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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혁 샤이니 온앤오프
알러링 전체글ll조회 991l 3


 


 

이 이야기에 대해 아느냐. 

누군가는 진부한 사랑 놀음이라 치부하고, 

다른 누군가는 흘러간 시대의 발자국이라 하더라도 

나에게 이것은 사랑이다. 


 


 

[연홍] 紅緣傳 (홍연전 ; 붉은 빛 인연에 관한 이야기) 


 


 

 

“오늘이 무슨 요일이더라.” 

“시월 첫째 주 금요일입니다.” 


 

 

벌써 시월 첫째 주가 다 갔다는 소리인가. 그동안 스스로를 얼마나 방치해뒀는지 정확히 알려주는 시간의 흐름에 자조적인 미소를 지었다. 제 나이가 아직 십대의 끝에 걸쳐있던 그 시절 팔월에 고향을 떠났다. 가지 말라 바짓가랑이를 붙잡는 여린 누이와 아무것도 모르는 어머니를 두고 홀연히 집을 떠나온 게 벌써 삼년 하고도 두어 달이 넘었다는 말이다.  


 

 

“다음 주 전에 위로 올릴 거다, 준비해.” 


 

 

집으로부터, 정확히 말하자면 누이로부터 오는 소식은 진즉에 끊긴지 오래다. 마지막으로 전해진 집안의 이야기도 썩 좋은 것은 아니었던 걸로 기억한다.  

물론 그것의 원인 제공자는 나이고.  

 


 

“위에다 미리 언질을 넣어 두시는 게 어떠신지요.” 

“네가 언제부터 내 말에 토를 달았지?” 

“... 죄송합니다. 준비하겠습니다.” 

 


 

집안을 풍비박살 낸 것 치고는 제법 잘 살고 있는 건가, 라는 질문을 가끔 스스로에게 던진다. 그럴 때마다 의문이 드는 현재의 생활.  

잘 사는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못 사는 것도 아닌. 

 


 

“참, 그 전에 장부 미리 검토할 수 있도록 주는 것 잊지 말고.” 

 


 

그래도 삼년 두어 달 치고는 높은 자리에 있다. 나름 밑에 사람도 있고, 제법 돈도 받는다. 초짜 시절 마냥 몸으로 싸우지도 않을뿐더러 요새는 입으로, 머리로 사람을 다룬다. 

 


 

‘그렇게 다 버리고 가면 너는 잘 살 것 같아?’ 

 


 

네가 걱정했던 것보다는 잘 살고 있는 것 같아, 아이야. 

 

 


 


 


 

한 겨울 부산 앞바다의 바람은 매섭다. 바람에게 매섭다는 표현을 하는 것이 우스울지도 모르지만, 누군가의 큰 호통과 여러 사람의 소리 없는 눈초리마냥 겨울바람은 매섭다. 바람을 그리 느끼는 것은 다분히 지금 나의 정서가 반영되었기 때문일까. 마냥 그것 때문만은 아니라 생각한다.  

 


 

“바람이 찹니다, 들어가시죠.” 

“찬바람이라 맞고 있는 것이다. 더운 바람이면 맞고 있겠냐.” 

 


 

가장 높은 산에 올라가 주위를 모두 둘러봐도 바다는커녕 개천도 보이지 않던 고향에 머물렀던 그 시절, 방의 연탄불을 때느라 새카매진 코끝을 한 제게 도도도 달려와 팔을 꽉 붙잡고 어디서 들었는지 모를 ‘바다’라는 것을 보러 가자며 잔뜩 조르던 네 모습. 

 


 

“한 시간 뒤에는 가셔야합니다.” 

“나보고 한 시간이나 더 바람을 맞으라는 거냐, 감기 걸리라고.” 

“아니, 도통 갈 기미가 안 보이셔서...” 

“농담이다. 가자, 바람이 매섭다.” 

 


 

요새 들어 아지랑이처럼 조금씩 피어오르는 네 생각을 멈출 수 없다. 삼년이 지난 지금에서야 죄책감이라는 감정이 밀려오는 것일까, 아니면 단순한 감정의 동요일까. 요 근래 밀려드는 많은 생각들의 해답을 찾기 위해 읽기 시작한 책을 집었다. 책갈피로 잡아둔 곳을 펴고 부드럽게 출발하는 차의 이동을 따라 눈을 찬찬히 움직였다.  

 


 

‘나는 얼마나 더 달아날 수 있을까. 세월의 풍파를 겪으며 너덜너덜해진 몸뚱아리를 이제야 추스른다. 나는 얼마나 더 네 깊은 눈망울을 견뎌내야 일어설 수 있을 것인가.’ 

 


 

책 사이에 엄지손가락을 끼워놓고 덮었다. 책갈피를 걸고 닫으면, 그만 읽어야한다는 느낌이 드니까, 그건 싫어서. 가만히 있던 엄지손가락을 끌어다 책 사이에 끼워 넣고 조심스럽게 책을 접었다. 답을 얻기 위해 읽기 시작한 책이 오히려 고민을 덧대주고 있다. 너는, 날 어디까지 가라앉힐 수 있는 걸까. 

