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니 거기서 좀 더 꺾고, 어, 00. 거기 좀 더 들어가. "
" 아니, 아니라니까? 거기선 둠둠 빡! 나와줘야 한다고! "
" 권00 좀 힘있게 출 수 없냐? "
"...후, 일단 멈추고 조금만 쉬었다 하자. "
월말 평가를 위한 춤 단체연습이 시작됬어. 그리고 벌써 6시간째 쉬는시간 없이 풀로 달려왔어.
어제 잠들기까지 걱정되긴했어 춤이라면 8년 내공에 덥스텝 팝핀 크럼핑까지 해내는 너지만,
남자애들이랑 같이 추는건 아무래도 체력적으로나 정말 힘이 들었어. 여자애들과 연습할때에 비해서
기본 2배는 힘을 써야하고 또 동작 자체가 격하기 때문에 금방 지치는거야.
괜히 속상해.
잘하고 싶고 팀에 들어온이상 나때문에 폐 끼치고 싶지 않은데 ,
열심히 한다고 아둥바둥 하는데도 기본적으로 얘네랑은 골격이나 낼 수 있는 힘에서 한도가 있는걸.
결국에는 한빈이가 연습을 중단하고 밖으로 나가버려.
다른 멤버들도 지쳤는지 앓는 소리를 하면서 바닥에 드러눕는데, 어떡하지 우물쭈물 거리다가 너도 결국 앉아버렸어.
" 다들, 진짜 미안...괜히 나때문에. "
그래도 나름 자신만만했는데... 기운이 쭉 빠져버려. 그러자 한빈을 제외한 나머지 멤버들이 너쪽으로 다가와 빙 둘러싸.
진환이 머리를 쓰다듬으면서 말했어.
" 아냐, 잘하던걸 뭐. 사실 우리 춤이 여자가 추기는 많이 힘들잖아. 따지고 보면 남자 안무는 처음이잖아. 잘했어 잘했어. "
" ...그래도.. "
" 에이, 누나 진짜 잘했어요. 진짜 구준회보다 잘추던데요! "
" 야, 김동혁 나는 왜! "
막내 동혁이가 베실베실 웃으면서 위로를 해주니까 한결 나아. 동혁이의 말에 준회가 뿔이 올라 둘이 투닥대는 모습을 보니까 또 웃긴거야.
힘없이 웃고 있는데 바로 앞에 너를 바라보고 있던 지원이가 땀에 젖은 앞머리를 넘겨줘.
" 한빈이가 워낙 완벽주의자라서 그래. 지두 니가 열심히 한다는거 아는데도 지 눈에 안차니까 괜히 더 저러는거야. 그러니까 니가 이해해주라? "
" ...나도 알아. "
" 음, 착하다. "
" 아,뭐야. 내가 강아지야? 왜 강아지 쓰다듬듯해! "
" 으이구, 생긴건 꼭 강아지처럼 생겨가지구. 우쭈쭈? "
" 으이씨, 김지원! "
죽을래?!
베시시 눈이 사라지도록 웃은 지원이 쩌어 멀리 도망가버려. 잡으러가려고 벌떡 일어나니까 연습실 문이 벌컥 열리더니 한빈이 들어와.
" 일단 춤은 내일 다시 여기부터 하기로 하고, 노래 가자. 보컬 쌤이 봐주신다고 다들 오라신다. "
****
보컬 수업이 끝난 후, 우리는 연습실에 원 모양으로 삥 둘러 앉았어.
한빈이는 손가락으로 관자놀이를 꾹꾹 누르고 있고 진환오빠는 그런 한빈이를 보고 있구,
지원이는 으아 모르겠다! 하면서 벌렁 드러누워 버렸고 윤형이, 동혁이, 준회는 한빈이 눈치만 슬금슬금 살피고 있어.
그리고 나는 모든 아이들의 눈치를 보고 있지.
왜 이렇게 다들 심각한 분위기냐고?
3시간 전, 보컬 수업.
