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ar_ Love U
![[EXO/세훈] 이대생이 고딩 전남친이랑 재회하는 썰.02 | 인스티즈](http://file2.instiz.net/data/cached_img/upload/2014122912/dac54c1bf34e57d4011ae61e27220892.gif)
이대생이 고딩 전남친이랑 재회하는 썰
<2>
'누나.'
'…응?'
'누나 수능 한 달밖에 안 남았잖아.'
'…….'
'그래서 하는 말인데.'
''…….'
'잠깐 떨어져 있자, 누나.'
연애할 때에 벚꽃잎이 휘날렸다면,
헤어질 때는 단풍잎이 휘날렸다.
* * *
10월의 어느 멋진 날.
나는 그 날을 그렇게 부르고 싶었다.
실제로도 그 날은 아주 멋진 날이었다.
단풍잎은 이리저리 흩날리고 떨어져 바닥을 뒹굴며 바삭거렸고, 바람까지도 선선했다.
그 날, 입고 있던 가디건에 새겨진 눈물 자욱은 아직까지도 기억에 선명히 남아 있다.
그 애는 나의 수능을 걱정해서 헤어지자고 했지만, 과연 그게 다였을까.
수능이 끝나면 나는 학교에 나와도 나오는 게 아니었다.
더 이상 널 보러 계단을 타고 내려가기에도 애매해질 것이었다.
물론 나 또한 수능이 끝나고 난 후에도 너에게 다시 돌아가려 하지 않았다는 게,
문제라면 문제였을까.
나는 네가 이별을 고한 이유가, 네가 말한 것이 전부라고 생각하지 않았다.
그래서 나는 돌아가지 못했다.
돌아가지 않은 게 아니라 돌아가지 못했다니까.
그래서 나는 지금도 너에게 돌아갈 수 없다.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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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를 재회하고 나서 며칠이 지났다.
다행히도 그 동안 너에게 연락이 오지 않았다.
다행인지, 불행인지는 모르겠지만.
슬슬 해가 지려 한다.
학교 안 지하 복합단지에 있는 스타벅스에서 대충 샌드위치로 저녁이라도 떼우려고 계단을 내려가고 있을 때였다.
오늘도 어김 없이 학교를 활보하며 시끄럽게 떠들어대는 중국인들을 보니 인상을 찌푸렸다.
듣자하니 얼마 전에는 학교 안에서 웨딩사진을 무단으로 찍다가 적발됐다고.
중국에는 우리 학교에서 사진을 찍으면 부자가 된다는 속설이 있다고 한다.
그래서 학교 앞 버스 주차장에는 온통 중국 관광버스로 가득 차 있다. 항상.
물론 별로 달갑진 않다.
근처에서 크게 벨소리가 들려온다.
또 중국 관광객의 전화겠거니, 하고 무심히 계단을 내려가고 있는데,
아차, 내 벨소리였다.
액정에 떠 있는 번호는 처음 보는 것이었다.
스팸 전화를 구별해주는 어플도 별 말이 없길래 우선 전화를 받아보았다.
"여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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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나, 나야.]
된장, 전화번호를 바꾸지 않았다는 걸 들켜버렸다.
[번호 바꿨다면서.]
"……."
[거짓말 했네.]
으으, 뭐라 변명해야 할 지 도저히 생각이 나질 않는다.
그저 아무 말도 하지 못하고 멍하니 있을 뿐이었다.
[누나가 잘못했네.]
"…내가?"
[응. 그러니까 밥 사줘.]
"지금?"
[어. 나 지금 누나 학교 앞이야.]
아, 어떤 감탄사로 표현해야 지금 내 마음을 표현할 수 있을까.
도저히 한국어로 표현할 수 없다.
외래어를 차용해서 표현하자면,
오 쉣.
"…너 어딘데?"
[나 지금 누나 계단에 있는 거 보여. 그쪽으로 갈게.]
이건 욕이 나오다 못해 눈물이 날 지경이다.
뒤를 돌아보니 과연 계단을 내려오는 네가 보인다.
교복을 입고 있어서 왠지 더 눈에 띄는 것 같다.
눈이 마주치자 "누나!" 라고 외치며 손을 흔든다.
동시에 내 쪽으로 몇몇 시선이 오간다. 오 쉣.
"…넌 왜 여깄어?"
"오늘 모의고사 쳤어. 마치자마자 여기로 왔는데. 지금 시간 있지?"
"…없는데."
"스타벅스 가려고 했으면서."
과거와 크게 달라지지 않은 내 습관들을 잊지는 않은 것 같다.
잠깐 멍하니, 생각이 많아진다.
혹시나, 다른 것들도 전부 기억해주고 있지는 않을까, 하는 마음에.
* * *
과거라고 부르기도 민망할 만큼 가까운 과거이다.
'좋아해.'
청승맞게, 여자가 고백을 하다니.
친구들은 모두 그렇게 말하며 나를 뜯어말리려 했다.
하지만 나는 결국 질러버리고 말았다.
그때 너의 눈빛이란, 차마 언어로 표현해낼 수 없는 그, 당혹감과, 혼란, 그런 것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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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요?'
'…응?'
'제가 어떻게 하면 되는데요.'
그리고 그 자리에서 둘 다 아무 말도 못하고 한참을 서 있었던 것 같다.
'생각 좀, 해 볼게요.'
그리고 그 말을 거절의 뜻으로 완벽히 이해한 나는 집에 돌아와서 베개에 얼굴을 파묻고 한참동안, 그렇게 울어댔다.
고작 그게 뭐였다고 그랬는지, 지금은 이해할 수 없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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귤곰입니다!!!
으으... 생각보다 정말 많은 분들이 좋아해주셔요 ㅠㅠㅠㅠㅠㅠㅠㅠ
정말 예상치 못한 반응이라 굉장히 얼떨떨하고... 막 그렇네요 ㅠㅠㅠㅠ
암호닉 신청해주신
시카고걸님 / 까꿍이님 / 부인님 / 트윙귤님 / 랭거스님 / 스누피님 / 연잎님 / 해피님 / 이콩님
모두 감사드립니다!!!
암호닉은 항상 받고 있습니다!
모든 독자님들! 2014년 한 해 잘 마무리하시고 새해 복 많이받으세요♡
(사진출처: 인스티즈 엑독방, 이화여대 전경- 나의 망할 갤투레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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