 


 

“재희야.” 

“네, 말씀하세요.” 

“... 아니다. 서둘러 가자, 늦으면 화내신다.” 

 


 

고향 생각을 한다는 구실로 머릿속에 빈 공간을 채우게 내버려두는, 제가 떠나간 집을 책임지느라 고생하고 있을 누이도 보이지 않는 앞을 한탄하며 늘 그렇게 마루에 앉아 바깥 소리를 듣고 계실 어머니도 아닌 너.  

아이야, 네가 이런 존재라는 것을 알고 있느냐. 

 


 

“오늘 자리에는 새 사람이 온다고 합니다.” 

“윗분들 사람이냐.” 

“아닌 것 같습니다, 제 또래라는 말을 들었습니다.” 

“이런 자리에 올릴 정도면 안면식이나 틔우고 잘 해주라는 의미겠지. 네가 알아서 잘 해라.” 

“네, 알겠습니다.” 

 


 

너도 이제 어엿한 성인이 되었을 것이다. 평소 뜀박질을 잘 했으니 키도 많이 컸을 것이고, 그 따가운 햇살에도 피부가 맑고 희었으니 그것은 그대로이리라. 세상 모든 짐을 거두는 듯 환한 미소에 따라오는 보조개도, 연탄재가 묻었더라도 반질하기 그지없던 콧망울도 모두 그대로일 것이다. 

 


 

“도착했습니다, 3층입니다.” 

“저번처럼 막혀서 못 올라오는 일 없게 먼저 올라갈게. 뒤따라 올라와라.” 

“또 그 소리십니까.” 

“몇 없는 재밌는 일인 것을 어떡하랴.” 

 


 

많은 사람이 하루를 마무리하며 눈을 붙이고, 혹 정열에 불타는 시간을 보내는 지금. 세상에 떳떳하지 못한 일을 시작하는 나마저도 용서해줄 수 있을 것 같은 그 동그란 눈망울도 너는. 

 


 

“왔구나.” 

“어째 저번보다 상이 더 후해진 것 같습니다.” 

“긴 인사는 생략하자, 오늘은 건이 많으니.” 

“사람이 새로 왔다 들었습니다.” 

“그래, 앞으로 네가 데리고 있을 사람이다. 들여보내." 

 


 

그대로구나. 

 


 

“... 홍빈입니다. 잘 부탁드립니다.” 

 

 

 

 


 

내 아이야, 너는 어찌하여 이 넝쿨에 발을 들인 것이냐.  


 


 


 


안녕하세요, 알러링입니다.

오랜만입니다. 보실 분이 있으실지는 저도 몰라요, 그런 걸 목적으로 쓰는 글은 아니니까. 

정식 연재 없을 예정입니다. 그냥 제 뻐렁치는 덕심이 한계에 다다라 무언가 생성해내지 않으면 덕심을 자제시킬 수 없겠어! 이럴 때 좀 써서 올리려고요. 

그래서 구독료도 없을 예정이고, 네 그렇습니다. 

가끔 가다 수위글이 올라와요, 그런 것만 구독료 달게요. 그래봤자 정말 콩알만큼 달겠지만. 

여전히 홍빈이를 기반으로 한 콩총 모든 커플링을 지지합니다. 그 이외에도 다양하게 많은 커플링 올라올거에요. 

혹시 보시는 분들은 취향에 알맞게 봐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홍연전 이야기를 좀 하자면, 왜 홍연전인지는 저도 몰라요ㅋㅋㅋㅋㅋㅋ. 연홍전은 너무 노골적이잖아요, 홍연전이 이름도 더 예쁘고. 

학연이가 읽는 책은 혹시 알아보시는 분이 있을지 몰라. 책은 아니고 쏜애플이라는 밴드 '아지랑이'라는 곡의 싸비 가사입니다. 제가 참 좋아해요. 

이건 시대물도 아니고 -현대가 아니라는 것만 확실- 그렇다고 사극은 더 아닙니다. 시작을 1970년대 부산 어딘가로 했는데 결국 끝은 그런 거 없어.. 

모르겠어요, 이 글이 뭔지. 그냥 제 덕심의 끝 뭐 그런 거. 그냥 저런 쓸쓸+우울 이런 분위기의 연홍이 필요했어요. 


 

읽어주시는 분들 모두 감사드립니다. 연말 잘 보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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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 작가님글을 왜 이제서야 읽었을까요ㅠㅠㅠㅠㅠ 좋은글 감사합니다 신알신 누르고 갈게요 :)
9년 전
알러링
아, 감사합니다. 언제 또 써서 올릴지는 모르겠지만 보는 내내 좋으셨다면 제가 더 감사드려요.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 좋은 하루 되세요. 감기 조심하시고요.
9년 전
독자2
아 아 헐... 신알신 누르고 갈게요...(기절)
9년 전
알러링
여기서 기절하시면 입 돌아가요. 농담이고, 그정도로 좋아해주셔서 제가 더 감사드려요.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 건강 관리 조심하세요. 좋은 하루 보내세요.
9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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