" 다들 각자 나름대로 연습 잘해왔네. 박자도 다들 괜찮고. 그런데 한빈아 이 노래로 월말 평가 나갈건 아니지? "
" ..네? "
" 아이구, 이노래로 월말평가 나갈 생각이였어? "
" ..안좋은가요? "
" 아니, 아니 그런말이 아니라. "
" 노래 자체는 너무 너희랑 잘 어울려. 단지, "
" 여기서 말하는 '너희'는 너희 6명을 말하는거고. 00가 같이 들어갈 때는 00만 따로 논다는 느낌이 확 오는데? "
" ...아... "
젠장. 또 문제는 나구나. 고개를 돌리니 한빈이 얼굴이 벙 찐게 보여.
괜히 미안해져.
" 00이 목소리가 그래도, 완전 여자애가 아니라는 점이 그나마 다행이구나. 그래도 편곡이 너무 너희 위주인것 같다는 생각이 드네. "
" 00가 피처링한 느낌이야. "
..피..피처링..
1000t 자리 쇠망치가 머리를 쾅! 하구 후린 것 같은 기분이 들었어.
" 아무래도 이 상태로는 아마 월말평가에서도 비슷한 얘기를 양사장님께서 하실게다. "
때문에. 지금 우리는 비상사태 인거야. 내 목소리가 원래 좀 허스키하구 낮아서, 2NE1원의 민지나 하이랑 비슷한 과인긴 한데 좀더 낮고 중성적이야.
어쨌든 그렇다고해도 나는 여자고 얘네는 남자니까 노래를 부르면 내가 너무 튈 수 밖에 없는거지.
그래두 피처링이라니....사장님께서 말하신 건 우리가 '한 팀'이여야 하는 건데 이러면 절대 '한 팀' 의 노래로 들릴 수가 없는 상황이잖아.
어떡해야 될까. 진환오빠를 따라서 한빈이를 보고 있었는데
계속 머리가 아픈지 관자놀이만 꾹꾹 누르고 있던 한빈이가 입을 열었어.
" 노래 바꾸자. "
" 뭐? 이 곡이 제일 좋다고 그랬잖아. 다들. 오랜만에 만장일치로 나온곡이고. "
" 그럼 뭐해. 구준회. 아까 보컬쌤 하시는말 못들었어? "
" 아, 그래도..아깝잖아..벌써 반나절 넘게 연습했고 가사도 다 외웠는데. "
" 가사는 또 외우면 되는 거잖아. 그리고 너보다 랩가사 다시 써야하는 나랑 김밥이 더 힘들거던? "
곡을 바꾼다라...
진짜 바꿔야 되는 걸까? 한빈이 말대로 다들 가사도 겨우 다 외웠고, 랩가사도 다시 써야하는데.
" ...잠깐만. "
우물쭈물 입을 열었더니 바로 마주보고 있는 한빈이 빤히 쳐다봐. 그리고 다른 애들도 하나 둘 쳐다보기 시작해.
" 편곡을 다시 하자. "
" 뭐? "
" 편곡을 다시 해보자구. "
" 여기서 더 어떻게 손을 보자는 건데? "
" 그래도... "
" 그냥 다른 곡 가는게 더 빨라. "
단칼에 잘라버리는 한빈이야. 저,저노무 새끼!! 어린 노무 새끼가!!
" 내가, 내가 하면 되잖아! "
버럭 소리를 질렀어.
" 나한테 맡겨. 내가 해올께. 우리팀에 맞는 지금보다 훨씬 더 쩌는 그런 곡으로 만들어 온다고! "
****
슈발...그냥 다른 곡으로 갈껄...
" ....젠장.. "
지금 시각은 밤 11시. 대부분이 개인 연습을 끝내고 숙소로 돌아갔는지 조용해.
큰소리친 만큼 진짜 완벽한 곡으로 만들어내야 될 것 같아서 도무지 발이 안떨어지는 너야.
대충 윤곽은 잡아져있으니까. 우리팀에 맞는..우리 팀에 어울릴만한 곡. 누구도 동떨어지지 않는.
철컥
" ...안 가? "
한빈이였어.
