 어제 니 똥냄새 맡고 질식사할뻔했다곸ㅋㅋㅋㅋㅋㅋ"
" ..푸흡 "
그만 입 안의 밥을 뱉어버린 너야. 놀란 진환이 서둘러 티슈 몇 장을 뜯어서 입가를 닦아줘.
" 지원아 그래도 밥상머리에서 똥얘기가 뭐야. 00 놀랬잖아. "
" 어,어 괜찮아요. 오빠. 죄송해요, 어떡해, 밥풀 튀었네.."
지원아닥쳐제발닥쳐제발닥쳐제발닥쳐제발.
" 어,난, 그럴려고,,그런게 아니라. 어휴, 00아 미안하다. "
" 괘,괜찮.."
" 아,근데 바비형 어제 나 똥안쌌어!!! "
" 미친놈앜ㅋㅋㅋㅋㅋㅋ먼소리야 내가 새벽에 너네 방 문 닫히는거 보고 화장실 들어갔는뎈ㅋㅋㅋㅋㅋ새벽에 똥싸는 인간이 너말고 또있냐?ㅋㅋㅋㅋㅋ"
" 아 나 진짜 안쌌다고!!!!!! "
" 아 드럽게!!!! 둘다 밥상머리에서 무슨 짓이야!! "
결국 빡친 한빈이 식탁을 엎어버린 후에야 바비와 준회의 입이 닫혔다.
그리고 00는 구석에서 조용히, 고개를 숙이고 열심히 입을 우물거렸다.
권00 숙소 적응 수난시대.
투 비 컨티뉴.
**
ㅠㅠㅠㅠㅠ진짜 너무 오랜만에 왔져
죄송해요ㅠㅠㅠㅠㅠ 준비할것두 있고 여행도 다녀오고 해서 진짜 면목없네여
월말평가 썰도 서야하구 믹매도 써야하구 이래저래 써야될 일들이 엄청 많은데 아직
갈길은 멀고 험난하다..☆★
독자님들께서 남겨주신 댓글 하나하나 다 읽어보았어요.
감동 ㅠ_ㅠ
사랑해요!!!! 아이시떼루!!!!!! 워아이니!!!!!
3
편에서 뵈여 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