"다들 갔어. "
" ..어,어. 난 좀 더 있어야 될 것같은데. 먼저가. "
" 늦었는데."
" 괜찮아. 지금보다 훨씬 늦게 들어간 적도 많으니까 먼저 가. "
" ...그래 "
나가는가 싶더니 다시 문이 벌컥 열리더니 한빈이가 고개를 빼꼼 내밀어,
" 너무 무리하지마. 진짜 다른 곡으로 바꿔도 상관 없으니까. "
"어,어? "
" ..올 때 전화해. 데리러 갈께. "
그리곤 문을 닫고 가버렸어.
" 짜식...그래도 남자라고, 귀여운 놈. "
기지개를 펴곤 다시 작업에 들어갔어.
****
"헐, 헐 다됬다!!!!!!! "
야호!!!!!!!!!!!!
기지개를 쭉 폈어. 정신없이 작업했는데 드디어 곡이 마음에 들게 편곡이 된거야. 이정도면 여자 파트도 무리 없이 섞여질거야.
눈이 뻑뻑하고 어깨가 결리긴 한데, 성취감은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였어.
곡도 안바꾸어도 되고, 애들도 가사 다시 안외워두 되구, 한빈이랑 지원이두 랩가사를 다시 안써두 되구,
그냥 그생각만이 가득 차서 너무 행복했어. 나도 이 팀에 들어와서 뭔가를 해낼 수 있다는게 다행이다 싶었구.
" 김한빈한테 자랑해야지~ "
한빈이가 집에 오기전에 전화하라고 한 말이 생각나서 전화를 하려고 전화기를 들었어.
" ...어? "
뭐죠. 왜 액정이 안들어오는 거죠?
" ...헐, 배터리.."
작업 전에 7%남아있던 배터리가 생각났어.
아, 어떡하지.
지금 몇시..
" 헐, 3시?!!!! "
시간은 흘러흘러 새벽 3시가 된거야. 망했다 싶어서 부랴부랴 점퍼랑 가방을 챙겨서 엘레베이터를 타러 부랴부랴 달려갔어.
엘레베이터가 1층 2층 올라오기 시작했어. 한 층 남았을 무렵 올라탈 준비를 하는데 갑자기 엘레베이터 옆 비상구문이 쾅 하고 열리는거야.
" 으,으악! "
" 야, 권00!!! "
" ..하,한빈아? "
너무 놀라서 바닥에 주저앉아 버렸는데, 한빈이가 숨을 헐떡이면서 잔뜩 화난 얼굴을 하고 있는거야.
" 내가, 니 전화 기다리다가!! 깜빡 잠이 들었다가 깼는데, 시간은 새벽 3시고, 전화 온건 없고. 혹시나 왔나 싶어서 방에 가니까 넌 없고, 내가 얼마나 놀랬는 줄 알아?!!! "
복도가 쩌렁쩌렁 울릴만큼 한빈이가 소리를 질렀어. 많이 화난 얼굴인거야.
나는 아무 말도 할 수가 없었어. 누군가의 이렇게 화난 얼굴을 보는게 난생 처음이라 그런가봐.
한빈이가 씩씩 거리면서 나를 내려다보는데 그냥 이런생각이 들었어.
한빈아, 내가 걱정이 되서, 엘레베이터도 안타고...엘레베이터보다 더 빨리 나한테 달려온거야?
****
연습생썰은 정해놓은 럽라는 없는데...따귀..
한빈x여주도 괜찮겠다는생각두 들어염
지원x여주도 괜찮겠다는 생각두 들어염
준회x여주도.....
음...
다해야겠당 ^.^ㅎㅎㅎ
담편에 만나여ㅎㅎ독자님들 댓글 너무감사해여. 다읽어보구 있답니당.
근데 ㅠㅠㅠ조회수랑 댓글 너무 많이 차이나니까 ㅠㅠㅠㅠ조금 시무룩해지네여.
그래두..그런거에 연연해하지 않겠습니다. 진짜루, 정말루여!!
진짜 담편에 만나여 ㅎㅎ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